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산업지도 - 투자자를 위한 업종별 투자 가이드
이래학 지음 / 경이로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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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종목 정리'를 꼽고 싶다. 장기투자건 단기투자건 HTS의 관심종목을 정리하는 것은 수학을 배울 때 구구단을 배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상장된 기업은 무려 2300여 개가 되는데, 이 많은 기업들 중 중요한 기업들은 산업별, 섹터별, 테마별로 정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때 어디에 돈이 들어오는지 주도업종이 무엇인지, 소외 업종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거기에 맞춰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정리를 혼자서 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대기업들은 쉽게 분류하겠지만 중소기업이나 하위 업체들로 가면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반도체로 예를 들자면 대한민국 시민 누구나 '삼성전자'는 알고 있지만 '주성엔지니어링' , '동진쎄미켐'과 같은 기업은 생소하게 다가올 것이다. 만약 이런 기업들이 낯설지 않다면 주식시장에 경력이 있거나, 이쪽 업계와 관련이 깊은 직종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투자를 진행하면서 산업별로 정리를 반드시 해야 하는데 주린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업종별로 사이클이 다르기에 투자 포인트도 다르다. 같은 돈으로 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반도체 섹터와 식품류 섹터는 움직이는 사이클과 속성이다 다르기에 진입과 청산 포인트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종별로 잘 정리된 요약집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수월하고 편안하게 시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상장된 기업들을 업종별로 재구성하여 정리했다. 책을 천천히 살펴본 바, 관심이 없었던 업종과 산업 군의 개요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상으로 관련주나 테마주 정리를 잘 해놨고, 전자공시도 편하게 열람할 수 있기에 굳이 책으로 파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처음에는 나도 그랬다. 1년 정도 주식시장에 있으면서 인터넷 검색과 공시 읽기 등등의 노가다를 통해 섹터 정리를 했다. 나는 장기투자보단 중단기 투자인 모멘텀 투자를 하고 있기에 관심종목을 테마 위주로 정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있었다. 시간도 많이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주도주나 관심이 있는 섹터는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소외된 업종이나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섹터들은 손이 잘 안 갔다. 고기만 좋아하고 채소를 싫어하는 어린아이처럼 섹터와 업종에 대해서도 편식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올 초에는 이 책을 바탕으로 편식한 업종과 싫어하는 섹터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다.

시중에는 이와 비슷한 부류의 책이 몇 권 나와있다. 동종 부류의 책들 가운데에서 이 책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저자의 신뢰성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유튜브에서 진행하고 있는 달란트투자 채널을 애독하고 있다. 열성팬까지는 아니지만 관심 있는 패널이나 섹터를 다룰 때에는 빠지지 않고 시청하는데 내용이 상당히 괜찮았다. 또한 주린이 시절 저자의 전작인 전자공시 100% 활용법이라는 책을 봤는데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공시를 다룬 책들 중 가장 모범적인 책으로 손꼽아도 될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그런 저자가 쓴 신간이니 내용이 디테일하지 않을까라는 신뢰가 있었다.

두 번째로, 기업을 분류할 때 저자가 하나하나 공시를 열어보고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부분을 꼽고 싶다. 공시를 열람한다 하더라도 초보자 입장에서는 분류하기 애매한 기업들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의 경우 코스피나 코스닥에는 화학으로 분류되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자동차 부품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럼 이런 기업들은 화학으로 분류해야 할까? 자동차로 분류해야 할까? 자동차 섹터로 분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렇듯 애매한 부류의 기업들, 섹터별 분류가 모호한 기업들에 대해 기준을 정하여 손수 분류를 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마지막으로 주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를 전문가 뺨치는 수준으로 깊고 디테일하게 아는 것보다 넓은 범주의 섹터를 전반적으로 두루 얕게 아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투자에 있어 필요한 업종의 지식과 밸류체인을 최소한으로 잘 정리한 요약집이다. 시장의 업종과 흐름을 파악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주린이 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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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을 이기는 주식투자 치트키 - 주식 초보가 고수되는 주식입문 기본서
박영수.김홍열 지음 / 율도국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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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시작하면서 작년에 많은 책을 읽었다. 달러와 일부 원자재, 금을 제외한 자산들이 폭락하던 시점에 나는 본격적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했다. 이토록 폭락하는 추세에서 전업을 시작하다니... 초짜 입장에서는 무척 부담이 됐다. 나는 다르겠지라고 생각하며 패기 있게 시작했지만, 나'역시' 마찬가지였다. 초짜였기에 손절에 익숙하지 않았고 계좌가 박살 났다. 그렇게 폭락장을 온몸으로 견딘 2022년 초반이었다. 다행히 5월을 기점으로 미숙하나마 나만의 원칙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랄 같은 변동성을 보이며 무시무시하게 폭락하는 장세 앞에서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기민하게 행동했고 계좌를 살려냈다. 물론 지금도 스윙 종목들은 물려 있는 것이 대다수지만, 작년 이맘때처럼 마음이 불안하지는 않다. 그때보다 시장의 변동성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락장에서 -10%는 우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정 종목을 좋은 가격에 매수를 했다 하더라도 전체 지수가 떨어지는 날에는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떨어진다. 새해 첫 개장일인, 오늘의 시장도 그랬다.(참고로 이 글은 2023년 1월 2일에 썼다.) 대형주들은 반등이 나왔지만 중소형주는 처참하게 박살 났다. 이럴 땐 뭔가를 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주시하고 있던 종목들의 가격 등락을 살피며 매력적인 매수 가격대로 떨어지길 기다렸다. 매수를 한 것도 겁에 질려서 매도를 한 것도 없는 무료한 하루였다.

이렇게 여유가 있는 날, 나는 투자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고수들의 유튜브를 본다. 새로 발간된 리포트를 보기도 하며, 원자재나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의 흐름도 살핀다. 오늘은 오랜만에 투자 관련된 신간을 읽었다. 장중에 이렇게 책을 읽다 보니 1년 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작년, 차트 공부에 열을 올릴 때 큰 도움을 받은 책이 있었다. 서점에서 살펴보고 생각보다 괜찮은 책 같은 느낌이 들어 온라인으로 주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용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올드 한 레트로 감성이라고 해야 할지, 촌스럽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노란색과 파란색 빨간색의 표지가 무척 튀었다. 다소 튀는 표지와는 다르게 내용은 무척 알찼다.

그 책의 이름은 《스마트개미를 위한 주식차트 심리분석》인데 차트 공부를 할 때 큰 도움을 받았다. 아직은 경험이 많이 필요하지만, 이 바닥에 1년간 뒹굴어보니 기법이나 고급 정보들은 싼값에 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시중에 발간된 주식 투자 관련 책들의 대부분은 껍데기만 언급하고 정작 중요한 노하우는 빼놓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이 책은 달랐다. 저자 나름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내고 나름의 원칙을 설명하고자 노력한 부분이 돋보였다. 그래서 차트 공부에 열을 올릴 때 큰 도움을 받았다.

최근에는 《세력을 이기는 주식투자 치트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전에 읽었던 《스마트개미를 위한 주식차트 심리분석》의 공동저자가 새롭게 발간한 책이다. 전작이 차트에 중점을 뒀다만 이 책은 차트를 포함하여 공시를 보는 법과 외국인의 심리, 그리고 전체적인 매크로 시황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치트키는 게임을 할 때 좀 더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편법이다. 세력을 이기는 치트키라, 과연 그런 것이 있을까? 기대하며 책을 꼼꼼히 살펴봤다.

주식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 세계 경제의 시황, 각종 원자재의 추이, 특정 산업 군의 움직임, 개별 종목들의 이슈와 공시, 재무제표 분석 등등... 이뿐 아니라 주가의 등락을 표시해 주는 차트도 빠지지 않고 체크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종목을 추리고 어떻게 진입을 할 것인지, 얼마나 분할로 들어가야 할 것인지 매도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등을 결정한다. 말로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데 전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기준을 세우고 지킨다는 것이 참 어렵다.

이 책에는 이런 요소들이 두루 나열되어 있다. 게다가 외국인의 심리를 그리스 로마 신화로 대표되는 헬레니즘 문화와 헤브라이즘 문화로 분석한 것은 무척 신선했다. 인문고전 원전 번역서들을 읽은 터라 이런 해석이 무척 반갑고도 이색적이었다. 개미의 심리를 한국인 특유의 문화로 해석한 것도 재미있었다. 시황과 공시, 증권 리포트를 읽는 방법, 재무에 대한 부분도 두루 다뤘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여러 책에서 다룬 주식 투자의 필요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최적화하여 단권화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때는 나도 차트만을 보고 차트를 신봉하며 매매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차트는 필요하지만 맹신해서는 안 된다. 차트의 유용성은 진입해야 할 타이밍과 매도 타이밍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전작도 좋았지만 이번에 나온 책이 주린이 분들에게는 훨씬 유용할 것 같다. 이제 주식을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다소 어렵고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매매를 조금 해본 3개월 이내 새내기분들, 기본적인 공시와 차트, 그리고 시황을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급자에서 중급자로 레벨 업을 하고 싶은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서점에 가서 매대에 진열된 책의 숫자를 보면 자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정 자산이 버블이 끼면 그와 관련된 신간들이 무수히 쏟아진다. 그래서 2020년에는 코인과 주식과 관련된 신간이 엄청나게 나왔다. 그때는 주식과 코인이 엄청 고점이었으니까, 너도나도 그와 관련된 책을 내기 바빴다. 그런 책들 중에서도 명저도 있겠지만 실속 없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내실보단 시류에 편승해 가볍게 쓴 책들이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오프라인 서점의 신간소개 매대는 특정 자산의 버블 척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럼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요즘 같은 폭락장에서 주식에 관련된 신간을 발간한다는 것은 시류를 거스르는 행위다. 그리고 그만큼 내용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이는 투자에 있어 역발상 기법을 떠오르게 한다. 이 책이 바로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책은 폭락장이 정점인 2022년 말에 발간됐다. 버블이 한창일 때 발간된 전작과 대조적이다. 그래서일까? 내용도 알차고, 중수 이상이라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을 만한 내용들을 파트별로 골고루 명료하게 정리했다. 그렇기에 차트에 대한 부분을 알고 싶다면 《스마트개미를 위한 주식차트 심리분석》을 추천하지만 전체적인 조감을 원하는 분들은 이번 작품인 《세력을 이기는 주식투자 치트키》를 추천하고 싶다.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깊이 있게 키우고 싶다면, 둘 다 일독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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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어트 파동이론 마스터
글렌 닐리 지음, 정인지 그림 / 원앤원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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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붙잡고 씨름한 책이었다. 기술적 분석, 차트 중심의 투자자들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도 간접적으로 알고 있던 이론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이 있게 탐구했다. 기술적 분석에서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누군가는 쓸데없이 복잡한 이론이라고 폄하하는데 한편에서는 교조적으로 추앙한다. 책의 서평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확실히 초보자가 볼 책은 아니다. 주린이들이 이 책을 접한다면 너무나도 정교한 차트분석에 질려버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 역시 한 번 속독한 책이지만, 내용에 대해 완벽히 습득한 상태는 아니다.

차트매매를 주로 하는 나조차도 어렵게 느껴지는데, 주린이나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저항과 지지 그리고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엘리어트 본인이 저술한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선행적으로 읽을 것을 추천한다. 내용이 어렵고, 분량도 두툼하기에 완독하기까지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책을 읽으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복잡한 차트 이론을 알아야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차트를 중심으로 매매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본인만의 지표와 경험론을 더해 매매를 한다. 문제는 자신만의 지표와 경험치를 쌓는 과정에서 어떤 이론과 지표가 자신과 맞는지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차트 공부는 이것저것 두껍게 시작하지만 궁극에 도달하면 얇아진다고 한다.

그렇기에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기술적 분석을 주로 하는 트레이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에게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주식을 취미 정도로 매매를 하는 분들께는 이 책의 지식은 알면 좋지만 '굳이' 알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스스로가 전업투자자이고 차트를 중심으로 매매하는 트레이더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비록 책의 내용이 어렵고 난해하더라도, 차티스트가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깊이 있게 탐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경제학도가 경제학 원론을 공부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서론에서 밝히듯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두고 전문가들도 극단적인 평가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복잡한 이론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직접 스스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 차트를 공부할 때에는 비교적 단순한 지표들을 해석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 그렇기에 내가 주로 쓰는 지표들과 이평을 중심으로 매매를 시도했다. 이후 재무에 대한 공부로 이어졌고, 최근에 다시 차트 관련 책들을 보며 공부 중이다. 동양의 일목균형표, 서양의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비롯하여 존 머피의 기술적 분석, 터틀 트레이딩, 윌리엄 오닐과 스탠 와인스타인... 등등 단순함을 버리고 좀 더 깊이있는 차트 고전과 이론들을 섭렵하고 있다. 그중 이 책은 일목산인의 일목균형표와 더불어 가장 난해한 차트서인것 같다.

책을 읽으며 차트를 보고 저항과 지지를 따라 손으로 그려보기도 했고, 파동의 움직임을 추측하고 확인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최상급의 난이도를 자랑한다는 코스닥의 변동성을 엘리어트 파동이론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좀 더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 분명한 사실은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다양한 차트를 살피면서 파동이론을 살펴본 부분은 매매에 큰 도움이 됐다. 이런 두껍고 깊이 있는 차트 공부가 어느 정도 쌓이게 된다면 쌓인 지식을 덜어내고 스스로의 기준에 더욱 집중할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무척 어렵고 난해한 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탁월한 식견을 제시하는 명저가 아닐까. 다시 읽은 뒤 내용을 중심으로 서평을 새롭게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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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지 않는 말투, 거리감 두는 말씨 - 나를 휘두르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책
Joe 지음, 이선영 옮김 / 리텍콘텐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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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거절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걸까? 타인에게 잘 포장되어 있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왜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을까? 어쩌면 숨겨진 우월성을 내세우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는 무척 이기적이다. 속과 겉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속을 다 내뱉고 살 수는 없다. 사회에 소속되었기에 별의별 사람들 속에서 적당하게 거리를 둘 수 있는 매뉴얼이 필요했다.

 

 이 책은 우리에게 관계와 소통에 있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혹은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명료하게 제시해 준다. 상당히 구체적이고 자세하다. 처음 책을 마주했을 때 ‘뻔히 아는 내용을 굳지 이 책으로 읽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앞섰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그런 의혹들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었다.

 

 마음과 행동은 다르게 돌출되는 경우가 많아 감정이 앞서 일을 망치게 되는 경우를 많이 겪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고 사회경험을 할수록 무르익는다고 하지만 그 말이 진리라면 이런 책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관계에 있어 스스로의 지침을 만들어야 인간관계가 편해질 수 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책의 도움을 받고 내가 만들어낸 관계의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결코 가벼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

 

 평소에 다급한 편이어서 타인의 물음에 즉각적으로 대답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곤 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대답은 가볍게 되어버렸고 대답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고민을 또다시 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당황하는 나의 모습을 숨기고 상황에 따라 침묵으로 일관하거나(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고려하고 생각한다는 느낌으로) 여유로워 보이는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남에 요구에 쉽게 호응하다 보면 상대에게 끌려가는 경우가 많고 상대가 이를 역이용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그렇기에 깔끔한 의사 전달을 통하여 상대의 가스라이팅 아예 차단하고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니다 싶은 것은 깔끔하게 거절한다.

 

 상대방의 말은 이해가 가지만 무리한 부탁이나 요구의 경우 대화를 무조건 이어가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부각시켜 자르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말이다. 괜히 말꼬리 잡고 좋게좋게 넘어가려고 하다가 물타기처럼 되어 관계가 더 이상해질 수 있다. 뒤끝 있는 사람이 아니면 어차피 나중에 다시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게 된다. 어쩌면 이번 일로 인해 깨끗한 관계 정리가 될 수도 있다. 살면서 사람은 다 함께 끌고 가는 관계는 아니니까 말이다.

 

셋째. 나를 드러내지 않는다.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말이 많지 않고 타인이 물어보면 딱 필요한 말만 한다. 내 속 이야기를 다 할 필요는 없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가만히만 있어도 반은 간다고.’ 사실 내 속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극소수다. 가족을 포함하여 소수의 친구들 외에는 나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공감이나 관심을 필요로 하여 필요 이상의 정보나 감정을 표출할 필요는 없다.

 

 세 가지 지침 외에도 다양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으니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나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책도 아담하고 내용도 어렵지 않기에 자기 전에, 출퇴근 시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독서를 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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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 - 자본시장과 투자의 미래, 사모펀드 이야기
최우석.조세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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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투자를 쉽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큰손들의 매매를 따라가는 것이다. 여기서 큰손이란 대체로 '세력'으로 통용되는 돈 많은 집단인데, 이런 집단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기관과 외국인이다. 돈을 편하게 버는 방법은 세력의 흐름에 편승하는 것이다. 이들은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며 가격을 형성하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식시장에서는 '큰돈이 모이는 곳에 들어가 놀아야 돈을 벌 수 있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 격언도 세력이 만드는 큰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식 투자에는 여러 기법이 있는데, 큰손들에 편승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수급매매'다. 기관과 외국인이 사는지 파는지를 확인한 뒤 이들의 구매가 많은 주식을 따라 사는 방법이다. 특히 대형주, 우량주의 상승세는 단기간에 조성할 수 없다. 거대한 대형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관과 외국인의 꾸준한 매집이 있어야 하기에 상승 초기나 중기에 편승한다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득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사모펀드 책 리뷰에서 왜 뜬금없이 수급매매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수급매매의 메커니즘과 사모펀드의 운용은 '큰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펀드에는 두 가지 상품이 있는데 공모와 사모다. 공모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펀드이며 비교적 쉽고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다. 사모는 공모와 반대다. 사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이 필요하며, 운영에 대한 조건도 제각각이다. 사모펀드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특정 소수의 참가자를 바탕으로 엄청난 규모의 돈이 오가는 만큼 비밀리에 운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기에 숱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일반인들은 사모펀드를 두고 '무척 위험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노동소득만으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대, 자본소득이 필수로 여겨지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펀드에 대한 상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ETF처럼 비교적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비롯하여, 다양한 원자재를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ETN 상품, 그리고 여러 가지 지수들을 바탕으로 둔 매력적인 펀드 상품들이 나왔다. '투자의 보편화'라는 흐름에 발맞춰 사모펀드의 문턱도 많이 낮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사모펀드가 익숙하지 않다. 투자에 관한 책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를 다룬 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도서 시장에 사모펀드를 다룬 책이 없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들 책이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특정 부분에 치우쳤거나, 외국의 동향을 주로 서술했거나, 출간된 지 오래되어 최근의 동향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단점들이 있었다. 이 책은 기존의 책이 가진 단점들을 어느 정도 상쇄하였다. 사모펀드의 개념과 흐름, 역사 등등의 일반론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사모펀드로 인하여 성장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분량도 적당하고 책의 난이도도 어렵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 발간되어서 사모펀드에 대한 국내 현재의 흐름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 사모펀드의 동향은 투자에 있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투자시장에서 사모펀드는 이미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기업 경영에서 사모펀드는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비밀스럽고 위험하다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부자들만 공유하던 돈의 흐름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투자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점도 장점이며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서술한 내용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통하여 사모펀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더욱 넓어지길 희망한다. 투자뿐만이 아니라 기업 경영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는 분들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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