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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이유 없이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 양보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의 기술
다카미 아야 지음, 신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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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서 가장 짜증나고 힘든 상황은 바로 '선을 넘는' 상황일 것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옛날 이야기인 것 같지만 초등학교 때 짝꿍이 책상에 그어진 선을 넘었을 때

친구가 말도 없이 내 볼펜을 빌려 갔을 때

가족들이 내 옷을 말도 없이 입었을 때

시어머니가 내 냉장고를 말도 없이 뒤졌을 때

시어머니가 내 집을 말도 없이 문을 따고 들어왔을 때


사람 마다 그 선의 종류와 범위는 다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내가 설정한 선을 넘어오면 짜증나는게 인지 상정이다. 선을 넘는 주체는 친구, 애인, 부부, 가족, 아이들 등 다양하겠지만 애매하고 선을 설정하기 어려우며 선을 넘어왔을 때 반응하기 어려운 중에 하나가 직장생활 내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 '내일은 내일, 니 일은 내일'이 되는 상황이 다반사가 될 수도 있으며 처음에는 도와주는 개념이 되었는데 담당자들이 바뀌고 년이 바뀌면서 이전에 했던 사람이 자연스럽게 그 업무의 담당이 되면서 빼기가 굉장히 애매해진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일을 못하거나 거절하는 사람들한테는 일이 가지 않고 열심히하고 잘하는 사람들한테 일이 몰치는 아주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더불어서 이러한 사람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면 그전에도 했는데 왜 이러냐는 식으로 반박한다.


나의 경우에는 거절을 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죄책감과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난 번에 내 일을 조금 도와줬는데 거절 해도 될까?

지금 거절하면 나중에 나도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 때 안도와 주면 어쩌지?

내가 거절하면 저 사람이 상처 받지 않을까?


그러나 이것은 오산 중의 오산이었다.

저자에 의하면 내가 거절을 하지 않고 양보한다고 해서 상황이 항상 괜찮으면 다행인데 그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내가 양보한다고 해서 남들이 꼭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당신은 '문제를 일으킬 바에야 내가 참지 뭐'하며 자신의 주장을 포기하고 남에게 양보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

그런 선의의 행동은 진심으로 남을 배려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어쩌면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거나 '내가 남들에게 맞춰줘야 남들도 언젠가는 나를 배려해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일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대개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신의 의사를 뒤로 밀어놓고 남들의 생각부터 먼저 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남들만 우선시하다 보면 자신의 행복은 항상 뒤로 밀려 어디에 쳐박혀 있는지도 모르게 된다.

...

잘 생각해보면, 자신이 양보한다고 해서 남들이 꼭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일단은 내가 먼저 행복해지는 게 중요하고, 주위 사람은 그 다음 순위다. 이렇게 살아야 일상이 즐겁고 인간관계도 순조롭다. (p. 6-7)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거절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네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건전한 영역 의식 갖기 : 자신과 타인 간의 선긋기로 자신의 자유를 지키고 상대방의 자유도 존중하는 것

2) 자기 신뢰감 쌓기 : 남들의 간섭이나 사소한 의견 등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

3) 무의식 속 죄책감 없애기 : 남들의 기대를 저버리거나 불만을 사더라도 충분한 판단 없이 무조건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거나 미안해하는 버릇을 없애는 것

4) 자신의 힘은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 : 자기가 바라는 일과 바라지 않는 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내가 원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에더 많은 힘을 쏟는 것


거절하기가 매우 어려워 '싫은 소리 할 바에는 내가 그냥 참고 하지 뭐'라는 경우가 많았던 나한테는 이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이 너무나 와닿았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라운딩이 되어 있는가'이다.


'그라운딩(Grounding)'이란 '지면에 발이 붙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라운딩이 되어 있는 사람은 남들이 정신적으로 침범하기 어렵다. 부탁하기 쉬운 사람 또는 비교나 질투의 대상이 되기 쉬운 사람은 그라운딩이 약한 경우가 매우 많다. 남들이 함부로 대하거나 질투하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다 보면 갖고 있던 가치관이 무너져 남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잃고 만다. 다시 말해 자신의 축에 틈이 생겨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기 쉬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는 뜻이다. 틈이 생기면 당신과 타인 간의 선이 흐려질 뿐만 아니라, 남들도 그 틈을 간파하고선 무의식적으로 당신의 영역을 침범해도 된다고 느낀다. 결과적으로 영역 침범이 쉬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

그렇다면 그렇게 흔들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면에 발을 굳건히 붙이고 살아야 한다. (p.26~30)


나는 내가 상대방이 하는 행동이 편치 않고, 상대방이 하는 부탁이 좋지 않지만 거절하지 않고 해주는 것이 관계를 좋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에는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상대방을 배려하고 도와주었지만 그것이 관계를 더 악화시킬 때도 있었다. 우리의 마음와 의중은 단순히 말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가지 행동, 표정 등 비언어적인 메세지가 주는 의미도 매우 크다. 그래서 아무리 말로는 'YES'라고 하고 나의 속마음을 숨기려고 해도 아마도 나의 여러가지 표정과 행동으로 드러났을 것이다. 결국 일은 일대로 다하고 좋은 소리 듣는 것이 아니라 서로 찝찝하고 불편한 상태로 일이 마무리 될 가능성도 크다.


또한 때로는 상대방을 위해 하나라도 더 내가 일을 하려고 할 때도 있었는데 이것도 서로에게 좋지 못한 관계였다. 해주는 사람은 해주는 사람대로 오버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되고 불평 불만이 생긴다. 또한 그것을 당하는 사람도 그 사람이 스스로 해결하여 유능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들에서 필요했던 것은 명확한 선긋기와 분배(일에서 따지면 업무 분장)였다. 즉, 그라운딩을 잘 하여 나의 축을 벗어나지 않고 내 몫을 상대방에 던지거나 상대방의 몫을 나한테 가져오지 않고 지면에 발이 잘 붙어 있어 내 몫을 하면서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상태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러나 실제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이 중심을 잘 잡으려고 해도 주변의 온갖 사람들과 또라이 불변의 법칙으로 이것을 지키기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나를 먼저 우선순위에 두고 나의 마음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잘 살펴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마무리 하며 저자가 마지막 페이지에 적은 말이 가슴에 사무친다.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할 말이다.


"자기 인생은 자신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

우리 주위에는 '남들과 문제가 생겨도 다퉈서 기분이 상할 바에야 내가 참고 말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참을성'은 일반적으로 어릴 때 부모의 육아로 길러진 가치관이다. 그런데 내가 참는다 해서 인간관계가 원만해지는 것은 아님을 당신은 지금까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든 자기 나름의 생각이 있고, 그래서 남들이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누군가 이래라저래라 해서 혹은 누군가와 비교 대상이 되어서 일상이 힘들어도 일단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하는게 좋다. 즉, 자신을 우선시하고 자기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행복에는 우선 순위가 있다.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일단은 내가 만족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을 소중히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자신이 만족해야 결과적으로 인간관계도 원만해지고 일도 잘 풀리며 자연스럽게 돈도 벌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결과적으로 주위 사람들도 행복해진다.


당신의 행복과 주위 사람들의 행복은 공존한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만 책임질 수 있다.

남들의 인생은 각자의 몫이다.

자기 인생에 책임을 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p. 196~198)


기억하자. 우리는 자기 인생만 책임질 수 있다. 오지랖 부리지 말자. 그것은 오산이다.

선을 넘지도 가져오지도 말자. 나의 인생에 책임을 지자.


덧붙여 일본 작가가 쓴 책이지만 특유의 일본 말투 없이 번역이 너무 깔끔하여 놀랐다. 내용도 좋고 번역도 매우 좋은 책이다.


https://blog.naver.com/sak0815/22172734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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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마음톡 - 감정, 관계, 일상에 고민이 많은 십대를 위한 마음 치유서
웰시 지음 / 리듬문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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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리는 심리상담가 웰시님의 그림으로 펼쳐지는 마음치유 에세이입니다.

책의 부제와 그림은 감정, 관계, 일상에 고민이 많은 십대를 위한 마음 치유서를 표방하고 나타내고 있으며,

책 속 등장인물도 십대 주인공 여러명을 중심으로 십대에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심리적인 어려움과 고민들을 다루고 있지만 저는 꼭 이 책의 독자가 십대에 국한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격이 때로 급한편으로 ^^ 마음이 급하여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책은 매우매우 좋은 마음치유서입니다.

한 개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하였고, 경험할 수 있었던 마음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고민과 걱정들, 갈등 들을 심리학적 베이스를 가지고 명확하게 풀어내되 전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고 유연하게 이야기와 함께 그림을 통하여 풀어내고 있습니다.

요즘 고민이 많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대인관계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 속에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여러가지 자신에 대해서 혼란스럽고 확신이 없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제목에서도 '십대를 위한'이라고 표기되었지만 전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누구나 십대를 경험하고 지나옵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십대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나이라고 해서 누구나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의 성숙도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이성에 대한 눈을 늦게 뜰 수도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아직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 가족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대학생이 되어 성인이 되고 싶지 않고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는 지금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사람 마다 마음의 성숙도나 사고의 깊이가 다 다르기 때문에 나이는 같지만 서로 고민하는 주제의 시기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나이는 대학생이나 20대 중반을 넘어서 30대를 달려가고 있지만 아직 청소년기 때 해결했어야 할 고민들을 해결하지 못했거나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와 갈등하고 있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어떤 분은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자신안의 자아는 어린 아이인채로 남아있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몸과 나이는 20대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학교폭력을 경험하였던 학창시절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은 몸과 나이는 50대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머니 아버지가 매일 같이 싸우시고 전쟁이 일어나서 방안 이불속에서 덜덜 떨며 울고 있었던 7살 꼬마아이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보면, 지금 제 앞에 있는 분은 분명히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생각하는 것이나 가치관은 10대 아이들이 가지고 있을 정도의 문제해결력과 판단력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많이 뵐 때가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에릭슨 아저씨는 각 나이마다 이루어야 할 발달 과업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청소년기 때 이루어야 할 과업은 자신의 정체감을 성립하는 시기라고 하였습니다. 부모, 가족이 더 중요했던 유년기를 떠나 청소년기로 가면서 또래집단이 중요해지고 가정보다 더 큰 집단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 속에서 '나는 누구지?',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난 뭐가 될 수 있는 사람이지?', '난 뭐가 중요한 사람이지?',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어떻게 비춰질까?'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지게 됩니다. 일종의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수치심, 낮은 자존감, 열등감, 우월감 등등

이러한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래 속에서나 다른 어른들을 통해 자신이 벤치 마킹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을 발견하고, 그 모델에게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좋은 점을 찾아내어 자신의 것으로 변형해서 가져갈 수 있다면 그 속에서 성숙이 일어날 것입니다. 또한 혼돈의 소용돌이 가운데 있을 때 '그러한 혼돈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고, 다른 어른들도 모두 겪은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을 잘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니 너무 조급해 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하루 하루 너가 할 수 있을 것들을 하면서 잘 지내보자. 그러면 언젠가 답을 찾고 너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보석을 가졌는지 알게 될거야. 힘들 때마다 내가 옆에 있어줄게'라고 말해주는 또래나 어른을 만난다면 혼돈을 경험하여 방황하더라도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러분도 알다 싶이 경쟁이 치열하고 취업난이 최고조에 다다른 한국사회에서 십대에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자신을 찾아가는데 시간을 투자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저렇게 마음을 울리게 말하는 어른들도 많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어른들도 10때 저렇게 말해주는 좋은 롤모델이나 부모님이 많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대학생이 되고, 취업 할 때가 되면 제일 많이 하는 말들이 '자기 자신을 찾아라', '자신의 강점을 찾아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서술하시오' 입니다.

그러면 10대에 자기자신을 제대로 돌아보니 않았던 한국사회의 20대들은 멘붕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생각해 본 적 많이 없는데... 또한 사회에 던져지게 되면 자기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 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으며 관계를 적당히 잘 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또한 멘붕에 빠집니다. 나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들여다보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욕구가 뭔지 제대로 들여다보고 이를 스스로 채우는 연습을 청소년기에 해보지 못하게 되죠. 그래서 뒤늦게야 자신을 찾아서 전공을 바꾸거나 이직을 반복하거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뒤늦게 자신을 찾는 것이 저는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여행이고 모험이라고 보통 사람들이 많이 비유를 하는데 그러한 이유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변화고 성장하며 그 속에서 매일 매일 새로운 자기 자신이 발견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죽을 때까지 계속 자신을 탐구하고 알아가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뒤늦게라도 자신을 찾아가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을 찾는 것을 어떤분은 50이 다되어서야 찾는 과정을 시작하기도 하고 70이 넘어서야 시작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못 찾고 주변의 기대와 환경에 수동적으로 따라가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10대에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살펴보고 다루는 것이 전혀 시간낭비가 아니라 오히려 멀리보면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직면하게 됩니다. 그게 대학입시가 되었든, 취업이 되었든, 결혼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언젠가는 이러한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당신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무엇을 할 어렵다고 느낍니까?',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습니까?', '당신은 살면서 어떠한 실패를 하였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였습니까?'

저는 우리 사회의 아이들이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채 자란 뒤, 이러한 질문에 갑작스럽게 던져지게 되어 무력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랍니다. 누구도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던 부분이 하루 아침에 바뀌게 되어 계속적으로 대답을 해야한다면 누군가에게는 이 또한 또다른 폭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따라서 저는 이 책을 십대도 십대지만, 우리 어른들이 보고 지나온 나의 빛나는 10대를 잘 마무리 하고 당시 미해결된 나의 감정적 어려움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매듭을 잘 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잘 도닥이며 가는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흔들리고 있는 10대들의 곁을 잘 지켜주는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손길로 흔들리고 있는 10대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백마디 말과 훈계보다 마음을 울리는 하나의 스토리가 큰 힘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는 것은 말의 몫일 겁니다.

또한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백마디 훈계 보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연령대는 모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흔들리고 있는 10대부터, 아직 10대의 마음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 20대 이상의 어른

그리고 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 그리고 한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많은 어른들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선생님들, 학교 도서관, 학교 상담선생님들이 많이 읽고 아이들에게 권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더불어서 저는 심리치료 시간에 상담 받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빌려드리곤 합니다.

여러 가지 감정들에 대해서 이책이 가볍다면 가볍게, 깊다며 깊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이 책을 읽고 더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뭔가 올라오는 것이 있으시다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안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기회가 된다면 상담이나 여러 다른 방법들도 그 부분을 다루는 것도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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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꽃 한아름
김상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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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을 지나 종심으로 접어들 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피 끊는 청춘이고 싶다는 바램을 책의 첫 머리에 밝힌 작가는 그 바램에 부응하는 절절한 사랑의 시를 이 책에 묶었다.

공자 아저씨가 말한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내 식대로 이해를 하면, 이순(60세)은 귀가 순해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공감을 잘 하게 되고 종심(70세)으로 넘어가면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보아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마음대로 한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를 하였다.

​​

그 공자 아저씨의 말에 빗대어 보면 작가는 종심을 향해 가는 과정 가운데 주변의 소중한 사람에게 하고 싶고 전하고 싶었던 사랑의 말들을 시를 통해 원없이 풀어내고 있는 느낌이다. ​

그 사랑의 여정이 읽는 독자의 마음에도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따뜻해진다. ​

그리고 그 사랑의 이야기는 단순히 종심을 향해 달려가는 한 작가의 사랑고백을 넘어서, 우리 모두 마음속에 가지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지 못하였던 사랑의 말들을 깨어나게 만든다.

가요 중 사랑노래가 가장 많은 것은, 그만큼 전세계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서 고민하고 고뇌하고 아파하고 행복해 하는 그 보편성과 대중성일 것이다. 우리의 가슴속에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사느라 팍팍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꺼내어 놓지 못하던 그 사랑고백을 작가는 지면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그런 데 그 사랑고백이 단순 청춘의 피끓는 사랑고백이 아니여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심으로 향해 가는 길목에서 첫사랑의 달콤함과 중년의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맛과 노년의 녹차의 쌉살하고도 뒤끝 없는 산뜻함의 맛(나의 추측에 의하면)을 경험한 작가가 풀어내는 '사랑맛'이 가슴을 울린다.

그 이유는 나도 느꼈고, 내 친구도 느꼈고, 우리 부모님도 느꼈고, 조부모님도 느꼈을 전세대의 '사랑맛'이 생각이 나서이기 때문이다. 그 사랑맛을 작가는 허무맹랑한 함축법을 쓰지도 않고 중언부언하지도 않고 간결하면서도 쉽고 가장 와닿게 풀어내고 있었다.

시집에서 작가의 사랑의 대상으로 추측되는 대상들이 여럿 등장한다. 첫사랑, 아내, 자식들, 예비 가족, 손녀, 어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사랑과 미안함, 고마움과 복잡함이 모두 섞인 사랑맛을 가지고 있는 아내이다(나의 추측에 의하면).

사실 자신 안에 있는 사랑의 마음을 백퍼센트 표현하는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네 아버지들은 더 했으리라.

그러나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알겠지...'하면 모른다. 내가 그 사람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 사람도 내가 아니니.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사랑 꽃 한아름'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자면 삶을 살면서 마음속에는 항상 사랑이 들끓고 있었지만 그것을 모두 꺼내어 보내주지 못하고 작은 꽃으로라도 대신하여 표현을 자주 하지 못하였던 작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꽃다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따라서 혹여 지금 인생의 어느 시기를 지나고 있던,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 있던 사랑만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꺼내어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동안 자신의 입으로는 쑥스러워 하지 못하였다면 이 책을 건네어 사랑 꽃을 한아름 안기어 주자.

'여기에 내 마음이 들어 있어'와 같은 짧은 고백하나를 하면서.

사랑을 전하자.

사랑 꽃을 안겨주자.

그러면 상대방의 마음에 있던 사랑의 씨앗이 마음껏 틔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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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에스더 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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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동료가 다이어리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로 분홍색 표지가 너무 예쁜 책이에요.

이 책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LA에서 태어나 10대 시절을 일본에서 거주했던 작가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지만

그 만큼 어디에도 속함을 느끼지 못하고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시간들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그림과 함께 풀어낸 책이에요.

그 시간들 속에서 작가는 자기 자신을 찾으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 보게 되는데요.


"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채기 위해 
안테나 처럼 한쪽을 향해 있는 나의 귀
...
관찰자로서 다른 사람의 눈치만 보느라 
항상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옆을 봐야 했던 나의 눈동자"

를 깨닫게 되어요. 
그리고 작가는 그런 자신을 사랑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러한 귀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늘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배려했다는 것임을 깨닫게 되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죠.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담은 '에스더버니'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그런 외로움과 슬픔을 스스로 다독이는 마음에서 한쪽을 향해 있는 큰 귀와 글썽이는 눈망울을 담은 '에스더버니'가 탄생했어요.
그리고 이제는 늘 누군가 배려했던 그 안테나를 내면으로 돌리기로 했어요.
나 자신의 눈치를 보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또한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 후 작가는 깨닫게 됩니다. 
자신 안에는 수많은 버니, 즉 여러가지 자기 자신의 모습이 있는 것을요.
- 귀여운 것을 좋아하고 패션과 문화에 열정적인 리본버니
- 감성적이고 사려 깊으며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로즈버니
- 워커홀릭에 스스로에게 부정적이고 엄격한 옐로우 버니 등
다양한 버니(자기 자신)의 모습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결국 각각의 버니(자기 자신)이 모두
'나'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러한 모습을 즐기게 되었다고 해요. 

어쩌면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변화의 시작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저는 평소에 많이 하였는데요. 작가는 이러한 중요한 수용을 경험하고 난 후에 삶의 다양한 면과 이야기들을 '에스더버니'를 통해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요즘 그림과 힐링 글을 엮어 나온 책들이 많이 있어요. 아니면 이전의 명화나 만화영화들을 엮어서 만든 책들도 많이 있고요. 솔직히 어떤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거나 서점에서 가볍게 읽는 것이 더 좋게 느껴질만한 내용의 책들도 있어요. 

저는 그래서 처음에 이 책도 그런 류의 책인가 싶었는데, 책을 읽은 후의 결론은 아니더라구요. 서평을 위해 찬찬히 꼼꼼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고, 좋은 글귀나 나중에 다시 돌아보고 싶은 페이지에 메모지를 붙이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너무 많은 거에요! 메모지를 붙이고 싶은 페이지가...
그래서 이러다가는 메모지 한 통을 다 쓰겠다 싶어서 붙이는 것을 포기하고 여러번 읽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글과 그림을 함께 보았는데, 한 번 다 읽고 난 후에는 그림을 다시 뜯어보려 여러번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어요.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책의 경우에는 많은 책들이 아마 글을 쓰는 작가님들이 따로 있고 일러스트 작가님이 있으실 텐데요. 물론 이런 책들도 두 작가님들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탄생한 거겠지만 이 책은 직접 직접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기 때문에 두 컨텐츠의 만남과 궁합이 너무나 잘 맞고 어느 하나가 한쪽의 보조적인 이해의 도구가 아니라 글과 그림을 같이 보고 찬찬히 뜯어봐야 그 진가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이 책이 그림이 많아서 처음에는 금방 보겠다 싶었는데, 이후에는 빨리 읽는 것을 포기하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글을 이해한 다음에 옆의 그림을 살펴볼 때 작가님이 글을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살펴보고 그림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찾는 것도 꽤 재미있었요. 그리고 그것을 표현한 작가님의 재치도 매우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써놓으신 영어 문구들도 살펴보고 이해하느라 한참을 쳐다보게 되네요. 

그래서 에스더 김 작가님의 작품을 읽으려면 꼭 그림과 글을 같이 보고 찬찬히 뜯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편집자분도 옆에 병렬로 한 페이지에 볼 수 있도록 배치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던, 육아를 하던, 누군가와 관계를 맺던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잃게 되는 순간들이 많이 있잖아요.내가 나를 잃게 되어 속상할 때, 나를 다시 찾고 싶을 때, 내 삶 안에 내가 많이 없는 것 같을 때 이 책을 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 회사 사무실 컴퓨터 옆에 이 책을 놨습니다. 

좋은 마음의 악세사리가 될 거에요.


책상에 놓여진 이 책을 보며 
"상사, 니가 나한테 지랄을 해도 나는 나를 잃지 않겠어"
"회사, 니가 나의 골수까지 빨아 먹으려 나를 갈아넣으려고 해도 나는 나를 잃지 않겠어"

이렇게 다짐하며 오늘도 하루를 지내봅니다. 
상담은 나를 찾는 여정이라고 보통 이야기를 합니다. 
이 험한 세상을 살면서 사실 나를 잘 똑똑히 붙잡고만 살아가도 웬간한 어려움은 잘 극복할 수 있을 텐데, 더 큰 문제는 항상 나를 잃는 것에서 시작해요. 
에스더 버니와 함께 자신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평소에 스케치북에 소소히 남겼던 에스키스와 드로잉들은 나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확인과 깨달음을 꾸밈없이 보여줘요. 대개는 이렇게 채색되지 않은 날것 그 자체의 스케치를 볼 수 있는 이는 작가 자신뿐이에요. 
스케치를 통해 내 자신의 진솔한 감정과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고,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죠. 스케치를 할 때만큼은 종이 위의 그 어떤 실수에도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치유로써 그림을 그리며, 이는 결코 나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지 않아요."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마 속 작가의 말 중에서

*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sak0815/221719396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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