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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 그림 한 장에 담긴 자기 치유 심리학
단 카츠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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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좋은 책을 만났다. 숙련된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우리 마음과 감정을 다루는 원리, 자신을 사랑하는 원리를 백마디 말보다 한가지 좋은 그림으로 비유를 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특히 요즘에는 더 심리에 관한 서적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책은 베스트셀러로 잘 팔리지만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심리학 지식과는 거리가 먼 책들이 있고, 또 어떤 책은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가 써서 내용은 매우 정확하지만 쉽게 읽히지 않는 책들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찾고자 하는 일반 대중은 딜레마에 닥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양극단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저자는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 균형의 도구로 저자는 그림을 사용하고 있다. 상담현장에서 심리치료자들은 이미 마음의 작동 원리와 개념을 설명하고 변화 동기를 강화시키기 위해 자신만의 많은 비유와 은유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수용전념치료(ACT)에서는 많은 비유와 은유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비유와 은유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오랬동안 상담장면에서 그림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우리의 마음의 작동원리와 자신을 사랑하는 원리를 은유로 담아낸 25점의 그림이 수록되어있다.



좋은 상담사란 뛰어난 교사이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우리가 어째서 특정한 방식을 행동하고 어째서 불안과 우울의 공격을 받으며, 또 그에 따른 변화가 어떻게 자신과 주변 사람들, 나아가 삶 전체를 보는 방식을 바꾸어 가는지를, 믿을만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p. 12-13)

저자는 말하길 좋은 상담사란 어째서 우리가 마음이 힘들고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지를 믿을만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뛰어난 교사이기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불안과 뇌의 관계에서 대해서 다음의 그림을 그리며 매우 명확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공포는 파충류 뇌라고 하는 요 기관이 좌우하는데요, 이놈 지능이 딱 도마뱀 수준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겁에 질리는 순간은 이 멍청한 도마뱀 녀석이 우리 뇌를 장악한 거라고 보시면 돼요. 이 녀석은 겁을 잔뜩 먹어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이해 못 해요. 아무리 영리한 사람도 다 똑같아요. 왜냐면 누구든 일단 겁에 질렸다 하면 아이큐가 한 자리인 도마뱀의 통제를 받거든요. 과연 도마뱀한테 상황을 이해시키는 게 가능할까요? ... 사고수준이 지극히 단순한 짐승과 대화하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그 짐승은 겁낼 이유가 전혀 없다는걸 자기가 직접 경험해봐야만 알아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직접 버스를 타고 멀리 가봐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건물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봐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만 환자분 머릿속의 도마뱀 녀석이 상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p. 34-35)



그래서 제목이 '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원제는 The Lizard In Your Head: Psychology In Pictures 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사실 굉장히 많은 부분들이 영향을 끼치는 집합체다. 이러한 가운데 마음은 '나 여기 살아 있어요'라는 증거를 우리의 행동, 표정, 감정 등 다양한 것들로 나타내며 생존신고를 한다. 이 책에서 나타내고 있는 그림들이 당신의 사고와 행동, 기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불안과 싸우기를 멈추면 문제는 훨씬 줄어든다는 것을 벼랑 끝 불안과의 줄다리기와의 비유로 나타낸 그림. 저자는 말하고 있다. 쓸데없는 줄다리기를 멈추라고. 지금 잡고 있는 그 줄을 놓기만 하면 된다고!

(불안과의 줄다리기는 수용전념치료(ACT) 책에 많이 등장하는 비유입니다. 저자도 이 비유의 출처를 해당 치료 저서에서 인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생의 난관에 대처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는 건 새 도구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과 같다. 우선 늘 써오던 것과는 다른 도구를 찾아낸 다음 그 도구의 사용법을 완전히 숙지할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자신에게 물어보라. 도구를 바꿀 때가 되었나? 혹시 구덩이에서 벗어나겠다며 들고 있던 삽으로 더 깊게 파고 들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p. 110)



다이빙대에 서서 물에 뛰어들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건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은 겪는 상황과 유사하다. 물에 뛰어들어도 위험하지 않을 걸 아는데도 계속 멀뚱히 서서 적당한 순간이 왔다는 기분이 들 때까지 기다린다. 대부분은 끝까지 의심을 못 버린 채로 결국 뛰어든다. 재미있는 건 물에 뛰어든 뒤에야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면 최악의 공포가 잦아든다. 다음번에 다시 다이빙대에 설 때가 오면 뛰어들 용기를 모으는게 이전만큼 어렵지 않다. (p. 70)

무언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어려운 설명보다 간결하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에 나는 동의하는 바이다. 그래서 이 책 또한 그동안 해오던 잘못된 루틴에서 벗어나 우리의 마음을 다루고 자신을 사랑하는 원리에 대해서 그림을 통해서 간결하게 설명하면서도 술술 읽히게 만드는 잘 정제된 책이다.



그런 반응이 튀어나오면 마치 어른이 아이를 다독이듯 자신을 다독여주라! 자신을 혼내지 말고, 풀 죽게 만들지도 말라. 어떤 사건이 지금의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음을 인정하되, 이성적인 관점에서 그 감정을 분석하라. 자기 자신과 자신의 약점을 자애로운 마음으로 대하라. 더 큰 자아, 어쨌거나 세상을 훨씬 더 잘 이해하는 그 자아가 어린 자아를 위로하게 하라. (p. 86)

불안이나 우울, 자기비하로 힘들어 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면 이 책을 앞으로 선물해주어야겠다. 어려운 심리학적 용어가 남발하거나 다그치는 내용의 책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변화동기를 강화시키면서도 마음의 원리에 대해서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두에 밝혔듯이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그림이 위로가 되기도 한다.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는 우리의 시야가 좁아지고 눈앞의 렌즈가 끼여 어떠한 말도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위로는 필요하고 내 마음이 왜 이런지는 알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의 그림을 내 자신에게 그리고 힘들어 하고 있는 주변의 누군가에게, 그리고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어야겠다. 때로는 백마디 말보다 좋은 그림, 좋은 시, 좋은 음악, 좋은 향기와 같은 것들이 위로가 될때가 있다. 이 책에는 그러한 그림들이 많이 들어있으니 많이 선물해야겠다.

그러니 자기 인생의 줄거리를 남이 쓰게 내버려두지 말자! (p. 191)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sak0815/221811302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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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 - ‘나고 살고 이루고 죽는’ 존재의 발견 (10주년 컬러 개정판)
김용규 지음 / 비아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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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 저자는 작은 벤처기업의 CEO가 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자에게 희망의 길에 섰다고 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한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저자도 그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희생하며 많은 시간을 매진하였다고 합니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그 시기에 죽으라고 일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장으로서 삶의 외양은 그럴싸했으나 저자의 내면은 늘 거북함이 함께 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의 자리라고 말하던 모험기업의 CEO 자리는 자신에게 맞지 않았던 자리라고 저자는 고백합니다. 의미감에 짓눌린 길은 더이상 저자에게 희망일 수 없었고, 그 지점에 다다랐을 때 저자는 새로운 길 위에 서기로 결심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숲을 항상 좋아했던 저자는 그렇게 숲으로 갑니다.


"내가 정말 나답게 살 수 있을까? 이 새로운 길을 끝까지 걸어가면 내가 닿고 싶은 곳에 닿을 수 있을까?" 숲은 한동안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이 내게 말을 걸었습니다. "숲을 보라! 이곳에서 나고 살고 이루고 떠나는 모든 생명체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마음으로 보라!" 나는 숲의 속삭임에 따라 자연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한 덩어리가 되어 그들의 삶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숲은 날마다 저마다 저답게 삶을 시작하고 이어가는 생명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나라는 생명에게도 나로서 시작하고 살아갈 힘이 있다고 매일매일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생명을 보라! 벌과 나비를 만날 수 없다고, 그것이 두렵다고 스스로 먼저 시드는 꽃은 한 송이도 없다. 삶은 나라는 생명에게 깃든 위대한 자기완결의 힘을 믿는 한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생명은 모두 자기로 살 힘을 가졌으므로!" (p. 17-18)

그 숲에서 자연과 함께 거하면서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와의 연결을 통해 저자의 마음이 회복되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숲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고 마침내 진정 타자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숲에서 저자가 함께 보고 듣고 느낀 자연이 알려주는 삶의 가치들을 모은 글입니다.


신은 생명들에게 학교를 세워주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신은 오히려 생명체 모두에게 배우지 않고도 저다운 삶을 이룰 수 있는 씨앗을 주었습니다. 숲을 이루고 그 숲에 기대어 사는 모든 생명의 삶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p. 30)

참으로 신비한 것은, 숲에 있는 식물들과 나무와 꽃과 벌레들과 새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이 세상이 돌아가는 규칙과 이치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됩니다. 그 모습이 우리들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연의 삶이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에도 우리는 요즘 자연의 삶과는 반대되는 형태의 선택들을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식물은 이렇게 매일 빛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공평하게 비추는 햇살을 생명 저마다의 처지와 환경에 맞게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그렇게 자기를 자라게 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빛을 찾을 수 없는 나뭇잎이 누런빛으로 바래가고 마침내 시들어 낙엽으로 떨어지듯이 빛이 흐르지 않는 삶은 희망이 없는 삶입니다. 그곳이 어디든, 지금 어떤 호사를 누리고 있든 자신의 영혼을 일으켜 세워 춤추게 하고 걷게할 꿈이 없다면 그것은 향기가 없는 화려함일 뿐입니다. (p. 77-78)


따뜻한 눈으로 숲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 응답하듯 자신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숲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되면서 자연스러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언어도 맞아떨어집니다. 자연스럽게, 자연스러운 사람, 자연스러운 삶... 등을 표현할 때 쓰이는 '자연스럽다'에 하필이면 우리의 '자연'이 대표로 뽑혀 쓰이게 되었을까요. 자연에서 숲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삶을 찾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르겟습니다.

이렇듯 자연은 자신의 새끼나 씨앗을 발아래 두려 하지 않습니다. 품에서 떠나보내지 못한 새끼는 무서운 맹수나 맹금류를 피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해 위태로울 것이고, 부모의 발아래에서 발아한 씨앗은 결국 부모의 그늘에 살면서 부모와 햇빛을 나누고 양분을 다퉈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식이 스스로 서고 스스로 선택하도록 가르치지 못하는 부모의 사랑이 어찌 참다운 사랑이겠습니까?

숲은 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비료를 주지 않아도 숲은 날로 깊어가는 법을 압니다. 굳이 날갯짓을 배우지 않아도 새가 스스로 창공을 가르며 날아오를 수 있듯이 자연의 모든 생명은 이미 그 안에 스스로 자라고 익어가는 법을 품고 있습니다. (p. 179-180)

서로의 모습을 비춰주는 숲과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 숲이 생각나는 것은 정말로 자연스러운 일인가 봅니다. 저자는 숲을 바라보며 무엇인가 태어나고 성장하고 나로서 살며, 끝으로 어딘가로 돌아가는 그 순환의 고리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들을 이 책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나무는 한때 자신을 키었으나 이제는 짐이 되는 가지들은 더 이상 영향을 공급하지 않음으로써 정리해버립니다. 그러면서도 나무는 유용보다 무용이 커진 부분을 실수나 실패라 부르지 않습니다. 그저 그렇게 무수한 잎과 가지와 줄기를 버림으로써 나무는 매 순간 조금씩 성장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숲 바닥으로 버려지는 수많은 시도들이 미생물을 만나 썩음으로써 다시 자신과 주변 생명체의 삶을 비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리라는 걸 나무들은 알고 있습니다. (p. 88)

이상하게 숲에서 이루어지는 순환의 고리를 함께 따라 읽어가면서 묘하게 숲에서, 그 안의 식물들과 생명들의 모습에서 힘을 얻게 됩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생명의 힘을 내뿜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정말로 힘이 됩니다.

나는 하루하루 태양을 경배하며 살아가는 그들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꿈도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들처럼 나답게 독립적으로 살면서도 그 삶이 세상을 더 맑고 아름답게 할 수만 있다면, 사람마다 이루어내는 세상은 얼마나 맑을까, 눈부실까, 그리고 배부를까... 생각하곤 합니다. (p. 79-80)

바쁜 삶을 살다보면 에너지가 나한테 들어온다는 느낌보다 내 안의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숲에 가봐야겠습니다. 모든 것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는 숲에 가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하는 과정에 이 책을 통해 숲에서 있는 작은 것부터 큰 것들의 삶의 방식을 알고 간다면 더 그들의 에너지가 잘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나무가 노동과 휴식을 철저히 자연의 흐름에 맞춤으로써, 지구상에서 가장 유구하고 장대한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깨달은 자들의 삶을 닮았습니다. 나의 눈에 이것은 철저하게 '지금'을 살아가는 지혜를 익힌 자들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미래를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지도 않고, 과거에 대한 회한으로 불면하지도 않으며, 부질없는 욕망에 휘둘려 밤을 배회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순간에 순간을 더하여 지금에 충실할 뿐입니다. (p. 200-202)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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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 없는 게 아니라 꺼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우름 42
김경일 지음 / 샘터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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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자인 이 책의 저자, 김경일 선생님은 인지심리학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인지심리학이라고 하면 심리학중에서도 딱딱하고 복잡하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의 유쾌하고도 재치있고 쉬운 화법으로 설민석 선생님이 티비에서 재밌게 역사 교양 강의하는 것을 듣는 것 처럼 하나도 어렵거나 고리타분하지 않게 우리의 삶 속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인지심리학을 쉽고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마치 저자의 교양 강의를 눈앞에서 듣는 느낌이 이 책을 통해 들었습니다. 전문적인 영역이지만 교양 강의라고 느껴진 것은 그만큼 읽는 독자들이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게 저자가 잘 풀어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지심리학은 상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저자는 그 무수한 상황들의 힘을 연구해서 얻은 인지심리학자들의 결론은 한결같다고 이야기합니다.

"능력보다 무섭고 강한 것이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성을 나타내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바로 바로 상황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창의적일 수 있는 상황과 평범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고, 이 둘 사이에 있는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고 말합니다.

나는 하나입니다. 하지만 상황은 무한합니다. 심지어는 직전에 했던 나의 행동까지도 지금의 나에게는 상황이며 물리적 공간, 소리, 온도까지도 다 상황입니다. 게다가 내 옆에 지금 누가 있는가도 상황이며, 지금이 몇 시고 무슨 요일인가도 다 상황입니다. 이 수많은 것들을 놔두고 왜 변하기 힘든 나를 그토록 채찍질하며 자책하는데만 온통 관심을 두나요. ... 하지만 그 상황을 내 편으로 만들고 난 뒤의 노력은 나를 배신할 가능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러니 상황의 힘을 간과 한 채 그저 노력만 한 다음에 맞이하는 실망스러운 결과에 ... 운명론에 빠져드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 아닐까요. ... 상황의 힘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나로 하여금 더 그리고 제대로 노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최고의 밑바탕이 됩니다. (p. 8-9)



저자는 쉽고도 친숙한 예시들을 들면서 인지심리학의 개념과 역사 부터 메타인지와 같은 중요개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은 내 생각인 인지를 보는 눈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걸 메타인지(meta-cognition)라고 부릅니다. 나를 보는 눈이 하나 더 있는 거예요. 내 능력과 내 지식과 내 힘을 보는 또 다른 눈을 메타인지라고 부릅니다. (p. 54-55)

특히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창의성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복해서 창조적인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상황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해서 이야기합니다.

흔히들 창의력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인지심리학자들은 창조적인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상황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만 있다고 말합니다. 지난 70여 년간 인지심리학자들이 수천 수만 개의 실험 연구를 해왔는데 매번 할 때마다 내리는 결론입니다. 창의성은 타고난 능력보다는 상황이 더 중요합니다. (p. 65)

이 과정에서 저자는 쉽고도 친숙한 예시들을 들면서 인지심리학의 개념과 역사부터 메타인지와 같은 중요개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특히 저자는 메타인지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나한테 친숙한 도구, 친숙한 능력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게 되면 천편일률적으로 변합니다. ... 아이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만드는 과정으로 아이들을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도구를 먼저 보면 큰 일을 하지 못해요. 재미있게도 인간은 '큰일을 하려면 큰 도구를 써야지', '큰 결과를 만들려면 큰 방법이 필요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 목표를 먼저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 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도 상관없어요. 목표가 커야 나중에 보는 물건들이 특이하게 보입니다. ... 한 자리에 고인 물처럼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동시켜야 합니다.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나를 이동시키면 그냥 놀이동산에 가서 놀이기구만 타다 옵니다. 하지만 목표나 꿈, 비전을 만들고 난 다음에 나를 이동시켜서 낯선 공간으로 가져가면 나를 달리 보게 됩니다. ... 이것이 바로 우리가 걸어야 하고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입니다. (p. 76-79)



저자는 말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든, 일을 잘하는 학생이든 실제로 굉장히 뛰어난 친구들은 아이큐가 좋은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는 눈, 즉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인 메타인지 능력이 높다고 말합니다.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보다 내가 나를 보는 능력이 좋다고 말이죠. 또한 자기가 자기를 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이타성'이라는 공통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공부 못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이 물어봐도 화를 잘 내지 않는다는 말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즉, 이타적인 사람은 나와 이미 격차가 벌어져 별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은 사람도 와서 질문하게 해주고 그들에게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색다른 시각의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질문의 공통점들은 대게 근원과 본질에 대한 것들인데, 이미 알고 있던 지식이나 기술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더 배움에 대해서 생각하고 더욱 지혜로워 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창의적 인재'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나를 창의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상황에 걸어 들어가는 사람'이란 표현만 씁니다. 그게 더 무섭거든요. 그리고 그 상황의 힘은 바로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낯설음'이죠. 그 낯설음은 언제나와요? 생각의 순서와 시간과 간격을 벌릴 때 나옵니다.

능력과 성품은 각자 자기의 고유 값을 가지고 있어요. 부모님들이 "넌 누굴 닮아 성격이 저 모양이야?" "너는 누굴 닮아 머리가 나쁜거니?"하고 말씀하시는데, 능력과 성격은 유전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성격과 능력은 잘 변하지 않아요. 바꾸려면 오랜 시간 땀 흘리면서 공부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내 메타인지가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입니다. (p. 74-75)

또한 창의성을 키우는 기초 체력을 다지려면 서로 상관없는 것들을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멀리서 찾지 말고 일상에서 메타포, 즉 은유를 담고 있는 것들을 많이 접하라고 말합니다. 시와 예술작품, 책과 같은 것들을 말이죠.

컴퓨터는 분명 친절한 정보 제공자이지만 우리가 깊이 사고할 기회를 차단합니다. 반면 책은 불친절한 정보 제공자이지만 우리의 뇌를 더 많이 쓰게끔 만들어 유추적 사고와 같은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지식의 축적에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독서의 목적은 '지식의 재구성'입니다. '지식의 재구성'이란 파편화되어 여기저기 널려 있는 개별적인 지식을 하나의 의미 있는 덩어리로 묶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책 중간 중간 포진하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묶는 '은유'라는 접착제를 계속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꼭 독서가 아니더라도 은유가 존재하는 다른 활동들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좋습니다. (p. 118-119)

과거와 달리 인간이 하던 일들을 기계와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사라지는 직업들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 시대에 결국 인지심리학자인 저자는 결국 답은 인간다움에 있다고 말을 합니다. '어떤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 직업에서 기계적인 일만 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입니다.'라고 저자는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이 사회가 창의성을 더욱 요구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창의성을 어떻게 키울 수 있겠느냐는 질문들에 저자는 창의력이라는 능력의 개념으로 보지 말고 투자의 개념으로 보라고 이야기 합니다. 투자의 개념으로 보면 당장 눈에 띄게 능력치가 올라가지 않아도 창의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노력을 불안해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메타포를 많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창조적인 사람들, 뛰어난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메타포를 많이 경험한 사람이라고요. 사전적 지식이 아니라 메타포가 들어간 것을 많이 경험한 사람들이 나중에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이 두껍지 않고 티비를 보듯이 쉽게 술술 읽히면서도 인지심리학을 통해 그것을 적용하여 창의성을 비추어 보고 또,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보는 저자의 강연같은 이 이야기가 매우 마음에 듭니다. 어렵지 않게 중요한 내용들을 말하듯이 말하는 책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이 책이 딱 그런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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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기자 상담실 -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정인영 옮김 / 샘터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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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씨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7살 조카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조카에게 효리씨는 질문을 합니다.

"이모는 요즘 사는 것이 재미없다. 어떡하지?"

그러자 조카는 이렇게 답합니다.

"마당에서 노는 것도 재밌겠는데. 막 뛰어 놀거나 아니면 세발자전거로 미끄럼틀 타다가 떨어질 때, 차도로 떨어지잖아요, 그럼 바위 쪽으로 가는데 바위에 안 부딪혀요. 바위에 닿기 직전에 멈춰요."

재미 있는 것이 없다는 이모의 질문에 조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제일 재미있는 놀이를 비밀처럼 이야기 해줍니다. 그 대답을 듣고 효리씨는 남편 상순씨에게 질문을 합니다.

"마당에서 뛰어노는 것이 왜 재밌을까? 우리는 절대 마당에서 안 뛰어 놀잖아. ... 맞아 옛날에는 마당에서 뛰어노는 것이 재밌었던 것 같은데"

일상이 복잡한 어른들은 선택할 것도 생각할 것도, 책임져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려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어른들이 보는 세상 보다 명쾌하고 단순합니다. 그래서 생각의 실타래를 가지고 사는 어른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해답을 찾기 어려울 때 오히려 지나가는 아이들의 답이 명쾌한 대답이 될 때도 많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의 명쾌하고도 단순하고 맑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고민들을 담고 있습니다.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은 어린이 기자들이 만들고 어른 독자들이 읽는 월간지라고 합니다. 작은 마을인 가메오카에서만 발행되고 읽을 수 있는 특별한 신문입니다. 이 신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코너는 어른의 고민을 어린이 기자단이 해결해주는 상담 코너라고 합니다. 그 코너에 연재되었던 글을 한데 모아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

Q. 연애한다는 게 대체 뭘까요? 이젠 나도 잘 모르겠어요.

A. 연애란 원래 '잘 모르는 기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들 연애를 하는 거겠죠. (p. 18-19)​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어른이 항상 옳다"는 말은 거짓말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른이 잃어버린 소중한 무언가가 분명 남아있습니다. 어른들끼리의 탁상공론보다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진 아이들의 말이 이상하게 더 설득력 있었던 적은 없었나요? 어떤 때에는 가차 없이 단칼에 잘라 내는 잔혹함이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모든 것을 품어 주는 위대한 사랑을 내보일 때도 있어서, 아이들이란 정말로 신기한 생명체인 것 같습니다. (p. 150)​

어른 독자들이 여러 가지 고민을 보내면, 어린이 기자단은 학교가 끝나고 다들 모여 과자를 먹으면서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고, 답을 정리한다고 합니다. 기자단 친구들은 어른이 되면 고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른들의 걱정들이 매우 많아 깜짝 깜짝 놀란다고 해요. ​

Q. 맞벌이 부부인데 저 혼자만 집안일을 도맡아서 힘들어요. 남편에게 집안일을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남편이 맡은 일은 남편이 끝낼 때까지 절대 해 주지 마세요. 왜냐하면 자기가 하기로 정한 거잖아요. 학교에서도 "자기가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지고 하는 것이 중요해"라고 선생님께서 늘 말씀하시거든요. 집이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남편이 치울 때까지 도와주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



tVN에서 최근 새로운 예능 '나의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예능은 5세~7세 정도 되는 아이들을 관찰하여, 아이들 세계에서 펼쳐지는 사회생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프로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 프로를 본 지인들은 아이들의 사회생활이 어른들 못지 않게 치열하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른들보다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가치판단이 명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마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민거리를 용기있게 어린이 기자단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그 고민 상담을 해주는 어린이들의 명쾌함과 현명함을 읽다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Q. 얘들아, 아이들은 밖에서 놀아야지, 왜 방에 쳐박혀 게임만 하는 거야? 차라리 집 밖에서 게임을 해!

A. 밖에는 위험한 것이 많아서, 선생님도 밖에서 오래 놀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걸요? 우리도 여기저기 가 보고 싶고, 놀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고요! 안전한 장소에서만 놀아야 해요. 그렇게 밖에서 놀기를 바란다면 어른들이 책임지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도데체 이런 게 고민이라니, 이해가 안 가요! (p. 64-65)​



지역밀착형 신문을 3년 동안 발행하게 되면, 가메오카 정도 규모의 동네 뉴스는 거의 다 취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의 취재거리는 끊이지 않죠. 그 이유는 '어린이만의 시점'으로 동네를 보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눈치채지 못하는 눈높이에서 계속해서 취재거리가 쏟아져 나오죠. '정원과 공원의 차이점은 뭘까?' 혹은 '나이가 들면 어째서 화려한 색 옷이 좋아질까?' 등 우리 주변의 궁금증을 날카롭게 꿰뚫어 봅니다. 어린이의 눈높이는 늘 놀라움과 발견의 연속입니다. 어른들의 '당연함', '상식'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공부가 됩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까요? 저 역시 공부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p. 73)​

인생을 살면서 며칠을 머리를 쥐어 싸매도 답이 안나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오히려 답은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메오카 마을 처럼 어린이 기자단이 주위에 있지는 않지만 그들을 만나기 어렵다면 내 안에 있는 어린 나에게 물어보는 것은 어떠할까요? 어린이였을 때의 나였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했을지도 말이죠. 그래서 답은 네 안에 있다라는 말이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Q. 싫증을 잘 내요. 어떻게 해야 꾸준히 계속할 수 있을까요?

A. 꾸준하게 안 한다는 거 자체가 이미 그 일을 안 좋아하는 거잖아요.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것저것 차근차근 하다보면, 언젠가 '이거야!' 싶은 일을 발견하지 않을까요? (p.92-93)​

소가족화가 계속되고 지역 간 교류도 희박해진 지금, 어린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요? '위험한 일에는 엮이면 안된다'는 교훈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어떤 사람인지 꿰뚫어 보는 판단력과 자기방어 능력을 기르는, 스스로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어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자세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러한 능력은 '취재'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을 시작한 동기였습니다. 아울러 '정보발신 도구'인 신문을 '교육 도구'로 전환하는 새로운 시도이기도 했습니다. (p. 151)​



Q. 제 인생은 끝이에요. 정말 지긋지긋해요. 힘든 일이 너무 많아요.

A. 밑바닥까지 내려가 봐야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마지막이 해피엔딩인 게 가장 좋잖아요! 주인공이 파란만장하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면 더 재미있고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지금 힘든 일이 많을수록 틀림없이 히트작 인생이 될 거예요! (p. 108-109)



추가로 함께 오는 위클리 플래너에도 어린이 기자단의 주옥같은 말들이 곳곳에 써 있어요. 일주일을 시작하면서 어린이 기자단들의 명쾌한 삶의 시각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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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 - 식물 보듯 나를 돌보는 일에 관하여
정재경 지음 / 생각정거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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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식물을 돌보듯 나를 돌보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미세먼지를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한 초반에는 저자도 크게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점 몸의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할 때 저자는 공기청정기를 삽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 창문을 꽁꽁닫고 공기청정기를 틀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환기가 잘 안되어서인지 실내에 이산화탄소가 많아 잠이 너무 많아지자 이번에는 산소발생기를 사는 것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면 전자제품을 하나 둘씩 더 장만하고 플러그에 꽂는 자신의 문제해결 방식이 뭔가 이상함을 저자는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식물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고 하나 둘 함께 한 식물들이 늘어 현재는 200그루의 반려식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잘 자고, 일을 잘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 종일 마시는 공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식물을 많이 키우는 것이다. 식물은 산소와 음이온을 만들고 새 잎을 틔어 마음에도 에너지를 채운다. 음이온은 혈액을 깨끗이 하고 통증을 완하하며, 자율 신경의 조정 능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p. 48)

그러한 저자는 반려식물을 키우듯, 나를 키우고 돌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어기를 풀어나갑니다.

나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위해 땀흘리는 시간은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의 뿌리가 된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튼튼하게 자라난다. (p. 42)

누군가를 돌보고 먹이고 씻기고 양육하는 일은 적지 않은 에너지가 드는 일입니다. 많은 에너지가 드는 육아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들을 돌보고 집안을 가꾸고 식물을 가꾸는 일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에너지가 들어가지요. 무언가를 키우고 돌본다는 것은 그것이 가장 최적으로 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픈데를 돌봐주며, 좋아하는 먹을 것을 주고 안좋은 것들은 주변에서 제거하고 좋은 것들은 더 있을 수 있게 하는 것들일 겁니다. 그렇게 저자는 식물을 돌보듯 나를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식물을 키우는 경험은 심리치료에도 활용될 만큼 효과가 좋다. 식물은 어떤 곳에서도 적응하며 새 잎을 틔운다. 엔어지를 모아 있는 힘껏 연두색 어린잎을 올리는 식물을 보면, 마음 한구석에서 '나도 해봐야지!' 하는 긍정의 힘이 솟아난다. (p. 23)

적당한 바람과 햇빛, 습도, 양분이 있어야 식물이 잘 자라듯 나를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이여서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면 선풍기를 틀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바람에도 식물은 반응하고 전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항상 적당한 바람이 불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너무 추운 칼바람이 불기도 하고 어떨 때는 미세먼지 많은 바람이 불기도 하며 아예 바람 조차 불지 않은 척박한 마음밭일 때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작은 선풍기 바람이라도 커나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바람도 잘 통해야 한다. 식물은 해, 물, 바람이 있어야 잘 자란다. 누구나 식물의 광합성 작용에는 햇빛과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바람에는 무심한 편이다. 식물은 바람결에 운동하며, 잎맥과 수맥을 키우고, 땅을 단단하게 붙들도록 뿌리를 뻗어 나간다. 식물 입장에서는 바람 덕에 전신 운동을 하는 셈이다. 실내에서는 바람이 모자라 식물이 잘 자라기 어렵다. 창문을 열 수 없을 때는 선풍기나 써쿨레이터를 틀어 바람을 만들어 주면 좋다. 선풍기 바람에도 식물은 잎과 줄기를 흔들어 운동하고, 생명을 유지하며, 튼튼해진다. (p. 53)

식물의 뿌리, 줄기, 가지, 수관 들을 관찰하다보면 그 모양이 사람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뿌리는 오늘도 우리의 위치를 잃지 않기 위해 열심히 발을 디뎌 땅을 다지고, 우리의 가지는 지경을 넓히기 위해 열심히 팔을 뻗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손을 잡습니다. 우리의 수관은 닿지 않는 곳까지 멀리 나가기 위해, 풍성해지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머리를 굴립니다.

하지만 마음도 하나하나 꺼내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무엇이 좋은지, 싫은 마음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스스로 들여다보는 일을 시작했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 채로 사는 것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 알맹이가 없는 글도 뿌리 없이 흔들리는 나에게서 나온다. 뿌리가 단단하지 못한 나무는 풍파에 몸살을 앓고 쉽게 쓰러진다. (p. 141)

애정어린 시선으로 반려식물을 보듯이, 자신을 돌보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평안한 초록색으로 찾습니다. 이 책을 읽고 반려식물을 하나 데리고 오고 싶어졌는데, 두 그루를 가져와야겠습니다. 실제 식물과 내 마음 안에 있던 그 나무. 내 마음안에 있던 그 나무에 언제 물을 주었을까요? 나에게 물을 주러 가보렵니다.

정말 모든 식물이 다 죽었냐고 물으나, 그건 아니라고 했다. ... 그런데, 왜 '다 죽인다' 생각하는 걸까. 아마 내 손에서 생명이 죽어나간 경험이 마음이 남아 생긴 트라우마일 가능성이 크다. 식물은 아무리 열심히 돌봐도 죽어버릴 수 있다. 그냥, 자연의 이치인 거다. 같은 땅에 씨를 뿌려도 모든 씨앗이 싹을 틔우지는 않는다. 비슷한 크기의 해피트리 다섯 그루를 같은 날 데려와 똑같이 관리했는데도 잘 큰 나무가 잇었고, 덜 자란 나무, 죽어버린 나무도 있었다. 살아있는 건 모두 그 마지막을 알기 어렵다. (p. 51)

내게 맞는 방향성, 지금 필요한 것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사과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열매를 솎아내고, 하나하나를 봉지로 감싸는 수고가 필요하며 수박은 열매가 장맛비에 무르지 않도록 땅에서 틔우는 받침대가 필요하다. 사과에 받침대를 받치거나, 수박을 봉지로 싸는 것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쓸데 없는 일이다. 방향성을 찾는 데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좋은 영감을 주는 것들을 모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p. 141)

 

https://blog.naver.com/sak0815/221778207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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