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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 전4권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민초들은 아무리 세대가 변하고 사회가 바뀌어도 가난과 경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그속에서 생존을 위해 갈등이 존재하고 고생이 시작된다.작자는 그 시대 서민의 삶을 깊숙이 파고들어 그들의 삶을 조명한 만화이라고 생각된다.
작자가 만화에 등장시켜 가족이라는 주인공들을 통해 드러내는 것은 일제 식민지와 6.25내전과 분단등의 비극을 통해 아마 우리 한민족의 역사일 것같다.
주목하는 것은 자식에 대한 깊은 헌신과 가족애를 드러내면서도 갈등하고 혼란된 자아와 독단적인 유교적 전근대적 요소가 잔재한 사회에서 가부장적 사고에 희생되는 어머니들의 인간상들이다 .
어린시절 일제시대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부농인 부모덕분에 그럭저럭 살지만 좀 자라서는 아무리 잘나도 일제통치자들에게 맞설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여느 조선인들처럼 자신도 그들에게는 식민지치하의 별다르지않는 부류란 걸 어렴풋이 느낀다. 아무 일 없는 듯 살아왔지만 실상은 그렇지않았다.자신의 내면부터 타고난 조선인이라는 출생과 일본인들을 모방하는 삶의 방식이 두가지 종족과 두 다른 세계의 이질감이 존재했다.그때문에 만화의 내용은 가족의 가산인 산의 소송사건에서 일제를 상징하는 경찰과 가족간 갈등하고 자신이 당한 부당함에 화자의 분노를 표출시켜 말한다.
주인공은 문제점을 만화로 한 가정의 생애를 통해 그려보이는 것같다.정신대를 피하기위해 졸지에 결혼한 주인공에게 날아든 광복이란 소식은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일이었다.갑자기 해방이 되면서 그리고 6.25동란을 겪으면서 가족들은 격변하는 시대에서 살기위해 몸부림친다.그리고 곧 답이 나온다.어머니의 희생과 가족애로 뭉치는 것이다.
이 책의 줄거리를 보면 우리나라 근대화의 과정을 상당부분 담고 있다. 장남이 일본인 회사에 취직해서 형편이 피자 이번에는 전쟁이 터지고 피난생활의 와중에서 주인공은 출산을 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맏이였던 오빠는 갑자기 죽는다.설상가상 동생의 남편이 외도를 시작하고 여동생도 자식을 먹여살리기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든다.그리고 다음세대는 중동건설에 합류하여 외화벌이를 하러 나간다.세상이 돈쫓아 도는 시대가 되었다.
남녀의 차별과 가정적인 비극, 분명히 구세태적인 폐단이 존재하는 사회라고 말해야할 것이다. 작자는 그런 의식을 노출시킨 것같다. 하지만 작자는 그런 비극이나 불합리보다 강조하기보다 어머니들의 희생과 인내를 말하는 데에 무게를 두는 것같다.
경제개발로 유복해지고 강남의 아파트로 이사까지한 엄마..그러나 자신의 인생이 초라하고 삭막하게 느껴지는 외로움과 허탈함은 어쩔 수 없었다.자식들은 장성하여 자신들의 일에만 바쁘고 엄마의 고독하고 외로운 삶은 관심이 없었다.대부분의 그시대의 어머니들이 그렇게 자식들에게 외면받았던 것처럼...
노동운동을 하다 구치소신세까지 진 막내는 엄마의 생애나 고생에도 흥미도 없다가 나이들어 그런 엄마의 생에 동정을 느낀다.그리고 글을 썼다고 한다.
차별과 사회적통념때문인데 약자에 대한 보호를 해야하는 책임을 사회도 가정도 정부는 해내지 못할때 어머니들이 팔걷고 일어나 몸부림쳐서 가정을 지켰단 말을 하는 듯하다. 하지만 여성은 희생해야만 한다는 참고 살아야한다는 기존의 유교적 통념에 적응되었기 때문이기도하다.
경제개발로 굶주림이 없어지는 시대가 되었어도 여성에대한 차별이 없어지지는 않았다.대부분의 우리 어머니들까지는 아니더라도 할머니들 세대는 이런 비슷한 삶을 사셨다.그리고 때로는 내가 너희를 위해 어떻게 살았는데 서운하다 어쩌다며 자신을 희생시켜 가정을 지켰느라고 되뇌이며 한을 삭인다.어쩌면 자신들의 한많고 원망많은 설움을 누구에게도 풀지도 이해받지도 못한 불행한 인생의 한풀이인지도 모르겠다.
이 만화는 비록 간단하지만 물질적인 풍요에 젖어 민주주의를 사는 우리 세대가 돌아가신 어머니들의 한을 한번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갖자고 호소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