림 로드 소설의 첫 만남 5
배미주 지음, 김세희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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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주의 소설은 재밌다.


재미라는 표현, 재미라는 평가는 여러모로 주관적이다. '림 로드'는 주인공 현영이 이모할머니 댁에서 보낸 며칠의 이야기다. 낯선 곳으로 여행을 하며 현영은 오랜 친구 지오를 생각한다. 여자아이의 첫사랑, 짝사랑 이야기처럼 보이던 작품은 지오가 꿈에 도전했던 회상에서부터 선명한 무언가가 더 그려진다. 그런 순간이 재밌다. 소설의 재미는 그런 곳에 있다. 속삭이는 말투 속에서 왈칵하고 눈물이 날 것 같은 순간을 배미주 작가는 놓치지 않았다. 이런 느낌은 '싱커'에서도 느꼈던 것 같았는데 '림 로드'에서 다시 발견했다. 핑퐁처럼 현영과 이모할머니의 이야기, 지오에 대한 회상을 오가는 것이 처음엔 풋풋하다가 이내 안타깝다가 다시 포근해진다. 그래서 배미주의 소설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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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 소설의 첫 만남 13
정세랑 지음, 최영훈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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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내기, 특히 마을에서 힘 좀 쓴다는 장골이가 도깨비랑 내기 씨름을 했다는 이야기는 민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달 밝던 한밤 중 시작된 씨름이 닭이 울 때까지 이어졌는데 알고보니 동네의 커다란 서당 나무와 씨름을 하고 있더라는 식의 이야기가 많다. 도깨비는 무얼로 사람을 꼬셔서 매번 그렇게 씨름판을 벌렸을까? 그 도깨비가 계속 계속 살아남아 주유소를 주겠다며 내기 씨름을 제안한다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세랑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그 이름처럼 밝고 맑은 듯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마치 도깨비처럼 사람을 홀려서 앉혀 놓고는 이야기를 술술 푸는데 정신차려 보면 독자는 언제나 그 이야기에 푹 빠져 벌써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꼭 밤새 서낭 나무와 씨름을 하다가 정신이 번쩍 든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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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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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케이크와 도토리를 먹으면서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서로에게 써주고 싶은 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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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 설화 - 제3·4회 타임리프 공모전 수상 작품집
해도연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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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을 많이 보고 있는 요즘,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온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 설화'는 유달리 재밌는 작품들이 많았다. 타임리프 공모전 중 3,4회 수상 작품을 모은 작품집인데 수상작이라서 그런지 과연 알찬 작품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크게 눈에 띄는 작품들에 대한 리뷰를 남겨본다.


'안녕, 아킬레우스'는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내용이다. 타임리프 공모전 수상작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었음에도 타임리프물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의 쾌감이 재밌다. 분량은 수록작 중에서 제일 긴 편인데도 제일 앞에 배치된 것은 그만큼 읽는 재미를 황금가지 출판사가 확신 했기 때문이겠지.


'심계항진' 역시 반복되는 하루가 나오는데 반복되는 문장과 일상이 미묘하게 바뀌는 것이 주는 묘한 운율이 있었다. 주인공은 정작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모르고 그를 지키려는 사람이 등장한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 누군가를 지키려고 한다는 것이 '안녕, 아킬레우스'와 겹치지만 앞의 작품이 추리 액션 스릴러라면 이쪽은 로맨스에 가까운 애틋함이있다.


'사랑손님과 나'는 제목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 듯이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세계를 차용한 작품이다. 작가는 놀랍게도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단아하고 옛된 문체마저 흉내내서 읽는 재미가 컸다. 이런 표현, 이런 문장이 '사랑손님과 어머니'에도 있었던가하고 놀라면서 읽었다. 어머니와 옥희는 단역에 불과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실제 '사랑손님과 어머니'에서도 이런 일이 몰래 일어나지 않았을까하고 상상하게 된다. 작가의 필력이 놀랍다.


표제작인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 설화' 역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전설의 고향'이 아직도 인기리에 방송 중이라면 분명 원작이 팔렸을 것 같은 작품이다. 다른 수록작도 그러하지만 시간 여행을 하는 영화나 소설에서도 주인공들이 대부분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이 직업이라던가 역사를 위해서라던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둥 어떤 거대한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 설화'에서 주인공이 시간 여행을 하는 목적은 그 스케일이 제일 작다고 할 수도 있다. 사실 이건 '심계항진'도 마찬가지이지만 산 속에서 도술을 부리는 짐승이 부리는 재주치고는 소박한 면이 있다. 그것이 주는 감동이 컸다. 도술을 부리는 짐승이 겨우 인간사의 일 때문에 그런다는 것이 어릴적 이불을 덮고 보던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전설의 고향'이 무섭지만 말미에 나레이션이 나올 땐 마음 한켠이 서글펐던 것은 그 드라마의 요괴와 귀신들도 인간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제일 마지막 작품인 '뒤로 가는 사람들'은 수록작들 중 제일 끔찍한 작품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끔찍하다는 말이 아니라 내용이 끔찍하다는 뜻이다. 특별 초청작이라고 하는데 책의 마지막에 깜짝 놀랄만 한 이야기를 배치한 것이 효과가 좋다. 앞선 작품들이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선한 의지인데 반해 이쪽은 그 결이 다르다. 그것이 좋은 작품이 많은 이 작품집에서도 눈에 띄는 요소이다. 말미에서 벌어지는 전개가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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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 - 오즈의 마법사 깊이 읽기
L. 프랭크 바움 원작,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마이클 패트릭 히언 주석, 공경희 / 북폴리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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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석만 읽어도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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