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꽃 한아름
김상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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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을 지나 종심으로 접어들 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피 끊는 청춘이고 싶다는 바램을 책의 첫 머리에 밝힌 작가는 그 바램에 부응하는 절절한 사랑의 시를 이 책에 묶었다.

공자 아저씨가 말한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내 식대로 이해를 하면, 이순(60세)은 귀가 순해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공감을 잘 하게 되고 종심(70세)으로 넘어가면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보아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마음대로 한다는 것으로 나는 이해를 하였다.

​​

그 공자 아저씨의 말에 빗대어 보면 작가는 종심을 향해 가는 과정 가운데 주변의 소중한 사람에게 하고 싶고 전하고 싶었던 사랑의 말들을 시를 통해 원없이 풀어내고 있는 느낌이다. ​

그 사랑의 여정이 읽는 독자의 마음에도 고스란히 전해져 마음이 따뜻해진다. ​

그리고 그 사랑의 이야기는 단순히 종심을 향해 달려가는 한 작가의 사랑고백을 넘어서, 우리 모두 마음속에 가지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지 못하였던 사랑의 말들을 깨어나게 만든다.

가요 중 사랑노래가 가장 많은 것은, 그만큼 전세계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서 고민하고 고뇌하고 아파하고 행복해 하는 그 보편성과 대중성일 것이다. 우리의 가슴속에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사느라 팍팍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꺼내어 놓지 못하던 그 사랑고백을 작가는 지면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그런 데 그 사랑고백이 단순 청춘의 피끓는 사랑고백이 아니여서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심으로 향해 가는 길목에서 첫사랑의 달콤함과 중년의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맛과 노년의 녹차의 쌉살하고도 뒤끝 없는 산뜻함의 맛(나의 추측에 의하면)을 경험한 작가가 풀어내는 '사랑맛'이 가슴을 울린다.

그 이유는 나도 느꼈고, 내 친구도 느꼈고, 우리 부모님도 느꼈고, 조부모님도 느꼈을 전세대의 '사랑맛'이 생각이 나서이기 때문이다. 그 사랑맛을 작가는 허무맹랑한 함축법을 쓰지도 않고 중언부언하지도 않고 간결하면서도 쉽고 가장 와닿게 풀어내고 있었다.

시집에서 작가의 사랑의 대상으로 추측되는 대상들이 여럿 등장한다. 첫사랑, 아내, 자식들, 예비 가족, 손녀, 어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사랑과 미안함, 고마움과 복잡함이 모두 섞인 사랑맛을 가지고 있는 아내이다(나의 추측에 의하면).

사실 자신 안에 있는 사랑의 마음을 백퍼센트 표현하는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우리네 아버지들은 더 했으리라.

그러나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알겠지...'하면 모른다. 내가 그 사람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 사람도 내가 아니니.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사랑 꽃 한아름'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자면 삶을 살면서 마음속에는 항상 사랑이 들끓고 있었지만 그것을 모두 꺼내어 보내주지 못하고 작은 꽃으로라도 대신하여 표현을 자주 하지 못하였던 작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꽃다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따라서 혹여 지금 인생의 어느 시기를 지나고 있던, 자신의 마음 속에 들어 있던 사랑만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꺼내어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그동안 자신의 입으로는 쑥스러워 하지 못하였다면 이 책을 건네어 사랑 꽃을 한아름 안기어 주자.

'여기에 내 마음이 들어 있어'와 같은 짧은 고백하나를 하면서.

사랑을 전하자.

사랑 꽃을 안겨주자.

그러면 상대방의 마음에 있던 사랑의 씨앗이 마음껏 틔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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