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코와 지코의 일곱 빛깔 여행
박금숙 ㈜닥종이 인형 연구소 지음 / 쉼어린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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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닥종이로 표현한 그림책을 좋아해요. 다른 그림책 보다 더 등장인물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면서도 주변 배경들이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표현된 것이 참 맘에 듭니다. 닥종이로 표현된 인물과 배경을 책에 담으려면 그 찰나의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담아야 하기 때문에 그림과 실제 사진의 중간쯤에 있는 느낌이 들어서 참 오묘한 느낌이 듭니다.

최근 닥종이인형연구소에서 만든 그림책, 다코와 지코의 일곱 빛깔 여행을 보았습니다. 그림책을 볼 때면 책을 '읽었다'라는 표현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이 항상 듭니다.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보고 느끼고 만지었다 등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듭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닥종이로 표현된 그림책은 평평한 종이에 표현되지만 그 입체감이 실제로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 책은 따뜻한 느낌이 드는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황금빛 햇살이 지붕 위로 따뜻하게 쏟아지는 아침, 너무도 예쁜 노란색 나비가 집으로 들어와 우리의 주인공 다코와 강아지 지코를 깨웁니다. 다코와 지코는 예쁜 나비가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봅니다.


노란색 나비가 다코의 콧등에 내려와 앉았다가 가자 다코의 양 볼이 빨갛게 물듭니다. 그리고 나비는 멍멍이 지코의 꼬리도 노란색으로 물들입니다.


알록달록 물든 다코와 지코가 시원한 연못물에 발을 담그고 손바닥 가득 연못물을 담자 투명한 연못물이 초록색 한지로 변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어디선가 주황색, 파란색, 무지갯빛 한지들이 모여들어 하늘 위로 두둥실 떠오릅니다. 그 한지 조각들이 뭉쳐져 다코와 지코를 태우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다코와 지코가 올라간 구름 위에는 샛노란 개나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피어있었고, 그 속에서 무지개색 바람개비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바람개비를 뽑아 들자 알록달록 무지개가 하늘에서 내려와, 다코와 지코는 그 무지개 미끄럼틀을 신나게 타고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그 과정에서 다코와 지코가 발견한 주변의 아름다운 색을 너무도 예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 다면 그 아름다운 색을 가리키면서 한참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색을 우리의 주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입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수만가지의 색에 '개나리색', '물색', '사과색'과 같이 이름을 붙여 가슴에 담는 다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색에서 우리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속에 의미 있는 색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마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그의 이름을 불러주자 꽃이 되었던 김춘수 시인의 시 처럼 언제나 주변에 있는 삶의 빛깔에 이름을 붙이고 주의를 기울여 준다면 그 아름 다운 빛깔과 향기는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아이와, 혹은 자신 스스로와 함께 읽으면서 다코와 지코 처럼 주변에 있는 아름 다운 빛깔들로 오늘 하루를 채워 보시길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sak0815/22175669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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