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사자처럼 투자하고 거북이처럼 간다 - 이것만 미리 알았어도 좋았을 것들
이헌상 지음 / 타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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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처음 주식을 접했을 때에는 지금처럼 단타 매매를 주로 하진 않았다. 지금은 주식이 수익의 메인이지만 그 당시에는 부수익을 얻는 재테크 수단이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에 월급이 주수익이었고, 위험자산인 주식에는 올인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주식을 시작하면 우량주를 산다. 나도 비슷했다. 본격적으로 단타를 시작하기 전에는 나도 저가로 떨어진 우량주를 매수했다. 대가들의 가치투자서를 읽고 재무를 공부하며 장기투자에 힘을 믿으며 거래를 했다. 당시 나는 차트를 거의 보지 않았다. 그런 순진한 나에게 어느 지인이 차트 관련 서적을 추천하더라. 가치투자를 하더라도 차트를 모른다면 저가에 살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돈 버는 주식습관은 따로 있다》라는 책을 알려줬다. '돈주따'라는 별명으로 통용되는 이 책은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였고, 지금도 스테디셀러에 속하는 차트 책이다.

 

 돈주따를 읽으면서 나는 차트분석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책 내용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바닥에 도달한 종목들을 매수하고 시세를 회복할 때까지 기다린다. 한 마디로 우량주가 낙폭과대로 빠졌을 때 매수하는 방법을 담은 차트 책이다. 차트 책이니 기술적 분석에 속하는 책이지만, 투자기법이나 내용으로 보자면 기본적 분석에 가까운 책이었다. 또한 차트뿐만이 아니라 수급에 대한 해석도 돋보였는데, 특히 여러 기관들의 성격에 따라 분류한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 덕분에 나도 수익을 본 우량주 종목들이 꽤 많았다. 기억나는 우량주를 꼽아보자면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LG전자', '대한항공', '아모레퍼시픽' 등등이 떠오른다.

 

 이후 돈주따의 저자가 새로운 신간을 냈는데 제목이 화려하다. 《주식, 사자처럼 투자하고 거북이처럼 간다》. '거북이처럼 간다'라는 문구에서 전작인 돈주따와 비슷하게 낙폭과대 종목들을 매수하여 기다리는 방법을 담았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생초보들은 감이 잘 오지 않겠지만, 지금까지 투자를 해본 바, '모든' 주식의 공통되는 사이클은 '상승 보합 하락 보합 상승 ~ 이하 반복'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주식은 하락이나 상승 이후 얼마 기간 동안 박스권을 유지하며 보합 기간을 가진다. 떨어지거나 올라가는 추세가 꺾이고 일정 기간 동안 박스를 유지한다면 추세가 바뀔 가능성이 높음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시총이 작은 소형주나 작전주는 대규모 수급을 통하여 보합 기간을 줄이거나 없애서 V자 반등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시총이 높은 우량주는 추세 분출 이후 조정의 기간을 거친다. 우량주 저가매수에서 중요한 것은 추세가 멈추고 흐르기 시작하는 보합 구간이다.

 

 우량주는 시총이 높은 특성상 대규모 자금이 몰려오지 않으면 시세를 형성하기 어렵다. 이 말인즉슨 한 번 형성된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봤는데, 확실히 바닥권에 도달한 우량주 저가매매는 승률이 매우 높고 안전한 방법이다. 문제는 형성된 추세의 지속성이 길기 때문에 성급하게 매수를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하락 추세에 접어든 주식은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른다. 그러니 저가로 떨어지는 주식을 지켜보다가 하락 추세를 멈추고 보합권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하고 매수를 해야 한다. 이때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매수 주체가 외국인과 기관 특히 연기금이 쌍끌로 매집한다면 주가의 바닥을 확신할 수 있다.

 

 좀 더 성공 확률을 높여보자면 캔들을 볼 때에는 주봉과 월봉 그리고 연봉(특히 우량주 매매에서는 단타 할 때를 제외하고는 일봉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을 통하여 시세를 파악하고, '특정 저항을 뚫는 캔들'이 형성된다면 추세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그때부터 매수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바닥주를 매매를 하면서 사람들이 하는 착각 중 하나는 밑바닥에 사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떨어지는 주식을 성급하게 매수 하는 점이다. 최저점에서 주식을 산다는 것은 과욕이고 욕심이다. 주식의 저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우량주의 경우 추세가 한 번 형성되면 얼마간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하락하는 주식에 싸다고 투자를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핵심은 주가가 충분히 조정 받고 보합권을 견디며 바닥을 다진 뒤, 특정 매물대나 저항을 뚫는 것을 확인(기존의 하락 추세 바뀜을 의미한다.) 하고 사도 결코 늦지 않다. 조금 비싸게 사더라도 이 방법이 훨씬 안정적이다. 바닥을 잡으려다가 지하 끝까지 내려갈 수 있는 게 주식이다. 그래서 우량주 저가매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싸다고 덜컥 사지 말고 인내하고, 조정 받고 있는데 희망회로 굴리며 사지 말고 인내해야 하며, 주가가 저항을 돌파하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 그리고 추세가 바뀜을 확인한 뒤에는 매수를 한 뒤 시세를 줄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 인내해야 할 부분이 많은 매매법이다.

 

 직장인들, 일반인 친구들이 차트 책을 추천하면 '돈주따'를 추천했다. 이 책도 돈주따에서 나온 우량주 저가매수 철학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함께 추천해도 될 것 같다. 우량주 매매법은 업종별로 턴어라운드 기간에 따라 사이클이 천차만별인데, 기본적으로 거래 사이클이 긴 편이다. 그래서 빠른 회전율로 자금을 불리는 단타꾼들에게는 선호되지 않지만, 주가가 바닥이라는 것이 확실할 경우 큰돈으로 집중투자를 할 수 있어서 한 번의 거래로 커다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그래서 자산이 많은 분들이거나, 하루하루 주가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고,가치투자를 하는 분들도 공통분모가 많은 책이라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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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22주년 기념 양장 특별판)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1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한윤진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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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무척 아끼는 나는 내용이 좋은 책을 읽을 때 특별본이나 양장본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이런 활자 중독자들의 취향을 파악한 출판업계에서는 좋은 책이나 베스트셀러를 리커버나 양장 특별본으로 재출간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리뷰로 다룰 책도 새롭게 양장본으로 재탄생한 책으로 유럽 증권가에서 한 획을 그었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불후의 명작이다. 책 제목은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인데, 얼핏 제목만 봐서는 여느 자기 계발서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웬만큼 투자를 해 본 사람들은 한 번쯤 다 읽어봤을 책으로 투자와 관련된 지혜가 가득 담겨있는 보물 같은 책이다.

 

 일반적으로 가치투자자의 입장에서 투자를 시작한다고 하면 피터 린치의 저서를 추천하고 모멘텀이나 단타 투자를 입문하는 분들께는 제시 리버모어의 저서를 추천한다. 코스톨라니의 책, 특히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어떤 투자를 하건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적인 책이다. 어떤 스타일의 투자를 하든 간에 코스톨라니의 책은 공통과목에 속하기 때문에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뜻이다.

 

 나는 이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애정 한다. 작년 폭락장의 시간을 보낼 때 내 마음을 가장 많이 달래준 책이 바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였다. 구판의 경우 읽고 또 읽어서 책에 손때가 많이 묻어있었다. 그만큼 코스톨라니의 말은 편안하게 다가왔다. 주식의 속성, 각종 원자재의 동향, 채권의 추이, 시장에 임하는 기관들의 동태, 애널리스트들의 모습 등 시장의 전반적인 모습을 최대한 쉬운 표현으로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극심한 변동성으로 괴롭히는 주식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투자를 시작하면서 많은 경제서를 읽었지만 사실 재독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일천한 나의 투자 여정에 있어 동반자처럼 늘 함께했다.

 

 대가라고 해서 무조건 좋아하는 건 아니다. 솔직하게 말해 워런 버핏은 투자 철학은 존경하지만 나와는 투자 스타일이 다르고, 피터 린치와 필립 피셔의 경우 성장주에 투자하는 마인드는 좋지만 아무래도 내가 단타나 중기 스윙 위주의 매매를 추종하고 있는 트레이더다 보니 거래 회전율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코스톨라니 역시 기본적으로 장기 매매를 추천하지만 그의 투자 이력을 살펴보면 철저하게 추세매매를 추종하고 있다. 이런 점은 나의 매매와 비슷했다. 그래서일까, 유독 심리를 강조하는 그의 책이 가깝게 다가왔다.

 

 코스톨라니의 많은 책들 가운데에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무척 특별하다. 이 책은 그가 죽기 전 마지막 힘을 다해 저술한 역작이기 때문이다. 그가 영면할 당시 나이는 93세였다. 그는 투자에 대한 경험과 투자에 대한 정수를 이 책에 아낌없이 담았다. 어릴 때부터 투자를 시작하였기에 투자 기간만 무려 80년이나 되는데, 한 평생에 걸쳐 시장에서 느꼈던 교훈과 경험, 감정과 심리가 이 책안에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책인 만큼 다른 투자서들과는 결이 다르다. 얄팍한 기법이나 기술적인 테크닉보단 시장에 대한 거시적인 시각과 근원적인 견해가 녹아있는 책이다.

 

 그는 시장의 거시적인 사이클을 코스톨라니 달걀로 설명했는데,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개념으로 이 책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중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에는 '돈 + 심리 = 트렌드'라는 공식으로 표현했는데, 이 개념은 시장뿐만이 아니라 단기적인 모멘텀 투자를 할 때에도 유효한 공식이다. 그 외에도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그리고 중앙은행의 동향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솔직히 이 책을 통해 매매에 있어 직접적인 도움을 받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애정 하는 이유는 내가 매일처럼 보내는 시장의 속성을 이처럼 명쾌하게 정리한 책이 드물기 때문이다.

 

 과거 이 책의 구판을 읽고 나는 코스톨라니의 저서를 모두 구매했고 소장하고 있다. 구판이 있음에도 이 책을 구한 이유는 첫 번째로 개인적인 애정 때문이다. 앞서 밝혔듯 무척 사랑하는 책이 22주년 특별 기념판으로 양장본이 발간되어서 소장하고 싶었다. 두 번째로 새롭게 번역된 책이기 때문이다. 자세히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개정판은 구판과는 번역자가 다르다. 구판의 번역자는 김재경인데, 이번 개정판은 한윤진이다. 읽으면서 구판과 내용을 비교해 봤는데 확실히 새롭게 나온 개정판이 가독성이 훨씬 뛰어났다. 좋은 내용의 책이 새로운 번역을 통하여 양장으로 재탄생했으니 기존의 구판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웬만하면 신간을 사 보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작년, 폭락장을 통해 시장의 참교육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투자를 이어갈 것이다. 하락장이 아니더라도 나의 영혼은 변동성이 강한 시장에서 상처를 많이 입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늘 그래왔듯 이 책을 통하여 지친 영혼에 위안을 받을 것이다. 튼튼한 양장본으로 태어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그렇게 앞으로도 나의 투자 여정에 동반자로 함께할 것이다. 미래의 창에서 출간된 다른 코스톨라니 총서들도 양장본으로 나오길 희망하며, 발간되지 않은 코스톨라니 저서들도 순차적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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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리버모어의 주식투자 바이블 - 월스트리트의 전설, 추세매매의 아버지, 정식 계약 완역판
제시 리버모어 지음, 이은주 옮김, 리처드 스미튼 해설 / 이레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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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타나 모멘텀 투자를 하면서 제시 리버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트레이더가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도주 매매, 신고가 돌파는 제시 리버모어가 정립한 기법이기 때문이다. 가치투자 쪽에서 워런 버핏이 대가로 통한다면 제시 리버모어는 추세매매나 모멘텀 투자에서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살아생전에 집필한 책이 있는데, 원제는 《How to trade in stocks》로 국내에는 《주식 투자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분량은 지극히 짧아서 하루 만에 볼 수 있지만 안에 담긴 내용은 트레이딩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트레이딩을 하면서 리버모어의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교회를 다니면서 성경을 읽지 않는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최소 3번은 깡통(계좌 잔고가 박살 나는 것)을 차 봐야 고수 반열에 돌 수 있다는 격언도 리버모어의 행적을 고려한 것이었다.

 

 리버모어를 다룬 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서 설명한 책, 그가 직접 저술한 《주식 투자하는 법》이고, 또 하나는 에드윈 르페브르가 리버모어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이다. 보통 리버모어를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거론하는 책은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최고의 트레이더라고 할 수 있는 마크 미너비니는 자신의 책에서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보다 《주식 투자하는 법》이 훨씬 낫다고 했다. 둘 다 읽어본 입장에서 트레이딩을 할 때 실질적으론 도움이 되는 책은 《주식 투자하는 법》이다.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은 기법이나 테크닉보단 개인투자자의 심리를 잘 묘사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심리 역시 트레이딩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두 권 다 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튼 이 책은 《주식 투자하는 법》의 원문과 마켓 키(당시의 차트)를 포함하여 리처드 스미튼이 《주식 투자하는 법》을 현대적으로 해설하여 정리한 책이다. 과거에 《피라미딩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는데, 개정되면서 지금의 제목으로 바꾼 것 같다. 리버모어는 추세매매를 처음으로 발견한 트레이더였다. 그의 기법은 피라미딩 전략으로 선도 섹터의 대장주를 초기에 발견하여 들어간 뒤, 주가가 오를 때마다 계속해서 추가 매수를 하여 추세를 이어간다. 일반적으로 개미들은 주식을 매수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매수를 하여(속칭 물타기) 평단가를 낮추는데, 리버모어는 이와는 반대로 주가가 오를 때마다 추가매수를 했다.(불타기)

 

 워런 버핏의 주식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원금을 잃지 마라.'라는 말이다. 리버모어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돈을 절대로 잃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르는 주식만 샀다.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저렴할 때 매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리버모어는 신고가를 갱신하는 종목들을 대상으로 매매를 했다. 버핏이 저가에 주식을 사서 고가에 팔았다면, 리버모어는 고가의 주식을 사서 더 비싸게 팔았다. 방법만 달랐을 뿐 돈을 잃지 않는 매매를 한 것이 공통점이다. 리버모어의 매매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섹터 선정과 종목 선정이다. 오를 만한 종목만 잘 설정하면 추세를 타면서 불타기를 시도하여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종목 선정, 그것도 앞으로 오를만한 주도주와 섹터를 찾기가 무척 모호하다는 데 있다. 또한 《주식 투자하는 법》에서 리버모어가 말하는 내용도 과거의 사례와 기준으로 집필된 것이라 오늘날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리처드 스미튼의 해설이다. 리처드 스미튼은 리버모어에 대한 최고의 권위자로 리버모어를 평생 연구하고 사진 자료들도 취합하여 책을 정리했다. 시중에 《주식 투자하는 법》은 많은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책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것은 해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 투자하는 법》은 원전 내용이 짧아서 보통은 해설을 같이 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적절한 해설. 이것이야말로 리버모어를 번역하고 해설한 책들 가운데에서 이 책이 빛나는 이유 중에 하나다. 그만큼 리처드 스미튼의 해설은 리버모어의 원전 내용을 최대한 현대적으로 풀어서 잘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앞에 나왔던 리버모어의 사진첩이다. 화려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의 삶은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그 역시 극도의 심리적 공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매매에서는 성공했지만 인생에서는 실패한 불행한 천재였다. 리버모어의 책을 다시 읽으면서 주식을 처음 시작했던 때의 초심을 떠올렸다. 불안하고 뇌동매매를 주로 했던 그 시절, 생각 없이 아무 종목이나 튄다고 불나방처럼 들어가며 조마조마하던 그 시절, 그때보다 지금은 훨씬 안정되고, 승률도 높고, 수익도 높지만 리버모어가 그랬듯 단기 트레이더는 시장에서 떠나는 날까지 심리와의 싸움이 계속될 것이다. 리버모어가 만든 주도주 매매, 피라미딩 기법은 트레이딩에 커다란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리버모어가 주는 최고의 교훈은 트레이딩에 있어 기법보다도 심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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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수익 성장주 투자 -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주식 투자 시스템
마크 미너비니 지음, 김태훈 옮김, 김대현 감수 / 이레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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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는 순간 설렘과 벅참 그리고 감동이 밀려왔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말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마크 미너비니. 주식을 조금 한 사람들이라면 누구가 알 법한 세계 최고의 탑티어 트레이더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모멘텀 투자자를 뽑으라면 단연 제시 리버모어가 으뜸일 것이다. 그러나 리버모어는 돈을 많이 벌기도 했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트레이더였다. 그럼 현존하는 트레이더 중 가장 뛰어난 트레이더는 누구일까?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저자 마크 미너비니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단기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마크 미너비니의 책은 필독해야 할 1순위 책으로 손꼽는다. 문제는 그렇게 유명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번역이 되지 않아서, 원서를 주문해서 읽거나 떠도는 번역본을 토대로 배울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책의 출간으로 인해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전 세계 최고의 트레이더의 가르침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미너비니는 주식 트레이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서 잘 살펴봐야 할 점은 우리나라에서 트레이딩이라고 하면 보통 단타매매를 의미하는데 책에서 나온 미너비니의 매매법은 조금 달랐다. 우리나라에서 데이 트레이딩이나 스캘핑은 기업의 재무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보통은 차트 패턴과 뉴스와 이슈를 보고 시세를 줄 것 같은 종목에 들어가 단기적으로 수익을 챙기고 나온다. 스윙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량의 거래량이 몰려서 주가의 변곡점이 생기는 것을 포착하고 어느 정도 눌리는 지점에서 종목의 뉴스가 연속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들어가서 반등 거래량이 나올 때 수익을 실현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트레이딩은 대량 수급과 이슈 그리고 소위 작전(?)이라고 불리는 테마주들의 변동성을 이용하여 하루에서 1~2주 이내 수익을 실현하는 거래법을 뜻한다.

 

 그러나 미너비니의 책은 다르다. 우리나라의 포지션으로 굳이 의역해 보자면 중장기 성장주 스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트레이딩보다 훨씬 텀이 긴 편인데, 차트 패턴으로 해석해 볼 때 최소 6개월에서 년 단위까지도 끌고 간다. 그래서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추세를 끌고 가는 중장기 트레이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너비니는 리버모어의 추세매매를 한층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그가 투자하는 섹터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이 상승추세를 줄 때 매수를 시작한다.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실적이 탄탄해야 한다. 따라서 미너비니의 투자법에서는 재무가 무척 중요하다. 재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트레이딩과는 결이 다르다. 그는 트레이딩이라고 하더라도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재무도 장기적으로 우상향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무를 중시하는 점에서 볼 때 미너비니의 투자법은 가치투자와도 일맥상통한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가치투자는 기본적으로 안전마진이 확보된 우량한 기업이 적정 밸류 이하로 떨어졌을 때 매수를 시작한다. 한 마디로 주가가 세일 기간일때 주워 담는 기법이다. 반대로 미너비니는 오르는 섹터와 종목에 투자한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기법이다. 중장기적인 추세가 강하게 형성된 주도주 섹터를 공략하여 그 추세가 떨어질 때에 수익을 실현한다. 재무가 탄탄하면서 우상향하는 종목은 보통 성장주로 분류된다. 추세매매의 장점은 진입 타이밍이 좋으면 수익률이 엄청나다. 단타를 해보면 알겠지만 거래가 잦을수록 잃을 확률도 높아진다. 잃을 확률이 높으니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캘핑이나 데이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낮은 수익률을 거래 회전율로 극복하려 하는데, 9번 매매를 잘하더라도 1번 실수하면 수익을 모두 까먹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미너비니의 투자법은 종목 선정을 잘 한다면 초대박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투자 초심자가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한 번에 선정하기란 쉽지 않다. 꾸준한 공부와 투자 경험은 필수다. 투자의 귀재인 미너비니도 자신이 오판했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손절로 대응했다. 그래서 그는 손절의 중요성도 무척 강조했다. 추세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일단 물러나서 관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한 가지가 바로 손절이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겠다. 과거와는 다르게 21세기는 성장이 정체된 시기인데, 과연 과거와 같이 10배 이상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산업이나 섹터가 있느냐고, 결국 미너비니의 이론은 과거에만 통용되고 현재의 실정과는 맞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이 말도 일리는 있다. 미국을 비롯하여 오늘날 많은 산업군은 고속성장을 거듭했고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으니까. 그러나 이런 기조에서도 새로운 성장성을 보여주는 산업군은 시장에 '늘' 있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미칠 듯이 시세를 주고 있는 이차전지 섹터를 살펴보자. 최근 이차전지 대장주 중 하나인 에코프로는 2020년 1월 한 주당 9000원 대에서 거래됐다. 지금은 무려 3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퍼센트로 따지면 2년 만에 3233%가량 오른 셈이다. 텐버거(10배 대박 종목)를 넘어 써티버거다. 천장과 바닥이 아니더라도 산업에 대한 믿음이 있고 투자를 잘 했더라면 200~300% 수익률은 거뜬하게 뽑았을 것이다. 성장이 아무리 둔화되더라도 새롭게 발전하는 산업과 섹터는 늘 존재한다. 미너비니의 트레이딩은 이런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을 주로 매매한다.

 

 책을 보면서 놀랐던 점 중 하나는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들이 금과옥조로 받아들이는 지표인 PER에 대한 해석이다. PER는 기업의 이익과 관련이 있는데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지표다. PER가 낮을수록 기업은 저평가되어 있고, PER가 높으면 그 기업이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 전통적 가치투자자들은 저 PER 주식들을 매입한다. 그러나 미너비니는 성장주는 PER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는데, 자신이 수익을 본 종목들 대부분은 적정 PER을 모두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장주를 투자할 때에는 PER 지표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한 것 같다. 이차전지 관련 우량주 중 하나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현재 PER가 200을 넘었다. 반면 반도체 우량주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PER가 7.51에 불과하다.

 

 책을 읽으면서 왜 미너비니가 최고의 투자자로 칭송받는지 알 것 같다. 제시 리버모어의 주도주 매매와 추세매매 기법, 스탠 와인스타인의 4단계 차트 이론, 전통적 가치투자자들이 고려하는 재무에 대한 새로운 해석, 그리고 일반적인 단타 트레이더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재료까지... 최고의 투자법의 장점과 정수를 혼합하여 성장주 투자에 적용하고 있다. 놀란 부분은 그가 참가했던 전미투자대회에서 경쟁했던 사람들은 주식뿐만이 아니라 파생상품을 매매하던 사람도 있었다는 점이다. 선물과 옵션은 주식보다 훨씬 큰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기에 수익을 낼 경우 엄청나게 날 가능성이 높다. 레버리지가 높은 파생에서 날고 긴다는 사람들을 상대로 그는 오로지 주식으로만 우승을 거머쥐었다. 가히 최고의 트레이더, 최고의 투자자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다.

 

 무엇을 배우더라도 그 분야의 최고에게 배우는 것이 현명하다. 주식을 살 때에도 시장에서 으뜸가는 섹터인 주도주를 매매해야 하듯, 배움도 마찬가지다. 가치투자자든, 단기 트레이더든, 주식을 처음 하는 사람이든, 투자자라면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가치투자자가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를 필독서로 여기고 단기 투자자가 제시 리버모어를 필독서로 손꼽는데, 마크 미너비니는 가치와 단타 가리지 않고 투자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에 대한 마인드부터 투자기법, 재무제표 해석법, 차트를 보는 법, 추세를 보는 법 등 주식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기법을 떠나 방대한 독서와 공부, 주식을 대하는 열정과 태도도 큰 귀감이 됐다. 저자의 다른 책도 빨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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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의 정석 - 현직 퀀트 트레이더가 알려주는 퀀트 투자를 위한 7가지 빌딩블록
김성진(퀀트대디) 지음 / 로드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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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글을 조금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현재 단기매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개인 트레이더다. 좋은 트레이더가 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심리'다. 단기매매를 추종하는 트레이더는 변동성이 강한 주식에서 수익을 볼 수밖에 없는데, 요동치는 주가를 바라보고 있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주가 변동성이 강한 종목의 경우 초 단위에도 수익과 손해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트레이더는 이런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가 정한 거래 원칙과 철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주가가 목표치 이상으로 오른다면 욕심부리지 않고 수익실현을 하는 것이 현명하고, 목표 손절라인 이하로 떨어진다면 희망 회로를 굴리지 않고 일단 손절로 대응해야 한다. 주식을 처음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었으며, 그 기준을 지키는 것도 무척 어려웠다. 그러나 뛰어난 단타 투자자들은 수익실현을 할 때에도 손해를 볼 때에도 감정의 동요 없이 기계적으로 매매에 임한다.

 

 시장에서 피 같은 수업료를 토해내고 살아남으면서 주린이 시절의 뇌동매매 습관은 많이 고쳐졌지만, 인간인지라 나 역시 원칙을 지키지 않은 매매를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손실로 이어졌고 그럴 때마다 나 스스로를 다급하게 몰아갔다. 어떻게 하면 감정으로 비롯한 뇌동매매를 하지 않을까? 지금보다 더 승률이 높은 기법을 꾸준하게 실천한다면 수익이 더 늘어날 텐데,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들로 무수히 많은 날들을 보냈다. 그렇게 고민을 계속하던 중 하나의 대안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바로 '퀀트' 투자였다. 내가 정한 기준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고, 이를 감정의 동요 없이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적 투자. 감정으로 인한 뇌동매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며 자신이 설정한 투자 원칙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이 퀀트 투자였다.

 

 기관의 생리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인투자자들을 유형화해본다면 크게 가치투자와 단타투자로 나뉠 수 있다. 최근 퀀트를 공부하고 접목하는 개인투자자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앞의 두 투자법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는 퀀트 투자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퀀트를 공부하고자 나름의 추천도서들이나 입문서들을 읽고 개별 팩터들을 설정하여 초보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소액으로 매매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퀀트보다는 내가 직접 매매를 하는쪽이 수익은 훨씬 많았다. 결과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지만 퀀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오히려 재대로 퀀트에 대한 기본기를 배우고 파고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퀀트의 기본과 원리에 대해서 정리된 기본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최근 이 책을 주변의 퀀트 투자자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는 기관에서 퀀트를 중심으로 프랍 트레이더로 활약하고 있다. 얼마 전 저자는 책을 출간한 기념으로 북토크를 열었는데 기관투자자들은 어떻게 퀀트를 적용하는지, 개인투자자는 어떻게 퀀트를 적용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북토크는 서울이었는데 다행히 저녁 시간이라서 참석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강연을 들으면서 저자에게 공감이 가는 부분이 3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단기 트레이더인 나의 입장과 저자의 프랍 트레이더라는 저자의 입장의 동질성이다. 자금의 규모나 소속의 차이가 있지만 트레이더는 단기 수익을 무조건 창출해야 한다. 내가 주로 거래하는 시장은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인데, 저자는 주식을 포함한 채권, 선물, 옵션 등등 거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거래한다고 한다. 아무튼 단기 수익을 반드시 내야 하지만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다. 저자는 퀀트를 통하여 자금을 운용하고 있고, 나는 나름의 정형화된 기법으로 매매에 임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심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퀀트투자라고 하면 보통 컴퓨터를 통한 기술적인 부분만을 떠올릴 텐데, 저자는 기술은 그저 방법론에 불과하고 중요한 것은 시장 전체에 임하는 심리를 잘 컨트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 역시도 무척 공감한다. 어떤 투자를 하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된 멘탈이다. 퀀트의 강점은 바로 인간이니까 가질 수 있는 심리적 결함을 최소화한다는 데에 있다. 생각해 보면 주변의 단타 고수 플레이어들은 트레이딩을 할 때 '기계처럼' 매매한다. 손절라인이 오면 손절을 함에 있어 일말의 망설임도 없다. 만족할 만한 목표 수익이 나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얼른 매도한다. 시장에서 초과수익이 나려면 '비이성적 과열'이 있어야 한다. 나의 수익은 곧 누군가의 뇌동매매의 결과다. 합리적인 매매를 한다면 초과수익은 절대로 나올 수 없다. 누군가의 비이성적인 매매가 있어야 누군가는 손해를 누군가는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시장에서는 플레이어들의 심리가 무척 중요하다.

 

 세 번째, 꾸준함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심리와 더불어 꾸준함이다. 이 꾸준함이라는 것은 퀀트에 있어서 최고의 팩터 포트폴리오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겠고, 그렇게 하여 도출된 결과를 흔들림 없이 실천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단타 트레이더도 마찬가지다. 초보 때는 자신만의 기준이나 기법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여러 가지 매매를 하다 보면 유독 잘 맞고 승률이 좋은 기법을 발견하게 된다. 이후는 기법을 좀 더 가다듬으면서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다. 가치투자든 단타투자든 퀀트투자든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기준이 세워지고 나면 이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비록 손해를 보는 구간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승률이 7:3 혹은 6:4만 되더라도 수익을 챙기는 데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투자 초보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손절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인데, 이는 싸우면서 한 대도 안 맞고 이기겠다는 논리와 비슷하다. 몇몇 거래에서는 손절이 필수적이다.(특히 단타 매매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률이 높은 기법이나 시스템을 개발해 놓는다면 장기적으로 집계했을 때 수익이 날 가능성이 높다. 저자 역시도 퀀트가 수익을 내는 구조에 대해 카지노 시스템과 흡사하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좋은 원칙과 시스템을 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승률이 좋다면 이 시스템을 고수하는 꾸준함이 있어야 한다.

 

 책에서는 퀀트를 7가지 빌딩블록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챕터에서는 심화 학습을 위해 추천도서들도 제공하고 있어 막연한 퀀트투자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개인투자자인 내가 퀀트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매매할 수 있는 시장은 중소형주 위주로 돌아가는 코스닥 하나뿐이니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기관의 입장보다는 수월할 수도 있겠다. 주변에 퀀트투자를 하는 지인 중 한 분이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에서 퀀트 승률이 높은 시장이 코스닥이야. 그만큼 변동성도 심하고 비이성적 과열이 심한 곳이기 때문이지.' 라고 하던데, 저자도 북토크 강연에서 중국 시장과 우리 시장에 퀀트가 잘 먹힌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나도 이 책을 기본서로 삼고 퀀트의 영역에도 본격적으로 공부해 볼 생각이다.

 

 아직까지 퀀트투자가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양서들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관투자자의 시각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에서 퀀트의 위치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퀀트에 있어 저자의 행보가 무척 기대되고, 다음 저서를 볼 때까지 나 역시도 퀀트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 퀀트의 정석이라는 제목이 아깝지 않은 도서다. 퀀트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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