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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화장실 ㅣ 북멘토 가치동화 38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3월
평점 :

* 수상한 화장실
* 글 박현숙 / 그림 유영주
* 북멘토
도서관을 자주 드나드는 작은 아이가 1학년 어느날 딱! 봐도 제법 두께가 있는 책을 빌려왔다.
나는 책 내용 이해가 되냐고 물었고, 재미있다며 다음날 같은 시리즈의 다른 책을 또 빌려왔다.
그리고는 책 뒷날개에 소개되어 있는 다른 책들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난 책이 바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박현숙 작가의 수상한~ 시리즈!
코로나19로 인한 가정학습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터넷 서점에서 아이들 책을 홀짝홀짝 구입하기 시작했는데...
박현숙 작가의 수상한 화장실 출간 예정! 이라는 글에 어찌나 반가웠던지~~~
장바구니에 일단 담은 상태로 며칠이 지났는데, 좋은 기회로 그 신간이 우리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아이들은 좋다며 서로 보려고 하고~
결국 나는 제일 마지막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화장실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
귓속말을 하는 사람, 우물쭈물한 아이의 모습, 이런 모습을 야무지게 지켜보는 아이까지...
무슨 소문이 이들을 안절부절 못하게 했을까?

새학기, 6학년 교실,
전교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비가 무지하게 쏟아진 어느 날...
'전교 회장이 되는 사람은 큰일 난다.'
'전교 회장이 되면 큰일 난다.'
'이 말을 소문내는 사람도 큰일을 피하지 못한다.'
최첨단을 달리는 이 시기에 '빨간 종이 줄까? 파란 종이 줄까?' 같은 학교 화장실 괴담이라고?
소문은 공기처럼 소리 없이, 보이는 것 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중간 놀이 시간에 축구하러 갔던 남자 아이들 중 세 아이가 다쳤는데, 우연일까?
셋 다 전교 회장 후보들!
이 소문은 금세 6학년 전체에 퍼졌다.
등떠밀려 전교 회장 후보에 오른 주인공 여진이도 점점 퍼지는 소문에 찜찜하고, 자꾸 신경이 쓰인다.
공약을 발표하는 시간,
그런데 갑자기 사퇴 선언을 하는 후보들, 그 중 동호의 사퇴 선언은 대형 사고 그 자체였다.
"소문은 걷잡을 수 없었다.
소문이 진짜든 가짜든 그건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의 입과 입을 건너가면서 소문의 힘은 더 강력해졌다.
둑이 터지면서 가둬 놓았던 물이 쏟아져 나오면 그 물살은 빠르고 강력하다...
쉬쉬하던 소문은 둑이 터지고 둑 밖으로 내달리는 물살과 같았다.
물살은 순식간에 전교생을 집어삼켰다..."
- 본문 93페이지 중에서 -
어쩜 이렇게 묘사를 잘했는지~ 터진 둑에서 쏟아지는 물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리고 살이 붙어 전교생에게 퍼졌을 소문도 상상이 된다.
이대로 둘 순 없다!!
증명할 수 없는 소문에 겁 먹지 말자며, 소문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던 회장 후보 희찬이가 의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증명되지 않은 소문을 쓰는 기자가 되고 싶지 않다며, 정확하고 확실한 것만 기사로 쓰는 기자가 되고 싶은 송진이가 화장실 소문에 대한 특종을 썼다.
하지만, 누군가가 억울하다고 외치고 있다.
치열한 진실 공방 속 여진이는 용기를 낸다!
과연 소문의 진실과 거짓은 무엇일까?

"말의 힘은 강력해요.
칼과 창보다 더 날카로울 때도 많아요.
그리고 칼과 창에 베인 상처는 약을 바르면 나을 수 있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약이 없어요...
특히 전혀 터무니없는 일에 엮이게 되면 그 억울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지요.
상처는 흉터가 되어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도 해요.
나는 여러분이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말을 들었을 때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는 힘도 키웠으면 좋겠어요..."
- 글쓴이의 말 중에서 -
소문에 쉽게 휩쓸리는 아이들,
거짓 소문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 여진이의 모습,
사건을 해결하면서 아이들의 마음도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르치려하기보다 이야기하듯이 쭉~풀어 나가지만, 그 속에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있어 위로를 주는 책,
'~카더라' 통신, 인포데믹 상태에 빠져있는 지금의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엄마~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생각속에서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
라고 말하는 작은 아이,
"또래 아이가 추리하는것, 내 추리랑 비교하면서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이번엔 내 예상을 빗나가 버려~
완전, 반전스토리였어!"
라고 외치는 큰 아이,
적은 분량이 아니지만 저학년도 읽게 만드는 마법의 시리즈~ 수상한 이야기!
추리기법을 이용한 글의 전개, 추리동화 찰***보다 더 좋다.
아마도 작가의 경험을 떠올려 우리 주변에 이야기를 소재로 사용했기에 더 정감있게 공감되는 듯~^^
다음 편을 기대하며, 아이들 읽으라고 사준 다른 수상한 시리즈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