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1
백세희 지음 / 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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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에 환장하는 나로서는 사실 좀 당황스러운 에세이였다. 떡볶이의 절대적인 정당성을 토로할 때 유용한 책이길 바랐는데…

영화를 보면 꼭 의미를 찾아내야 할까요? 내가 좋았던 부분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나는 재미없었는데 타인은 좋았을 수도 있잖아요. 모든 것을너무 지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감정에중점을 두는 거죠. 아무렴 뭐 어때‘라는 생각이 중요해요. - P45

"힘들 땐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 거예요..
그건 이기적인 게 아니에요." - P47

회사에서 만난 이들 중 내가 가장 질투했던(그림도 잘 그리고 글도 잘 쓰고 감성도 풍부하며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여직원은 지방대 출신이었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난 내가 느꼈던 열등감을 나보다 낮았던 그 직원의 학벌 하나로 만회하려 했다. 학벌은 생각보다 별로네 하는 못난 생각을 하며, 어떻게든 우월감을 느끼려고.
이걸 머리로는 정말 잘 알면서도, 아직도 내게 주어진 수식어들로만 나를 평가하는 다수의 시선을 느낀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질투했던 사람이 나보다 낮은 학벌일 때 느꼈던 안도감, 관심 없던 사람의 높은학벌을 듣고 갑자기 그 사람이 다르게 보였던 일, 그리고 그 괴리감 속에서 나 자신을 자책했던 나날들, 진심으로 바뀌고싶다. 아니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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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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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간사한 심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제목이네요. 어느 맑은 날 약속도 없는 외로움이 아닌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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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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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태가 볼 때, 태주와 같은 소년들은 폭력에 의한 굴복에 대해 양가적인감정을 갖고 있다. 이들은 패자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을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부분과 구별하지 못한다. 힘에서 졌기 때문에 뭐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면이 가련한 수컷들에게는있는 것이다. 복수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의 윤리에 호소해야하는 성질의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소년들에 대한 성폭행이 흔히 더 오래 혹은 완전히 은폐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 P205

승태는 세상에서 폭주족을 가장 미워하는 부류가 이들이라는 것을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이들에게 있어 폭주족들은 위험한 행동을 일삼아 ‘건전한‘ 오토바이 문화 정착에 해를 끼치고 오토바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악질적 존재였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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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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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글을 이렇게 쓰지?

한영진은 그걸 두번 세번 읽은 뒤에야 자기가 불신한 것이 외국인이나 그의 말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외국인, 그는 불순한 의도를 숨기려고 거짓말을 했을 수도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그의 의도 같은 건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나였어, 하고 한영진은 생각했다. 내가 불쾌감을 느낄 정도로 불신한 건 그 외국인이나 그의 말이아니고 나였어…… 네가 그 정도로 매력 있을 리가 없잖아. 그게 김원상의 생각인 것 같았고 한영진 자신의 생각이기도 한 것 같았다. 더러운 거짓말. - P53

어린 동생에게 잘못을 했다고 느꼈다. 손써볼수 없는 먼 과거에 그 동생을 두고 온 것 같았다. 이제 어른이 된 한세진에게 사과한다고 해도 그 시절 그 아이에겐 닿을 수가 없을 것 같았고, - P63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 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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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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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생소한 대상을 수상한 작가의 이력을 보니 문학동네에서 등단한 작가였다. 안그래도 지난해 제 식구 챙기기로 홍역을 치른 문동에서 또 무슨 욕을 얻어 먹으려고 이런 선택을 했나 싶었는데, 머지않아 수상작을 읽으면서 나의 예단을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문학가들의 영화에 대한 열망을 조금 냉소적인 입장이다. 경계가 선명하지 않은 영역이다 보니 그 사이를 자주 왔다갔다 하는 작가들이 많아서그런지 유독 영화에 관한 소재가 현대소설에서 자주 보이는데.... 좀 식상하다. 이런 여러 가지 선입견으로 무장하고 있던 내가 전하영작가의 단편 앞에서 어렵지 않게 항복해 버렸던 것이다.

김혜진작가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다. 확실하게 굳히게 되었다. 화려한 수식어구도 없고 신선한 단어배열로 감탄을 자아내는 것도 아닌데, 일상적이고 담담한 문장으로 수작을 써내려 간다. 그런 일상적인 감정들, 쉽게 잊혀버리고 말았던 슬픈기억들을 자극하여 깨우는 능력이 있다.

소재의 편중을 벗어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아직도 소재는 편중되어 있다는 느낌은 조금 아쉽다.

어떤 경우라도 열일곱에서 스물세 살, 스물네 살까지가 우리 삶에서 가장 추한 시절이라는 걸 머릿속에 담아두어라.... - P16

우리는 저 남자랑은 다르잖아. 장 피에르 같은 사람은 모든 걸다 소유하고서도 불행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야. 저런 우울감은 특권층만 가질 수 있는 거라고, 그게 자기 매력이라는 것조차 의식할 필요가 없어.
나는 연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그녀의 눈동자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니깐 우린 저 사람처럼 곱게 미칠 수 없다고 - P24

약간의 경멸이 담긴 목소리로 연수가 말했다.
네가 모르는 게 뭔지 알아? 원하는 게 있으면 노력해야 돼, 사랑받으려면 정말 죽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 P44

어느 프랑스 인류학자는 말했다. 인간의 자아는 나이들어감과상관없이 계속해서 젊은이의 영혼을 지닌 채 살아가는 비극적인운명 속에 놓여 있다고. 언제까지라도 자신이 어리고 젊었을 때처럼 연약한 상태로, 애정을 갈구하는 위치에 서 있다고 착각하면서. - P50

우리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자의굴욕을 꿋꿋이 견디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 P51

이유를 묻고 그 답을 찾으려는 간절함만큼이나 답을 모르고 사는 힘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답이 없다는 것의 기쁨을 배우라고 합니다. 기뻐하는 건지 아파하는 건지 모를 표정으로 웃습니다. - P112

좋은 일인지 아닌지도 살아봐야 알지. 좋은지 나쁜지 뭐든 당장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 P179

지금의 남성적 성장이란 무언가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혐오와 대상화의 언어로 여성과 약한 남성을 얼마나 잘 배제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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