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 아킬레스건 완파 이후 4,300㎞의 PCT 횡단기
정성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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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커플의 PCT 횡단기.

PCT(Pacific Crest Trail)는 남쪽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쭉 이어진 길로, 길이는 약 4,300km이다.

쌈자가 PCT에 도전하는게 꿈이라고 해서 뭔지 알게됐는데, 어느날 출판사 블로그를 구경하다가 PCT에 관한 책이 있어서 서평단 신청을 했다ㅎㅎ

나도 걷는걸 무지 좋아해서 매일 한 시간씩 걸어서 퇴근하지만, 걷는거 자체를 목표로 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궁금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뭔가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데도 고생스러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잘 포장된 도로도 아닌 길을, 중간에 물이나 음식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해가면서 걷는다고 생각하니 정말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든 길을 같이 걸어주는 사람이 있는건 참 부러운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 읽으면서 '나도 한 번 도전해볼까?'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내 주위 사람들은 다 걷는걸 싫어하니까 '아, 나는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까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ㅠㅜ

또 한편으로는 여정 중에 만난 하이커들, 트레일 엔젤들, 우연히 마주쳐서 친절을 베푼 천사 같은 사람들 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졌다. 뭔가 옛날에 미국 출장갔을 때 만난 친절한 미국인들 생각도 나고ㅎㅎ 이런 작은 친절이야말로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정말 큰 힘이 되는게 아닐까.

책을 다 읽고 상상 속으로 PCT 완주해서 대리만족을 한 느낌이 들었다ㅎㅎ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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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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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표지에 이끌려서 서평단 신청한 책.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단 세 시간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책이 술술 넘어간다.

스스로를 '집행관'이라 칭하는 미스테리한 조직이 용서받지 못할 대죄를 저질렀으나 권력을 손에 쥔 덕분에 법에 의해 처벌받지 못한 자들을 잡아서 처형한다는 이야기이다.

집행관들은 독립투사들을 고문해 죽인 악질 친일부역자를 납치해 똑같이 고문해서 죽이는 등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식을 보여주고, 이러한 집행관들에게 대중은 열광한다. 그러나 검찰의 추적이 점점 목을 죄어오고, 집행관들 역시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결국에는 꼬리를 잡히고 마는데...

그 다음은 스포일러니까 이만 줄임.

'당신은 집행관들의 방식에 동의합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특히나 집행관들이 사람을 잔인하게 고문해 죽이고나서 새끼 발톱을 뽑아 전리품으로 삼고, 축하 파티를 열고 술을 마시며 즐거워하는 장면에선 오히려 집행관들에게 극심한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누가 그들을 집행관으로 임명했는가, 집행관들의 행위는 과연 정의로운가, 집행관들에게 처형을 집행할 권한이 있는가, 인간쓰레기 몇 명 잡아 죽인다고해서 과연 세상이 달라질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치만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지는 알 것 같다.

집행관이 된 사람들은 모두 각자 맡은 자리에서 양심적으로 살고자 했으나 사회에 의해 좌절된 경험이 있다.

사회를 비판하는 칼럼을 쓰고있지만 말로만 떠들뿐 행동하지 않는 스스로에게 회의감을 느끼는 학자, 비리를 밝혔다는 이유로 오히려 조직에서 쫓겨난 내부고발자, 오빠는 군에서 의문사하고 본인은 대기업의 비리에 관한 기사를 썼다가 고소당한 신문기자 등등. 법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어야하지만 오늘날 현실은 공정함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집행관들> 속 이야기는 현실에선 불가능하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만약에 이런 일이 있다면' 하고 상상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게끔 한다.

암튼 세 시간 동안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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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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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조선시대의 시인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15만부 돌파 기념으로 예쁜 일러스트 표지 버전으로 새로 나왔다. 마치 소설 속 허난설헌을 그대로 그린 것처럼 처연하고 아름답다.

허난설헌의 불행한 삶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에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소설의 형식을 빌려 실제와 허구를 넘나들며 시대의 벽에 막혀 스러져가는 초희(허난설헌의 아명)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은 또다른 기분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초희의 집에 신랑의 집에서 보낸 함이 들어가는 걸로 시작된다.

혼례를 앞둔 초희와 허씨집안 사람들은 불안함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초희의 집안은 여자에게도 글과 시를 가르칠 정도로 당대사회에서는 드문 자유로운 가풍을 지니고 있었다. 그 속에서 초희는 자신의 재능을 펼치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시집을 간 순간부터 초희는 그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만 한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숨죽여 사는 것이 그 시대의 미덕이었으므로. 초희의 어머니는 그제서야 초희에게 시를 가르치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다고 때늦은 후회를 한다.

초희는 오빠 허봉의 친구인 최순치와 화관과 명주 수건을 주고 받지만, 최순치는 서자 출신이기에 초희와는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이다. 시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불가능한 일이지만 만일 초희가 최순치와 이어졌다면 어땠을까 하고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웠다.

시집을 가기도 전부터 불길한 징조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마치 예견된 것처럼 초희는 시집간 첫날부터 숨을 거두는 그날까지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못했다.

별 볼 일 없는 재능으로 인해 매번 과거에 낙방하고 주색잡기에 여념이 없는 남편 김성립이 아내 초희에게 드러내는 자격지심,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자신이 가지지 못한 아름다움을 지닌 며느리를 시기하는 시어머니 송 씨와의 갈등, 그리고 초희가 지닌 예술가 특유의 고고하면서도 예민하고 독단적인 성정이 맞물려 초희의 삶은 끝도 없이 침잠한다.

이 책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시대의 한계에 갇혀 고통받을 뿐 누구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초희는 시어머니의 모진 핍박 속에서도 시를 쓰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아버지, 오빠, 딸과 아들이 차례대로 세상을 떠나고 결국엔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결국 책장을 덮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뿐이었지만, 난설헌이 남긴 시를 읽으며 슬픔이 예술로 승화되는 아름다움에 대해 되새겨본다.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니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碧海浸瑤海 
靑鸞倚彩鸞 
芙蓉三九朶 
紅墮月霜寒 
<夢遊廣桑山 몽유광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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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ss Line 베이스 라인 - 반세기 대중음악의 모든 그루브를 담은
김정현.이원재 지음 / 태림스코어(스코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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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까지 나온 팝송 중 고른 200여곡이 담겨있는데 여기있는거만 따라해도 연습이 많이 될거같아요. 나중에 개정돼서 2016년 이후 곡도 실리길&우리나라 음악 버전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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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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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머리를 엄청 굴리면서 책을 읽었다. 초반부만 잘 적응하면 그뒤부터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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