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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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
김현진 지음, 전지영 그림 / 레드박스 / 2009년 8월
평점 :
예전 시들이 유행에 민감하게 변화됨에 따라 직설적인 시어들에 개탄했던 적이 있다. 은유적이고 부드러운 시어들이 사라지고 감정을 거름 없이 그대로 드러내는 시어들의 난무함이 주는 가벼움이 시집에서 점점 멀어지게 했다. 좀 심하게 말하면 그냥 문자로 주고받아도 되는 말들을 시라고 적었다는 그렇게 말하게 되는 것들...
B급 연애 탈출기라는 서브 타이틀이 먼저 눈에 들어왔던 이 책도 시집을 들고 혀를 찼던 그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 읽기를 끝내고 싶다는 맘이 먼저 들었다고 할까. 독설적인 에세이를 많이 썼다는 저자의 약력이 생소하긴 한데 그 냉소적인 시선으로 적어내는 사회의 이야기가 그다지 편하지만은 않다. 글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그냥 중고생들의 상소리 섞어 내뱉는 잡담처럼 귀에 거슬리니 많은 고민을 하고 썼을 작가에게 미안한 맘마저 들었다.
물론 이 글이 담아내고 있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발은 신선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B급연애에 그다지관심을 갖지않아 선지 혹은 그 불합지한 사회적 편견을 보고 싶지 않아선지 이태원 걸도, 영계킬러의 이야기도 키스만 하고.. 등도 모두 유아들의 칭얼거림처럼 좀 읽기 귀찮아지게 만든다.
불륜에 불륜을 낳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억지로억지로 끌어가는 미니시리즈처럼, 그런 단막극의 흥미로운 주제에 적당한 이야기들의 모임이지만, 글쎄 정말 친구들과 더불어 혹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읽어내리기엔 그 글이 아니 그 내용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