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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5년, 미래경제를 말한다
유신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자본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린 소용돌이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전 세계 자본가들과 기업, 투자자들은 모든 소용돌이의 주요인들이다. 또한 국가의 성장이나 환율, 통화량 역시 소용돌이의 큰 변수들 중의 하나다. 가장 큰 변수는 이를 해석하는 본인일 것이다. 매일 변화하는 지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할까? 혹 어제의 지표로 모든 가능한 투자를 실행하고 있진 않는가? 승자의 확률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주요인이 되든지 아니면 애초에 들어가지 않는 방법이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낮은 진압장벽 덕분에 많은 이들이 실패의 쓴맛을 보며 절망적인 투자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매순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거대 패권국 미국이 있다. 그는 21세기 자본주의의 진정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주인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마치 모든 상황이 뒤집어질 것 같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자본시장의 절망은 패닉으로 이어졌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사회적 기능을 잠식할 최대의적으로 전 세계 경제시장을 짓눌렀다. 하지만 2024년,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마치 투자는 미국주식에 라는 공식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있는듯하다. 반면에 신흥국들은 달러발 유동성 팽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 직면해있다. 지속적인 자국통화 가치하락과 전쟁발 원자재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과 임금상승을 부추기며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왜 미국 경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홀로 상승하고 있는 것일까?
경제는 과연 과거의 이론처럼 효율적일까? 지난 20년 동안 케인스주의와 신고전주의는 큰 위기 속에서 저마다의 경제적 이론을 수행하며 경제학자들과 투자자들의 실질적 디딤돌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우리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다. 미중간의 무역 갈등으로 시작된 미국의 폐쇄정책과 IRA법안이라는 자국내 투자는 세계 경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달러화 패권정책이 숨겨져 있었다. 이제 미국을 이해한다는 것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숙고해야한다는 의미다. 오직 미국과 미국인을 위한 정책, 다소 시기상조일지는 모르지만 이미 경제 패권은 미국으로 기울이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경제의 신은 죽었다. 신이란 개념은 절체절명의 명령어에 가깝다. 그동안 자본주의를 통치하던 경제의 신은 무엇이었을까? 합리적인 시장과 이성적인 투자자(?), 과연 이들의 선택과 행동이 경제성장을 이끌고 혁신을 가져왔을까? 시장의 비합리성과 인간의 비이성적인 생각과 행동은 경제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증명되고 있다. 우린 비합리적인 시장에서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존재에 가깝다. 시기마다 위기의 해법은 다르지만 분명 서로를 위한 공존 혹은 각자도생의 방식으로 나름의 조화를 이루며 위기를 극복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위기 뒤엔 분명한 혁신과 변화가 뒤따랐으며 인류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맞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솔직히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몇 년이 흐르면 분명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경제 이론이 설립될지도 모른다.
다가올 5년, 미래경제를 말하다. 유신익 박사님의 현대화폐이론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무기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시작으로 미국의 통화팽창에 대한 극한의 위기와 기회를 다루고 있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지식이 디지털화폐의 시나리오다. 이미 디지털화폐는 중국이 선점을 하고 있지만 미국 역시 CBDC를 통한 달러의 생환에 모든 가능성을 걸고 있는 듯하다. 미국은 이번 인플레이션발 위기를 통해 달러의 위상을 톡톡히 체험했을 것이다. 또한 엄청난 부채규모에도 불구하고 자국민을 위한 유동성 팽창이 얼마나 달콤한지를 맛보았을 것이다. CBDC는 미국과 지구의 미래를 어떻게 변환시킬 수 있을까?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인간의 심리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과거 지향적 편견이 자리를 잡는다면 미국이 원하는 경제적 실험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세계패권을 실현할 것이다.
우린 스스로의 정체성을 얼마나 확신하고 있을까? 우리의 인지는 생각보다 과거 보존적이며 편견이 가득하다. 또한 권위의 위계에 상당한 신뢰를 부여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뚜렷한 목적보단 감정에 휘둘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변화해가는 금융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것보다 자신의 투자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 않을까 생각해본다. 짜인 시스템 속에서 승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에 대한 해석 역시 만만치 않다. 고전적인 경제이론이 서서히 저물어 가는 듯하다. 세상은 다른 방식을 원하는데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고집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투자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