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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지폐
정문후 지음 / 세니오(GENIO)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부익부 빈익빈을 형성하는 기본에 자리 잡은 돈, 자본주의의 기본 돈. 돈이 운용하는 많은것들이 있기에 돈에 중요성이 더욱 급부상하는 요즘이다.
물가가 한없이 껑충 뛰고 월급 빼고 나머지 모든 것이 올랐다는 시름 속에 돈벼락을 꿈꾸는 이들이 들어나는 요즘이다. 그러면서 기회마저 돈의 위용 앞에 빼앗긴 이들은 돈이라도 만들어 쓰고 싶다는 유혹도 맘 한켠에 가지고 있음이다.
그런 서민의 맘을 알았을까. 위조지페, 말만 들어도 가슴 뛰는 범죄의 단어가 서서히 유혹의 손길을 뻗쳤다. 어떻게 위조지페를 만든다는 것지가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맘이었지만, 읽고 난 후 머릿 속에 남은 것은 ‘기회의 분배’라는 단어이다.
주인공 준성과 위조지폐의 전설이 된 대인... 이 둘이 만들어낸 돈 속에는 돈 때문에 기회마저 뺏겼던 많은 서민의 한이 담겨 있음일 것이다.
어려서 공부를 잘했지만 가난 때문에 중학교 중퇴, 그러나 물려받은 손재주가 있었던 대인이나 준성, 이 둘이 가진 공통점은 가난이고 그 가난은 이들이 원했던 공부로부터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질 수 있는 어떤 특정 지위로부터 그 기회를 뺏았고 만다.
지폐수집가 은서도, 만년 경찰의 질퍽한 삶이, 그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이 필요했던 많은 이들이 원했던 김 형사도, 모두 위조지폐의 강한 유혹을 벗어나진 못했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는 지폐 수집가인 은성이 우연히 ATM 기기마저 통과하는 완벽한 위조지폐를 발견하고 이를 한국은행에 신고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면서 관심 밖에 있었던 지폐 제조 기술의 기본적인 상식이 이야기 전반에 걸쳐 설명되어 있다. 소설을 따라가다보면 지폐가 만들어지는 방법을 다소나마 알게 되니 점점 위조지폐의 유혹에 빠져든다. 그러면서 모든 이들의 시선이 한 곳에 모이게 되는 그 곳에 지폐를 만든 준성이 있게 된다. 물론 두 가지 상황이 평행을 이루듯 준성이 대인을 만나는 장면이 신선의 세계처럼 펼쳐지고, 이어 이들의 이야기의 결말에 돈 때문에 기회를 빼앗긴 이들을 위한 지폐 제조와 배분이 나온다.
모든 이들에게 한이 되었던 돈, 하지만 위조지폐의 진실성은 아마도 가난에서 벗어나고 자 하는 이의 한이 아니다. 또한 돈으로 자신의 위용을 자랑하려는 자의 자만심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 진실은 돈에 속에 사회가 자꾸만 빼앗아 간 돈 없는 이들이 가져야 하는 동등한 기회의 제공이 아닐까 싶다.
유전무죄와 유전유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기회의 배분이 어떤 것일까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든 멋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