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4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편집 업무를 위해 다른 자료들을 찾아볼 필요가 없게끔 만들었다는 것에 이 책을 만든 수 많은 이들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 책을 통해 누구든지 편집에 관한 기초 지식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중학교 때 펜팔을 했다. 생일이 다가오자 펜팔 친구는 내게 벽돌 두께의 책을 한권 선물해 주었다. 

"친구야, 과거형을 말할 때에는 ~던지, 미래형을 말할 때에는 ~든지 란다."

그 편지를 받는 순간 너무 부끄러워서 수치사 할 뻔했다. 그랬다. 나는. 맞춤법, 띄어쓰기가 매우 약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ㅎㅎ) 그 책의 이름은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한 표준어규정 이었다. 물론 지금은 20년도 더 된 일이라 그 책의 맞춤법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한 것들 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은 내게 굉장히 소중한 책이다. 늘 이사를 다녀도 내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부끄러웠지만 그 친구는 내가 글을 쓰는데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당시 25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우체국 소포로 보내준 것이었다. 무엇보다 소중한 책!

그 때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 책 한권을 소개한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 열린책들 편집매뉴얼2024"

2024년도가 붙었다는 것은 이 책이 2008년부터 주기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와우!

이 책은 468페이지에 달한다! 아니, 열린책들 편집부는 정말 대역작을 쓴것 아닌가!

이 벽돌 두께의 책을 받고 나는 진심 소리내서 웃었다. 

"대체 내가 이걸 왜 신청한 거지?!!!"

  

이 책 서평을 신청하면서 나는 정말 막연하게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언젠가 나도 글을 쓰게 될텐데.. 책 한권 내려면 편집 매뉴얼 정도는 알아야 되는거 아냐?"

정말 단순한 생각에서 였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어마어마한 정보량에 놀라버렸다.

무려 출판사가 만든 편집 매뉴얼 아닌가!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편집인이라면 알아야 될 상식의 규모가 내 상식을 넘어 안드로메다까지 뻗어나갔기 때문이다. ㅠㅠ..

내가 이처럼 저렴한 표현으로 서평을 쓰게 될줄은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 붙들어 매고 꼼꼼히 살펴보니 감탄하고 말았다.

'이 책 뭐지? 뭔데? 아니 왜?!!' 엄청나게 빨려들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뭘까. 


구성을 살펴보자.

제1부 한글 맞춤법

거의 고등학교 심화 국어 문법 수준의 내용으로 차곡차곡 실려있다. 

자모, 소리에 관한 것, 형태에 관한 것, 띄어쓰기, 문장부호까지 너무도 상세하고 완벽한 책이다.

진짜 맞춤법에 대한 매뉴얼, 표준어에 대한 규정이 예시와 함께 실려있다.


특히 맞춤법 변화 과정에 대해 잘 정리가 되어있어서 좋았다.

가령 <ㅎ> 소리가 덧나는 것은 소리대로 적는다. 라는 규정이 있다. 

그래서 암캐, 수탉, 수캐, 암탉, 살코기가 된 것이다. 어느날 부턴가 저 낯선 단어들이 등장했는데 한글맞춤법 제31항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나씩 맞춤법의 원리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제2부 표준어 규정

총칙, 발음 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 어휘 선택의 변화에 따른 표준어 규정


제3부 외래어 표기법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빵 터진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를 보면 놀랄 수 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언어는 한글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꺄! 

세종대왕님 만만세!

게다가 외래어 표기법이라고 해서 나는 단순히 영어 정도 나올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중국어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체코어,루마니아어, 말레이인도네이사어, 세르보크로아트어?!! 이건 또 뭔데? 진짜 생전 처음보는 단어들의 표기법까지 다 써져있다. 허허허 이렇게 제3외국어 읽기를 마스터하는 건가요?


제4부 열린책들 편집 및 판면 디자인 원칙

니들 책 사이에 책갈피 용도로 꽂혀있는 리본줄 이름이 뭔지 알아? '가름끈'이라고. 그거 시작하는 시점에 원단으로 감싸진 부분은 뭔지 알어? 바로 머리띠야. 대박이지? 

책 윗 부분은 책머리, 책 겉에 있는 것은 덧싸개, 앞장은 앞날개, 책 감싼 종이는 띠지!

우와우와우와 신세계다. 이렇게 책 한권이 탄생하기까지 이런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신경써서 제작을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게다가 책의 종이 단가표가 따로 정해져 있었다. 난 그냥 종이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본문에 들어가는 내지는 4가지 종류, 덧싸개 및 고급 인쇄물에 들어가는 종이는 가격이 정말 비쌌다!

나도 다음에 책을 낼 때 저렇게 비싼 종이에 할 수 있을까? 괜히 설레여 본다.. (아니 글이나 쓰고 말하라고!)

인쇄비도 1도 5000원, 양면2도 10,000원 1000부 기준일때 그렇다. 부수가 많아질수록 인쇄 단가도 당연히 내려간다. 

전자책 제작하는 방법도 나와있다. PDF 형식과 EPUB 형식으로 만들 수 있다. PDF는 그림이나 사진 분량이 많은 경우 제작한다. PDF 전자책 제작 시 유의할 점은 폰트 라이선스와 도판 사용권 등 전자책 발생에 대한 권한을 확인하는 것이다. 폰트의 경우 발행 권한이 없다면 다른 폰트로 교체할 수 있다.


EPUB 전자책의 경우 화면 크기에 따라 글자 수나 이미지 크기가 변한다. 글 위주인 책이 좋다. 기기 환경에 따른 제약을 덜 받고 모바일 환경에도 이용하기 좋다. 


부록은 

간기면구성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저작권 계약에 대한 계약서가 상세한 버전으로 실려있어서 인상적이었다. ISBN 국제 표준 도서 번호에 대한 내용, 편집 시 체크리스트 제공,  등 정말 책 한권이 출판되기 까지의 모든 과정에 필요한 내용을 전부 혹은 그 이상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           ] 추천한다.

- 출판업계 종사자 및 편집인 (그들은 이미 년도 별로 이 책을 갖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 나처럼 작가가 되보겠다는 원대한 야망을 품는 글쟁이

- 국어국문학과 지망생 및 대학생

- 교정 교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 국어 선생님 및 학원 강사들

- 지식의 충만함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독서가들

- 그 외 맞춤법, 띄어쓰기에 한없이 작아지는 그대들!!

가격도 너무 착하다. 세상에.. 이런 편집 매뉴얼은 정말 출판업에 있이서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찾는 이가 적어서 더 이상 안 찍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제발 사주세요! 네? 

이 책 진짜 꼭 멸종 당하지 않도록 보존이 필요합니다! 


#열린책들 #열린책들편집매뉴얼2024 #편집매니얼 #편집매뉴얼2024 #한글맞춤법 #표준어규정 #책편집 #채손독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 이 글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을 통해서, 열린책들 출판사의 도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정말 책 한권이 출판되기 까지의 모든 과정에 필요한 내용을 전부 혹은 그 이상을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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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4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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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편집 매뉴얼은 정말 출판업에 있이서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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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수놓다 -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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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진정 어떤 사람이길 원하는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내 나이 마흔 하나, 70세 엄마랑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무계획 딸로 인해 비오는 날 우비를 입은 채 우리는 비자림 숲속을 거닐었다. 

"천년이 된 숲이래" 나와 엄마는 진흙 길을 걸으면서 각자의 세계를 상상했다.

숲 끝에 다다르자 전망대가 나왔다. 전망대에 오르니 우리 앞에 바다가 펼쳐졌다. 

"나 비 오는 날 숲 처음 와봐. 이렇게 좋구나. 비 오는 날 숲은"

"응. 엄마. 우리 자주 와."

일흔이 된 우리 엄마. 입 버릇처럼 '니 아빠 놔두고 이제는 자유롭게 혼자 살란다'라를 외친다. 못한게 많다고, 젊을 때 그리 고생만 하다가, 이제 좀 다닐만 하니 몸이 말썽이라고. 


난 이 소설을 읽으며 내내 나와 우리 가족들을 떠올렸다. 

고등학생 기요스미를 통해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

그리고 사쓰코를 통해 나는 어떤 엄마인가를 돌아번다.

후미에를 통해 할머니가 된 나의 엄마를 돌아본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되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이길 원하는가.' 



<이야기>

'물을 수놓다'는 일본의 한 가정 이야기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주인공 들이 '웨딩 드레스 만들기' 라는 우연한 사건을 통해 자기 자신을 온전히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족 구성원들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옴니버스 소설이다. 


<등장인물>

- 주인공 고등학교 남학생 기요스미는 

바느질과 자수 놓는 것을 좋아한다.

새학기 자기소개 시간에 자수 놓는 것에 대해 공개하며 진정한 '자기 다운 것'에 대해 고민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척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척하는 것도 몹시 서글픈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자수를 그만두지 않았고 억지로 주위에 맞추는 것도 그만두었다." 

- 누나 미오는 

결혼을 앞둔 직장 여성이다. 결혼식 때 입을 드레스를 준비하며 고민이 많다. 그녀는 귀여운 것이 싫다. 왜 싫은 것인지, 자신이 싫어하는 귀여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 

늘 그녀는 싫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왜 싫은지,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타인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말하는 법을 모르고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예쁜 드레스를 변태에게 커터칼로 난도질 당한 후 트라우마를 겪게 되며 자연스럽게 아름답고 예쁜 것에 거리를 두게 된 것이다. 그녀 역시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자기 스스로를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드레스를 직접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진짜 좋아하고 바라는 것을 알고 표현하게 된다.  


미오는 어쩌고 싶어?

곤노 씨는 자주 그렇게 묻는다. '표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건 어쩌면 우리 남매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평소 태도에 대한 쓴 소리일지도 모른다. 


"기운이 나는 것, 기운 나게 해주는 것. ..........귀여운 게 싫다, 미오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누구나 똑같은 '귀여움'을 추구할 필요는 없으니까."


- 엄마 사쓰코는

20대에 임신을 하고 젠과 결혼했지만 독박 육아를 경험하면서 남편에게 질려버린 사쓰코는 이혼을 결심한다. 울어대는 아이와 엉망 진창인 집안일으 돌보는 와중에 

"삿 짱, 이것 좀 봐" 

매화나무 잎사귀를 해빛에 비춰보는 젠의 멱살을 붙잡고 그녀는 소리 지른다. 

"몰라!" 이 자식, 너 이자식, 태평하게 잎사귀의 생명력을 느끼는 동안 아들이 휴지에 목이 막혀 죽으면 어떻게책임질 셈이야? 어? 라고 소리지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의 독박 육아가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 때 멱살을 쥐어 흔들고 내쫓았어야 했어."  

아이가 태어나도 여전히 피터팬처럼 땅에 닿지 않고 붕붕 떠다니는 현실감 없는 남편, 

출산 후에도 모성애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얼마나 자괴감을 느꼈을까?


- 할머니 후미에는

70년 넘는 세월 동안 남편에게 강요당한 성역할 고정 관념에 의해 본인 스스로 많은 것을 제한했다는 거을 깨닫는다. 수영장에 갔을 때 자신을 '개'에 비유하며 웃어대던 남편으로 인해 한평생 수영장 물 속에 담그지 못했던 사연은 참 가슴 아팠다.

우리의 수 많은 엄마들은 그렇게 살았다. 남편을 떠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저주에 걸린 사람들 마냥 그들의 언어 폭력을 묵묵히 견뎠던 것이다. 이젠 그녀는 당당하게 수영장에 간다. 여행을 간다.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떤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해냈다.  

"일흔네 살이나 되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니 용기가 필요하긴 하다만. 하지만 지금 시작하면 여든 살에는 수영 경력 6년이 되는 거잖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제로 그대로지만."


<느낀 점>

이 소설 속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삶을 돌아보며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함으로서 온전히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성장 소설이다.

멋진 어른으로 성장 하고 싶은 청소년부터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 어른이에게 추천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은 나 역시 세상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그냥 그런 사람이라 생각하는 게 어려운가요?"


<인상 깊은 문장>

"무책임하게 친절을 베푸는 게 불친절한 결과를 부를 수도 있어"

71


본인이 입었을 때 편하지 않은 옷은 안 돼. 앉아 있기만 해도 불편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지쳐버리지. 지치면 자기 자신이 싫어져.

244


"늘 생각했어. 소중한 일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걸 유행이나 돈이 된다는 이유로 고르고 싶지 않아."

291


* 이 게시물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북다 #물을수놓다 #데라치하루나 #하루나소설 #가와이하야오이야기상 #북다출판사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채손독




"내일 강수확률이 50퍼센트라고 치자. 너는 기요가 걱정되니 우산을 챙겨 가라고 하겠지. 그 다음부터는 그 애 문제야. 무시하고 비에 젖거나 감기에 걸려도 그건 그 애 인생이야. 그 애 한테는 실패할 권리가 있단다. 비에 젖을 자유가 있어.

"그런데... 네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었니?" - P146

흐르는 물은 결코 썩지 않는다. 항상 움직인다. 그렇기에 청정하고 맑다. 한 번도 더렵혀진 적 없는 것은 ‘청정함‘이 아니다. 계속 나아가는 것, 정체하지 않는 것을 처정하다고 부르는 것이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많이 울고 상처 입을 테고, 억울한 일도 부끄러운 일도 있겠지만 그래도 계속 움직이길 소망한다. 흐르는 물처럼 살아다오. 아버지가 할 말은 이상입니다. - P285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직업하고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거든.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지 않는 다고 해서 그게 인생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닐 거야, 분명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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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수놓다 -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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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속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삶을 돌아보며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함으로서 온전히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청소년부터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 어른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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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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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 사랑 만큼 '광기'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단어가 또 있을까?

빛나거나 혹은 미치거나! 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 제목은 무척이나 매혹적으로 잘 짜여진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Piazzolla - Libertango'를 들었다.

끊어질듯 이어질듯 잡힐듯 멀어질듯 

유혹하는 무희가 관객을 사로잡고는 유유히 무대 밖으로 빠져나가고야 아슬아슬함을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누구나 알만한 예술가, 문학가, 철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이전~1933~그 이후 세계 2차 대전으로 증오에 휩싸였던 불안한 시절.

[Lost Generation]

전 세계적으로 불안한 젊은이들은 아슬아슬한 사랑을 이어나간다.

때로는 바람처럼, 연기처럼, 독한 보드카처럼, 매캐한 시가향처럼


당시 남성 중심으로 사회문화예술이 꽃을 피웠지만

그들을 사로잡은 매혹적인 여인들의 스토리도 등장한다.

가령 장 폴 샤르트르를 사로잡은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말이다.

사실 대학 때 시몬의 책 '제2악장'을 보다가 다섯번 정도는 집어 던진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나는 소리쳤다. 


"어째서! 이 정도의 여자에게 반한거야? 샤르트르!"

물론 나는 그녀처럼 지적이고 우아하지도 못했던터라 샤르트르와 같은 매력적인 남자를 꼬여낼 재간은 없었다. 그게 슬펐다. 샤르트르가 아주 못생겼다고 그녀는 묘사했다. 난 그의 옆모습에 반했던터라 정면은 굳이 상상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정신적 사랑의 동반자로 평생 함께 살면서도 결혼의 제도권 안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육체적인 사랑은 각자 터치하지 않았으리. 그녀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샤르트르는 필요하고 마외는 사랑한다" 


그녀는 샤르트르의 친구 마외를 사랑했지만 정작 샤르트르를 초대하고 그와 평생 함께 한다. 결국 대화가 잘 되는 사람과 함께 하는게 평생 즐거움이란 것을 그녀는 안 것이다.



피카소의 첫번째 부인 올가는 발레리나 였다. 하지만 세월에 흐름대로 그녀는 늙은 여인이 되자 피카소는 계속해서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을 만난다. 마리 테레즈를 만나는 동안 피카소는 새로운 활력을 되찾는다. 그가 올가를 그린 뒤 그녀는 충격에 휩싸인다. 


올가의 그림을 괴물로 그린것이다. 결국 입체파는 부부의 종말로 이렇게 탄생한 것인가? 



스콧피츠제럴드의 아내 젤다는 심각한 정신착란에 빠진 여인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사진을 찾아보니 굉장히 아름다웠다. 아내의 정신이 미쳐갈지라도 피츠제럴드는 한결같이 그녀를 곁에서 돌보았다. 


"젤다가 예전처럼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몇 시간 동안 함께 앉아 있었는데 기분이 아주 좋았네. 몇 년 뒤 이곳 오래된 묘지에 젤다와 나란히 묻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 그 두 사람은 실제로 하나의 무덤에 같이 묻히게 된다. 정말 그의 소설처럼 '위대한 사랑'인 것이다. 


상대성이론 창시자 진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사랑에서 시간과 공간이 꽤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아인슈타인은 아내에게 이렇게 전보를 친다.

"글로 쓰는 것은 바보 같아, 일요일에 당신에게 키스하러 갈게." 

그러니까 일요일=시간의 제곱인 셈이다. 이과생의 사랑법이다. 


티저북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정말 매력적이다.

세상에 있는 온갖 유형의 사랑은 다 모아둔 거 같다.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사고 방식답게 그들은 가슴이 가는 방향대로 사랑을 한 것 같다. 부럽기도 하고, 정신 사납기도 하고, 이해 안되기도 하고, 다소 미친거 같기도 하다. 


샤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와 같은 정신적 사랑

브레히트처럼 나쁜 남자의 전형 에로스

피카소의 증오는 나의 힘

스콧피츠제럴드의 미친 아내의 사랑


이 책은 아마도 팝콘 혹은 오징어라도 곁에 두고 씹어대며 읽어야 할 거 같다.

세상의 천재들이 광기의 시대에 어떻게 사랑했나 엿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라.


*이 책은 문학동네 티저북을 제공받아 읽고 남기는 주관적 서평입니다. 


#증오의시대광기의사랑 #문학동네 #감정의연대기 #증오시대광기사랑 #증오의시대 #광기의사랑



상대성이론 창시자 진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사랑에서 시간과 공간이 꽤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아인슈타인은 아내에게 이렇게 전보를 친다.
"글로 쓰는 것은 바보 같아, 일요일에 당신에게 키스하러 갈게."
그러니까 일요일=시간의 제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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