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이 모인곳에서도 어느 사람사는 곳과 다를바 없이 사기, 절도, 간통, 음모, 모함, 협박, 권세욕들이 난무한다. 그 속에서 양심이 있고 염치를 아는 사람들은 안타깝게 개처럼 죽어나가고 만다.
죽음에 이르게한 자본의 천박한 탐욕도, 그런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물질앞에 내버리는 치졸함도, 모두 더럽고 파렴치한 인간성의 미천함을 쥐어짜내는 소설.
소설의 비극은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을까 생각해 봤다. 매혈을 조장한 사회부터인지, 매혈을 가지고 이익을 취하려한 비위생적인 행위부터인지, 매혈로 부를 누리려 했던 인간의 욕망때문인지, 마을사람이 모두 에이즈에 감염되고 나서부터 인지.
무엇보다 소설에서 제일 안타까운 비극은 아버지의 반성없는 태도가 드러나기 시작할 때부터가 아니었나 싶다. 인간은 부를 누리고 싶고, 남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하고 싶기 때문에 간혹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할 수 있다.(이 불법적이라던지, 도덕적이지 못하다 던지 하는 행위도 항상 끊임없는 논란이지 않나) 다만 우리는 사심으로 인해 사고가 터졌을 때 이를 반성하는 자세만큼은 잃지 말아야 한다.
소설 초반부터 사고는 터진다. 아예 시작부터 사고를 터뜨리고 만다. 그리고 사고의 주동자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해서 이야기 한다. 에이즈와 죽음은 정말 비극적인 상황을 선호(?)하는 작가의 성향과 실화로서 차용된 현실일 뿐이다.
우리는 늘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 피의자들을 보며 분노해 왔다. 반성하지 않는 누구 누구들.....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하나같이 큰 손해를 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가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챙기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244p)
일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우는 수밖에 없었다.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한 듯이 슬피 우는 수밖에 없었다. (255p)
그렇게 마른 나무처럼 앉아 있었다. 많은 일들을생각한 것 같지만 실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셈이었다. 밤이 깊을 때까지 머릿속이 윙윙 울리더니 동이 틀 무렵이피자 오히려 머리가 황량한 들판처럼 하얗게 비어버렸다.(269p)
점차적으로 사람들은 이 일이 책상의 문제도 아니고, 우리 삼촌과 링링이 간통 현장에서 붙잡힌일과 관련된 문제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누가 학교를 관리할 것인가, 누가 학교의 책상을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293p)
자오더취안에게는 자오씨우친 같은 담력과 기개가 없었다. 원래 사내들은 여자들 같은 담력과 기개를 갖추고 있지못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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