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빈 가든 봄나무 문학선
에이미 새리그 킹 지음, 유시연 그림,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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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마빈 가든
- 글 에이미 새리그 킹
- 그림 유시연 / 옮김 이혜선
- 봄나무 출판사

"불안한 열한 살 소년과
플라스틱을 먹는 희한한 동물의
우정을 그린 훌륭한 성장 소설"

<나와 마빈 가든>은 워싱턴 포스트의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책', 뉴욕 공공 도서관과 시카고 공공 도서관의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힌 책이다.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추억이라는 것 때문에 내가 이 책이 궁금했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책 표지를 앞면이 아닌 뒷면까지 펼쳐서 보게 된다.
멀리 보이는 공사 현장과 널부러진 쓰레기들...

"잘 모르겠어, 마빈.
너는 아주 다르고 이상해서  
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어.
우리 둘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

주인공이 낯선 동물에게 느낀 감정일텐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이 책의 장르는 문학!
환경문제에 대해 다루는 듯 하지만, 오비라는 11살 아이의 성장 소설이다.
또래와는 조금 다른듯한...
집 앞 샛강으로 쓰레기를 주우러 나가는게 일상인 소년의 이야기.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떠오른 이미지...
"눈을 쉬게하는 노트 - 눈의 피로를 덜어줍니다."
라며 가격이 조금 더 비싼 노트 첫 페이지에 있던 그린색!!!
하얀종이에 검정 글씨가 아니다.
혹시해서 아이들 노트를 찾아보았다^^
원색이 아닌 톤 다운된 그린이라 기분이 좋아진다.

 

 

순서를 조금 바꾸어서...
'백 년 전' 챕터는 바탕 종이도 연한 그린색!
차례의 중간에 여러번 들어가 있는 '백 년 전'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데블린 집안의 흙이, 그 땅이 왜 주택단지로 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조금씩 나온다.

“...... 증조할아버지에게는 저축해 놓은 돈이 없었다. 은행에서 8만 제곱미터의 땅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 45p

 

오비가 좋아하는 지 선생님은 4월 '지구의 날'을 하루는 부족하다며 ‘지구의 달’로 정해 행사를 벌였다.
그 행사 중 하나인 환경 오염 실태 방송.
방송된 내용은 굵은 글씨체로 되어있는데...
알고 있었지만 방관하고 있던 문제들을 오비의 시각으로 다시 읽어 보게 된다.

 

 

“...... 과수원이라는 주택 단지 이름이 실린 커다란 표지판을 세웠다. 사실은 그 주택 단지를 만들려고 진짜 과수원은 허물어야 했다...... 꿩의 보금자리라는 새 주택 단지가 생겼는데, 사실 이제는 여기에 둥지를 트는 꿩이 없었다. 2지구는 오크나무 오솔길이라 불리지만, 사실 개발업자들은 이 백 년 된 오크나무를 베어 내야 했다.”

환경 파괴에 대한 부분을 잘 표현해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다."

마지막 부분에 환경 보호에 대해 나온 말인데,이 말에 공감이 된다.
망가뜨리기는 한 순간!
되돌리기엔 너무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



<오비와 마빈 가든의 이야기>

원치않게 코피를 자주 흘리게 된 오비는 자기 밭이었던 땅에 주택들이 지어지는게 썩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틈만 나면 샛강에 쓰레기를 주으러 나간다.
개발업자들은 주택 씨앗을 뿌리고, 공사장에는 일꾼들이 담배꽁초,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아무렇게 여기지 않는 그들이 너무 못마땅하지만, 자신이 할 일을 제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에 그 쓰레기를 치운다.

그러다 샛강 근처에서 발견한 발자국.
그리고 들리는 소리
“크르렁콰악콰악!”
날이 어두워 잘 보이진 않았지만 말이 안되는 동물의 모습이다. 거기에 플라스틱 생수병을 씹어 먹고 있다!!!
도대체 이 녀석의 정체는 무엇인가?

정체 모를 그 동물이 오비의 잃어버린 손전등을 찾아주면서 둘은 좀 더 가까워졌다.
처음보는 이상한 동물은 뭉툭한 꼬리, 주둥이는 돼지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작고 커다란 이빨도 있고, 발굽에는 발가락도 있으며, 몸은 끈적끈적한 점액에 뒤덮여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의외로 오비의 말도 알아듣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 동물에게 ‘마빈 가든’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날마다 플라스틱을 들고 찾아간다.

환경오염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도 잠시...
띠로리~~~
치명적인 단점이!!!
오비는 마빈의 역겨운 배설물을 냄새를 맡고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배설물과 악취와의 관계, 어쩌면 플라스틱을 먹어서는 안되는건지, 정상이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기물 파괴범을 찾는 사람들...
베란다 바닥과 계단에 난 구멍? 밑창이 망가진 운동화?
그 배후로 지목받은 오비.

땅이 죽어가고, 계단이 녹고 있으며..
누가 그런건지 알겠는데......
이대로는 안된다.
그런데 마빈도 지켜내야 한다!

그렇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 사람.
바로 과학 선생님이자 환경에 관심이 많은 지 선생님!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용기를 내고, 사진과 보고서를 준비한다.
오비는 지 선생님, 수렵 감독관, 생물학자인 케리 박사를 마빈이 사는 곳으로 데려가 소개시키고, 가족과 모두에게 알려지면서 이야기가 끝이 난다.

 

 

우리는 뜻하지않게 성장하는 계기가 생긴다.

단짝이라 생각했던 토미가 재개발 지역에 이사온 영역싸움을 즐기는 새 친구들과 어울리며 본격적인 갈등이 생겨났다.

애니라는 새 친구가 생긴 오비.
그 모습을 팔짱 낀 채 노려보는 토미.

마빈을 혼자만 알고 싶은 오비.
그래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마빈인데, 토미와 서먹한 상태에서 그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오비의 실망감.
미안하다는 말을 기다리는 오비의 마음.

애니에게 마빈을 소개하고 "우리 거야~"라고 말하는 오비...
마빈을 행복한 마음으로 떠나 보내는 오비.

아직 토미를 믿지 못하지만 마빈을 생각하며 믿어보려고 하는 마음.
어쩌면 다같은 마음인데, 표현 방법의 차이로 다르게 보이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자신의 들판을 찾고 싶고, 새 친구 마빈을 지키려는 오비의 이야기.
다 읽고나니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내가 살았던 친정은 현재 아파트 단지가 엄청 들어서고 왕복 8차선 도로가 생겼다.
하지만, 그 곳도 내가 어렸을 때는 개울이 흐르고 논밭이 있고 산이 우거진 시골이었다.
개울에서 뜰채를 들고 송사리, 미꾸라지를 잡으며, 잠자리채 만들어 온 동네 누비고 다니며, 산딸기, 뽕나무 열매 따먹던 그 시절이 있었다.
가끔 친정가면 "여기 그 때 개울이었는데..." 라며 추억의 장소를 잃어버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오비가 자신의 강을 지키겠다며 샛강을 청소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조금이나마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갔는지도 모르겠다.


단순 환경 문제를 넘어서, 나를 돌아보고, 성장해가는 십대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책이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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