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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음모를 읽어라 - 세계 경제의 조종자, '그놈들'에게 당하지 않는 생존 투자법
정철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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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사회학이나 역사학, 그중에서도 특히 정치사와 전쟁사 분야 쪽으로 조금만 깊이있게 읽어가다보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것이 바로 소위 ‘음모론’입니다.  

프리메이슨에서부터 파생되어 나온 수많은 비밀 단체들을 거쳐 그림자 세계 정부까지, 링컨 암살에서부터 케네디 집안의 비극과 마릴린 먼로의 자살까지, 예수와 아더왕에서부터 히틀러와 로스웰의 외계인까지, 선사시대에서부터 최근의 9.11 테러와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까지 수 천년의 시간과 유럽, 미국을 거쳐 최근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지구 전체를 범위로, 아니 심지어는 달과 화성까지 포함시키는 방대하고 다양한 음모론들은 비단 [ 다빈치 코드 ] 의 팬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식인들조차 차마 그 모두를 부인하지는 않을 정도로 폭넓은 지지층과 설득력을 분명히 지니고 있습니다.

얼핏 허황한 공상으로 여겨지기 쉬운 음모론들이 의외로 예상보다 훨씬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까닭은 역사, 특히 근대사의 흐름이 명확한 인과 관계에 의해 설명되지 않고, 우연이나 뜻밖의 돌발적인 사건들로 인해 전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가곤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역사상 중요한 고비고비 마다의 핵심적인 사건들이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지않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설명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가 세계사 전체를 완전히 예상 밖의 방향으로 끌어가는 경우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세계사 전체와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은 역사적인 대사건들이 예측가능하거나 설명가능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거나 일반적으로 예측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은 데에서 오는 의혹은 사실 조금만 냉철하게 생각하면 ‘역사란 예측하거나 통제가능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라는 우연의 개입 가능성을 생각하면 상당 부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것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크고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일지라도 그 당시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러한 의식이 없으므로 임의로, 순간적인 착각이나 실수로, 판단 착오로, 혹은 단순한 충동으로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는데, 그 사건을 나중에 분석하고 해설하는 입장에서는 사건의 발생에서부터 결말까지를 논리적인 인과 관계에 맞춰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만족하지,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쉽게 음모론적인 상상에 빠지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 중요한 음모론의 배경이 있습니다.

그것은 모든 음모론의 뒤에서는 중세의 프리메이슨에서 출발하여 현대의 유태인으로 이어지는 ‘검은 세력’이 존재한다는 전제입니다. 사실 거의 모든 음모론은 바로 이 프리메이슨에서부터 현대의 유태인 자본으로 이어지는 음모론의 배후 세력에 의한 의도적인 조작과 음모라는 답을 기본적으로 바탕에 깔고 있는데, 근대 이후 모든 음모론의 배후 세력으로는 ‘유태인 자본 - 그림자 정부’가 빠지는 일 없이 등장하는 것이 아예 상식처럼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음모론과 배후 세력에 대한 많은 말들은 결국 근대 이후의 세계가 다수의 상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었고, 다수의 행복이 아닌 어떤 소수 세력의 행복으로 권력과 재화가 편중되고, 역사적인 사건의 전모가 다수에게 사실대로 알려지지 않고 소수에 의해 조작되거나 왜곡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수의 불신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미국의 CIA가 저지른 다수의 불법적인 공작 활동들입니다(하지만 이 부분도 CIA의 역사를 다룬 팀 와이너의 [ 잿더미의 유산 ]을 읽어보면 CIA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무소불위에 전지전능하기는 커녕, 실제로는 얼마나 무능력하고 실수 투성이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일축하면서도,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음모론의 상당 부분을 부인하지 않고 내심 긍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로 전세계의 부와 권력이 분명히 일부 극소수의 인물들과 집단에 의해 좌우되고, 그들의 의지와 이익 쪽으로 유도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매일 경제 신문사 출신으로 [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하고, [ 목독 만들기, 적립식 펀드가 최고다], [ 돈버는 주식 투자 ] 등의 저서들을 썼으며, 주식 투기를 소재로 한 영화 [ 작전 ]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던 지극히 현실적인 투자전문가인 저자가 난데없이 이러한 ‘음모론’을 주제로 한 책을 쓴 것은 사실 상당히 의외로 여겨집니다. 물론 내용상으로는 ‘투자서’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저자 스스로도 이러한 음모론들의 비정통성 혹은 비현실성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잘 알고 있기에, 서문에서부터 이 책은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음모론을 믿던 안믿던 이 책이 전제하고 있는 음모론과 검은 세력의 존재를 있다고 가정하고 그에 대비하는 것이, 신이 있던 없던 일단 있다고 믿는 쪽이 무조건 더 유리하다고 한 파스칼의 내기 논증을 맨 앞에 내세우면서, 일단 그러한 음모와 집단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이야기들을 펼쳐 나갑니다.

그런데 프리메이슨에서부터 일루미나티와 로스차일드 가문, 록펠러 가문, 시온 의정서 등이 줄줄이 나열되는 도입부를 지나면 곧바로 나오는 ‘세뇨리지’와 기축 통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들에서부터 자세를 바로잡고 긴장하고 책을 읽게 됩니다. 그만큼 이 책에서 전제하는 상황 논리들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검은 세력들인 ‘그놈들’이나 과거 역사 속에서 ‘그놈들이 한(것으로 추정되는) 일들’, 그리고 '그놈들의 향후 계획‘ 등은 이리유카바 최의 [ 그림자 정부 ] 시리즈를 보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대부분의 내용들이 겹칩니다.  

달러화와 대안 화폐에 대한 부분은 토마스 H. 그레코 Jr.의 [ 화폐의 종말 ] 이 주장하는 바도 대동소이하고요.

그렇다고 이 책을 [ 그림자 정부 ] 를 읽고 충격을 받아 쓴 아류작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전제’와 ‘예상’은 동일하지만, ‘본질’과 ‘전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세계 경제를 배후에서 조작하는 배후 세력이 있다고 하고, 그들의 목표가 세계 단일 정부라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패권국의 그늘에 숨어서 전세계를 좌지우지했는데, 20세기 초의 패권국이 영국이었고, 양차 세계 대전 후 그 패권은 미국으로 넘어왔다고 봅니다. 그놈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바로 패권국의 화폐인데, 역시 양차 대전 전 세계의 기축 화폐는 파운드화였고, 대전 후 그 자리를 물려받아 현재까지의 기축 화폐로 통용되는 것이 달러라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큰 무리가 없지요.

그놈들이 최종 목표인 세계 단일 정부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세계를 크게 3개의 블록으로 묶는데, 유럽-중동-아프리카와 아시아-러시아-호주, 그리고 남북미가 그것이며, 각 권역들은 공동의 화폐를 사용하는 경제 공동체로 먼저 묶일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유럽은 유로화로 통일되었고, 아시아 공용 화폐와 북미 공용 화폐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죠.

이러한 세계 권역 재편을 위해 그놈들이 사용하는 무기가 바로 울트라 버블과 슈퍼 공황이며, 그 과정에서 달러화가 소멸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논란이 있을 법 한데, 사실 2008년 금융 공황 이후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 중앙 은행들이 시중에 푼 엄청난 자금이 조만간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보통 저금리 기조가 오래 유지될 경우 2~3년 후에는 증시가 폭등하고 부동산도 따라 오르는 버블 현상이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죠.

저자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되는데, 그 와중에 미국의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가 다른 선진국들의 재정 적자와 맞물려 결국 미국의 모라토리움 선언과 달러의 죽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신빙성이 떨어지는 음모론의 경지로 나갑니다.

하지만 그 전제로 거론되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재정 적자와 중국과 일본이 지닌 막대한 미국 국채,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생산해 낸 댓가로 벌어들인 막대한 달러로 미국 국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오는 문제점들, 미국의 달러가 기축 통화일 수 있는 엄청난 소비력과의 관계, 기축 통화의 가치가 결국 0에 수렴할 수 밖에 없는 메카니즘 등은 경제학적으로 살펴보아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으며, 현재 진행형인 문제점들입니다.

저자의 주장은 이러한 음모론을 알고 있어야 되는 이유로 투자를 함에 있어서 세계적인 규모의 경제의 흐름을 주시해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제 대국들의 화폐 경제와 남미와 아프리카, 중국, 동남아 등의 자원 경제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관점으로 음모론적인 시각이 유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음모론을 일단 숙지하고 그 흐름의 낌새와 진행 상황에 따라붙어 투자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단일화와 달러, 주기, 자원과 신기술, 종교의 5가지 포인트를 중점적으로 주시하고, 녹색 기술과 단일 경제 권역, 단일 통화로 나가는 움직임에 편승해야 살아남는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의 전제인 음모론의 존재나 그놈들이 목표하는 바라는 세계 단일 정부는 사실 독자의 취향에 따라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화폐 경제의 논리나 자원 전쟁의 현황, 그리고 달러와 금의 관계 등은 경제학의 기본적인 분석 논리에 충실한 설득력이 높은 주장인 만큼, 지금처럼 극도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이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기본적인 기조인 화폐론에 대해서는 [ 달러 -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 ] 과, 내용의 상당 부분은 [ 화폐의 종말 ] 이나 [ 화폐 전쟁 ] 과 연관되므로 이들 책들을 함께 읽어보면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전개되어 가는 세계 전체 차원의 거시 경제의 흐름을 보다 넓고 깊은 안목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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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 은 작년에 국내 SF 팬덤에서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입니다.

 
2대 그랜드마스터 중에서도 오락적인 재미에 있어서는 단연 선두인 하인라인에 비견될 만큼

읽는 재미에 있어서 만큼은 보르 시리즈와도 맞먹을 만큼 페이지가 휙휙 넘어가서

많은 분들이 속편들의 빠른 출간을 고대했었죠.



올해 초에 샘터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걸려왔는데,

작년의 [ 노인의 전쟁 ] 이벤트 당첨 선물로  

[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 를 보내 준다고 하길래,

고맙게 잘 읽겠다면서 [ 노인의 전쟁 ] 후속편들과 [ 화성연대기 ] 의 출간 계획을 물어보니,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해서 조금 아쉬웠는데,

다행히 1년 여 만에 시리즈 2편인 [ 유령여단 ] 이 무사히 출간되었습니다.


 존 페리가 주인공인 [ 노인의 전쟁 ] 과는 달리

[ 유령여단 ] 은 [ 노인의 전쟁 ] 에 등장하는 제인 세이건이 나오며

재러드 디랙이라는 존 페리와는 정반대적인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 존 페리는 시리즈 3편인 [ 마지막 행성 ] 에서 다시 주인공으로 재등장하지요).

 

데뷔작인 전편이 휴고상 후보에 오르고 존 캠벨 신인상을 받을 만큼 호평을 얻었으며

상업적으로도 매우 큰 성공을 거둔 만큼

이런 경우 일반적이라면 시리즈의 속편에 해당되는 작품을 쓸 때는

독자들에게 친숙해진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어지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

확실하게 검증된 성공 공식을 무난하게 밟아가는 길 일텐데,

 

존 스칼지는 그러한 속편의 공식을 깡그리 무시하고

주인공도 다르고 서술 시점과 방식도 다르며

전반적인 분위기도 유머러스했던 전편과는 달리 무겁고 진지하며

전체적으로 전편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속편을 써내려갔습니다.

 

[ 유령여단 ] 이 SF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속편으로 손꼽히는 데에는

바로 그러한 의식적인 시도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작가는 이 속편에서 전편에 제시되었던 무대인 우주를

좀 더 체계적이고 설득력있게 보강하였는데, 



[ 유령여단 ] 에서도 설명되지 않은 의문과 수수께끼들은

시리즈 3편이자 완결편인 [ 마지막 행성 ] 에서 모두 해명된다고 하니,

[ 마지막 행성 ] 이 출간될 때까지가 벌써부터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SF 전문 출판사가 아닌 부키에서 출간되어 눈길을 끌었던

필립 리브< 견인 도시 연대기 > 2편인 [ 사냥꾼의 현상금 ]

6월 말에 출간되었습니다.

 

1편인 [ 모털엔진 ] 이 올해 2월 말에 나왔으니

불과 4개월 만에 2권이 나온 것으로 무척 빠른 출간이지요.

 
아무래도 열렬팬 층이 얕아서 재정수지을 맞추기 힘든 SF 전문 출판사보다는

[ 나쁜 사마리아인들 ] 을 비롯한 장하준 교수의 책이 여전히 잘 팔리고 있는 부키 출판사가

아무래도 출간에 여유가 있겠지요.

 
이런 점은 SF팬들을 위해서 매우 좋은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다른 대형 출판사들도 이런 식으로

유명한 시리즈 하나 씩만이라도 맡아서 내주면 정말 좋을텐데 말입니다.


 견인 도시 런던이 무대였던 1편과는 달리

2편은 런던이 멸망한 2년 후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여

전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두 주인공인 톰과 헤스터가

썰매 도시인 앵커리지를 무대로 새로운 모험을 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3편 [ 악마의 무기 ]

4편 [ 황혼의 들판 ] 도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잘하면 올해 안에 이 시리즈의 완결을 볼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이외에도 출간된 지 약간 시간이 지났지만

소개할 타이밍을 놓쳐 올리지 못했던 거장들의 신간이 두 권 더 있습니다.

 

어슐러 K. 르귄[ 하늘의 물레 ]

4월 말에 황금가지의 환상 문학 전집 33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르귄이 1971년에 발표한 작품인데,

내주는 것은 고맙지만 이렇게 고전에 속하는 작품을 40년 만에 출간하면서

아무런 작품 해설도 없이 내놓는 것은 조금 무성의한 것 같습니다.

 


 하인라인의 1967년 작품인 [ 코벤트리 ]

오멜라스에서 5월 초에 출간했는데,

 

이쪽은 데이먼 나이트가 쓴 < 하인라인의 '미래사' 서문 > 에서부터

옮긴이의 해설과 하인라인의 '미래사' 연대기까지

참고 자료들이 충실하게 잘 갖춰져 있습니다.

 

오멜라스에서 출간하고 있는 하인라인의 '미래사' 시리즈

[ 므두셀라의 아이들 ] 에 이어 [ 코벤트리 ] 가 두 번째인데,

[ 달을 판 사나이 ] 가 곧 출간될 예정으로 되어 있네요.


 
이외에도 젤라즈니앰버 연대기 시리즈

최용준씨 번역으로 사람과책사를 통해 발간되고 있는데,

현재 1, 2권이 나와있고, 다음 달에 3, 4권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팬덤에서는 젤라즈니 전도사인 김상훈씨의 번역과의 차이점을 두고 말들이 많은데,

김상훈씨가 신 앰버는 번역을 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공언을 했던 만큼

신 앰버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김상훈씨의 예문판이 다 있기 때문에

나중에 신 앰버 시리즈만 구입할 예정입니다.

( 사실 이 신 앰버 시리즈도 온라인에 번역본이 올려져 있기는 하지요 )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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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4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
버나드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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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세계 7대 불가사의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스톤헨지는 실제로는 그보다도 훨씬 더 이전 시대에 만들어진 훨씬 더 규모가 큰 불가사의라고 할 수 있는 수수께끼의 석조 건축물입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가 BC 300년 경에 이루어진 알렉산더 대왕의 동장 원정 이후 그리스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선정한 ‘반드시 보아야 할 거대 건설물들’을 의미하고 있지만, 스톤헨지는 피라미드를 제외한 다른 모든 건축물들보다도 무려 1000~1500년이나 더 이전인 BC 1800~1400년 경의 고대에 건설된 거대 거석 구축물이기 때문입니다. 

4,00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영국의 월트셔 주 솔즈베리 평원에 우뚝 서있는 이 거석들은 우리나라의 고인돌과 마찬가지로 신석기 시대 말기부터 청동기 시대와 철기 시대 초기에 걸쳐 건설된 원시 농경 문화의 산물로써, 종교적 신전이나 무덤의 용도로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고인돌 - 선돌 - 거석렬 - 환상석렬의 형태로 발전되어 온 이러한 거석 유적의 완성형이자 가장 거대하고 유명한 것이 바로 스톤헨지인데, 지름 114m의 말발굽형 도랑과 제방을 따라 82개의 입석이 세워져 있고, 그 가운데에 2중의 열석과 5쌍의 삼석탑이 중앙의 제단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건설되어 있습니다. 

스톤헨지의 환상석렬들은 하지의 태양이 입구 쪽의 힐스톤에서 떠올라 중앙 제단을 정확하게 비추고 동지 때는 정확하게 그 정반대쪽으로 일몰을 하도록 정교하게 계산되어 있고, 네 방향에 세워져 있는 스테이션 스톤들도 하지의 일몰과 동지의 일출과 정확하게 일치하도록 되어 있어, 고대의 태양신 숭배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피라미드를 제외하고는 인간이 만든 모든 건축물들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이 스톤헨지는 아직 건설용 대형 장비나 도구가 개발되기 전에 오직 인간의 노동력과 기본적인 도구만으로 먼 곳으로부터 수 백 톤이 넘는 거대한 암석들을 옮겨와 수직으로 세우고 그 위에 또다른 거대한 암석을 수평으로 올려놓는 경이적인 작업을 해내었다는 점에서 고대의 흥미로운 미스테리로 수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는데, 버나드 콘웰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한 한 명이었습니다. 

영국 여왕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을 정도로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역사 소설가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버나드 콘웰이 영국의 고대 문명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이 거석 건축물을 소재로 하여 2000년에 발표한 작품이 바로 [ 스톤헨지 BC 2000 ] 입니다.

문자나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무려 기원전 20세기 경의 일이기 때문에 어떠한 역사적인 기록의 도움을 얻을 수 없었던 콘웰을 소설을 구상하면서 문화인류학과 고고학적인 전문 지식을 토대로 몇 가지 논리적인 설정들을 먼저 짜놓았습니다. 

이처럼 거대한 암석들을 먼 다른 지방에서부터 옮겨오고 장기간에 걸쳐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권력을 가진 족장이나 제사장 집단이 존재하고, 그들이 건설을 주도해야 한다. 남아있는 유적의 설계와 구조로 보아 스톤헨지는 태양신 신앙을 토대로 건설된 것이므로, 이 유적을 건설한 부족은 강력한 태양신 신앙을 가졌을 것이다. 시기적으로 석기와 청동기, 철기가 뒤섞여 있는 시기이고, 아직 중앙 집권적인 왕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부족 단위의 사회들이 서로 대립하거나 연합하던 시기였을 것이다. 족장과 제사장은 아직 분리되어 있고, 인간 공물의 제사가 행해지던 시기일 것이다. 금이나 호박같은 귀금속들이 고가의 화폐로 교환되기 시작하던 시기일 것이다 등등... 

이러한 학구적인 설정들을 기본 토대로 하여 콘웰은 어떠한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처럼 거대한 거석 기념물을 만들어 놓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세 명의 형제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같고 어머니는 서로 다른 배다른 형제들인 그들은 각각 부족장, 제사장, 전사-노예-건축가 역할을 맡아 서로 반복하고 대립하거나 협력하며 각자의 힘을 키워갑니다.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서는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여러 개의 고대 부족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대립하거나 연합하면서 세 형제와 관계를 맺어갑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큰 뼈대입니다. 

이야기는 라사린 부족의 부족장인 헨갈의 막내 아들인 사반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갑니다. 맏형 렌가에 의해 부족장인 아버지가 살해되면서 자신의 신부를 렌가에게 빼앗기고 자신은 노예로 팔려가게 된 사반은 불구로 태어났으나 강력한 마법사가 된 둘째 형 카마반의 안배에 의해 죽음을 면하고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어 다시 상인 겸 전사가 되고, 최종적으로는 건축가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연인인 데레윈과 ‘태양의 신부’ 아우레나 두 여인을 만나 그녀들의 사랑을 얻은 사반은 카마반과 함께 마침내 렌가를 죽이고 이웃의 적대 부족인 카살로와의 전쟁에서 이긴 후, 태양신 슬라올을 다른 모든 신들보다 우월한 지위에 올리기 위한 태양 신전 건설의 총 책임자가 되어 오랜 시간에 걸쳐 거대한 환상열석 신전을 건설합니다. 그것이 바로 스톤헨지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부족장이자 제사장이 된 카마반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광기에 대항하고, 과거와 현재의 아내들인 데레윈과 아우레나의 신에 대한 맹신과 맞서며, 자신의 아들인 리아와 데레윈의 딸인 하나가 열어가는 새로운 시대를 지켜보며, 소용돌이치는 배신과 복수, 정복, 희생의 피비린내 속에서 사반은 묵묵히 일생을 바쳐 수 십년 동안 거대한 신전을 건설해 갑니다. 철기조차 없던 시기에 수 십, 수 백 톤에 달하는 거대한 거석들을 옮기고 세우고 돌 위에 돌을 올린 고대 건축의 비밀도 콘웰의 탁월한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되어 마치 눈 앞의 일처럼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콘웰은 역사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까마득한 선사 시대을 배경으로 한 장대한 이야기과 그 배경이 되는 거대한 고대 세계를 오직 상상력 하나만으로 생생하게 재창조해 놓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세 형제와 여러 부족들, 그리고 신들은 서로 죽고 죽이며 배신하거나 결합하며 새로운 세대로 자신들의 생명을 이어갑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마치 고대의 서사시처럼 장엄한 배경 아래에서 옛 기록물을 읽듯이 상세하고 생동감있게 생명력을 얻어 움직일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바로 콘웰의 필력입니다. 그가 팬으로 창조해 낸 BC 2000년의 고대 세계와 인물들은 읽는 이를 흥미진진한 고대 대서사시 속의 모험 속으로 단숨에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스톤헨지가 단순한 거석들의 무리가 아니라 수많은 부족과 사람들의 애환이 뒤얽힌 장대한 이야기를 담은 거대한 기록물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지닌 힘입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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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켄지, 경제상식 충전소 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경제상식 충전소
최진기 지음 / 한빛비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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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동안은 뉴욕의 개장 주가를 보기 위해 우리나라 증권 투자자들이 뜬 눈으로 밤을 세웠지만, 이제는 미국과 유럽의 증권 딜러들이 일본과 한국, 중국의 개장 주가와 추세를 보기 위해 밤잠을 못 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글로벌화되고 동기화되어 가고 있는 경제 현황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각종 새로운 경제 용어와 분석들을 발빠르게 챙기고 정리해야만 뒤쳐지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경제 관련 서적들도 신속한 업데이트가 필수적인데, 이 책은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비슷한 제목의 경제 서적 시리즈 출간의 효시가 된 최진기[ 지금 당장 경제 공부 시작하라 ]의 다이제스트이자 업데이트판으로 기획된 것으로 여겨지는 책입니다. 

2009년 KBS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방영된 < 최진기의 생존 경제 >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였고, 같은 제목의 저서도 베스트셀러가 됨으로써 일약 화제의 인물이 된 최진기는 현재 비타에듀 사회탐구 영역 1위의 스타 강사라는 프로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현재 수도권의 사교육계를 장악하고 있는 386 세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와 정치와 철학이 하나로 만나는 정치경제학의 세례를 받았고,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의 관치 경제가 시장의 자유로운 발전을 얼마나 억압하며 국가와 서민 경제 전체를 왜곡시키는가를 똑똑히 보았던 386 세대로써 그가 바라 본 한국 경제는 토대와 상부 구조, 경제적인 모순과 정치적인 모순이 서로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1980년대의 난맥상이 다시금 두드러지고 있는 상태라는 분석과 비판이 이번 책에서 보다 강하게 전면적으로 대두됩니다.

금융과 경제 지표, 증권, 부동산, 경제 정책, 국제 경제의 6개 부분으로 나눠놓은 내용들은 기본적으로는 전작인 [ 지금 당장 경제 공부 시작하라 ]를 요약하고 정리해 놓은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KIKO 사태와 MB 지수, 보금자리 아파트, 금산분리, 저출산 고령화 등의 항목에서는 최근의 중요한 경제 현안들에서 보여지는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 관념과 경제 정책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해서 읽어야 할 부분은 6부 국제경제 편으로, 서브프라임 사태, 유럽 금융 위기, 중국과 미국의 경제 관계 등 가장 최근에 발생하였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던 문제들의 원인과 해법을 하나씩 짚어나감으로써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출구 전략과 더블 딥 위험 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얻는데 도움이 되게끔 합니다. 

260쪽 내외의 부담없는 분량에 시원하고 가독성 좋은 편집, 쉽고 술술 넘어가는 평이한 화법으로 어려운 내용들을 풀어나가고 있지만, 경제의 각 부분의 핵심적인 포인트들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날카롭게 해설함으로써 경제에 관한 기본적인 인식을 얻고자 하는 분들께 정확한 내용과 올바른 경제 관점을 함께 갖춰주는 제대로 된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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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켄지, 경제상식 충전소 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CEO 켄지 - 서른여섯, 침몰 직전의 회사에 올라타다
사에구사 다다시 지음, 황미숙 옮김 / 오씨이오(oceo)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학생 운동을 거친 전형적인 전공투 세대로 1960년대 후반에 일본 굴지의 전자 회사인 하츠시바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주임을 거쳐 과장이 되고, 이후 부장, 전무, 상무를 차례로 거쳐 마침내 샐러리맨의 꽃인 사장 자리에까지 오른 시마 코사쿠의 4 반세기에 걸친 직장 생활사를 장편 시리즈 만화로 그린 히로카네 켄시시마 시리즈는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386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았습니다.

근대 이전에는 물론 현재까지도 계층이나 계급 간의 구분이 의외로 뚜렷하고 신분 상승이 생각 이상으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일본에서는 영웅적인 성공 신화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몫을 잘 하자’라는 자기 직업에의 만족과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자분자족의 직업관이 유난히 강조되고, 그것을 고도로 발달시킨 장인 정신이 찬사를 받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한 카타르시스의 분출이 본연의 목적인 만화에서조차 유난히 많은 회사원물과 OL물들, 그리고 각 직업별 전문 만화들은 사실상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가나 세계적인 차원의 정치나 경제, 문화를 다룬 내용은 의외로 무척 적습니다).

히로카네 켄시의 시마 시리즈를 쭉 읽다 보면 주인공 시마가 사원 시마와 주임 시마에서부터 시마 과장, 부장, 전무, 상무를 거쳐 시마 사장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업무의 스케일이나 종류는 그때그때의 직급에 맞게 변하였지만, 정작 실제 말단 회사원에서부터 중간 간부, 이사급, 최고 경영자로써 각 직급에 맞는 회사 내외부의 업무를 처리하거나 회사의 위기 상황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부분은 의외로 적고, 그 대신에 각 직급마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개척하거나 여러 여성들과 연애를 하는 내용들이 오히려 더 많아서 실제 직장인의 회사 생활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환타지라는 혹평도 적지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에구사 다다시[ CEO 캔지 ] 는 시마 시리즈의 이러한 내용상의 단점들을 메우고, 실제 회사의 운영을 사실적이면서도 심도 깊게 그리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사에구사 다다시가 쓴 이 책을 비롯한 일련의 비즈니스 소설들인 ‘全日本 시리즈’가 50만권 이상이나 팔릴 정도로 비즈니스맨들로부터 열광적인 환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사사구사 다다시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근무하며 스탠포드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33세의 나이에 스미토모 화학의 자회사에 대표이사로 부임해 4년 만에 회사의 규모를 3배로 키우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후 오츠카 전자 등의 대표이사와 60억 엔 규모의 벤처 캐피털 회사 사장을 거쳤으며, 개인적으로 독립한 후로는 기업 회생 전문가로 활동하여 일본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기업 회생 전문가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2002년부터는 미스미 그룹의 CEO로 재직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현재 연간 매출액이 1,300억엔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군요.

[ CEO 켄지 ]를 비롯한 사사구사 다다시가 쓴 일련의 비즈니스 소설들은 바로 이러한 저자의 실제 경영과 컨설팅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소설의 형식을 띤 경영전략서에 훨씬 더 가까운데, 그중에서도 [ CEO 켄지 ] 는 저자의 전문 영역인 파산 직전의 회사의 기업 회생과 경영 컨설팅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의 주된 내용은 신일본 공업의 과장인 켄지가 부도 위기에 처한 자회사인 도요 아스트론에 신임 경영자로 부임하여 부도 직전의 회사를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회생시키고, 혁신적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문 분야를 떠나 비전문적인 분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바람에 경영란에 처한 벤처 캐피털 회사에 36살의 젊은 나이에 경영자로 부임한 켄지는 기존의 회사 임원 및 사원들과의 순탄하지는 않은 관계를 기초부터 차근차근 정립해 나가면서, 동시에 자금란에 처한 회사에 긴급하게 수혈할 방법을 강구하며, 전반적인 경영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내야 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새로운 회사에 막 온 켄지는 먼저 자신의 책상을 화려한 사장실에서 업무 현장으로 옮기고, 회사의 전체적인 경영과 재정 및 연구, 인력 상황 등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단계에서 장부와 월차결산표를 상세하게 검토함으로써 독보적인 전문 분야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왜 적자를 보고 있는지, 적자의 이유인 각 부서 간의 유기적인 연결과 협조가 왜 이루어지지 않는 지를 찾아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 시스템 상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각 부서별 공정을 한 눈에 파악하기 위한 전체적인 업무 사이클 표를 작성하고, 앞으로는 그 표에 입각해 전체 작업 공정을 관리하게끔 합니다.

내부에 존재하던 기존 업무 시스템의 문제점들을 개선한 후 다음 과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선택과 집중’ 전략에 입각해 새로운 분야를 찾아내기 위해 동원된 것이 바로 개발 전략의 개념도인 전략 매트릭스입니다. 회사의 역량과 시장의 상황을 간략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매트릭스를 기초한 한 분석에 기초해서 새로 개발할 신제품의 방향을 정하고, 그것을 회사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개발해 나갑니다.

신제품의 개발이 끝나고 판매가 성공적으로 시작되면 다음 단계의 전략으로 시장에서의 경쟁 상대들을 분석하고 향후의 판매 확대 전략을 짜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 켄지는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그것이 성공을 거두어 회사의 수익은 급격하게 향상됩니다.

길고 고통스러운 적자의 터널에서 마침내 벗어나 수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켄지는 스스로의 성공에 고무되어 독선적인 경영인의 모습을 띠게 되는데, 여기에서 켄지의 후견인이자 멘토인 신일본공업의 자이쓰 회장이 등장해 켄지의 자만을 따끔하게 꾸짖고 경영의 초심을 잊지 말 것을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이처럼 이 책은 성장의 한계점에 도달해 경영의 다각화를 모색하던 대기업인 신일본공업이 차세대를 위한 경영 수업의 일환으로 과장인 켄지를 자회사인 도요 아스트론으로 보내고, 낯선 회사에 갑작스럽게 최고 경영자로 부임한 켄지가 안팎의 압력과 싸우면서 성공적으로 회사를 재건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서 보아야 할 점은 켄지가 현황 분석과 성장 전략의 각 단계마다에서 작성하여 사용하는 일련의 전략 매트릭스들로, 저자가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배운 이러한 매트릭스를 사용한 분석과 응용 방식들은 무척 배울 만 합니다.

각 장마다의 말미에는 켄지와 자이쓰 회장을 비롯한 등장 인물들이 독백 형식으로 그때그때마다 각자의 심경을 이야기하거나 저자의 경영 전략 노트들이 첨부되어 있는데, 이러한 다양한 서술법이 딱딱한 경영 전략서들에서는 찾기 힘든 감정적인 몰입과 실질적인 전략 제시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응용하게끔 만듭니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성장이 둔화된 대기업의 경영 다각화와 차세대 경영 인재 발굴, 벤처 기업이 빠지곤 하는 상투적인 함정들, 글로벌 시장에 대한 대비와 도전 등에 대한 고민과 전략들이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어서, 경영 전략서에서 늘상 보아왔던 이론과 분석들을 실제처럼 생생한 상황 속에서 직접 대입해 보고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실감나고 몰입도 높은 드라마를 그려냄으로써 단순한 이론서들보다 훨씬 더 실질적이고 가슴에 와닿는 경영 전략 시뮬레이션 효과를 만끽시켜 줍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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