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 옮김 / FIKA(피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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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억지스러운 비유가 흠이긴 하지만, 배울 만한 성찰력이 돋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대책 없이 허황된 크고 강한 것만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는 섬세한 감정을 기르라는 뜻이다. - P48

사람들은 현재 직면한 문제를 돌파하기보다 피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예를 들어, 직장 내 문 제가 있을 땐 가장 먼저 퇴사를 생각하고, 인간관계가 잘 풀리지 않을 땐 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왜냐하면 그게 가장 쉽기 때문 이다. 문제가 생긴 것을 인지하면 이후로는 전체는 보지 못하고 문제에만 매달려 있다. 그렇 게 바로 코앞의 것에만 집중하면서 전체 맥락을 못 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놓치는 것이다. 잠 시 한 발짝 물러서면 답답하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움직여서 다른 것을 상 상해야 한다. - P63

평소 우리는 수천 가지의 무게에 눌려 있다. 과거, 잃어버린 행복, 실연, 현재 이뤄야 할 것 등.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아라는 무게에 눌려 있다. 견디기 힘든 가장 무거운 것은 자아다.
자아가 무거운 이유는 지금 나의 모습 때문이 아니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 때문이다. 사랑받 고 인정받고 주목받고 싶은 욕망이 만든 그것 말이다. 지금의 내가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 고 싶은 나의 모습 때문에 자아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정작 나는 나 자신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자아의 여러 이미지와 함께 살고 있다. - P112

거짓은 대체로 나쁘지만 자기 자신에게 거짓을 말하는 것이 가장 최악이다. - P113

거품이 빠진 자아는 고귀해서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평소에 우리는 대부분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남 앞에서 연기하고, 1등이 되고 싶어 하고, 자기 자신을 내보이고 주목받고 싶어 한다.
어떻게 보면 추악한 것인데, 우리는 이를 아주 진지하게 다룬다. 더도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의 자기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우아한 자세인데도 자아에는 이러한 우아함이 없다. - P114

우리는 마치 시간과의 경쟁에 참여한 선수들처럼 바캉스를 보냈다. - P135

자연이 비어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인간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인간은 모르 는 곳에는 무섭고 위험한 괴물들이 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해를 할 때는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미지의 영역까지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엉뚱한 상상 으로 괴물들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편견과 왜곡된 생각에 갇혀버리면 세계관이 좁아지고 단순해진다. - P145

하지만 이건 인정하자. 사랑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존재한다. - P160

살다 보면 깃발을 크게 펼치고 항복을 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패배했다고 인정하는 게 아니 라 전투가 무의미하다는 걸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때로는 항복이 최선이다. 아무리 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롭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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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가 인간보다 더 감수성이 풍부하고, 인간은 인간보다 나은 휴머노이드에게 감동받고 깨닳음을 얻는다는 진부한 설정은 더이상 보고싶지도 않고, 아무도 칭찬도 해주지 마라……

점장은 마흔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아직 미혼이었고 이후에도 결혼 계획은 없으며 남들이 말 하는 순차적인 삶에도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타인이 규정한 정상의 삶에도, 타인의 삶에도 별 신경 쓰지 않았다. - P19

길거리에 어느 순간 모습을 드러낸 휴머노이드를 보고도 자신과는 엮이지 않을 거라는 안일 한 생각이 도태의 씨앗이 된 게 분명했다. - P34

소방관이 찾아왔을 때 보경은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아 돌려보내고 싶었으나 차마 생명의 은인을 매몰차게 외면할 수가 없었다. 보경은 거울로 잔머리를 정리하고 색 없는 립밤을 발 라 소방관을 맞이했는데,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꾸벅 인사하고 들어오는 소방관을 보고 ‘젠 장..‘ 하고 후회했다. 삶의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게 생겼다. - P35

인생의 밑바닥에서 만난 사람은 편안했다. - P36

휠체어를 끌어주는 휴머노이드나 사이보그 다리가 아니라.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지구가 너 무 많이 바뀌어야 했다. 다수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전가하면 그만인 일이었 으니까. - P44

물론 이렇게 자라온 환경을 두고 급 나누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연재였지만 지수는 급을 따 지는 아이였다. - P50

아빠에게서 들은 거래의 기술 중 하나인데, 본디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면 그만큼 매혹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다. - P58

헤어지며 그 자식 집에 쌀을 쏟아붓고 나서 빈 포대를 뿌리며, 너도 언젠가 우리보다 뛰어난 외계인이 나타났을 때 그 외계인을 위한 숭고한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저주했다. - P68

우리가 불행한 미래를 상상하기 때문에 불행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요.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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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삶의 시작
원은수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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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류의 책들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 건, 독자를 항상 피해자의 입장에서 놓고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평가하게 만드는 서술 방식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런 책을 보면 자신이 당한 것에만 몰입하고, 결국 세상엔 나르시시스트에게 당한 사람들만 있지 정작 남을 해친 나르시시스트는 주변 어디에도 없는 존재가 된다.
또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은 어떤 나르시시스트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안도감을 들게 하며, 주변 인물들을 나르시시스트 유형에 끼워 넣어 비난하고, 스스로 그들보다 좀 더 나은사람이라는 우월감을 갖게 만든다.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좋았던 건, 우리들을 가해자의 입장에 세워놓고 반성해보라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반성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보더라도 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놓치는 것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르시시트를 유형별로 구분했는데,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나르시시스트에 속하는지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취약한 나르시시스트에 가까운데, 피상적인 인간관계도 적으며,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돌려까는 데 도가 튼 것 같기 때문이다. 또 약점이 부끄럽지 않다고 스스로 드러내기도 잘하는 편인데, 이런 점은 취약점을 무기삼아 상대에게 죄책감과 동정심을 유발하여 붙잡아 두는 것을 잘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컨버그의 자기애 이론에 대한 소개는 좋았다. 한 객체 안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총체적인 존재라는 것을 성장하면서 확립해 나가면 건강한 자아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된 점이 정말 유익했다. 이러한 성장 과정이 충족되지 않아 생기는 정체성의 혼란으로 생기는 병적인 자기애가 컨버그의 자기애 이론이라는 것인데,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가지게 된 이유는 우리가 다 미숙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사실 완벽한 부모가 없듯이, 완전한 양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 없기에 누구를 탓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미숙한 존재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특성을 인지하고 변화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이들이다. - P13

외적으로는 풍요로워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빈곤한 사람들이 허다하다. - P25

죄책감은 나 스스로 느끼는 불편한 감정으로, 자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신념에 반하 는 행위를 한 경우 경험하는 무가치함이다. 그래서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누군가 피해 를 보면, 잘못을 인지하고 책임을 느끼며 스스로 내 행동을 뉘우치게 만드는 감정이다.
반면에 수치심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됐을 때 느끼는 창피함이다. 열 등한 위치에서 남들에게 발각될 때 느끼는 감정이며, 스스로 잘못을 느껴서 괴로운 것이 아 니라 남이 나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이는 매우 원시적인 단계의 감정으로 성숙의 과정을 통해 죄책감으로 변형된다. - P30

이러한 수치심은 대개 우율감, 불안감, 자괴감 등의 불편한 감정으로 이어지는데, 보통 사람 들은 많은 경우 자신의 잘못으로 발생한 감정이니만큼 이를 수용하고 견디려고 노력한다. 그 런데 나르시시스트는 불안정한 자존감으로 인해 그러한 불편한 감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 하고, 폭발적인 분노감으로 변형시켜 표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지 적하여 수치심을 자극시키는 상대에게 엄청난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그들은 죄 책감이라는 감정을 통해 내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통 해 외부로부터만 자신의 행동을 조절받는 것이 가능한 유형이다. 그렇기에 외부에서 조절받 지만 않는다면, 만행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 P30

바운더리는 스스로의 진실된 정체성을 온전히 지킬 수 있도록 형성한 심리적인 경계 - P38

그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과대 사고와 자신은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된다 는 특권 의식을 지니고 있다. - P38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상대가 누가 됐든, 관계가 어떠하든 간에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면 그것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자신이 평소 갖고 싶었던 것들 즉, 경제적 능력이나 출 중한 외모, 행복한 가족, 좋은 집 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 그럴 수 있다. - P57

이처럼 누군가가 내 불행을 즐긴다는 것도 큰 상처이지만, 가까운 사람이 나에게 정말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같이 기뻐해주지 않는 것도 상처가 될 수 있다. - P58

이들이 상대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특정 수법이 있다. 먼저 상대방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품도록 상대를 부당하게 깎아내리고 비난한다. 또한 좋은 기회가 있어도 상대 가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하도록 상황을 왜곡하여 전달한다.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거짓 정보 와 잘못된 의견을 주입하여 상대가 더 나은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조종하는 것이다. 결국 당 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고, 미래를 위한 정말 좋은 기회를 나쁜 선택인 것처 럼 인지하게 된다. - P59

보통 사람들은 당연히 따라야 하는 지시사항이나 규율을 자신의 힘과 연관 짓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누군가의 지시사항을 따른다는 느낌이 들면 자신의 힘이 약 하다고 느낀다. 또 다른 사람들이 모두 준수하는 원칙이나 규율을 따르지 않으면 자신이 힘 이 센 것이라고 착각한다. 정말 유아적인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네 살짜리 아이라면 그렇 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마흔 살이 그렇게 생각하다니 말이다. - P61

건강한 자존감이 형성된 사람들은 누군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일깨워주고 수정할 방법을 제시하면, 이를 건설적인 비판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자존감이 불안정한 나르시시 스트는 무능감이 자극되어 결국 반항적인 태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 P62

그런데 J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 그중에도 소위 사회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이 참석하는 자리만 선호했고, 핫플레이스나 유명한 식당에서 만나고 싶어 했다. - P65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존한다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인간 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으며 어느 정도 누군가에게 의존하며 살아간다. 건강한 정서를 지닌 사람은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수용한다. 특히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신뢰할 때 심적으 로 더 의존하게 되는데, 건강한 사람은 깊이 있는 관계를 위해 나도 상대에게 의지하고 상대 도 나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관계를 이어 나간다. - P74

나르시시스트는 다른 사람들보다 공허감과 무료함을 훨씬 더 많이 경험한다. 이를 겉으로 티 를 낼 수도 있고 안 낼 수도 있지만, 마음속으로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다.
따라서 그들은 자기 자신의 흥미를 돋우고 유지시킬 만한 자극들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 P82

다만 독선적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처럼 이렇게 강박적으로 계획성 있게 살지 않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비난한다는 점이 문제다. - P110

건강한 정체성은 어린 시절 자기 자신과 상대방(주양육자)에 대해서 느끼는 긍정적(이상적)
인 측면과 부정적(평가절하하는 가해적)인 측면, 그리고 현실적인 측면들이 모두 잘 통합되 어야만 형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내 가 서로 명확하게 구분된 별개의 개체이고, 나 자신도, 상대방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총체적인 개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P117

즉 앞서 언급하였듯이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뛰어난 부분과 부족한 부분, 양면이 모두 존재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런 상반되는 측면들을 통합하지 못하는 것이다. - P128

아무런 한계 설정 없이 모든 것을 허용해주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는 인격적인 성숙에 꼭 필요한 적절한 좌절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좌절 자체에 대한 저항력이 상당히 약해진다. - P131

표정과 눈빛에서 생각과 감정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 P155

그러나 나르시시스트가 머리가 좋아서 다른 사람들을 잘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인간관계 안에서 갖추어야 하는 능력들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조종이라는 수단을 사용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 기술을 계속하여 연마하는 것이다. - P165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 예를 들어 화를 내거나, 울면서 슬퍼하거나, 극도로 스트 레스 받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을 즐길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만성적인 공허감으로 인해 지 루함을 쉽게 느끼는데. 상대방이 매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등 자신에게 자극적으로 느껴지 는 행위를 하면, 지루함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상대방의 감정적인 반응을 통해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 을 드러내면 그 사람의 취약함이 드러났다고 생각하고, 상대적으로 훨씬 더 안정적으로 보이 는 자신이 더 우월한 사람인 양 느끼는 것이다. - P221

우리에게는 모두 취약한 부분이 있다. 여기서 취약함이란 꼭 좋지 않은 부분을 얘기하는 것 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가장 소중한 부분들이 나의 가장 취약한 측면이 되는 경우가 많다. - P248

미러링은 말 그대로 부모가 아이의 감정 상태를 거울처럼 반영해주고 비추어주는 행위를 말 한다. - P124

미러링을 해주면, 아이의 미숙한 심리 세계가 부모의 성숙한 심리 세계와 상호 작용을 하면 서 아이가 자신의 내적 세계를 키워나간다 - P125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남편의 교묘한 수작 중에 하나가 집안의 가스등 밝기를 실제로 낮추었 는데 아내가 물으면 "등의 밝기는 차이가 없다, 당신이 잘못 보거나 생각하는 것이다"라며 아내가 인지하는 바를 반복적으로 부정하는 것이었다. - P167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이 원하는 서플라이를 하게끔 강력한 신호를 보내도 이를 무시하고 잘 버텨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회색돌gray rock 기법이다. 이는 서플라이 역할에 대한 무언의 압박을 주는 나르시시스트에게 감정의 동요 없이 무미건조한 무반응으 로 일관되게 대처하는 기술이다. 즉, 정말 그 사람에게 하나의 돌처럼 반응하는 것이다. - P220

상대가 자신에게 이미 넘어왔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에게 주는 관심과 노력을 줄여가면서, 나중에는 그 관계가 유지만 될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호의만을 간간이 상대에게 베푼다. - P259

트라우마 본딩 trauma bonding은 가정 폭력 등 학대적인 관계를 경험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수십 년 전부터 연구되어온 개념으로, 왜 우리가 나르시시스트와의 건강하지 않은 관계 속에 서 계속 머물러 있게 되는지, 그 무의식적 심리를 잘 설명해준다. 트라우마 본딩의 정확한 의 미는 한 관계 안에서 권력과 힘에 의해 명백히 상하 관계에 있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보상과 처벌을 번갈아 가며 주는 가운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일방적 으로 강력한 유착이 생긴 상태이다. 피해자는 자신을 독립적인 개체로 인식하지 못한 채 가 해자와의 관계를 떠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 P263

나르시시스트에게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나한테 필요한 것을 제 공해주는 당신은 내 옆에 있어야 해‘, ‘나의 중요성을 인정해주고 칭찬과 찬사를 주는 당신이 필요해‘, ‘내가 어떤 나쁜 행동을 해도 다 받아주는 당신은 정말 편리한 존재야‘ 라는 의미일 수 있다. - P273

건강하지 않은 측면들 이상으로 우리에게는 건강한 측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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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른의 문장력
김선영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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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자의 책을 볼 때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생각이 바르다는 걸 느낀다.

장황하거나 중언부언하지 않는다. - P9

인간은 잘 모르는 존재를 정의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해야 안전하게 느끼기 때 문이다. - P15

언어의 한계를 인정하고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 P18

친절하다. 지식의 저주를 경계한다. ‘나는 알아도 상대방은 모를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전 제하고 글을 쓴다. - P21

어휘력이 부족하면 ‘어디서 들어본 말‘‘조금 더 있어 보이는 말‘ 위주로 부정확한 단어를 고 르게 된다. 간혹 잘못을 저지른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대중 앞에 사과할 때 ‘유감스럽다‘라는 말을 의도적으로 쓸 때가 있다. 이 경우에는 어휘력이 부족하기보다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교 활한 의도가 숨어 있을 것이다. - P25

상대방과의 심리적 거리를 염두에 둔다 - P46

있어도 괜찮을 말을 두는 너그러움보다, 없어도 좋을 말을 기어이 찾아내어 없애는 신경질이 글쓰기에선 미덕이다.
이태준 문장강화 - P47

- 액세서리(없어도 되는 부사나 접속사)
- 겹치는 표현
-붉은화성(적.화. 성)
- 들것

성인이 되면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들을 기회가 잘 없다. 자신의 부족한 면을 스스로 깨닫고 바꾸는 계기가 생기면 다행인데 - P55

‘의’속에 숨은 동사를 찾아라 - P83

연설이나 강연을 제외하고는 두 사람 이상이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이어가야 하니 보통 순발 력과 임기응변에 강한 사람이 화술에 능하다. - P88

문장은 어떤 것이든 언어의 기록이다. 그러기에 ‘말하듯 쓰면 된다.‘‘글이란 문자로 하는 말 이다.‘ 하는 것이다. 글은 곧 말이다.
이태준 문장강화 - P88

‘고맥락 문화‘ 인 우리나라에는 모호한 표현이 많다. - P96

나는 3년 동안 그룹 채팅방을 운영하며 시행착오를 꽤 겪었다. 내 실수와 어설픔으로 일궈낸 소소한 그룹 채팅 노하우가 어른의 문장을 쓰는 데 보탬이 되길 바라며 부끄럽지만 소개해본 다. (리더의 애로사항도 조금은 헤아려주시길)
우선,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리더 자리는 망망대해에 훌로 서 있는 등대처럼 외롭다 는 사실을 알아두자. 공지 사항을 외치고 참여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남겨도 침묵의 바닷속으 로 가라앉는 일이 허다하다. 내가 말실수를 했나‘ ‘너무 명령조였나‘‘혹시 그룹 채팅방에서 나가고 싶은 건 아닐까‘까지.
걱정은 자가 증식하며 점점 불어나다가 망상에 휩싸인다. 진정하자. 그들은 단지 바쁠 뿐이다.
누군 안 바쁜가! 다들 바쁜 사람들이다. 그룹 채팅방에서 그들이 더 바쁜 이유는 하나뿐이 다. 나한테만‘ 하는 말이 아니니까. - P109

답변을 들으려고 애쓰기보다는 공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해서 알려주는 편을 추천한다. 예 를 들어 독서 모임 그룹 채팅방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위해 ‘여러분, 모임 며칠 전까지 서평을 eg
. 류
제출하면 좋을까요? 라고 물으면 잘해봐야 ‘그러게요, 언제가 좋을까요‘라는 답변을 듣고 대 부분은 반응이 없을 것이다.
반면, ‘서평은 토요일 밤 9시 전까지 톡방에 올려주세요‘라고 정확히 공지하면 8시 40분부 터 침묵의 바닷속에서 하나둘 서평이 떠오를 것이다.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 면 그 전에 ‘토요일 말고 일요일은 어떨까요?‘ 하는 메시지가 올 테니 미리 걱정할 필요 없다. - P110

단, 세 문장으로 이루어진 3단계 거절법으로!
1. 상대 뜻 알아주기2. 나의 뜻 전달하기3. 감사 표현하기

미디어 평론가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모니터 글을 읽을 때 패턴 읽기에 집중 하던 뇌가 종이에 인쇄된 글을 읽으면 ‘분석 모드‘로 변한다고 했다. - P128

21세기형 동방예의지국 퇴행성 질환 - P143

바로 글을 쓴 사람의 ‘의도 그들은 관심에 목말라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SNS에 사진과 함께 올라오는 문장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에피소드‘형, ‘자랑‘ 형 그리고 가끔 ‘한탄‘ 형. - P158

인신공격이나 차별과 혐오 표현이 들어간 댓글이 달리면 싸울 필요도 없이 그냥 지우는 게 낫다. ‘네가 바라는 대로 해줄 의사가 없단다.? 하고 무시하자. 댓글 다름이야말로 악플러가 바라던 바이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게시물을 재미있게 읽은 수많은 사람 은 댓글을 달지 않고 지나가지만 어쩌다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은 꼭 티를 내고 간다. - P161

편견이 없는 건강한 글은 건강한 정신에서 나온다. 나도 모르게 기울어진 생각은 없는지, 무 심코 끄적인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는지 퇴고하면서 꼼꼼하게 살펴보자. - P170

내가 편하게 쓴 글은 남에게는 불편하기 쉽다 - P179

논픽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윌리엄 진서는 공부가 되는 글쓰기)에서 명사와 현학적인 전문용어로 점철된 글을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이 조직 내에서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가질 뿐, 아무 뜻도 없는 단어‘라며 비판했다. 공감 가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두루뭉술하고 허세 섞인 문장은 정부나 교육기관에서 특히 많이 보인다. 피부로 와닿는 정책과 제도가 필요한 현장이라 더더욱 아쉽다. - P184

그러나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좀처럼 그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단어를 내 것처럼 자연 스럽게 쓰려면 평소 말로도 자주 뱉어야 했다. - P197

포기는 상습이다. 한 번 포기해 버롯하면 다음 포기는 더 쉽다. 점점 ‘포기형 인간‘으로 진화 한다. 대충 넘어가면 ‘대충 인간‘이 된다. 어른의 문장은 포기와 대충형 인간이 쓸 수 없는 종 류의 고급 기술이다. - P207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의미를 곱씹게 됐다. 방송 글을 쓰던 초반에는 잠깐 내가 ‘예술‘을 한다 고 믿었던 것 같다. 일종의 창작 행위이니 말이다. 지금은 방송 영상과 글은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방송 글은 예술이라기보다는 쓰면 쓸수록 느는 기술에 가깝고, 시청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꿈꾸는 ‘어른의 문장‘이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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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마음의 지혜 -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
김경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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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나쁜 관계로 도피한다. - P22

데이비드 버스는 상대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심연의 두려움이 외모 폄하로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 P31

우리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착각하곤 합니다. - P63

번아웃burn out 증후군은 일을 많이 해서 오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그 일만 해서 오는 거예요. - P66

"어유, 그 사람은 완벽주의자야"라는 말을 들으면 ‘음, 성격은 까칠해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군‘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조금 더 정화한 언어로 완벽주의를 다시 정의하자면 ‘일의 실수가 있음을 용납하지 않는 주의‘거든요. - P90

"저는 이미 상무가 됐으니, 사장이 되는 게 꿈입니다." 한두 번 안면을 트고 적당히 친해진 관계라면 저는 꼭 한 마디 덧붙입니다.
"에이, 어떻게 사장 되는 게 꿈이에요? 사장 돼서 뭘 하고 싶은지가 꿈이지. - P99

우리는 종종 꿈과 직업을 동일한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생각은 달라요.
꿈은 동사고, 직업은 명사이기 때문입니다. - P99

‘능력이 떨어지면 자리 욕심을 낸다‘ - P102

대부분의 조직은 직원을 평가할 때 보통 그의 성과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나 눈에 띄는 발 전을 가져온 사람이 있지만 리스크를 막아주는 사람도 있어요.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 심하고, 검토하고, 체크하는 사람도 조직에서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 P121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사람은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 분노합니다. 보수적인 사람 은 잘 지켜져야 하는 미풍양속이나 전통이 흐트러지는 것에 분노하지요. - P155

하나 다행스러운 점은, 인류는 공존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경쟁하는 것보다, 속이는 것보다, 함께 나누고 돕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오랜 진화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까 요. 사람들은 흔히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진화에 대한 깊은 오해입 니다. - P169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돈과 관련된 골치 아프고, 힘들고, 위축되는 감정에서 완전 히 자유롭습니다. 고깃집에서 메뉴를 고를 때 어떤 고기가 더 싸고 많이 주면서 폼 나는지 따 지지 않아요. - P180

성적으로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학생들은 공부나 입시 진학에 관련된 걱정과 염려에서 자 유롭습니다. 어느 대학에 지원해야 경쟁률이 낮을지, 남은 시험 준비 기간 동안 어떤 과목에 집중해야 결과를 조금이라도 올릴지 고민하지 않아요. 나머지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일상적 으로 경험하는 불이익을 완전히 넘어선 그룹이라고 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 P180

라벨이 하나라서, 표현할 수 있는 명사가 하나라서, 한 집단에 단편적인 이미지를 씌우고 편 견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부자도 마찬가지지요. - P182

동기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도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입니다. 동기 수준이 조금 낮은 이 들이 동기 수준이 높은 이들과 공존하며 일정한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게 사회니까요. - P200

‘소심‘ 이라는 말 자체가 마치 성격적 결함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심리학자들은 우열의 가치를 제거한 ‘예민‘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답니다. 소심하거나 예민한 상태를 다른 말로 풀어 쓰면 ‘마음의 눈금이 정교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식과 감정의 눈금이 남들보다 촘 촘하니 부정적인 감정이든 긍정적인 감정이든 더 빠르게 느끼고 받아들이며 작은 일에도 큰 불안을 느끼고 표현하겠지요. - P202

나이 먹어서도 가져야 할 중요한 역량 중의 하나가 자기의 욕구를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품격 을 떨어뜨리지 않는 화법 - P213

자기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직무를 해결하지 못했던 E씨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메타 인지적인 좌절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를 풀어보니 틀렸을 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 보니 마음처럼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좌절감을 맛봅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몰랐다면, 처 음부터 못한다고 생각했다면, 이런 우울은 오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내 가 나를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일의 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 P250

메타인지의 ‘메타‘는 상위에 있다는 뜻이지요. 다시 말해 ‘내가 나를 보는 능력‘이 좋다는 것 입니다. 메타인지 능력이 뛰어나면 우율감이 적을 수밖에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커 지니까요. - P251

실력이 있는 사람은 제돈 주고 사람을 씁니다. 그 자리엔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옵니다. 기 업의 실력은 쌓이고 부도 축적되니 더 좋은 값으로 사람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경쟁력이 있 는 일자리에 더욱더 좋은 일꾼들이 모여드는 기업 경영의 선순환이지요.
실력이 없는 사람은 돈을 깎아서 싸게 사람을 쓰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할 줄 모르는 사 람, 일 못하는 사람이 들어옵니다. 그 기업의 실력은 더 떨어지고, 다시 적은 돈으로 사람을 구합니다. - P253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할 때 새로운 학습이 일어나고 지식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 P254

하지만 관계가 고립되고 감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원망이 더 많아질 수밖에요. 얕고 다양한 관계망이 아니라 좁고 깊은 관계에만 집중하게 되면 사람은 무너집니다. - P256

우리는 자살의 원인이 절망이라고 많이 이야기하지만 알고 보면 절망은 자살과 그다지 가까 운 심리는 아닙니다. 절망은 ‘희망이 꺾인 상태‘를 말합니다. - P257

게임은 즐거워서 하는 게 아니라 피드백을 받기 위해 하는 거란 사실을요. - P278

게다가 뭐든 제가 노력하여 몸을 움직이면 수치의 변화가 눈에 보입니다. 피드백이 있으니 더 열심히 운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작은 숫자의 변화가 내 노력의 보상처럼 느껴졌기 때문이겠지요. - P282

같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굳이 두 세대로 나누자면 게임적인 요소인 실시간 피드백 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세대, 그렇지 못한 세대로 분류할 수 있겠지요. - P297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조직 차원에서 직원들의 업무와 행동에 대한 적절하고 효과적인 피드백 시스템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 P298

100년 전 올림픽은 제일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의 무대였지만 지금의 올림픽은 타고난 신체 적 재능을 뽑내는 장이 되었습니다. - P301

골프보다 더 재밌는 게 모여서 골프 친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함 께하고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게임적인 요소 아닐까요? 작은 행위라도 놓치지 않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 자연스럽게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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