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처음공부 - 첫걸음부터 꼼꼼히 배워 바로 써먹는 처음공부 시리즈 3
성상민 지음 / 이레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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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하기 쉬운 착각 중 하나가 ‘대형주는 안전하다‘라는 생각입니다. - P41

새로이 등장한 개념이 ‘유한책임제도‘와 ‘주식회사‘입니다. 유한책임이란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투자자가 투자 한 금액의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입니다. 유한책임의 개념을 갖는 최초의 주식회사가 바로 네 덜란드의 동인도 회사입니다. 기존에는 어떤 사업에 1만 원을 투자했다가 사업이 실패할 경우 내가 투자한 1 만 원을 초과하는 채무를 부담할 수도 있었다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주식에 투자할 경우 사업이 실패하 더라도 1만 원짜리 주식이 0원이 될지언정 마이너스는 되지 않는다는 개념이었죠. 지금으로선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혁신적인 개념이었고, 이것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자본 확보에 엄청난 이 점이 되었습니다. - P52

주가가 1만 5,000원으로 다시 떨어지면 실제로는 50%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심리적으로 2만 원 대비 손실을 보고 있다고 느낀다든지 하는 것들이 정박 효과에 해당합니다. 지나간 사랑을 오래 잊지 못하면 정상 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듯 이전의 가격을 잊지 못하는 것은 투자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 다. 좋은 투자를 위해서는 항상 이전의 가격이 아니라 현재의 가격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현재의 가격이 싼지 비싼지만을 판단하여 투자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 P71

최소 3년 이상 특정한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여유자금으로만 투자를 진행하기 바랍니다. - P76

경험적으로는 10종목 내외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P76

급등주에 대한 욕심 역시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이 있듯, 단기간의 급등에 눈이 멀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식을 따라 샀다가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큽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속된 말로 쫄보 기질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크게 버는 것보다는 잃 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춰 방어적인 매매를 지향한다면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투자자라고 할지라도 재기 불가 능할 정도의 실패는 겪지 않을 것입니다. - P77

주가지수, 개별 주식과는 달리 파생상품에는 만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만기가 다가올수록 기초자산과 파생상 품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게 되며 예상하기 힘든 주가 흐름을 보이게 됩니다. 특히 3, 6, 9, 12월의 둘째 목요 일은 주가지수 선물, 주가지수 옵션, 개별 주식 선물, 개별 주식 옵션의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기 때 문에 네 개의 파생상품이 심술을 부리는 날이라고 하여 ‘네 마녀의 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네 마녀의 날 즈음에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기 때문에 매매에 주의해야 하는 시점으로 볼 수도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 변화 없이 금융상품의 거래에 따라 가격 변동성 만 커지므로 주가가 큰 하락을 보인다면 해당 시기를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P108

1만 원, 2만 원, 3만 원처럼 딱 떨어지는 숫자를 라운드 피겨(round figure)라고 합니다. 라운드 피겨는 심리 적으로 중요한 가격권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가격에 대해 생각할 때 딱 떨어지는 깔끔한 숫자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것을 1만 원 정도에 사야겠다고 생각하지 9,960원에 사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라운드 피겨 가격에는 매수 물량과 매도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쌓이게 됩니다. - P109

신용 거래는 증권사로부터 대금을 융자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하고, 미수 거래는 전체 주문 금액의 30% 이상의 증거금만을 지불하고 외상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이틀 뒤인 결제일까지 나머지 금액을 추가로 납 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신용과 미수는 수중에 가진 현금 이상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하는 기능입니 다. - P118

하락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매매를 해야 할까요? 핵심은 이미 큰 하락이 있은 뒤에 주식 비중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바겐세일을 진 행하는데 팔아버려서는 안 되겠죠. 이때는 매수의 적기입니다. 주가가 수십 퍼센트 하락한 뒤 뒤늦게 공포에 질려 가진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이겨 내고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137

만약 이미 주식 비중이 100%라면 그대로 비중은 유지하되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떨어진 주식을 매도하여 더 많이 떨어진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 P138

환율의 경우 과거에는 원화 가치가 낮은(떨어지는) 상황이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을 증대시키기 때문에 주식시 장에 유리하다고 평가받았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원화 가치가 높은(오르는) 상황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익에 따른 투자 매력도를 증대시켜 자금 유입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유리하다고 평가받고 있 습니다. - P149

남북 간 긴장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재벌과 대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 P154

업황은 좋아지는데 주가는 아직 저렴한 섹터를 찾으라는 것이죠. 언뜻 봤을 때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렇지 않습니다. 싼 가격과 좋은 업황이라는 두 조건이 다소 상충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상 주가의 흐름 이 저조할 때는 안 좋은 소식들만 보이게 됩니다. 주가 흐름이 저조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 는 것이죠. 따라서 향후의 주도 섹터를 알아보기 위해선 지지부진한 주가의 이유를 찾는 수많은 비관적 전망 에 휘둘리지 않고, 정말로 해당 섹터에 안 좋은 일들만 가득한 것인지, 혹시 시장이 아직 알아보지 못하는 긍 정적인 요인들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닌지를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 P156

투자 격언 중에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가는 대체로 현상들을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기업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실적 발표가 있기 전에 이미 좋은 실적에 대한 여러 징 조들이 주가에 반영되어 주가가 오르게 되고, 실제 실적이 좋다는 것이 발표되는 시점에는 주가가 해당 사실 을 반영하여 올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실적 발표 이후에는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게 됩니다. - P160

유상증자는 대체로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유상증자의 대부분은 재무 구조가 부실한 기업들이 자금 을 수혈하기 위해 실시하므로 취약한 재무안정성의 방증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유상증자를 통해 신 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회석되어 낮아지기 때문에 유상증자는 일반적으로 기존 주주들의 권 리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간혹 유상증자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무 상태가 불량하지 않은 기업 이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성장을 위해 추가 자금을 확보하려고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우, 또는 사업적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우입니다. - P195

자사주(자기주식)란 회사가 보유한 자사의 주식을 의미합니다.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고 배당을 수령하지 않 기 때문에 자사주가 늘어나면 주주들의 실질적인 지분율이 늘어 주주 가치는 높아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자 사주 매입은 대체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주주 친화 정책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 밖에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가 활용되기도 합니다. - P206

자사주 매입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선 ① 싼 가격에 매입이 이루어져야 하고, ② 소각으로까지 이어져 야 합니다. 자사주 매입 역시 회사의 돈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매입이 이루어질 수록 많은 물량을 매입할 수 있고 주주 가치를 더 크게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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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처음공부 - 시작부터 술술 풀리고 바로 써먹는, 개정판 처음공부 시리즈 1
수미숨(상의민).애나정 지음 / 이레미디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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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관심을 놓지 않고 공부하며 대비했기에 2020년 3월 폭락장에도 손실보다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 다. 코로나 쇼크 같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 달러 등 선진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 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때, 또한 심각한 불황이 출현할 것이라 예상될 때 투자자들은 기축통 화인 달러 혹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스위스프랑이나 일본엔화 투자를 늘립니다. - P6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어떤가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주가지수, 기업 소유주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 업들의 결정으로 피해만 보는 개인 주주들, 기관과 외인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이런 모습에 지친 국내 투자자들은 장점이 많은 미국주식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 P31

즉, 달러 기준의 주가는 50%나 하락하여 반 토막이 났더라도 환율이 환전했을 당시보다 올랐기에 원화로 계 산한 주식 평가액은 50%보다 덜 손실입니다. 환율이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해준 것이지요. - P55

그 과정에서 얻게 된 공동된 메시지가 있었으니 바로 ‘자본주의 시스템에선 돈이 점점 더 풀리며 자연스럽게 화폐의 구매력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는 사실이었어요. 이때 받았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 P63

경기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는 재화, 서비스와 관련된 섹터를 ‘경기 방어 섹터‘라고 부르는데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헬스케어가 대표적인 섹터들입니다. 이들은 호황기일 때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내지는 못 하지만 불황기에 주가가 덜 하락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 P97

이전 장에서 마켓 타이밍을 재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매매 원칙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마켓 타이밍에 대한 의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독자를 위해 한 번 더 강조합니다. 저점을 잡기 위해 마켓 타이밍을 노리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 P304

수많은 투자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 중에 투자의 성패는 반 이상이 투자자의 심리와 멘탈에 의해 결정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투자 원칙에 따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의 미입니다. - P314

따라서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시장에서 결정되는 ‘수익률 보다 통제가 가능한 ‘기간‘이라는 변수에 더 많이 집중해야 합니다 - P317

제대로 된 복리 효과를 누리기 위해선 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한다 - P318

양도소득세는 매매차익이 발생했을 때 부과되는 세금을 말합니다. 이 세금을 계산하는 공식은 [양도소득세 과세표준 = 매도 금액 - 매수 금액 - 제비용 - 기본공제]와 같으며 얼핏 보기엔 단순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매 도 금액과 매수 금액을 계산할 땐 단순 주가 차이 외에 환율의 변동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을 샀을 때 보다 팔 때 더 싸게 손해를 보며 팔았음에도 환율이 오르는 바람에 세금을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즉, 양도차익에 환차손익도 포함되어 과세된다는 말이지요. - P370

해외주식은 자진신고 및 납부 대상이지만 신고불성실에 대한 가산세가 있습니다. 무신고일 경우 20%, 과소신 고일 경우 10%이고,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연 10.95%이므로 매년 5월은 전년도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한 신고 및 납부에 대해 잊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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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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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은 성인 강좌 수업에서 엘리자베스 핀치의 강의를 듣는다. 닐에게 핀치의 강의는 고무적인 지적 성장을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나 다른 강좌생들은 그녀의 냉철한 태도 때문에 그녀를 호의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강좌가 끝난 뒤에도 닐은 핀치를 만나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며 인연을 이어가지만, 그녀는 ‘배교자’ 율리아누스에 대한 강의를 하며 기독교 보수세력의 질타를 받고 구설수에 오른다. 엘리자베스 사후 닐은 그녀의 수업 때 완성하지 못한 에세이를 완성하고, 그녀의 오빠를 만나 엘리자베스에 대한 개인적인 행적을 참고하여 그녀의 전기를 쓰려하지만, 그녀에 관한 언론과 학계의 악평, 그리고 자신과 함께 강의를 수강했던 친구들을 마주하며 원고를 자신의 서랍에 묻어둔다.

진실에 대한 모순을 말해주는지, 아니면 결국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희망을 품어주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엘리자베스의 고상함과 우아함이 좋았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닐의 시선일 뿐이니, 결국 엘리자베스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카타리나블룸의 잃어버린 명예처럼 언론의 작위성에 대한 고발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진실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는가?

"그리고 잊지 마세요. 전기나 역사책은 말할 것도 없고 소설에서도 어떤 인물이 형용사 세 개로 줄 어들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게 보이면 그런 묘사는 늘 불신하 세요." 이것은 내가 따르려고 애를 써온 경험칙이다. - P23

"강요된 일부일처제란 강요된 행복과 마찬가지인데, 그건 우리도 알다시피 가능하지 않죠. 강 요되지 않은 일부일처제가 가능해 보일 수는 있어요. 로맨틱 한 일부일처제는 바람직해 보일 수도 있죠. 하지만 첫 번째 는 보통 강요된 일부일처제의 한 형태로 다시 주저앉고, 두 번째는 강박과 히스테리에 사로잡히기 쉽죠. 또 그렇게 해서 편집광에 가까워져요. 우리는 상호 간 열정과 공유된 편집광 을늘 구별해야 합니다." - P25

"물론 우리는 이 수업에서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우리 자 신의 격동적이고 안달 나는 삶에서도 우연이라는 요소를 고 려해야 해요. 우리가 깊이 만나는 사람의 수는 이상하게도 적어요. 열정은 우리를 맹렬하게 현혹하기도 합니다. 이성도 똑같이 현혹할 수 있죠. - P32

그러나 나는 곧 린다가 사 실 내 의견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님을 깨달았다. 아니, 자 신이 이미 하기로 한 행동과 일치할 때만 내 의견을 들으려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식이다. 아니, 대부분이 그럴 것이 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고 입장을 바꾸 어 그녀의 계획을 지지했다. - P36

많은 경우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더 진실하고 깊은 생각을 낳기보다는 하나의 통념idke reguc을 다른 통념으로 대체 하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라는 것- 그렇다 해도 그 과정은 그 자체로 귀중했다. - P39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영원한 오염 이라는 관념, 그와 더불어 성에 대한 누그러들지 않는 죄책 감을 인정하고 강조한 성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밀려났습니 다. 이런 교리 분쟁의 결과를 상상해 보고 또 아우구스티누 스가 승리하지 않았다면 세상이 어땠을지 상상해 보세요." - P46

르낭은 나라로 존재하려면 자기 역사를 잘못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는 우리나라가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믿기 위해 항 상, 매일, 작은 행동과 생각, 또 큰 행동과 생각에서 우리 자 신을 속여야 해요, - P63

"역설적으로 젊은 사람일수록 자기 확신이 더 강해요. 그들의 야망은 외부인의 객관적인 눈에는 모호해 보이 지만 자신들에게는 선명하고 성취 가능해 보이죠. 반면 성인 의 경우… 일부는 그저 즉흥적으로 등록하기도 하지만 대 부분은 삶에서 결핍을 느끼기 때문에 와요. 자기가 뭔가 놓 쳤을지도 모른다는 느낌, 그런데 이제 상황을 바로잡을 기 회-어쩌면 아마도 마지막 기회-가 왔다는 느낌. 나는 그게 대단히 감동적이라고 생각해요." - P71

"정상이라는 게 좋다는 뜻은 아니죠."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탓할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해볼 수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투표로 그 자리에서 쫓아내거나."
"정부를 바꾸면 달라지리라는 건 되풀이되는 망상이에요."
"그건 절망에서 나온 조언이죠."
"아니, 현실주의에서 나온 조언이에요. 내가 절망한다고 생각해요?"
"아니요. 하지만 선생님이 선거 때마다 투표했다는 것도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게 효과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알면서도 하는 거죠."
"그런데 왜 투표를 하나요?"
"시민의 의무. 그렇게 기대되고 있으니까." 그 지점에서 나는 약간 열을 받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선심 쓰는 척하는 것으로 들리는데요."
"누구한테?"

그·••· 어, 나머지 유권자한테.
"내가 그들의 희망이나 꿈과 그 이후의 실망을 완전히 공 유해야만 한다는 건가요? 정치가의 주요 기능은 실망을 주 는 거예요."
"그건 믿을 수 없을 만큼 냉소적으로 들리고요, 아시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냉소주의자가 아니에
요"
"그럼 뭔데요?"
"나 자신에게 어떤 딱지를 붙일 만큼 허영심이 크지 않아
요. - P73

그녀를 신중하게 사랑했다는 거다. 삼가면서, 또 무겁게. - P240

현대 이슬람교 순교자들은 축복받은 변화의 순간에 불신 자를 최대한 많이 데려가려 한다. 기독교 순교자들은 설득력 이 뛰어나 순교하기 전에 다른 많은 사람을 개종시키고 그들 에게 천국으로 가는 줄에서 새치기를 하라고 촉구했다. 어느 쪽에서든 나는 "죽음을 향한 그런 욕망은 거의 육욕과 같다" 라는 EF의 말을 기억했다. - P245

이 모든 것에 처음에는 낙심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것 을 받아들인 뒤 두 가지 결론을 내렸다. 첫째, 신학자들은 훌 륭한 소설가도 될 수 있다. 둘째로, 종교로 존재하려면 자기 역사를 잘못 알아야 한다. 나는 또 성 우르술라의 그 뒤의 삶 에 관해서도 더 알게 되었다. 12세기 초 쾰른은 옛 도시의 성 벽 너머로까지 넓어졌는데, 이때 땅을 파는 과정에서 엄청난 해골이 묻혀 있는 거대한 매장지가 드러났다. 이 도시는 이 미 순례의 목적지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 고고학(너무 앞서 나간 표현이기는 하지만)이 종교적 역사를 아름답게 확인 해 주었다. 게다가 비둘기 한 마리가 기적적으로 그 지역 주 교에게 어느 것이 성자의 유해인지 정확히 가리켜주었다. 수 많은 유골과 머리뼈 600개가 특별히 건설된 성 우르술라 교 회로 옮겨졌다. 이 위로가 되는 증거- 알프스산맥 북쪽에서 가장 큰 매장지-는 수백 년 동안 기독교 관광업의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DNA 검사의 시대가 왔을 때 이 뼈들은 약 2천 년이 된 것으로 드러났고, 따라서 이 유적은 옛 로마의 매장지라는 게 다수의 의견이 되었다. 그러나 방 문객들은 낙담하지 않고 여전히 순례자처럼 이 가짜 유물을 보러 온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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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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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여수에서 두 딸과 동반 자살을 한 아버지 사이에서 살아남은 정선이 서울에서 룸메이트를 구해 서울역 여수발 열차에서 발견된 고아 자흔과 함께 산다. 하지만 정선의 결백증은 계속 자흔에게 상처를 주었고, 자흔은 정선을 떠난다. 여수의 다도해 바다를 보았던 때 자신의 고향을 여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자흔이 자신을 떠나자 정선은 자신의 고향 여수로 향한다.

<어둠의 사육제>
7자매의 셋째인 영진은 상고를 졸업하자 마자 서울로 상경해 학비를 마련하여 영문학과에 진학해 번역가의 꿈을 꾸는 청춘이었다. 서울에서 같은 고향 언니 인숙을 우연히 만나 모아둔 돈을 합쳐 반지하 전셋방을 구해 살았으나 어느날 인숙이 전세금을 빼서 달아나 갈곳이 없어진 영진은 부유한 이모의 아파트에 얹혀살게 된다. 인숙언니에 대한 배신감과 이모집 살이의 갖은 멸시를 당하며 오기로 세상살기를 배운 영진은 맞은 편 동의 명환에게 자신의 집을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명환은 신혼부부였으나 교통사고로 임신한 아내는 죽고, 자신은 한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게 되었고, 가해자에게 보상금을 받았으나 억울함과 분노로 가해자의 아파트에 이사와 그들 가족에게 심적인 복수를 하였고, 가해자 가족이 끝내 다른 곳으로 이사하자 자신의 삶의 동력을 잃고 자살하려는 남자였다. 영진은 그러는 와중에 자신의 전세자금을 빼돌린 인숙언니가 간암에 걸려 치료비를 마련하려 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인숙도, 명환도 결국 다 죽을 것이라 생각한 영진은 이모의 아파트로부터 달아나려 필사적으로 월셋방을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영숙이 이사하기 전날 명환은 영숙의 이모집 배란다에서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싶다는 부탁을 하고, 영숙이 이사하는 날 명환은 자신의 아파트에 떨어져 자살한다.

<야간열차>
삶에 큰 의지가 없는 영현은 자신이 어울리던 무리의 친구 중 한 명인 동걸과 우연한 인연으로 여러 전환점을 맞는다. 영현은 술에 취해 동걸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되면서 동걸이 아픈 자신의 몫까지 우유배달을 했던 날 쌍둥이 형제가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고, 홀어머니와 여동생을 책임지며 후암동의 단칸방에서 가장으로 살고 있는 것을 알게된다. 자신과는 다르게 매사에 성실한 동걸이 매번 술에 취하면 동해로 가는 야간열차를 얘기하는 술버릇이 있었는데, 영걸에겐 그 야간열차는 자신의 삶에서 도망치고 싶은 수단이었던 것을 알게되었고, 정작 술친구들과 함께 야간열차를 타자고 하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도 알게된다.
훗날 역시나 가장 늦게 취업을 한 영현은 우연히 영걸의 여동생을 마주치고 그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며, 세상이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인지한다. 회사 회식이 늦게까지 이어지고 늦은 밤 귀가한 영현은 오랜만에 영걸이 벽제에 함께 가달라는 부탁을 무시하고, 다음날 계속 연락을 취해보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던 영걸은 며칠 뒤 떠난다며 청량리도 마중나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예감하던 영현은 동해로 가는 영걸을 배웅한 뒤 무작정 영걸이 탄 기차에 뛰어 오른다.

<질주>
인규는 자궁에 물혹이 생긴 어머니가 수술이 두려워 미루다 입원한 사실을 알게된다. 인규의 친아버지는 그가 11살 때 농약을 먹고 자살했고, 어머니는 돈만 밝히는 남자와 재혼한다. 그리고 그 다음해 인규의 동생 진규는 7살 때 동네에서 애들에게 구타를 당하다 죽었다. 진규가 죽고 난 뒤 의붓 아버지와 어머니는 딸을 낳았고, 진규의 모든 흔적을 없앤 어머니에게 서운한 마음과 의붓아버지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며 살아왔다. 진규를 죽인 아이들에게 복수를 한명 한명 해나가던 인규는 마지막 대상이 복수를 하기도 전 자신을 바라보다 2층에서 뛰어내리자 더이상의 복수를 하지 않았다. 성인이 되어서도 인규는 가족과 소원하게 지내고 자신의 비정함을 오직 달리기를 통해서만 달랠 수 있었다. 인규는 어머니가 입원하기 전 마지막 통화에서 진규를 다시 낳고 싶다며 진규를 향해 돌아오라며 울부짖었는데, 자신만이 진규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는 게 아닌 것을 알게되자 당황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달려간다.

<진달래 능선>
정환은 화목한 집안과는 거리가 먼 황씨의 집이 되레 마음에 들어 월세를 계약한다.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에 따르면 황씨는 딸이 심장병을 앓는 중 아내가 아들을 데리고 도망을 가 그들을 찾아다니다가 딸도 결국 3년 전에 죽고 혼자 정원의 나무를 뿌리째 뽑아 태운다는 것이었다. 정환은 반푼이 동생 정임과 매맞는 엄마, 폭력적인 아버지를 버리고 객지를 떠돌다 양부를 만났고, 이등병 때 양부의 장례식에 찾아간 뒤 자신의 고향으로 발길을 돌려 가족들을 찾았으나 동사무소에서 아버지가 십오년 전 사망한 것만 알았을 뿐 다른 가족의 생사는 알 수 없었다. 다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옛 집터 근처에 숙모를 만나 정임이의 중학교 졸업사진을 받게 되었다. 그 뒤로 계속해서 정임과 어머니를 찾았으나 그들을 찾진 못했다. 황씨가 밤마다 흐느끼는 소리를 들은 정환은 황씨에게 관심이 가 말을 걸어보지만, 황씨는 절대 정환을 상대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환은 뿌리째 진달래 나무를 태우던 황씨를 말리다 얻어 맞는다. 황씨는 정환에게 자신의 딸이 진달래를 좋아했다며, 딸이 있는 곳으로 가 진달래가 피어나길 바란다고 말한다.

<붉은 닻>
동영이 제대하자 동식의 어머니는 다 같이 소풍을 나가자고 제안한다. 아버지가 어릴 때 물에 빠져 죽고, 동생은 자신의 아버지를 조롱하는 아이와 크게 싸운 적이 있었다. 그들이 살던 동네는 사립재단이 사기를 쳐 몰락해버린 옛 학교 터 근처에서 문방구를 계속하며 지냈고, 동식은 허약한 몸 때문에 군 면제를 받고, 내성적인 동영은 안개같이 떠돌다 입시에 실패하고 군대를 갔다 온 것이었다. 전역한 날 역시나 동영이 사라지고 다음날 돌아온 도영과 셋은 일요일 같이 갯가로 소풍을 나선다. 정착하지 못한 아버지와 동영, 그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아버지와 동생과는 다르게 평범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싶은 동식이 함께.

"넌 언제나 좋은 것만 생각하지? 좋은 방향만, 아주 잘되어 나갈 것들만 말이야. 하지만 난 달라, 난 언제나 나쁜 쪽만 생 각해. 내 인생도!"
인숙언니는 바르다 만 립스틱을 허공에 휘두르며 외치고 있었다. - P81

그곳에 눌러살 생각은 없었다. 다만 그 유난히 추운 겨울이 지날 때까지만 몸을 의탁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모의 대답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 한나절 동안 뺨을 깎는 추위에 시 달리다가 안온한 아파트의 내부에 들어설 때부터 나는 눈물 을 참고 있었다. 눈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것에 나는 굴 욕을 느꼈다. 자신이 눈물로 동정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에는 더한 굴욕을 느꼈다. - P88

그때 어처구니없게도 나는 그 중년 여자에게 친밀감을 느 꼈던 것이었다. 얼마나 세상에 밟히고 뒤둥그러지면 저렇게 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여자의 동물적 인 분노와 보복을, 번들거리는 눈과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를, 그 이상 철면피할 수 없을 되바라진 억양을 묵묵히 관찰하며 나는 연민이나 환멸이라고만은 설명하기 힘든 야릇한 슬픔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 P92

대학 입학금이라고도 독립 자금이라고도 딱히 이름 붙이지 않은 적금을 다시 붓기 시작 했을 때 나에게 희망 따위는 없었다. 그 대신 인숙언니에게서 배운 오기가 나를 버티어주고 있었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 얼 마나 큰 대가를 지불하였는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 P95

서울에 올라와서 보낸 사 년 동안 나는 내 힘으로 산 것이 아니라 희망의 힘으로 살아왔었다. 나는 무엇이든 견디어낼 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미운 오리 새끼처럼 세상의 구석에 틀 어박혀 원치 않는 일에 시달리고 있지만, 언젠가 진짜 삶이 시 작되고 말 것이라고 주문처럼 믿어오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 진짜 삶이 과연 한 발 한 발 나를 향해 다가오 는 것처럼 보였던 바로 그때 인숙언니는 떠났다. 나는 그녀로 인해 내가 잃은 것이 돈과 신뢰만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나는 삶과 화해하는 법을 잊은 것이었다. 삶이 나에게 등을 돌리자마자 나 역시 미련 없이 뒤돌아서서 걷기 시작했다. 잘 버린 오기 하나만을 단도처럼 가슴에 보듬은 채, 되려 제 칼날에 속살을 베이며 피 흘리고 있었다. - P115

그 무렵 나는 모든 것에 실망하고 있었고 그 실망을 견디기 위해 모든 것을 빈정거리고 있었다. 나에게 정열이 있다는 것 을 알고 있었지만 어디에도 그것을 부려둘 데가 없었다. 정열 이 달구어질수록 나는 그것을 짐스러워하고 있었다. 내가 내 보일 수 있는 행동은 술을 마시는 일과 친구들이 놀랄 만한 냉 소적인 농담을 적시에 내뱉는 일뿐이었다. 친구들은 나에게 겉늙었다고 말했다. - P150

우리는 어 느새 한 걸음씩 물러서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 P187

죽은 사람의 영혼이 그를 기억하는 자들의 마음속에 만 서식한다는 말이 맞다면, 진규는 인규의 죽음과 함께 영원 히 죽어질 영혼이었다. 그때에야말로 진규의 죽음은 완연해질 것이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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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콘티니가의 정원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조르조 바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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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화자가 기억하는 정원은 마치 꿈만 같았다. 유대인 학살 후 페라라의 지주였던 피치콘티니가의 사람들의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 인종분리법이 막 시행될 때쯤 화자가 기억하는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냈던 핀치콘티니가에서의 가슴 졸이고 애태우던 여인 미콜과의 애잔한 기억들. 알베르토의 초대로 브루노, 아드리아나, 말나테와 함께 테니스경기를 하던 추억들. 미콜에 대한 불타는 욕망과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수치스러워하던 패기와 열정들. 그런 추억의 긴장감은 인종법 시행으로 유대인들을 혐오했던 사회분위기 속에서 더욱 증폭되어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후에 모든 것이 끝난 뒤, 미콜에 대한 그의 열망이 말나테와 미콜의 관계를 눈치채며 싸하게 식어갔던 것처럼, 그 긴장감이 더 급하게 냉각됐고, 허무했다.

핀치콘티니가의 에르만노교수와 올가부인의 자녀들인 알베르토와 미콜은 부유한 유대인 집안의 자식들로 개인 교습을 받아, 공립학교에 다니는 화자와는 연결점이 없었다. 어느 날 수학에서 낙제한 화자는 안젤리 성벽에서 우는 모습을 미콜에게 발각된다. 그때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는 비밀의 문을 알려준 미콜과 인연이 시작되었으나, 알베르토는 밀라노로, 미콜은 베네치아로 유학을 떠나면서 잠시 왕래 없이 지냈다. 그러다 인종법이 시행되면서 자신들이 다니던 테니스클럽에서 제명당하자, 알베르토의 초대로 화자는 핀치콘티니가의 테니스장에서 여러 친구들과 테니스를 치며 핀치콘티니가와 다시 가깝게 지내기 시작한다. 미콜과 정원을 걸으며 점차 미콜에게 감정이 생기지만 미콜은 화자를 친구로 남기를 바라며 경계한다. 미콜이 베네치아로 논문을 마치러 간 사이, 알베르토와 화자는 알베르토의 대학 친구인 말나테와 셋이 핀치콘티니가에서 문화와 정치에 대한 토론을 하며 친하게 지낸다. 베네치아에서 돌아온 미콜에게 충동적으로 들이대고 난 뒤 미콜의 접근 금지 조치를 받은 화자는 핀치콘티니가를 잠시 멀리했고, 말나테에게 미콜과 있었던 일을 토로하며 가까이 지낸다. 그러다 화자는 안젤리 성벽에서 말나테와 미콜이 연인관계였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녀는 습관대로 ‘부정하고‘라는 글자 하나하나에 강세를 주어 말했는데, 일종의 씁쓸한 자부심 같은 게 훨씬 더 많이 담겨 있었다. 내게 잘못이 있다면 자기를 다소 지나치게 과대 평가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 자기는 잘못이 없 다는 걸 증명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는 건 물론이고. 그렇지만 그녀는 내 눈에서 언제나 ‘이상주의‘를 읽어냈는데, 그로 인해 어떻게 보면 내 눈에 자기가 실제보다 훨씬 근사하게 비쳤을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했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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