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송 이즈 유 The Song is You
아서 필립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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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The song is you> 라는 책을 받았을 때 어쩜 이렇게 제목을 잘 지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지나가는 길에서 듣는 음악, 내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음악, 채널을 돌리다가 접하게 되는 음악, 그 모든 음악에서는 나를 담고 있고 또 우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즐거운 자리에서 혹은 이별을 경험한 후 노래를 듣는 것으로 눈물을 흘리고 용기를 얻으며 상처를 치료한다.

세상은 점점 고독해지고 매일 수백 곡의 노래가 쏟아진다.

 그 중 내 가슴을 울리는 몇 곡은 아이팟으로 저장되어 이어폰을 타고 흘러 나를 '구원'한다.

대중가요일 뿐인 음악이 ‘구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일상을 가득 침범한 고통과 방황에 크나큰 위로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 어느 누구에게서도 받지 못한 유일한 안식처가 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중가요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에 놀랐고 다음으로 저자인 아서 필립스의 이력에 놀랐다.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역배우로 재즈음악가로 연설문 대필가로 또 그 밖에도 실패한 사업가와 퀴즈쇼 우승자라는 다채로운 경험이 있는 화려한 경력의 작가라는 점이었다.

내가 몰랐던 아서 필립스의 책이 많다는 것과 그 책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내가 <The song is you>에 거는 기대도 상당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대중음악을 통하여 소통하고 사랑하고 삶을 찾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The song is you>는 섬세한 문체와 꼼꼼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주인공인 줄리언 도나휴는 잘나가는 광고 감독이지만 아들을 잃고 아내와 이혼을 하는 아픔을 겪고 매일 아이팟을 듣는 것으로 위로 받는 현대인 중 하나이다.

아이팟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닌 그의 일부가 될 수 도 있고 전부가 될 수 도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가 즐겨듣는 음악은 빌리 할러데이지만 그 밖에도 많은 음악을 즐기는 것처럼.

우연히 들르게 된 클럽에서 케이트 오드와이어라는 보컬의 노래를 줄리언이 듣게 된다.

줄리언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노래에 빠져들어 그녀의 팬이 되어가 간간히 쪽지를 보내게 되고 케이트는 그런 그에게 빠지게 된다.

 

 

  사실 <The song is you>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쉬운 책이 아니었다.

많이 무거워 보이지 않았던 주제는 책을 파고들수록 물에 젖은 솜마냥 무거워 졌다.

작가 아서 필립스의 섬세함과 꼼꼼한 산문형식의 글이 이 이야기들을 조금은 어둡고 무겁게 만들었다.

또 <The song is you>에는 줄리언도 등장하지만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그의 아버지도 등장한다.

두 사람 모두 빌리 할리데이를 좋아하는데다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삶의 이야기로 인해 그와 그의 아버지에 대한 구분이 어려웠다.

(이러한 구도는 작가의 의도된 장치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마치 불편한 옷을 입는 듯 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을 살짝만 비켜본다면 이 책은 나에게 고도의 집중력과 책을 완독하기 전까지는 손 떼기 힘들게 만든다.

단절되고 고립된 생활의 나날과 치밀한 주인공들의 내면심리를 다루기 위해서는 필수요건으로 작용한 작가의 문체와 글 흐름은 작가로써 역량을 보여주는 한편 이야기를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각박한 삶 속에서 상처 받는 현대인의 심리와 그 모습에 대한 묘사는 이 보다 더 꼼꼼하게 만들어 질 수 없다고 생각될 정도 이었으니 말이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숨 한번 크게 들이 쉬고 심리묘사나 상황묘사 등등을 이해한다면, 작가 아서 필립스가 세세하면서도 놓치기 어렵게 신경 써서 이 글을 써내려갔다는 느낌이 가득 베어 나오는 글이 아닌가 한다.

 

 

  <The song is you>는 각박한 현대인의 삶을 대중음악으로써 치유 또, 작가 아서 필립스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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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아이들 1 - 숨어사는 아이들 봄나무 문학선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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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자 아이들>에서는 전 세계가 고민하는 문제를 조금 가볍게 풀어 모든 이가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점점 늘어나는 인구와 한정된 자원을 모두 부족함 없이 이용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시발점으로 한다.

문제에 대하여 정부 관리들은 '한정된 자원을 내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이용하기위해서는 인구를 제한하여 한다.'라는 무서운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그림자 아이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정부가 나서서 한가족당 자녀의 수를 제한함으로써 셋째 아이의 출생을 금지된다.

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가꾸는 가축 및 농작물까지도 일일이 개입한다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유토피아가 될 것 인가?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림자 아이들>은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인구를 염려하여 한가정당 한 자녀 두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시골에서는 간혹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고 들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이미 우리 곁에서는 이 비슷한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그림자 아이들>- 숨어사는 아이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림자 아이들>의 주인공은 루크이며 루크가 바로 정부가 금지하는 셋째아이다.

셋째 아이들은 태어났다고 출생신고를 해서도 안 되며 만약 존재가 인구 경찰에게 발각되는 즉시 그 날로 바로 어디에 끌려가 결국 죽게 되는 아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셋째아이들은 학교는 물론이고, 어디라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없다.



루크가 어렸을 때는 집이 숲속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형들과 밖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일손을 돕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숲을 허물고 배런들을 위한 새로 짓는 아파트로 인해 더 이상 루크는 밖은 물론이고 창문으로 비치는 모습까지도 걱정되어 가족들과 함께 식사조차 할 수 없었다.

결단코 행복한 삶이 될 수 없수 없는 루크는 매일 창밖으로 아파트만 바라보다 그 아파트에서 또 다른 셋째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큰 용기를 내어 또 다른 셋째 아이 '젠'을 만나게 된다.







p110

"그게 다 식량 때문이야. 정부는, 인구가 계속 늘면 식량이 바닥날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

그래서 정부가 너랑 나를 불법 출생자로 만든 거야. 사람들을 굶지 않게 하려고"

"내가 안 먹으면 다른 합법 출생자가 굶지 않는단 말이구나."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식량은 충분하지만 분배가 제대로 안 되는 것뿐이래. 그게 바로 정부가 인권 시행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야. 또 정부가 너랑 나를 비롯해 모든 그림자 아이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는 이유고……"





루크를 포함한 루크의 가족들은 (일반 국민들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 정부가 제시한 인구정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어쨌든 이 과정에서 루크는 그동안 몰랐던 인구정책의 부당함과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혼란을 겪게 된다.

젠을 통하여 자신이 알지 못하였던 새로운 세상을 배우게 되고 또 그 것들에 대해 무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리고 싶어 한다.

젠은 이 모든 것을 위해 집회를 열고 다 함께 주장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p158

"하지만 넌 돌아올 거잖아. 내일.... 아니면 모레....집회가 끝난 다음에 말이야 ……"







루크는 결국 젠을 따라 집회에 가지 않았지만, 사실 젠도 루크도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집회는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살아 돌아 올 수도 없다는 것을.

집회의 실패와 더불어 젠의 죽음을 통하여 루크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젠이 말한 새로운 세상이 열려야 한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다.



<그림자 아이들>의 부제인 숨어사는 아이들은 이렇게 끝이 난다.

앞으로 더 큰 여정이 루크를 기다리고 있을 것 이고 이 과정을 루크는 헤엄쳐 나가게 될 것 이다.

얇은 두께만큼이나 가볍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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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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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들은 대게 현재 잘 쓰이지 않는 주로 딱딱하고 어색한 단어들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읽기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매번 이번에는 제대로 끝까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미루기 일쑤였는데,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이번에는 제대로! 읽어보자며 책을 펼쳤다.

사실, 제목도 제목이지만 그 보단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 마약이야기가 이슈화 되었고 또 사람은 늘 위험한 것에 궁금하고 또 그것들에게 중독되는 것에 묘한 궁금증이 발동하였기 때문이다.

직접 체험해볼 수 없는 마약, 아편을 드 퀸시의 입을 통해 듣고자 살짝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무엇에 중독된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참 무서운 일이다.

그것이 없으면 내 생활이 잘 돌아가지 않는 다는 의미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 또한 휴대폰이나 노트북과 같은 다양한것들에 중독 된 상태이다.

평소에는 나를 돋보이게 하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나를 야금야금 채우고 있는 것들.

부족하게 되거나 없어지면 너무나도 초조하게 만드는 것들.

'중독'에 대하여 생각하고 이 책을 읽게 되면 조금이나마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각설하고 책 본론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하자면,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제목 그대로이다.

작가 토머스 드 퀸시는 영국인이고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한 아편쟁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편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지난날의 자신의 모습 등을 섬세하게 기술해두었다.

자전적인 내용의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문체에 낭만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토머스 드 퀸시가 낭만파 작가이기도 하지만 글이 주는 느낌은 드 퀸시의 아편으로 인한 처절한 고통마저도 조금 달라 보인다고 할까.





어쨌든 아편과 함께 해오며 보아 왔던 환상과 고통이 솔직하게 담겨있다는 점이 책을 읽는 내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훗날 드 퀸시는 이 솔직함을 지킬 수 없었다.)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며 그에게 많이 놀랐는데 단순히 아편을 통한 자신의 경험을 기술하는 것이 아닌 깊이 있는 내용과 드 퀸시 만의 당당하고 고백적인 문체가 그 동안 맛볼 수 없었던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과연 이 만큼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싶은 만큼 그의 지식은 책 곳곳에서 주석에 주석의 형태로 엿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 다시 드 퀸시의 작품은 낭만적이라는 것으로 돌아간다.

아편에 관한 자서전적인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을 과연 상상이나 할까?





물론 토머스 드 퀸시가 아편복용에 대해 책을 쓰게 된 것은 다른 사람도 해보길 권유하는 뜻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글을 통하여 아편의 끔찍함을 간접경험하고 무서운 아편에 더 이상 사람들이 빠져들지 않기를 바람일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서도 해설에 의하면 드 퀸시는 개정판을 낼 때 원래 글의 3배 분량이었다고 한다.

드 퀸시가 아편복용을 할 때 아편은 아스피린만큼이나 익숙하고 흔한 것이 었지만, 시대가 흘러가면서 점차적으로 금지된 약으로 변모했다.

따라서 그가 개정판을 낼 때는 주변시선을 의식하여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토머스 드 퀸시의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낭만주의와 포스트낭만주의를 읽을 수 있는 역할 뿐만아니라 다양한 19세기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작품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꼭 이러한 가치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하여 읽어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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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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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휴대폰만큼이나 뗄 수 없을 만큼 우리 일상 속을 깊숙하게 침투하였다.
왕들만이 즐길 수 있는 음료에서 이제는 길을 걷다보면 100m에 한 개씩 발견할 수 있을 만큼 흔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너무나도 익숙한 커피이지만, 사실 커피에 대하여 이렇다 저렇다 하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깊숙한 지식을 가진 사람은 드물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나 나는 커피에 관하여서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뿐인터라 커피이야기에 대해 호기심이 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빈곤한 지식일지라도 커피는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에티오피아와 같은 열대지방에서 자란다고 알고 있었는데 히말라야에서 커피가 자란다는 제목에서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히말라야와 커피.
이 얼마나 어색한 조합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으로 키들키들 웃어가며 책을 펴들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나는 첫 장부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커피가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였어?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마음에 와닿은것은 커피에 관한 것 보다도 히말라야사람들의 맑은 웃음이었다.
우리가 늘 주고받는 지친 일상에서의 찌든 웃음이 아닌 정말 삶을 행복하게 살기 때문이 지을수 있는 맑은 웃음.
그 맑은 웃음에 이 책이 생각 외로 내게 많은 것을 선물할지도 모르겠다고 짐작해보았다.
결과적으로는 그 짐작이 들어맞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말레마을에서는 커피 재배에 훌륭한 환경이라는 그늘이 늘 함께하는 마을이다.
하루 중 딱 2시간만이 햇빛이 비친다고 하여 그늘마을이라고도 불리는 말레마을에서는 일반 식물의 수확으로 먹고 사는 것에 기대할 수 없기에 환경에 딱 알맞은 커피에 희망을 걸고 있는 아주 작고 소박한 마을 이다.
말레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소박하지만, 각자 다른 구구절절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희망이 되는 커피나무에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살 것, 자식을 고등교육까지 시킬 것, 부자가 될 것과 같은 희망을 빨간 열매마다 품어두는 사람들이 말레마을 사람들이다.
이렇게 순수한 말레마을에서는 TV도 마을에 하나뿐이어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사랑방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시청한다고 한다.
어쩐지 우리나라의 50~60년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푸근해지기까지도 하였다.



<히말라야의 선물>에서 다양한 가족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가족은 다슈람의 가족이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이기에 커피 나무살돈도 없고, 더구나 환경 탓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여 생활하는 것은 더욱 기대할 수 없기에 돈을 벌기위해 어린자식을 두고 떠나며 다부진 각오를 하는 가장의 모습에 말레마을의 커피나무는 "희망"이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게 마을을 떠나는 사람은 다슈람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슬프게 하였다.


p109
"내가 다시 돌아올 때는 지금 떠날 때와 똑같이 모두 이렇게 건강한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내에게 이제 더 이상 떠나지 않는다는 마음을 줄 수 있는 남편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어요."


자연을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그 흔한 농약하나 뿌리지 않고 자연으로 키워내는 말레마을 사람들.
하나 같이 사연을 품고 힘든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순수하게 잘 될 내일만을 생각하는 말레마을 사람들.
커피를 키우면서도 정작 어떻게 먹는 건지를 잘 모르던 말레 마을 사람들.
말레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진짜 커피를 사랑하는 농부가 이러한 농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히말라야의 선물>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생각한 배경은 커다란 재배경지에 몇 십 바구니 몇 백 바구니씩 가득가득 담아내는 커피와 그 과정이 얼마나 멋진지, 얼마나 발전했는지와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나 실제 엿본 이야기 속에는 너무나도 따뜻한 이야기 숨어있어서 더욱 감동이었다.
커피와 함께 마음 깊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함께 있어 이 책은 더욱 값지고 재미있었다.



희망이 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말레마을사람들에게는 오늘을 살아갈 이유와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되어 열심히 일한다.
빨간 열매에 자신의 소망을 담아 매일매일 정성으로 키워낸 그 커피열매는 세상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지 않을까.
책을 덮고나 선 덜컥 커피를 한잔 테이크아웃해버렸다.
씁쓸하기도 한 커피를 마시며 내가 마시는 이 커피가 지구 어딘가의 누군가에는 희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를 설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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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에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
권하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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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그렇겠지만 사춘기가 되면 자기 자신에게 그 어느시기보다도 관심이 폭발하는 시기이다.

나의 외모, 이성관계, 그리고 인기와 같은 외적인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마음에 걸리고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 시기의 나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친구들과 입고 있는 옷 하나만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하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에게 눈떠 알콩달콩하게 사귀게 되는데 나만 동성을 사랑한다는 것, 그 것은 얼마나 나를 힘들게 할지는 생각할 수 도

없으리라고 짐작한다.

사회적 편견이 아무리 많이 깨어졌다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부정적인 시선은 남아 있기 때문에.

 

 

  <비너스에게>에서의 주인공은 동성을 사랑하는 소년 성훈이기도 하지만, 넓게 본다면 애미의 오.맙.또 친구들이기도 하다.

상황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성훈과 같이 그들도 사회로 부터 내쫓겨진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자와 남자의 사랑만이 '정상' 이라고 하는 사회에서 동성에게 눈을 뜨게 된 성훈은 자신이 속한 사회밖으로 나오게 될까봐 불안해 하는

한편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한다.

평범하게 남아있고픈 욕구와 솔직하게 드러내고픈 욕구가 치열하게 싸우는 와중에서 성훈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고 과장된 몸짓으로 여자이야기를 하며 '내가 어떤 놈인지 나 자신도 모른다면 남들도 그러지 않을까'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가장 소중한 친구 영무와 유일무이한 가족 엄마에게 마저 비밀이 생겼다는 이유로 성훈을 괴롭게 한다.

 

사회가 의미하는 평범의 기준으로 들어가기 위해 성훈은 끊임없이 자신을 포장하지만, 결국 짝사랑상대인 3학년 선배 앞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제어가 안되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게된다.

평범의 틀 안에서 '틀려'버린 성훈은 원치 않는 아웃팅을 당하며 어떠한 항변도 하지 못한 체 엄마의 손에 이끌려 자퇴를 하게 된다.

좋든 싫든 간에 자신을 포함해주던 우리에서 빠져나오며 성훈은 쓰라린 패배감과 아픈 사랑의 상처를 맛보면서 모든것과 점점 멀어지며

우울증과 자폐를 겪게 된다.

 

 

  <비너스에게> 에서는 동성을 사랑하는 소년을 통하여 '다르다와 틀리다' 그리고 '평범과 특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학교와 엄마는 사회적 틀에서 평범해지길 강요한다.

'평범하게 정상인'이면서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것 그러나 정해진 틀 안에서 들어오지 못한다며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사회. 

학교에서 내버려진 것은 성훈에게 '패배자'라는 생각을 하게 하였고 엄마는 그러한 성훈에게 지쳐 '정상인' 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대학 동기 양나씨가

운영하는 상담소 애미에 보내게 된다. 

애미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회적 평범의 틀로부터 쫓겨난 아이들이 모여 사회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쉬어가고 준비하는 곳이다.

틀렸다고 쫓겨난 아이들과 지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성훈은 자신 정도면 정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틀리다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우쳐 간다.

 

 

  양나씨로 부터 자신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성훈은 이 과정에서 어른으로 되어가는 법과 사랑에 대하여 여유를 두고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여전히 앞으로도 상처를 받을 것이고 후회를 할 것 이며 그렇게 자라서 어른이 될 거라는 생각을 양나씨와 또 애미에서 만나게 된 현신을 통해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p259

"엄마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미성년자 한정이라고 했어.

내가 성년이 되려면 아직도 2년하고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으니 그동안 내가 할 일은 무언가를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것,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한 사람을 사랑하듯 내 삶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어."  

 

 

  <비너스에게>를 읽기 시작할 때는 동성의 소년이 어떻게 다양한 난관들을 헤쳐 나갈까하는 호기심이었다. 

다양한 난관이 우리가 매일 살아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쌓아두는 벽이라는 것을 이 책의 성훈이 아프게 되면서 깨닫게 되었을 때는 솔직히 충격이었다. 

나는 개방적이고 열린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미 무의식중에서 나도 남들과 똑같이 벽을 쌓아 올리고 있지 않았던가.

사회는 우리에게 특별해지길 강요한다.

특별한 아이는 특별한 케이스로 성공합니다라고 홍보한다.  

그러나 정작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없는 범위로 발을 딛게 되면 '특별'이 아닌 '틀렸다'라고 말하며 쫓아낸다.

그렇게 쫓겨난 동성애뿐만 아니라 사회적 모든 소수자들이 정상인이 아닌 패배자라는 생각으로 아픔을 느낄 때 '우리는 이해한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어느 한쪽이 이해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이해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너스에게>를 통하여 단순한 동성애를 이겨내는 소년을 보았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전체에 깔려있는 높은 벽을 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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