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건, 그게 누구든, 오랜 시간이 펄요할 것이다. 내가 나를 이루는 요소라고 믿는 것들이 정작 외부에서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내가 나를 이룬다고 믿는 많은 것들은 어쩌면 센터라는 특별한 시스템 속에서 형성된 것인지도 몰랐다. 낯선 사람과 친구가 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듯, 내가 나를 알고 친해지기까지, 그렇게 스스로를 이해하기까지는 제법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P159
"사람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도 분명 마찰이 있을 거예요."너무 가까우면 부딪치는 가족처럼 말이다. - P161
설립 당시부터 NC 센터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부모가아이를 버리는 행동을 정당화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출생률을 높이지 않으면 국가의 존속마저 위태로워진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고,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찬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쪽도 늘었다. - P26
사람들은 꽤나 근본을 중시했다. 원산지를 따져가며 농수산물을 사 먹듯 인간도 누구에게서 생산되었는지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일까? 나는 그냥 나다. 물론 나를 태어나게 한 생물학적 부모는 존재할 테지만, 내가 그들을 모른다고 해서, 그들에게서 키워지지 않았다 해서 불완전한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으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부모가 누구인지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 아닐까? - P44
"프리 포스터들은 마치 육아 서적을 열심히 읽은 후에 자, 이만하면 아기를 낳아도 되겠어, 생각하는 사람 같지 않나요?""......""세상 어떤 부모도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잖아요."".......""부모와 아이와의 관계, 그건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 P91
참 이상하다. 솔직한 건나쁜 것이 아닌데 누군가 솔직히 말해도 돼? 하고 물으면 긴장부터 한다.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건 솔직함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럴싸하게 포장한 거짓인지도. - P103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그들의 가치관 또한 다양하다. 아니, 하나다. 우리는 모두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의사가 되려는 이유도, 판사, 검사가 되려는 이유도 모두 남들보다 더 많이 누리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어느새 정신보단 물질이 앞선 그런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조나단도 부모의 가르침에 따라 물질적인 삶을 우선시 하지만 결국 자신이 살고 있었던 가난하고(배를 곯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삶으로 돌아간다. 먹는 것과 아무 상관 없는 비행을 연습하는 삶은 그들의 무리가 보기에 부끄러운 삶이다. 우리도 사회가 요구하는 물질적인 삶에서 멀어지면, 자신만의 꿈을 찾아 가면 사회적인 낙인을 찍어 실패자로 만든다. 30대에 차, 집, 결혼 등. 그런 낙인들이 무서워 움직임조차 없는 것 아닐까?누가 조나단이 되고 싶을까? 사회에서 멀어질 용기가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회가 좀더 유연해졌으면 좋겠다. 우선 미디어부터 변해야 할 것 같다. 자극이란 이름으로 불안을 조장하지 않았으면 한다.
"저 애들이 지저분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집 안에 욕실이 없어서 그런지도 몰라. 욕실이 없으면 목욕을 못하잖아.""바보,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레텔이 쏘아붙였다. 그레텔은 동생더러 바보라고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경고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세상에 욕실이 없는 집이 어디 있어? 욕실이 없는 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사니?" "글쎄 ...... .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집도 있지 않을까?"브루노가 중얼거렸다. "바보 같은 소리 그만 해." - P62
"하일 히틀러!"브루노는 그 말이 ‘안녕히 계십시오. 기분 좋은 오후를 보내시기를.‘이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 P89
‘똑같은 사람인데 왜 한쪽은 제복을 입고, 다른 한쪽은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있을까?‘ 브루노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누가 줄무늬 파자마를 입을 사람과 제복을 입을 사람을 결정한 걸까?‘ - P158
어느 시점부터 스스로가 변형되는걸 느꼈어.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더이상 놀라지 않을 것 같은 상태…… 심장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이미 떨어져나갔으며, 움푹 파인 그 자리를 적시고 나온 피는 더이상붉지도, 힘차게 뿜어지지도 않으며, 너덜너덜한 절단면에서는 오직 단념만이 멈춰줄 통증이 깜박이는⋯⋯⋯⋯⋯. 그게 엄마가 다녀온 곳이란 걸 나는 알았어. - P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