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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잘 자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 - 망가진 수면 패턴을 회복하는 8주 숙면 훈련
제이드 우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9월
평점 :
나이 들수록 잠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다. 쉽게 잠들기 어렵고 겨우 침대에 누워도 조그만 소리에 깨어난다. 이런 상황이 며칠째 반복되고 피곤을 이기지 못할 때 마음의 강박이 일어난다. 아 이러다 잠자기 틀린 것 아닌가? 하루 8시간은 자야 된다는데, 건강에 대한 무한 걱정이 잠에 대한 염려와 불안함을 더욱 증폭시킨다. 혹, 불면증은 아닐까? 즐기던 커피도 줄이고 운동도 해보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 오히려 깨어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마음의 짐이 더욱 커진다. 잠은 걱정거리가 된 것 같다.
수면에 대한 보편적 원칙이 있다. 침실을 어둡게 할 것, 오후이후엔 카페인 섭취를 금할 것, 음식을 먹지 말고 과도한 운동을 삼갈 것, 잠들기 전 후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고 무엇보다 디지털기기를 사용하거나 백색화면에 노출되지 말 것 등이다. 뇌 호르몬 멜라토닌의 활성화는 수면 욕구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은 수면 저금통으로 오후가 시작되면서 증가하는데 각성상태를 줄이고 생체신호를 바꾸어 개인에 필요한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잠은 의식적으로 각성하는 신호가 아니라 몸이 필요로 하는 감각에 가깝다. 즉, 수면욕구가 뇌에 가득하면 자연스럽게 잠을 청한다는 논리다.
Hello Sleep은 우리가 알고 있던 수면에 대한 다른 이론을 전달하다. 우선적으로 대다수가 인정하는 잠에 대한 편견을 벗어나라고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잠에 대한 이론은 대부분 과학적 검증을 마친 보편적인 원칙이다. 하지만 잠은 개인의 생체 신호에 따라 상대적으로 작용한다. 늦잠에 익숙한 사람과 일찍 일어나는 사람의 생체리듬은 같을 수 없다. 수면 호르몬 역시 개인마다 다르게 분출한다. 인간은 수면을 통해 다양한 뇌 활동을 전개하는데 렘수면과 비렘수면은 성장과 기억보존등 인간의 생체리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잠을 자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다.
그런데 언제부터 불면증이 생기기 시작한 것일까? 불면증은 삶의 질을 무한히 떨어뜨린다. 하지만 피곤하고 집중력이 저하되며 능력에 대한 의심이 든다고 모두 불면증을 앓는 것은 아니다. 불면증은 밤뿐만이 아니라 낮에도 각성상태를 지속하며 24시간동안 피곤하거나 신경이 곤두서있고 기분 변화가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불면증은 선행, 촉진, 지속요인이 원인이 되는데 어렸을 적 트라우마나 불안을 증폭시키는 불씨, 그리고 불면증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지속될 때 자신에 대한 압박으로 더욱 심화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불면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수면제와 수면기기에 다소 부정적인 견해다.
저자는 불면증을 해소하기 위한 처방책으로 불면인지행동치료법을 제시한다. 외형적인 도구를 사용한 임시방편보단 만성불면증을 일으키는 원인인 수면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행동과 사고방식을 해결하는데 중점을 둔 치료법이다. 저자는 수면에 대한 욕구를 자신과 동행하는 의식적인 관계로 설정한다. 이렇게 해야한다하는 생각이 수면에 강박을 주면 수면은 더욱 움츠려 들고 생체리듬은 고유의 선택을 잃어버린다. 어떤 조건이나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면 오히려 몸의 감각은 자연스럽게 무너진 생체시스템을 보완하려할 것이다.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는 매일의 수면 일기를 작성하면 된다. 수면일기는 자신의 생각과 실제 수면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행동변화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잠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 잠이 오면 무조건 자야하는 것일까? 한가로운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인간에 수면이란 욕구가 주어진 건 우연이 아니다. 눈을 뜨고 있는 것만큼 수면도 중요하다. 초기인류의 생활상은 시간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었다. 인간을 대상화 물질화하는 작업이 시작된 산업 혁명 이후 인간에겐 잠이란 필요치 않는 시간 낭비라는 관점이 지배적으로 자리한다. 현대사회는 각성을 존중시한다. 24시간 깨어있음을 마치 변화와 성장의 상징이라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지속가능할까? 우린 수면에 대한 잘못된 질문에 노출되어있다. 잠은 질문의 대상이 아니라 감각의 대상이다. 생체리듬의 교란은 수많은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양산한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Hello Sleep는 탁월하다. 매일 잘 자는 것은 매일 각성하는 것 못지않게 삶의 질을 높여준다. 우리의 선택은 잠과의 친구 되기다. 항상 곁에서 자신을 응원해주고 보호해주는 든든한 친구, 그리고 Hello Sleep은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