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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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식물학자가 실은 자아도취에 빠진 싸이코패스에 우생학을 찬양했던 인간 쓰레기였다는 사실을 고발하는 에세이다.

낙관이라는 착각에 현혹되기 쉬우니 이를 경계하라는 교훈도 인상적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표제는 어류라는 단순한 분류가 함의하는 인간들의 우월의식을 비판하는 비유였다.

혼돈에 항복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 P29

신의 피조물들을 모아 위계에 따라 잘 배열하면 거기서 도덕적 가르침이 나오리라고 믿었다. - P51

이렇게 아가시는 자연을 하나의 종교적 텍스트로 제시했다.
아가시가 정의한바 가장 높은 수준의 선교 활동 - P60

마치 내가 살아오는 내내, 그 질문을 할 순간만을 열렬히 기다려왔다는 듯 아버지는 내게 인 생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통보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 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 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 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 P68

혼돈‘만이 우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아버지는 내게 알려주었다. 혼돈이라는 막무가내인 힘 의 거대한 소용돌이, 그것이야말로 우연히 우리를 만든 것이자 언제라도 우리를 파괴할 힘이 라고 말이다. - P69

상대방의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으로 봐주는 사람들에 목말라 있었다는 것 을 깨달았다. - P71

넌 중요하지 않아"라는 말은 아버지의 모든 걸음, 베어 무는 모든 것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그 도덕률은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지 않기는 매한가지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이 중요한 것처 럼 행동하며 살아가라"는 것이었다. - P71

나는 더 용감한 여자아이, 더 견고한 영혼을 지닌 여자아이라면 그런 말도 웃으며 받아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내 문제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들인지도 잘 알았다. - P73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어떤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하지만 때로 그 말은 비난처럼 느껴졌다. 네가 그 장엄함을 보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 야 한다는 말처럼. - P74

내게는 절대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 바로 안식처를 찾은 느낌이었다. - P77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는 강박적인 수집이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 P117

하지만 받아들이자. 이것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것이다. 혼돈이 지배한다는 것, 나에게는 이 보다 더 분명한 메시지는 없어 보였다. - P128

진실이 아니라는 걸 우리가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굳이 믿으려고 하는 것"은 사회 몰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하나의 신념으로까지 발전했다. - P142

무지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학문이다. 아무런 노동이나 수고 없이도 습득할 수 있으며, 정 신에 우울함이 스며들지 못하게 해주니 말이다." - P142

약이 "신경계가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 P143

너무나 소중하고, 너무나 정교한 뭔가를 쌓아 올렸다가..그 모든 게 다 무너지는 걸 목격한 그 사람... 그 사람은 계속 나아갈 의지를 어디서 다시 찾았을까 하는 그 질문. 계속 가고 싶 든 그렇지 않든 어쨌든 계속 가게 만드는, 모든 사람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그것을 카프카는 ‘파괴되지 않는 것‘이라고 불렀어. 파괴되지 않는 것은 낙관주의와는 전혀 무관해.
낙관주의에 비하면 훨씬 더 심오하고 자의식은 훨씬 덜하지. - P148

나는 파괴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경이로운 개념 이었다. 왜냐하면 그건 내가 비현실적인 목표를 향해 밀고 나아가는 것 이 미친 것인가 아닌가 하는 질문에 답하지 않아도 된다고 허락해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 P148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 P150

그러나 20세기가 기운차게 달려가는 동안, 임상심리학자들은 이상한 일들을 목격하기 시작 했다. 그들이 볼 때 더 건강한 환자들, 인생을 더 쉽게 살아가는 사람들, 좌절을 겪은 뒤에도 재빨리 회복하는 사람들, 직업과 친구, 연인을 얻고 인생이라는 회전목마에서 황금기를 달리 고 있는 사람들은 장밋빛 자기기만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하여
1970년대부터 연구자들은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실험을 시작했다. 실제로 정신 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매력적이고, 남들을 더 잘 도우며, 더 지적이고, (주사위를 던지거나 복권 번호를 뽑는 것 같은) 우연한 사건들을 가능한 정도보다 훨씬 더 잘 통제하는 사람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꾸준히 확인됐다. 그 사람들은 과거를 돌아볼 때도 자기 가 실패한 것보다 성공한 것들을 훨씬 더 쉽게 기억해냈다. 미래를 내다볼 때는 친구들이나 급우들보다 자신이 성공할 가능성을 훨씬 더 크게 잡았다. - P156

반면 그토록 칭송받던 정확한 인식이라는 미덕을 지닌 사람들은 어떨까? 짐작했겠지만 그들 은 병적인 수준의 우울증에 걸렸다. 그들은 살아가는 일을 힘들어했고, 좌절을 겪은 뒤에는 회복이 더 어려웠으며,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종종 더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4 - P157

‘기만‘ 이라는 용어는 ‘긍정적 착각‘이라는 중립적 표현으로 바뀌었다 - P157

그릿Grit‘(끈질긴 투지)

좌절을 겪은 뒤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능력,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증거 가 전혀 없는데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능력, 또는 더크워스의 표현을 빌리면 실패와 역경, 정체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노력과 흥미를 유지하는 것" - P160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지속적으로 오만을 복용하는 것이야말로 실패할 운명을 극복하는 최 선의 방법임을 보여주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 P163

멜로이 폴허스Delroy Paulhus는 대학생들이 처음에는 자존감이 높은 학생들에게 끌리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들에게 싫증을 내고 그들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 P164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크 Tomas Chamorro-Premuzic는 직장에서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고용 안정성을 더 떨어뜨릴 수 있음을 알게 됐다. - P164

"공격성의 바탕에는 낮은 자존감이 있다."

쉽게 말해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자신을 우월한 존재라고 보는 사람들이라기보다 자신을 우 월한 존재로 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사람들이다. (•) 거창한 자기상을 확인받는 일에 집착 하는 사람들은 비판당하는 것을 몹시 괴로워하며 자기를 비판한 사람을 사납게 공격하는 것 으로 보인다."38 - P167

데이비드는 인디애나대학 강의 중에 그 생각들을 끼워 넣으며 학생들에게 "빈곤"과 "타락"같은 특징들이 유전될 수 있고, 따라서 "습지의 물을 말려버리는 것처럼 박멸할" 수도 있다고 가르쳤다. - P200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숨어 있는 보잘것없는"1 것들에 몰두하고 관심을 기울이 던 그 상냥했던 소년이, 어떻게 바로 그 숨어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들을 기꺼이 말살하려는 남자가 된 것일까? 그의 이야기 중 어느 지점에서 변한 것일까? 그리고 왜?
데이비드의 정서적 해부도를 쫙 펼쳐놓고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원흉은 그 스스로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던 두툼한 "낙천성의 방패"가 아닌가 싶다. - P219

그러나 애나는 분노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려고, 흉터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 P239

나는 그에게 통쾌하게 반박해줄 말이 있었으면 싶었다. 현란하게, 당신이 틀렸다고 말해줄 방법이. 우리는 중요하다고, 우리는 사실 아주 중요하다고 말해줄 방법. 그러나 주먹이 올라 가는 게 느껴지자마자 내 뇌가 주먹을 다시 잡아당겼다. 왜냐하면 당연히, 우리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이 우주의 냉엄한 진실이다. 우리는 작은 티끌들, 깜빡거리듯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우주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정말 이상한 일 이지만, 이 진실을 무시하는 것은 정확히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자 기 자신의 우월성에 대한 터무니없는 믿음 때문에 자신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폭력을 저질러 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 그럴 순 없다. 명민하고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는 모든 호흡, 모든 걸음마다 우리의 사소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와 다르게 말하는 것은 죄를 짓고, 거짓을 말하고, 기만과 광기로, 그보다 더 나쁜 것으로 자신을 이끌고 가는 일이다. - P240

이것이 바로 다윈이 독자들에게 그토록 열심히 인식시키고자 애썼던 관점이다. 자연에서 생 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 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 놓치는 일이 다. 15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 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 을 아는 것이다. - P245

그는 사람들이 결코 편안함을 진실과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P265

그"어류"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멸적인 단어다. 우리가 그 복잡성을 감추기 위해, 계속 속 편히 살기 위해, 우리가 실제보다 그들과 훨씬 더 멀다고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다. - P271

우리의 상상속 사다리에서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와 다른 동물들 사 이의 유사성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것 말이다. 드 발은 과학자들이 나머지 동물들과 인간 사이에 거리를 두기 위해 기술적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가장 큰 죄를 범하는 집단이라고 지 적한다. 그들은 침팬지의 "키스"를 입과 입 접촉"이라고 부르고, 영장류의 친구"를 "특히 좋아하는 제휴 파트너"라고 부르며, 까마귀와 침팬지가 도구를 만들 수 있다는 증거에 대해 서는 인류를 정의하는 종류의 도구 제작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해석한다. 어떤 인지 과제에서 동물들이 우리보다 뛰어나다면-예를 들어 특정한 새 종들은 수천 개의 씨앗이 있 는 정확한 위치를 기억할 수 있다 그들은 그것을 지능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치부한다. 이와 같은 수많은 언어적 수법을 드 발은 "언어적 거세"라고 표현했다. 39 즉 그것은 우리가 언어 를 사용해 동물들의 중요성을 박탈하는 방식이자, 우리 인간이 정상의 자리에 머물기 위해 단어들을 발명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 P271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 P272

어류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연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경계가 없고 더 풍요로운, 아무런 기준선도 그어지지 않은 그곳을.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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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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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열등한 인종으로 평가하기 쉬운 책

방관자적 시선으로 세계와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차갑고 날카로운 비판들로 난도질하는 것으로 지적인 충족을 느끼는 괴팍한 인물 - P5

그에게 고통은 소멸해야만 끝나는 아픔이 아닙니다. 그 아픔 끝에 새 생명이 탄생하고, 새로 운 시대가 열리고, 새로운 가치관이 나의 인생에서 성립됩니다 - P8

쇼펜하우어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절망은 능동적인 절망입니다. 그가 추구했던 욕망은 가장 순수한 의지였습니다. 인간은 욕망의 표상이며, 인간의 모든 활동은 욕망을 성취하고 싶어하 는 의지의 출현입니다. 이런 진리를 간과한 채 눈에 보이는 사태만을 쫓아다니는 우리의 무 지한 삶이야말로 절망의 본질이었던 것입니다. - P9

현대의 우울함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특별한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 율의 덫에 빠져도 육체적으로는 힘든 일이 없다. 기술이 문명을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 다. 그래서 우울을 핑계로 얼마든지 나태해져도 그 게으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 우울하 다는 변명으로 얼마든지 무감각해지는 것도 가능하다. 기분이 우울해서 타인의 고통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한마디 푹 던짐으로써 간편하게 면죄부를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우울함에 취해 있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판단력이 흐려질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불감증이 며, 이 단계에서는 사회적 인습 전반에 무기력해져 자기 생각과 감정만이 유일하게 옳다는 망상에 빠지게 된다 - P23

현명할수록 명예와 체면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를 안다. - P26

오늘날 체면과 명예가 그 사람의 전부인 양 절대적인 대접을 받는 이유는 이 시대의 인간관 계, 혹은 권위와 신분이 편견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체면을 중시하는 까닭은, 내세 울 인간성이 직분에서 얻은 명예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서다. 능력이 없으니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도 못하고, 그런데 또 권력은 욕심나고, 그러니 스스로 자기 이름에 금칠을 해버리는 것 이다. - P26

이 시대가 타인과 평화로운 교제가 가능한 세상이었다면 명예는 지금처럼 훼손이라는 잣대 로 고려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타인의 권리를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세상이었다면 체면을 따지는 대신 신뢰를 이야기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 사회에서 명예란, 남들이 인정 해주지 않아 나 혼자 주창하는 권리. 타인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휘두르는 입속의 칼날.
증오하는 자들과 맞서 싸우는 위협의 명분으로 남용되는 중이다. - P27

그에 비해 세월은 점점 더 힘이 솟는 듯하다. 내가 의미를 찾아내기도 전에 벌써 저만치 달아 나서는 나의 손이 닿지 않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내 앞으로 달려가는 세월을 보고 있으면 걸 음을 떼기도 전에 지쳐버린다. 세월이 나의 속도에 보조를 맞춰줄 리가 없음을 알고 있기에 시작도 하기 전에 지루함을 느낀다. - P33

지레 겁먹은 우리가 절망을 죽음과 혼동하여 좌절하고 포기했다. - P34

우리는 항상 죽음을 떠올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삶이 허락된 이유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죽기 위해 태어난 자들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죽음의 준비는 오직 이것뿐이다.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 두려 움과 아쉬움과 남겨진 자들에 대한 걱정으로 죽음의 눈치만 보던 우리들이 당당하게 죽음과 대면하여 공포도, 후회도, 근심도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것.. - P38

부모에겐 개성도 없고, 감정도 없고, 오직 나를 위해 일생을 내 노예처럼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공급해주는 하나의 물건으로 부모를 취급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모든 불행이 결국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서 시작됐음을 상기한다면, 사랑이야말로 한 사람의 일생을 추락 시키는 가장 근원적인 불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 P43

인간은 자기 자신을 타자의 의식 속에서 정립한다. 내가 타인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 각함으로써 나와 타인을 구별하게 되고, 남과 다른 나의 개별성을 지향하게 된다. 이것이 인 간이 상호 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기반이다. 타인을 인정한다는 것은 나의 의식 속 에 타인의 개별성을 끌어들여 나와 별개의 존재임을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 P43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나의 철학에는 위로가 없다며 세상 사람들은 비난할 것이다. 이런 비난 은 세상을 창조하신 이가 있으며, 그가 만물을 지으셨기에 이 비굴한 삶도 그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구원받을 수 있다는 거짓말이 듣고 싶어 교회 목사를 추궁하는 가난한 성도들의 욕 심과 다르지 않다. 나는 굴복할 의사가 없다. - P47

인간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누군가의 말을 믿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논쟁이 시작되었을 때 사람들이 주로 선택하는 무기는 누군가의 권위다. - P50

인생은 불행해지기는 쉬워도 행복해지기는 어렵다. 행복을 포기하는 것은 위선도 아니고 절 망도 아니다.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그 선택이 지혜의 시작이다. 인생의 지혜란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떤 상태가 되더라도 크게 놀라지 않고, 크게 실망하 지도 않고,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이다. 크게 실패해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크게 성공해도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게, 사실 크게 휘둘릴 만한 가치가 없기 때 문이다. - P55

젊은 시절엔 이렇듯 위선의 함정만 잘 피해 나가도 이른 나이에 삶을 통찰할 수 있게 될 것이 다. 제대로 된 인생이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편하게 살고 싶다면 일찌감치 위선 의 가면을 벗어버리는 것이 좋다.

최대한 빨리 수정해야 할 점은 나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허영이다. 모든 사람을 나와 비 교한다. 나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평범‘ 이라는 꼬리표를 붙여버린다. - P58

인간은 이기적이고, 이기적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도태를 면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기심을 억제하고 타인에게 선행을 베푸는 행위는 인간으로서의 자아를 포기했다는 뜻이다. 만약 인 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고 있다면 인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만물 앞에서 자신을 강탈당하든지, 자기 앞에서 만물을 파괴하든지 둘 중 하나만 선 택해야 하는 존재다. - P59

하루를 마치고 차분히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나간 하루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 속에 서 얻어지는 감정은 나의 무능과 타인에 대한 분노. 결국, 또다시 우울해진다. 나의 한계에 분노하고 타인에 대한 원망으로 불쾌감이 치솟는다. 그 마음이 나를 어둠 속에 갇히게 한다. - P65

선과 악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과 선을 행하고 악을 버리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 P73

생명은 서른여섯 살까지는 시간의 이자로 살아가고, 서른여섯 이후부터는 시간 그 자체를 갉 아먹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젊었을 땐 적자가 발생해도 미미해 보인다. 어차피 이자 일 뿐이므로 지출이 과해도 걱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베푼 이자가 중단되고 원금을 사용하는 때가 오면 사라진 시간의 이자가 아쉽게 다가오는 것이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시 간이라는 생명의 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간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 젊은 시절보다 더욱 욕심 을 내는 것은 시간을 상실했다는, 생명이라는 원금이 얼마 안 남았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 P86

만약 진화론이 성실이라는 내적 본능을 동물학상의 특성으로 밝혀놓았다면 나는 누구보다 철저한 진화론자가 되었을 것이다. - P87

현실에서 내가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이유는 그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서다. 내가 그를 경멸 하는 이유는 그가 나보다 훌륭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의 얼굴에 침을 뱉고 머리를 쥐 어뜯기라도 해야 그의 면전에서 내가 수치를 당하지 않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P88

나의 이 같은 조급함과 달리 확고한 자의식을 갖춘 사람들은 타인의 칭찬이나, 재축, 경멸 따 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가 내게 무슨 말을 하든 상처받지 않고 타인에게 상처를 줄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자의식이야말로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나 가는 힘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P88

잘못된 독서는 나쁜 친구와 어울리는 것보다 더 나쁘다. - P95

인간은 외부 환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하지만, 내부에서 들끓는 가설에 대해서 는 그 주체가 자기 자신이었다는 이유로 무조건 미화시킨다. - P95

어느 유명 작가가이런 말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그 길을 걷는 것이다. 글은 그 길의 이정표에 불과하다."라고 - P95

그렇다면 권태로운 인간은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 천국이 지옥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권태 라는 간수가 내 등 뒤를 노려보는 감옥이 되는 것이다. 천국에서 권태라는 간수를 만난 인간 은 자신이 죄수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 P101

소유는 만족을 위함이 아니다. 소유는 의무의 시작이다. 내가 뭔가를 가졌다는 것은 내게 어 떤 의무가 주어졌다는 신호다. 많은 것을 가질수록 나는 많은 의무로부터 괴로움을 겪어야 한다. - P103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기록된 역사의 대부분은 전쟁과 반란, 폭압과 갈등이다. 평화는 전쟁과 전쟁 사이에, 반란과 반란 사이에, 독재와 혁명 사이에 잠시 찾아오는 우연한 휴식과 같았다. - P110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 - P107

불행과 고뇌와 절망에서 가장 빨리 위로받는 방법은 나보다 더 비참한 자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 P109

인간의 이성은 허영심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일기를 쓰면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누 군가가 내가 죽은 후에 이 방에 들어와 나의 가장 비밀스러운 이야기들로 가득한 작은 노트 를 발견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적인 메모마저도 지적인 허영으로 더럽히는 이유다. - P122

사회에 해악을 끼친 범죄자를 위한 교화시설과 그에 소비되는 비용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도 선의의 구성원이 당하는 고통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감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회 복되기 힘든 질병에 오염된 거대한 병원이다.
개인이 자초한 불행이든, 환경에서 비롯된 불행이든 고통받는 소수의 나약한 세대에게 현재 와 미래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를 베푸는 것은 국가사회의 의무가 아닌 건강한 다수의 의무다. - P136

부자의 이 같은 자기 기만은 문명사회가 안고 있는 폐단 중 하나인데, 이보다 더 세상을 암을 하게 만드는 폐단이 있다. 가난한 자들의 질투다. 부자를 비난하는 표정 뒤에서 자신보다 더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착취하려는 가난한 민중의 집단폭력은 공동체의 존립을 뒤흔드는 위협이 될 것이다. - P140

세상 사람 모두가 자기 몫을 기다릴 줄 알게 된다. 모순과 고통과 질병과 불행은 하필이면 나 를 찾아온 저주스러운 운명이 아닌 언젠가는 만나는 게 당연한 내 삶의 일부로 인정하게 된 다. 그것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속죄다. 신을 대신해 우리가 이 세계에 베풀수 있 는 유일한 안식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도덕적으로 가련한 존재들이다. 거울 속 얼굴만 쳐다보고 있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때문에 수치스러워할 필요도 없고, 격분할 필요도 없다. 사실 그 대로를 인정하고 거울 속 나의 얼굴을 너그러이 용서해주었듯이 문 밖의 사람들에게 용서를 베풀면 된다. 홀로 십자가를 짊어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 P159

하지만 경제가 발전한 결과로써 국민은 더욱 이기적으로 변모했다. 가진 자는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눈에 불을 켜고, 못 가진 자는 가진 것이라도 빼앗길까 봐 난폭해진다.
계층과 계층이 분열되고, 세대 간의 의사소통은 오래전부터 단절되었다. 한 국가 안에 여러 개의 국가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부자들의 나라, 가난한 자들의 나 라, 늙은이들의 나라, 젊은이들의 나라가 쉴 새 없이 충돌하고 비난하고 전쟁을 준비한다. - P162

그들의 이기적 경향은 이미 도를 지나쳤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동정하고 이해하기는커 녕 빈부의 격차는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 P162

그러나 이것은 용기가 아니다. 도피는 용기가 아니다. 총칼로 무장한 권력 집단에 굴복하느 니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버리고 동굴에 유리되겠다는 선각자적인 회피는 진정한 용기가 아 니다. 도피가 용기라면 자살을 결심한 사람만큼 용감한 자는 없을 것이다. - P163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정치집회에 가보면 이 같은 공명 작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 이 집회에 참석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지는 자석과 비슷해 서 보다 큰 의지에 작은 의지가 이끌린다. 의지가 허약한 사람일수록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 다시 말해 대규모 의지가 축약되어 보잘것없는 표상이라도 만들어낸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 한다. - P191

인간에게는 물질적인 신체뿐 아니라 의지에 해당하는 영혼이 존재한다. 신체로 대변되는 물 리적인 삶뿐 아니라 의지로 촉발되는 영적인 삶도 있다는 것이다. - P204

인생은 기만의 연속이다. 삶이 삶을 속이고, 삶은 삶으로부터 속는다. 기만으로 가득 찬 삶, 그것이 삶의 진정한 의미임을 깨닫는다면 얻게 해주리라, 삶이 나에게 약속했던 소망들이 이 루어지지않는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분노할 가치가 없음도 알게 될 것이다. - P211

진리가 거짓임을 알았고, 오류가 진실임을 깨달았다. - P212

인간은 질문을 통해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 그 속에서 얻어지는 의미와 가치를 추구한다.
철학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와 그 이유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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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식물의 인문학 - 숲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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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싶다’라는 보조형용사가 혐오스러워질 뻔한 책이었다. 이정도면 편집자가 좀 걸렀을 법한데, 저자의 고집이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편하게 읽기 좋은 교양서라는 점엔 틀림없다.
그리고 사람들이 녹색성장이라는 미신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이듬해 죽음을 예견한 나무가 그해 유난히 화려한 꽃을 피우는 현상 - P17

아름답다는 느낌은 꽃에서 비롯했고, 그 느낌이 아름다움으로 인지되었다고 합니다. - P19

세계적인 명작은 한결같이 황금비례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피라미드나 파르테논 같은 건축 물에도, 비너스 같은 조각품에도, 베토벤• 모차르트• 버르토크 같은 위대한 작곡가가 즐겨 사 용한 음계에서도 황금비례가 발견됩니다. - P24

한국의 청국장, 중국의 취두부, 일본의 도후요, 서양의 치즈. 이들의 공통점은 묘한 악취입니 다. 인간은 왜 악취에 매료되는 것일까요? 발효 과정에서 생긴 생명의 내음이기 때문입니다. - P29

당시 명문 부호들은 정원과 서재 꾸미기를 귀족의 의무처럼 여겼습니다. 오늘날 유럽과 미국 의 전통 도시는 이들이 남긴 멋진 정원과 훌륭한 서재 덕분에 품격을 더합니다. 유럽과 미국 에서는 그 집의 정원을 보고 주인의 품격을 가능하는 관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커피 마실 시간은 없어도 정원 물주기를 놓치지 않습니다. 집 안 카펫 청소는 못해도 잔디는 깎습니다. 그 일을 게을리하면 이웃에게 손가락질을 받기 때문이지요. 귀족들의 정원 사랑이 남긴 아름다운 시민의식이자 건강한 생활양식입니다. - P43

1933년 런던에서 개최된 ‘자연보호에 관한 국제회의‘는 국립공원의 지정과 국가의 공권적 제한에 필요한 세계 규범을 제정했습니다. 한국은 1987년 지리산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야생 생태계를 국가가 관리하고 보호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 P44

한 도시의 품격은, 치솟은 빌딩과 멋진 구조물이 아니라 숲이 결정합니다. - P48

인간이 식물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식물이 인간을 조종한다." 미국 버클리대학교 마이클 플 란 교수가 저서 「욕망의 식물학에서 정의한 결론입니다. - P67

30m가량의 훤칠한 키에 철철이 멋진 모습을 연출하기에, 줄지어 심으면 가로수로선 ‘딱‘ 입 니다. 봄이면 파릇파릇한 새싹, 여름에는 짙은 녹음, 가을에는 다양한 갈색 낙엽 그리고 겨울 에는 앙상한 가지와 직삼각형 몸매까지. 이런 연유로 전국 곳곳에 메타세쿼이아 길이 조성되 었지요. 그러나 길 주변 농부들은 울상입니다. 낙엽의 독성 탓에 농사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농지 주변 가로에 심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 P69

산소농도 차이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등산을 해보면 쉽게 알 수 있지요. 도심을 벗 어나 울창한 숲길을 오르며 느끼는 기분 그것입니다. 북한산과 관악산의 산소농도는 21.2%, 내설악은 21.3%, 외설악과 동해안은 21.6%입니다. 이런 곳에서 느끼는 신선함은 도심의 산소농도와 불과 0.5% 안팎의 차이에서 비롯합니다.

그렇다면 적정 최고 산소농도 23%에서는 어떨까요? 하루에 세 시간만 자도 피로를 느끼지 않고, 독한 술을 과음해도 숙취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미 아마존 같은 밀림의 산악지 대에 가면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인류가 밀림에서 살았던 시절에는 산소농도 23%의 공기를 마시고 살았을 법합니다 - P79

야생식물을 농작물로 만들었듯 들짐승을 길들여 가축으로 사육했습니다. 심지어 인간도 길 들이고 키워왔습니다. 교육※#입니다. 교육은 ‘가르치고 키운다‘는 뜻이지요. 사육이든 교 육이든 ‘키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생명체를 길들이며 성장시킨다는 뜻입니다. 인간 을 농작물이나 가축처럼 ‘키운다‘는 말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P93

사람은 키우는feed 목적물이 아니라 자라는grow-up 인격체입니다.

유독 한국어만 ‘키운다‘고 표현합니다. 언어는 기호이지만, 함의숨원의 힘은 대단합니다. - P93

생태계의 생존 방식을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물의 법칙과 식물의 법칙입니다. 동물은 살 기 위해 약한 이웃을 잡아먹지요. 반면 식물은 자신을 해치는 이웃이라 해도 고통을 주어 쫓 을 뿐 죽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래합니다. 초식동물에게 맛있는 잎과 열매를 주는 대신 씨 앗을 멀리 퍼뜨리도록 심부름 시킵니다. 벌에게는 꿀을 주는 대신 꽃가루를 옮기도록 하지 요. 동물이 제로섬 zero-sum 게임을 한다면, 식물은 윈윈win-win 게임을 하는 셈입니다.
제로섬 게임이 생존에 유리한 듯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식물계가 동물계보다 종의 다양성 과 개체 수에서 압도적으로 많고 풍부합니다. 그만큼 원원 게임이 제로섬 게임보다 더 생태 적 우위에 있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 P118

다양한 작물을 함께 키울수록 미생물의 종류도 많아져 토양은 풍요롭고, 이런 땅에서 자란 농작물은 당연히 건강하고 맛도 뛰어납니다. - P145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게리 베커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는 이렇게 답합니다.
"부유한 선진국일수록 자식은 악성 소비재이지만, 가난한 후진국에선 훌륭한 생산재이기 때문이다. - P210

선진국에서는 부모가 자녀 양육과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하지만 되돌려 받기 어려워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반면, 후진국에선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만 하면 최소 가사 노동력을 얻 고, 만약 한 명이라도 성공하면 노후를 보장하는 보험이 되기 때문에 출산을 가급적 늘린다." - P210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100% 감축해도 대기 중 온실가스 감소량은 전체 대기의0.05%에 불과한 셈입니다. 과격한 환경론자들의 요구대로 2012년 현재 전 세계 총 배출량의 30%를 2020년까지 감축한다 해도, 전체 대기 중 온실가스는 불과 0.015%를 감소하는데 그치는 겁니다. 총배출량의 30% 감축은 현실적으로 언감생심입니다. 이 정도의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합니다.
제임스 콜만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는 저서 『내추럴리 데인저러스』에서 "지구온난화는태양 흑점의 활동 결과이며 "태양의 폭발로 생긴 햇빛에너지의 변화에 따라 대기온도도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흑점 활동으로 생긴 우주방사선의 산물인 ‘탄소-14‘ 동위원소를 화석化石속 나무의 나이테에서 검출하면, 흑점 활동의 주기와 지구 대기온도의 변화가 거의 일치합니다. 흑점 활동이 소멸된 1640~1720년 사이 지구는 소빙하기를 맞았으며, 1880년 이후 흑점 활동기에 기온이 상승했습니다. 또한 해저 퇴적핵의 탄소를 방사선으로 연대 측정한 결과, 기후변화는 대략 1,500년 주기로 찾아왔는데 그 끝에서 100년간 소빙하기를 맞았습니다. 이 주기대로라면 지금은 소빙하기를 앞둔 시점이며, 오히려 온난화를 반겨야 할 때라고합니다. - P267

과학자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지구온난화는 태양 활동과 관련된 기후변화 의 자연 현상입니다. 둘째, 온실가스를 감축해도 대기온도를 낮추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습 니다. 셋째, 특히 이산화탄소는 온실화 유발 효과가 낮아 지구온난화 억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P268

주연도 관객도 없는 조연들의 정치 쇼 - P269

딱딱한 과학적 논거보다 ‘어쨌든 좋을 성싶은‘ 녹색의 이미지에 혹하는 대중의 우매함 - P271

녹색신앙 - P272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을 끊는 최상책은 대기 습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 P273

내륙일수록, 녹지가 부족할수록 그 지역은 건조합니다. 사막화는 이런 곳에서 생깁니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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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우주를 보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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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탐구와 문학적 글쓰기를 훌륭히 결합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는데 내 생각엔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글쓰기가 아닌가 싶다.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인지 개인의 풍부한 감수성을 표현하고자 한 목적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글쓰기는 나같은 독자에겐 집중력을 떨어뜨리기엔 최적의 조건이었고, 게다가 도판 하나 없는 불친절한 생물학책이라니 너무 끔찍했다.

생물학에 조예가 깊은 과학자들에겐 문학적 감성이 가미된 수준 높은 작품일지 모르겠으나, 일반인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최악인 교양인문서이다.

그래서 뭐가 문제냐고? 숲의 생물 다양성이 봄에 만발하는 것을 보자고 목재와 종이 수요를 억제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꽃의 운 명은 꽃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태계 교란은 자연스러운 일 아니 냐고? ‘자연의 균형‘이라는 낡은 상투어는 수십 년 전에 한물갔다.
이제 숲은 바람과 불, 인간에게 끊임없이 공격받고 늘 변하는 ‘역동 적계‘로 간주된다. 사실 앞의 물음을 이렇게 거꾸로 되물을 수도 있 다. 예전에는 산불이 숲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역할을 했는데 지난
100년 가까이 인위적으로 산불을 억제했으니 산불 대신 개벌을 해 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학술 회의와 정부 보고서, 신문 사설이 논란으로 들끓는 것은 이 런 까닭이다. 숲에는 윙윙거리는 전기톱이 필요한가, 아니면 벌목꾼 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재생될 시간이 필요한가? 우리는 자연을 하나 의 모형으로 상정하고 싶어 하지만, 자연을 정당화하는 논리는 무궁 무진하다. 여러분은 숲의 생명 순환을 어떤 측면에서 보고 싶어 하 는가? 빙하기의 가공할 파괴력? 때문지 않은 태고의 산림? 숲을 뒤 집어엎는 태풍의 위력?
늘 그렇듯 자연은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
오허려 우리는 이러한 도덕적 물음을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는 자 연의 어떤 부분을 모방하고 싶은가? 빙상*의 압도적이고 무지막지 한 무게를 꿈꾸는가? 얼음 왕국의 아름다움을 땅에 덮어씌웠다가.
숲이 천천히 재생되도록 10만 년마다 빙하를 물러나게 하고 싶은가?
아니면 불과 바람처럼 살고 싶은가? 임의의 간격으로 임의의 장소에 서 일정 시간 동안 기계로 풀과 나무를 베어내고 싶은가? 우리에게 는 숲이 얼마나 필요한가? 우리는 얼마나 원하는가?
이것은 시간과 크기의 문제다. 개별을 20년마다 할 수도 있고
200년마다 할 수도 있다. 벌목을 한곳에 집중할 수도 있고 전체적 으로 분산할 수도 있다. 숲을 완전히 발가벗길 수도 있고 나무 몇 그루만 제거할 수도 있다.
우리가 집단으로서 이 물음에 대해 내놓는 대답은 수많은 망주 인이 소유한 가치에서 비롯한다. 이 가치를 가지치기(정리하고 가치 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두 서툰 관리자인 경치와 정부정책이다. 숲은 소유권 경계선을 따라 깨진 유리창처럼 불규칙하게 나뉘어 있다. 그래서 지역마다 숲의 가치가 제각각이다. 이렇듯 혼란 스러운 상황이지만, 전체를 조망하면 패턴이 드러난다. 인류는 빙하 기도 아니요 폭풍도 아닌 전혀 새로운 무엇이다. 우리는 빙하기의 규 모로 숲을 바꿨으되 수천 배 빠른 속도로 바꾸었다.
19세기에 베어낸 나무의 양은 빙하기 10만 년 동안 죽어간 양보 다 많았다. 우리는 도끼와 톱으로 숲을 난도질하여 노새와 화차로 실어 날랐다. 헐벗었다가 다시 푸르러진 숲은 크기가 줄어들었으며 난도질의 여파로 생물 다양성이 줄었다. 이것은 빙하기 규모의 폭풍 이었으나 노골적인 물리적 교란으로 따지면 태풍과 맞먹었다. - P101

그런데 이 비유는 앞뒤가 바뀌었다. 자연이 노장사 상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니라 노장사상이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무는 도를 따른다‘가 아니라 ‘도는 나무 의 길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 P147

수컷 모기와 알을 품지 않은 암컷은 벌이나 나비처럼 꽃에서 꿀을 빨거나 썩어가는 과일에 서 단물을 빨아 먹는다. 피는 산모만을 위한 단백질 보충제다. - P161

코요테는 늑대 같은 최상위 포식자와 달리 개체 수가 많아서 박멸 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프랑스 혁명에서 드러났듯, 또한 미국 정부 의 육식동물 개체 수 억제 정책에서 다시 한번 드러났듯, 왕을 죽이 는 것은 쉽지만 상류층을 몰아내는 것은 어렵다. - P218

하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인류를 증오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인 류는 전체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하려면 인류 의 창의성과 놀이 본능 또한 사랑해야 한다. 인간의 인공물이 남아 있다고 해서 자연이 아름답지 않거나 일관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물 론 우리는 덜 탐욕스럽고 덜 어지르고 덜 낭비하고 덜 근시안적이어 야 한다. 하지만 책임감을 자기 혐오로 바꾸지는 말자. 우리의 가장 큰 실패는 세상에 대한 연민을 품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우리 자신도 포함된다. - P225

이 매혹을 설명하려고 나중에 언어를 동원하기는 하지만, 매혹의 과정은 이성의 차원 아래에서, 언어의 층위 밑에서 먼저 일어난다. - P279

이색형 색각자의 뛰어난 패턴 인식 능력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불 운한 돌연변이의 하찮은 기쯤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렇지 않다는 증거가 두 가지 있다. 첫째, 인간에게서 이색형 색각자 의 빈도는 남성의 경우 이색형 색각은 남성 성 염색체의 유전적 변 화 때문에 생긴다- 2대 8로, 부적응 사례로 보기에는 너무 높다. 이 색형 색각이 이토록 흔하다는 것은 진화가 특정 상황에서 이 조건을 선호함을 암시한다. 둘째, 우리의 사촌인 원숭이, 특히 신세계원숭이 도 이색형 색각과 삼색형 색각이 한 종에 공존한다. 이 종은 이색형 색각이 전체 개체의 절반 이상인데, 이 또한 이색형 색각이 우연한 결함이 아님을 암시한다. 실험실에서 마모셋원숭이를 관찰했더니 이 색형 색각은 어두운 곳에서 삼색형 색각보다 유리했다. 삼색형 색각 이 놓친 패턴과 질감을 보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밝은 곳에서는 상황이 역전되어, 삼색형 색각은 잘 익은 빨간색 열매를 이색형 색각 보다 빨리 찾는다. 이렇듯 원숭이의 시각 체계가 다양한 것은 숲의 빛 조건이 다양하기 때문일 것이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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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칵테일, 러브, 좀비 안전가옥 쇼-트 2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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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능력이 뛰어난 장르소설 작가이다.
마지막 단편은 처음엔 좀 지루했는데 마지막에 시간의 순서를 역행하며 서사가 완성된다. ‘결국 벌어질 일은 벌어지지.‘라는 씁쓸함…

그는 언제나 불리한 상황이 되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곤 했다. - P14

망하지 않으려면 인간이 아닌 수준의 정의감과 체력, 두뇌를 가진 히어로들이 백신을 찾아야 만 하는데, 현실에 그런 히어로는 없다. - P39

아빠는 그야말로, 가정 밖에서는 건실한 사회인인 반면 가정 안에서는 제왕처럼 군림하는 전 형적인 50대 중후반의 경상도 출신 제약회사 직원이었던 것이다. - P42

이 역시 인터넷에서 본 적 있었다. 감염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치들이 있다고. 정 부에 넘기면 시체도 받지 못한다는 소문은 공공연한 사실이었고, 좀비가 되어 버린 가족의 시체를 보전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들었다. 엄마가 중얼거렸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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