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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키드의 발칙한 영어노트
김태영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평점 :
영화를 보다보면 기억하고픈 문구나 의도치 않아도 내 마음속 깊이 박히는 문구들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대사 하나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는데, 이런 문구들을 발견할 때 마다 오랫동안 간직하고픈 욕구가 샘솟는다.
그러고 보면 영화는 단순히 재미 그 이상으로 멋진 그래픽이나 대사, 그리고 음악, 인생 공부 때로는 외국어 공부까지도 제공해준다.
이렇게 멋진 영화의 세계를 조금만 파고 들다보면 외국영화로 영어공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요즘은 미드, 일드, 혹은 중드 그리고 영화로도 많은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이러한 명대사들을 간단히 정리해둔 책을 서점에서 종종 마주하기도 하는데, 큰맘 먹고 책을 펼쳐들었건만 생각치도 않게 의외의 벽을 마주하게 될 때도 있다.
분명 영화를 통해서 배울 때는 쉽고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인지 책만 펼쳐들면 딱딱하고 한 없이 지루하다는 것이다.
즐겁게 보기에는 너무 힘들다고 생각되어 금방 포기하는 경우를 만나게 될 때도 있다.
<할리우드 키드의 발칙한 영어노트> 또한 영화 속의 명대사와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영어들을 담아놓은 책이다.
이 책도 딱딱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지만, 무엇보다도 제목의 '키드'라는 말이 나를 사로잡았고 큰 글씨에 컬러풀한 책 속이 여타 지난 책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듯 했다.
Dream, Justice, Hope, Stereotype, Love 라는 총 다섯 개로 분류되어 각 주제별로 영화가 3개씩 소개되고 있는데, 유명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모아둔 책이라 많은 영화들에게서 공감을 하며 볼 수 있었다.
간혹 보지 않았던 영화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모르는 영화라서 그런지 명대사들이 더욱 명대사 같이 느껴졌고 이 영화는 꼭 봐야겠다는 결심까지 하게 만들었다.
과거 내가 보아왔던 명대사들을 정리해둔 책들은 영화 속의 대사를 따와서 문법적으로 정리를 해주고 그것의 의미와 그 속의 중요한 단어를 설명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할리우드 키드의 발칙한 영어노트>에서는 간단한 영화줄거리, 명장면의 대사읽기, 일상생활 속에 쓰일만한 표현, 명언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문화까지 담고 있으니 영화만큼이나 다양한 멀티기능을 가진 책이 아닐까 한다.
흔히 말하는 '영어' 에 대한 거리낌을 가지지 않고 술술 읽어 내려갔었다.
이 책을 단숨에 다 읽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영어와 관련된 책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었던가?
원서를 읽는 경우도 있었지만, 재미있다고 느끼기 보다는 '아, 한권을 다 읽었군!' 이라는 내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픈 대견함을 느낀 경우가 더 크다.
영어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 나에게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아닐까한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할리우드 키드의 발칙한 영어노트>에는 기억하면 좋을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등장한다.
이 책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모든 것을 흡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디 그러기가 말처럼 쉬운가?
오히려 책이 질리면서 종래에는 덮게 될 거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가볍게 여러 번 보다보면 분명 이 책의 진가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외우려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암기될만한 것들은 절로 될 것이다.
P138: This is a chance to escape. isn't it?
Walk into another life
(이건 탈출할 수 있는 기회니까 안 그래? 다른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
'슬럽독 밀레니어' 라는 영화의 명대사 중 하나라고 소개된 저 문구는 책을 읽기시작하면서 그 이후로 나를 잘 반영한 것 같고 또 저렇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모든 일에 임하고 싶다는 마음에 외우게 된 대사이다.
내가 앞으로 배워나가는 것, 익혀 나가는 것 그러한 모든 것들은 '탈출의 기회'로 생각하기로 하였다.
무지로 부터의 탈출, 좁은 세상으로부터의 탈출, 부족한 나로 부터의 탈출.
배워나가는 모든 것들이 내 인생을 더 나은 인생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힘들고 지치거나 짜증날 때 이 문구를 떠올리며 최선을 다하고자 마음먹게 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영화의 '대사' 이지만 내 마음속에 콕 박히는 그 순간부터 마음속의 의지할 곳 하나를 마련해두는 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니 이 책은 더 이상 영어 책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게 되었다.
P84: You make your own luck
행운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배트맨 다크나이트'의 문구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