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27 - 팔도 냉면 여행기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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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객 ] 의 종결이 너무나도 아쉬운 것은

허영만 작가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예정된 종결이 아니라

신문 연재가 갑작스럽게 중도에 하차하게 되고

이어졌던 온라인 연재마저도 끊기게 되면서

 

구차하게 연재처를 찾아 구걸하듯이 이어가느니

아예 깔끔하게 내 손으로 끝맺자는 마음으로

아쉬운 마음을 잔뜩 남긴 상태에서 부득이하게

종결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연재되면서

일간지 연재 만화로는 기록적이라고 할 만큼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작품 속에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조의 내용들이 실리면서

보수 언론 특유의 친정부적인 논조에 상반되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강제적으로 연재 중단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식문화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나가게 되면

요리와 맛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천연 상태의 좋은 재료이고,

그것은 자연 그대로를 잘 보존하는 환경에서만 얻어진다는 것
을  

금방 알게되는데,

4대강 사업은 이 한 가지 점에서 이미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행태이죠.


제 개인적으로 [ 식객 ]

일본 요리 만화들에 거의 정복되다시피 한 우리 만화계에

음식과 요리 문화에 대한 수준은 물론이고

작화나 스토리에 있어서는 오히려 일본 요리 만화들을 안참 앞섬으로써

한국 요리 만화의 깊이와 폭을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가히 기념비적인 작품
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100권이 넘어서도 장수하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 맛의 달인 ] 이나 [ 아빠는 요리사 ] 와는 달리

불과 27권이라는 많지않은 권 수로 끝을 맺게되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보수 언론일 수록 이러한 국가적, 민족적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작품을  

옹호하고 후원해야 마땅한데,

단지 특정 정치 세력의 잘못된 사업을 비판한다고 하여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연재물을 하루 아침에 강제로 종료시켜버리는 작태를 보면

 

역시 우리나라의 자칭 보수 언론들은 진정한 보수 언론이 아니라

자기 이익에만 혈안이 된 찌라시에 불과함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 확연합니다.

 

[ 맛의 달인 ] 을 보면 댐이나 건설 사업에 대한 훨씬 강도높은 비판과

자민당의 여러 잘못된 정책이나 생각들에 대한 날선 비판들이 훨씬 더 많이 나오고

 

심지어는 작가 스스로가 일본의 요리 문화 현실에 실망하여

일본에서는 제대로 된 요리 만화를 그릴 수 없다고 하며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서 그곳에서 작품을 그리고 있는 데도

꾸준히 잡지에 실어주고 단행본이 나오고 있는 것과

정말 비교된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화 뿐만 아니라 2편의 영화와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우리 나라 요리 만화의 자존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이

하루라도 빨리 좋은 지면을 잡아 2부 형태로 연재가 재개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 그런데 왜 한겨레나 경향 신문은 이 작품을 잡지 않았을까요?  )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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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종료] 6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나심 니콜라스 탈렙 [ 행운에 속지마라 ]  

-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원리를 잊지 않으면 공황과 침체의 주기적인 반복 속에서도  전재산을 읽는 것을 면하고 오히려 그때그때 자산을 축적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현란한 거짓 이론들, 개인의 자만과 과신으로 인해 치명적인 파산의 위기에 빠지는 투자자들의 탐욕에 대한  통렬한 지적을 독특한 논법으로 강렬하게 표출시킨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 토요타의 어둠 ]  

[ 금융사기 ] 

[ 펀드 스쿨 ] 

[ 토이 박스 리더쉽 ] 

[ 사장의 자격 ]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행운에 속지마라 ] 중 '...회의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용기가 필요하며, 특히 자기 성찰을 통해서 자신을 직시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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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0-07-10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마지막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 - '10 ~ '11 최신개정판 100배 즐기기
홍수연.홍연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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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의 학생들에게는 [ 먼 나라 이웃 나라 ] 쪽이 익숙하겠지만, 386세대들에게는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에 걸쳐 당시 독일에 유학 중이던 이원복씨가 매 달 항공 우편으로 보내온 원고를 소년 잡지인 < 새소년 >에 연재한 후, 클로버 문고를 통해 단행본으로 발간되었던 [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이 훨씬 더 친숙한 원본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시관이와 병호, 그리고 보호자인 선생님과 가이드 격인 선생님의 유럽 유학생 친구까지 모두 4명이 함께 유럽 여행길을 떠나서 만나고 겪게 되는 다양한 유럽의 문물들을 유럽 현지에 살고 있는 작가 만이 가능한 생생한 이야기와 사진들에 만화 특유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곁들여 보여주어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이 작품은 비록 두 소년의 외모가 일본의 유명 만화가인 치바 테츠야의 대표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 문제가 되어 연재를 중단하고 이후로는 단행본도 재간되지 않았지만, 당시에 초중학생이던 386 세대들에게는 유럽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기에 충분할 만큼 새롭고 알찬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있었습니다. 

저도 역시 [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 클로버 문고 단행본을 사서 책장이 닳도록 읽고 또 읽으며 유럽 여행의 꿈을 키웠지만, 군사 정권이던 80년대에는 해외 여행 자체가 (지금으로써는 상상도 하기 힘든) 허가제였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 방학 때 해외 배낭 여행을 나간다는 것은 꿈도 꾸기 힘든 척박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역사적인 6.10 항쟁 승리의 가시적인 성과 중 하나로 마침내 이루어진 해외 여행 자유화 덕분에 대학생들 사이에 해외 배낭 여행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던 90년대에는 대학원과 군대에 있었고, 그후에는 사회에 막 자리를 잡느라 고군분투하느라 해외 여행의 꿈을 잠시 접어두어야만 했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해외 여행은 만들던 잡지를 그만두고 결혼을 하면서 신혼 여행의 형식으로 겨우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결혼식 후 업무 인수인계 관계로 곧바로 출발하지 못하고 2달 여를 연기하는 사이에 그만 1997년 10월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IMF가 터진 것이죠.  



 

이미 사전에 예약을 다 마치고 출발을 불과 1주일 가량 남겨놓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터진 IMF 체제에서 환율이 수직으로 치솟는 것을 보면서 출발한 유럽 여행은 매일 1~200원씩 오르는 살인적인 환율과의 싸움 그 자체였습니다(그때 유럽에서 한국 여행객들은 버스에서 강제로 내려지고 호텔에서 숙박을 거절당하는 일까지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출발할 때만 해도 우리 원화의 1/2 수준이던 이탈리아 리라화가 불과 보름 후에는 1:1까지 올라갔을 정도니 여유있는 여행은 솔직히 무리였었기에 지금까지도 아쉬움으로 남는 것들이 많았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때는 아직 유로화로 통합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가지고 갔던 유럽 가이드북의 상당 부분은 각 국 화폐의 원 대비 환율과 환전소 위치, 환전 수수료, ATM 기기가 있는 곳의 위치 등으로 채워져 있었고, 인터넷이 지금처럼 대중화되기 전이어서 관광 안내소의 위치나 한국인 민박, 한국 식당의 위치 등이 가장 중요한 정보로 적혀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관광 자체에 대한 정보도 훨씬 제한적이고 일률적이어서 대부분의 국내 가이드북들의 내용이 대동소이했기 때문에 여행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영어로 된 [ 론리 플래닛 ]이 국내 가이드북들보다 훨씬 더 인기가 있고 신뢰를 받았습니다. 

그 후 13년이 지나 다시 한 번 유럽 여행을 준비하며 읽어 본 최신판 [ 핵심 유럽 100배 즐기기 ]는 그동안 확연하게 달라진 유럽 여행 트랜드를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시와는 전혀 다른 컨셉과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놀라움과 흥미로움을 함께 안겨주었습니다. 


 

2010년 2월의 최신 정보를 기준으로 개정되었다는 2010~2011년 판은 우선 맨 앞에 다양한 기간 별, 연령대 별, 취향 별로 짜놓은 모범적인 스케쥴 제안들이 제시되어 있고, 이어서 유럽에 가면 꼭 보아야 할 것들과 유럽 문화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들이 다이제스트로 요약되어 있습니다. 

각 나라 별 가이드 역시 그 나라에 대한 지리 부도식의 도식적인 설명은 최소한도로 줄이고, 그 나라에 가면 꼭 보아야 할 것들(영국에서는 뮤지컬, 프랑스에서는 미술관 등), 영화나 그림, 문학 작품들 속에서 보았던 장소들, 그 나라에 가면 꼭 즐겨야 할 문화(프랑스의 와인과 빵, 영국의 클럽, 빈의 커피 하우스 등), 특정 매니아들을 위한 관광 포인트 추천, 그 나라에서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들 등 과거에 비해 보다 실질적이고 다양하게 변화된 관광 트랜드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관광 정보들은 과거에 비해 보다 간략하고 실용적인 내용 위주로 정리되어 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URL로 대신하고 있는 점도 인터넷 시대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가이드북들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각 나라와 도시마다 맨 처음에 나와있던 지도와 지하철 노선도들이 본 책에서는 거의 사라지고, 별도의 포켓북에 모아져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실제로 거리에 나서서 돌아다닐 때 지도 때문에 두껍고 무거운 가이드북 전체를 손에 쥐고 다니는 것보다 얇은 포켓북만을 손에 들고 다니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은 매우 마음에 듭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스위스까지와 북유럽,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동유럽까지와 스페인으로 유럽을 크게 동서로 나누고 중간에 별도의 표지를 넣어, 일정과 필요에 따라 책을 분권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점도 같은 의미에서 매우 실용적입니다.


 

각 나라나 도시 별 해설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세세한 관광지 별 설명은 보다 간략해진 느낌인데, 이는 큰 틀을 먼저 잡고 이해한 후 세세한 장소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인터넷을 통해 직접 찾아보는 것이 대세가 된 현재의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나치게 자세한 설명으로 책을 두껍고 복잡하게 만들기보다 핵심적인 정보만 담고 나머지는 필요에 따라 인터넷으로 보충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장소인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셰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같은 곳들은 별도로 자세하게 구조와 관람 포인트들을 상세하게 설명해 놓아 실제적인 효용성은 간과하지 않고 오히려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다양한 읽은 꺼리나 여행 팁들도 이전보다 훨씬 더 실용적이고 흥미와 재미를 북돋우어 주는 내용들이어서 가이드북 자체가 재미있는 읽을 꺼리가 될 수 있도록 만든 점도 마음에 듭니다.



과거의 가이드북과는 달리 각 나라마다 한 두 개의 대도시만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그외의 도시들은 아예 다루지 않은 점이 눈에 띄는 차이점인데, 이는 과거와는 달리 요즈음은 각 국가 별, 도시 별로 독립시켜 상세하게 설명해 놓은 국가 별, 도시 별 가이드북들이 많이 나와 있으므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그런 책들을 참조하고, 이 책은 어디까지나 개략적인 가이드북으로 활용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 집니다. 

색색의 지도나 화려한 컬러 사진같은 것은 일절 없이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실용적인 정보들로만 채워졌던 [ 론리 플래닛 ]도 각 국가 별, 도시 별 가이드북들을 별도로 출간하면서 사진과 지도들을 대거 싣는 방향으로 전환한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두 권의 두꺼운 가이드북만으로 모든 정보를 대신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가이드북은 개략적인 플랜과 현지에서의 핸드북으로만 기능하고, 보다 상세하고 깊이있는 정보는 인터넷과 국가 별, 도시 별 가이드북들을 참조하라는 것이 현재 여행 가이드북의 새로운 트랜드임을 이 책을 읽으며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긴 요즘은 노트북, 넷북이나 아이패드, 심지어는 핸드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외국의 이름모를 골목길에서도 실시간으로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니까요.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13년 만에, 이번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 번 떠나는 유럽 여행이 훨씬 더 편하고 알 찰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듭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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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어둠/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자본주의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 책세상 루트 17
안현효 지음 / 책세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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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나라 이웃나라 >의 대성공 이후 초보자를 위한 만화나 카툰을 대량으로 사용한 입문서들이 붐을 이루듯이 출간되었지요. 하지만 그중에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책은 의외로 몇 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뭘까요?

그것은 단순히 보기 쉬운 만화나 그림이 많이 들어간다고 무조건 초보자용 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접근법과 내용 자체가 초보자들이 처음 접근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잡지에 평론가들이 쓴 영화평에 대해 인터넷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비판이 바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쉽게’라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일반 네티즌의 단평이 아니라 평론가가 쓴 평론에 대해 ‘쉽게’라는 한 가지 조건만을 졸대적인 기준처럼 내세우는 것이야 말로 오히려 더 문제가 아닐까요? 영화는 엄연한 예술의 한 형태로 공인된 표현 양식이고, 그 예술품을 품평하는 전문적인 평론가의 평론이 대상인 영화에 걸맞게 전문적이고 논리적인 것이 오히려 정상적인 것이 아닐까요? 문학이나 음악, 미술에 대한 평론에서는 전문적인 평론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면서 유독 영화나 대중 음악, 만화 같은 대중적인 예술 장르에 대해서는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를 요구하는 것은 대중 예술을 다른 예술 장르들과 같은 수준이 아니라 한 단계 아래에 놓고 보기 때문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평론의 소비자’인 ‘대중’의 ‘평론 생산자’에 대한 근거없는 소비자 주권 의식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세상의 진리를 찾으라는 왕의 명령에 수 십년 동안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끝에 내놓은 결론이 ‘공짜란 없다’ 단 한 문장으로 귀결되더라는 이야기가 단적으로 설파하듯이, ‘쉬우면서도 깊이있는 평론’이란 현실적으로는 극도로 존재하기 어려운 요구이며, 극소수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평론을 쓸 수 있는 평론가나 저자는 그 분야의 초보자가 아니라 그 분야의 최고 거장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초보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분야를 풀어 설명하는 것은 대부분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만이 가능할 만큼 매우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19세기 이후의 자본주의 경제사를 정리해 놓은 이 책은 결코 쉽지않은 자본주의의 통사를 큰 흐름을 중심으로 명료하면서도 깊이있게 정리해 냄으로써 저자의 능력이 탁월함을 증명해 주는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250년도 채 되지않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의 역사이지만, 모든 면에서 근대 이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빠른 변화와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현대에 속하는 시기이고, 그중에서도 현대 역사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경제학사와 경제학파들의 흐름을 이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낼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저자인 안현효 교수가 일반적인 경제학자가 아니라 정치경제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치경제학에서는 경제를 독립적인 체계로만 바라보지 않고 철학적인 논쟁과 역사 발전 과정의 추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자본주의 경제를 자본주의라는 단일의 독자적인 체계 속에서만 고찰할 때 부딪치게 되는 내부적인 한계와 모순들을 자본주의 외부의 대립되는 이론과 역사적인 추세 등과 연관시켜 해명하고 설명함으로써 비로소 총체적인 체계를 설득력있게 구축할 수 있게끔 만듭니다.
 

저자가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과 방향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방법은 바로 변증법의 원리인데, 자본주의가 발전의 각 단계마다에서 성장이 중지되고 막다른 골목에 직면할 때 그것을 해소해준 것은 바로 자본주의의 모순과 문제점을 지적한 마르크스주의와 수정 자본주의이며, 자본주의는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이거나 그와 대립함으로써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정-반-합의 궤적을 그려왔음을 설득력있게 설명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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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에 [ 바쿠만 ] 7권이 나왔습니다.
 

6권이 3월 말에 나왔으니 두 달 반 만에 나온 셈인데,

이 정도 출간 속도면 올해 최고의 화제작치고는

상당히 빨리빨리 단행본이 출간되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부제가 < 개그와 진지함 > 인 이번 권의 내용은

6권의 마지막에 예상되었던 것처럼 결국 연재가 인기 하락으로 중도에 종료되고,

다시 새로 시작할 연재물의 테마를 정하는 과정의 고심과 논쟁이 중심입니다.

 

부제는 새로운 연재물의 메인 기조를

개그물로 하자는 담당자의 생각과

자신들에게는 진지한 작품이 어울린다는 두 주인공의 대립을 나타내는 것으로

일본 만화 잡지의 연재물 선정 경향을 옅볼 수 있는 흥미로운 모티브입니다.

 

피말리는 연재 과정의 묘사가 아니라

연재가 종료되고 다음 연재를 위한 모색기인 만큼

상대적으로 내용에도 여유가 있고

캐릭터들의 일상이나 내면 묘사도 좀 더 많이 보여주어

개인적으로는 연재 스케쥴에 쫓기는 긴박한 내용보다 이쪽이 더 좋았습니다.

 


어느듯 7권까지 나왔기에 1~7권이 모아져 있는 책장 사진을 한 장 찍어봤습니다.
 

굵은 글씨체의 제목과 하얀색 배경, 그리고 세로 박스의 그림이 잘 어울러져

최근의 만화들 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옆모습입니다.

 

일본에서 7권 단행본이 나온 것은 3월 4일인데,

일본에서 이 작품의 단행본은 정확하게 2개월 간격으로 홀수 달 4일에 발간되지요.
 

국내판은 그보다는 약간 늦은 템포이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만큼 일본판을 부지런히 따라잡는 출간 속도입니다.


일본에서는 8권이 4월 30일에 나왔는데,

원래의 홀수 달 4일이 아니라 1주일 가량 당겨져서 나온 것은

5월 초의 골든 위크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국내판은 8월 중순 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6권 때 예고되었던 애니메이션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올해 4분기에 방영될 수 있을까요?


히로카네 켄시의 시마 시리즈가 마침내 [ 시마 사장 ] 에 다다랐습니다.

 

5권으로 끝맺은 [ 시마 전무 ] 가 2008년 11월 말에 나온 후

무려 1년 6개월 여 만에 새로운 장이 시작되네요.
 

시마의 사장 추대는 [ 시마 전무 ] 5권 말미에서 이미 결정되어 공포되었죠.
 

삼성과의 기업 인수전이 마무리지어진 뒤

마침내 사장 자리에 오른 시마 코사쿠의 이야기는

사장이라는 직위에 걸맞게 다시 한 번 대대적인 변화를 겪게 됩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회사 차원의 글로벌 전략을 고민하고,

대내적으로는 기업 내부의 경영권에 관련된 복잡한 문제들의 해결에 뛰어듭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시마 코사쿠의 직위가 한 단계씩 올라감에 따라

각 직위 별로 맡게되는 업무와 활동 무대가 점점 업그레이드되면서

직위 별로 겪게되는 사건들의 내용과 스케일도 따라서 커진다는 점인데,

 

현재의 업무 처리에만 몰입하느라

보다 위의 자리에 올라갈 때 필요한 소양들을 미처 준비하지 못하는

한국의 샐러리맨들이 특히 관심을 기울여 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마 과장에서 처음 시작해서 시마 부장까지 이어졌다가,

다시 꺼꾸로 거슬러 올라가서

프리퀄인 사원 시마와 사원 시마 주임 편을 보여준 후,

시마 상무와 시마 전무를 차례로 거쳐 마침내 시마 사장까지 도달한 노정을

전부 한 자리에 모아놓은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고 싶었는데,

 

워낙 긴 세월동안 출간된 시리즈다보니

( [ 시마 과장 ] 첫 권이 나온 것이 1996년 2월이네요 )

만화책장 여기저기에 나뉘어 꽂혀있어서

시리즈 전체를 한꺼번에 모아서 찍는 단체 사진이 쉽지 않아서 아쉽네요.

일본 SF 만화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호시노 유키노부[ 스타더스트 메모리즈 ][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 ]

애니북스를 통해 재간되었습니다.

 

작년 12월에 [ 2001 스페이스 판타지아 ]

[ 2001 + 5 스페이스 판타지아 ] 가 출간된 뒤

6개월 만에 이어진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집입니다.

 

사실 이 두 작품은 10년 전에 학산 출판사를 통해 발간되었었는데,

절판된 이후 SF 팬과 만화팬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죠.

( [ 2001 스페이스 판타지아 ] 도 [ 2001 야화 ] 라는 제목으로

  그때 출간되었었죠 )

 

애니북스는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들을 계속해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기존에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 블루 홀 ]  시리즈 등의 작품들이

앞으로의 출간 일정에 올려져 있네요.


출간 자체는 더없이 반갑지만

권 당 9,5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은 조금 부담을 줍니다. 


츠카사 호조[ 엔젤 하트 ] 31권

C.H를 쫒는 프리라이터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구급 헬기 조종사 부녀의 새로운 이야기 전체가 담겨있는데,

 

프리라이터들의 이야기는 좀 재미가 없었습니다.

 

클라이맥스인 인질극의 상황과 해결이 너무 단순한 점도 있지만,

시티 헌터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의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주제가

그다지 와닿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구급 헬기 조종사 부녀의 이야기

분량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재미있었고 감동도 있었습니다.

 

2세들 끼리 교감을 나누는 장면도 괜찮았고요.

 

분량이 짧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료와 우미보우즈의 용병 시절부터의 전우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 두 번 정도는 더 나올 것 같습니다.

허영만 화백의 [ 식객 ] 이 27권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첫 권이 나온 것이 2003년 9월이니 만 7년 만의 완결인 셈이네요.

 

{ 식객 ] 전체와 연재 종료에 관해서는 별도의 글로 올리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27권의 내용만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드디어 '냉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사실 '냉면'은 대표적인 한국 고유의 별미이지만

식객에서는 이상하게 그동안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는데,

그것은 허영만 화백이 남도 출신이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사실 경상도나 전라도 같은 남쪽 지방 출신들은

냉면 자체가 익숙치 않은 음식이죠.

저도 냉면을 대학교에 들어와서야 처음 먹어 보았을 정도니까요.

( 경상도에서는 고기를 먹으면 나오는 냉면은

  함흥 냉면 면발의 물 냉면이라는 정체불명의 음식이었습니다 )

 

그리고 책 속에서도 이야기되듯이

냉면은 같은 식구끼리도 취향이 갈릴 정도로

확연하게 성향이 다른 여러 종류의 냉면들이

각각의 애호가층을 확고하게 거느리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정통성을 인정받는 종가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다루기가 쉽지 않은 주제이기도 합니다.

 

27권에서는 우래옥을 비롯한 유명한 평양 냉면집들과

오장동 함흥냉면집들, 그리고 부산의 유명 밀면집들 등

냉면과 밀면의 여러 유명 음식점들을 다양하면서도 깊이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냉면맛을 결혼하면서 평양이 고향이신 장모님 덕분에 알게되었는데,

이 책을 구입한 날 마침 우래옥에 들러 올해 첫 냉면을 먹었던 터라

[ 식객 ] 의 마지막 권은 특별한 맛과 여운을 남겼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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