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가족 - 각자의 알고리즘에 갇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법
이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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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의 대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같은 공간속에 살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을 보이며 무의미한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 가까이 있지만 너무 먼 가족이 되어간다. 그나마 tv앞에 모여 리모컨 쟁탈전을 하며 눈치를 보던 시절이 나았던 것일까? 당시에도 tv찬반론이 적지 않았는데 스마트폰은 가족관계를 송두리째 앗아간 기분이다. 도파민 가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도파민이 왜 이토록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을까? 도파민은 생존과 관련된 인간에 가장 중요한 호르몬임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보상에 대한 끝없는 욕구를 반복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뇌는 순간적인 즐거움을 위해 도파민을 분비하며 누가 자극을 보내고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게다가 도피민은 성급하기까지 하다. 놀랄 만큼 지루하고 기다림을 싫어한다. 문제는 우리의 삶이 빠르게 도파민에 점령당하며 뇌 기능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즉각적인 기대 충족은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무응답 무반응이 일상이 되고 있는 가족관계는 어떻게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가족관계의 실종은 반응에 익숙한 알고리즘과 비슷하다. 불편한 감정을 생략하고 편리한 반응만 남기는 구조다. 빠르고 가볍고 반복 가능한 것이 살아남는 환경 속에서 가족은 서로를 반응하기 쉬운 존재로 소비하거나 무관심해지는 선택을 하게 된다. 디지털 가족은 하루를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마무리를 짓는다. 디지털 문화는 도파민의 기대심리를 충족한다. 헌데 자극이 강해질수록 기대가 커지고 보상심리도 커진다. 그런데 언제까지 자극이 지속될 수 있을까? 끝없는 자극의 결말은 허무다. 무료함과 공허함, 수치심과 죄책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현대인의 불안과 우울증 증가는 풍요에 대한 역설이다. 목표가 사라질 때 인간은 순간적인 충족을 기대하는 도파민을 요구한다. 자극은 늘었는데 왜 자꾸만 지루해지는 것일까?

 

도파민 가족은 디지털 문화가 어떻게 가족관계를 파괴시키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방해하는지 단절, 자극, 중독, 가속, 불안의 다섯 가지의 주제를 통해 도파민의 실체와 가족회복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디지털 가족은 전형적인 한국가족의 단면이다. 디지털 가족은 대화 선정을 어려워한다. 각자의 이해에 따라 관계는 유지되고 있으나 추가적인 생각을 생략한다. 실시간 이모티콘이 마음을 전달하며 알 수 없는 단 문자가 생각을 전달한다. 밈과 이모지가 가족대화의 실체가 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일상의 곳곳에서 발생한다. 이른 시기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아이들에게서 감정문해력이 실종되고 있다. 또한 즉각적 만족이 길들여진 이들은 기다림을 싫어하며 조그만 일에도 예민함과 짜증을 반복한다. 웹툰, 게임, 쇼츠와 같은 짧은 콘텐츠의 확산은 생각 없는 행동이 가장 쉽게 나타는 곳이다. 짧은 보상이 지속될수록 감정은 메말라가며 결국 상대의 감정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마저 잃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방치하는 부모들의 도파민 중독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부모의 정보중독은 아이들의 기대심리만큼 가짜 도파민을 선호한다. 뇌는 예측, 실망, 재예측을 반복하며 쾌감 회로를 키우는데 실망은 눌리고 새로운 기대를 향해 강한 도파민을 분비한다. 도파민은 지금 주어진 보상보다 다음에 올 수 있는 보상에 더 크게 반응한다. 딱 하나만 더 라는 말은 절제에 실패한 결과가 아니라 도파민이 정상으로 작동한 결과다. 도파민이 가족을 해체하는 방식은 감정의 무시다. 인간의 행동은 감정을 통해 발현되며 감정은 인간이 지닌 모든 행위의 근간이다. 정서적 무시는 사람을 서서히 고립시킨다. 감정을 나누려했던 시도들이 외면당하거나 간과되면 감정은 안으로 접힌다. 감정 표현이 줄어든 관계는 서서히 무너져 간다.

 

인간은 중독에 쉽게 길들여진다. 안타까운 건 가벼운 중독이 결코 가볍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독은 더 강한 중독을 요구하고 결국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상대의 감정을 읽고 기대를 품게 만든 도파민이 왜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전락하게 된 것일까? 문제는 사회변화에 대한 반응이다. 우린 도파민의 실체에 대해 배운 적이 없다. 어떤 현상이든 옳고 그름의 판단을 미리 예측 할 순 없을 것이다. 도파민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간혹 기술발전이 인간의 짧은 기대심리를 보상하기 위한 연속적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은 가족이 필요하다.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관계, 가족이기에 기다릴 수 있고 인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빠르고 급격하게 변한다고 해도 우리 마음은 여전히 느리고 기다림을 요구한다. 식탁에 마주앉은 서로의 모습을 통해 재미와 웃음이 터진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은 없을 것이다. 도파민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일상의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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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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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이 정에 맞는다란 속담이 있다. 툭툭 튀는 이들이 그리 환영 받지 못한다는 의미 일 것이다. 모난 돌은 모나지 않은 돌들이 던지는 메시지에 반항하며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상은 모난 돌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심지어 강한 압력을 행사하며 모나지 않은 돌에 합류하기를 기대한다. 집단사고가 세상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사라져갔고 집단에 의해 형성된 통일되고 일반화된 주장이 지배적으로 작용한다. 생각이 사라지고 사유가 몰락한다. 자기 침묵은 일상이 되어 소통을 배제한다. 그런데 집단사고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회, 특히 자유로운 사회구조를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무엇이든 일방적인 방법은 고질적인 병폐의 원인이 된다. 그럼에도 우린 여전히 자기 침묵을 승인하며 세상의 흐름에 자신을 숨기고 있다.

 

거짓 공감은 얕은 공감에 만족하며 침묵을 승인하는 일상적인 사회적 구조를 투영한다. 조그만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는 집단, 예민한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현실, 사람들은 질문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대화의 힘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핑계로 서로의 눈치를 보며 괜한 파장을 일으킬까 노심초사한다. 모두가 침묵하는 상황, 즉 자기침묵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자기침묵은 개인의 목소리를 잠재운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이었을 자기침묵이 결국 삶의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독립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우린 무엇을 위한 침묵을 강요받고 자기검열에 충실하고 있는가?

 

본 책은 거짓 공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개인의 자유와 독립에 관한 이야기다. 집단사고와 자기침묵이 어떻게 발화되며 개인은 이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내재적 상황을 중심으로 진실을 말할 권리를 주장한다. 상호관계를 통한 의견 전달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삶의 자세와 태도를 통한 생각의 깊이를 파고든다. 토론 문화가 사라지고 일방적인 의견이 주를 이룬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다양성은 사회를 이루는 강력한 힘이지만 집단사고는 다양성을 배제한다. 현대 사회는 집단사고가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집단사고는 주류가 아니다. 오히려 자기침묵을 강요하는 이들은 소수의 정치인들과 권력가들이다. 실시간 엄청난 정보를 쏟아내는 언론과 미디어는 어떤가? 그들에게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을까? 미디어는 분열과 증오를 먹고 자란다. 일상적인 이야기에 누가 귀를 기울이겠는가? 거짓 정보를 판단할 기준조차 모호해지는 세상이다.


왜 인간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그토록 배제하는 것일까? 집단사고는 개인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은 미치고 있는가? 왜 우린 자기검열에 무방비상태며 타인의 시선에 불안을 느끼는 것일까? 폭넓은 관계를 추종했던 SNS는 더 이상 공감의 장소가 아니다. 특정한 알고리즘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의견이 강화되며 다수 의견을 묵살한다. 소수의 신념이나 주장에 의해 캔슬 컬처가 시작된다. 온라인상의 자극적인 정보나 기사는 자기침묵의 분위기를 띄우며 일상 속에 스며든다. 유저들은 온라인 어디에서든 타인의 시선에 눈치를 보며 자기검열이란 불안을 감수한다. 오프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나 발언자를 공개적으로 비난 배제하는 캔슬 컬처는 자기침묵, 자기검열이라는 수단을 통해 개인의 생각과 사유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교육은 무엇을 추구하는 것일까? 창의력과 상상력이 집단사고를 통해 발현될 수 있을까?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유롭지만 어느 순간 집단에 포위된 소속감을 중심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서서히 그리고 빠르게 개인의 생각과 사유는 집단에 구속되고 삶은 어느 순간 동조화 일반화 되어 타인의 의견을 배제하게 된다. 이는 생존을 위한 가정 현명한 방법이었을지 몰라도 자신에겐 가혹한 현실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과거와 같은 생존전략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단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채 자기침묵과 검열을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 책은 자기침묵에 따른 개인의 혼란과 심리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다. 특히 종교, 교육, 민족, 문화, 정치와 같은 집단이 어떻게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배제하고 구속력을 행사하는지 다양한 증거를 들어 설명한다.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이분법적이고 양분화된 사회, 극단적 알고리즘으로 개인의 선택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도전은 무엇인가? 존중받고 싶다면 상대를 먼저 존중하라는 고대 철학의 진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말할 수 있는 권리는 곧 자신이 누구인지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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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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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거대한 흐름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변화와 함께 진행되며 미래를 예측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21세기 일본과 한국은 매우 비슷한 인구구조와 사회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개별적 차이도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큰 규모로 바라본 트렌드는 거의 동일하게 진행 중이다. 사회적 이슈도 같은 현상을 띠는 경우가 많아 상대국의 현상을 반면교사를 삼는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은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다양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경영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저자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일본기업들의 실상을 파헤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소개한다. 특히 빠른 고령화와 지방소멸은 한국에도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미리 경험하고 있는 일본은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도쿄 인사이트의 키워드는 양극화, 탈세대, 지방소멸, 1인가구, 인구감소등 총 5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첫 번째 이슈인 양극화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언론에서도 그리 크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회구조는 빠르게 이분화 되어가며 빈부격차를 더욱 늘리고 있다. 문제는 중산층의 몰락이다. 어떤 국가든 중산층은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구속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부의 쏠림이 심할수록 중산층의 해체가 빠르게 진행된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부의 편중에 따라 소비의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며 시장은 고가와 저가로 구분되어 백화점과 같은 기존 상가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도쿄 상권은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리모델링이 확산중이다.

 

시장은 100엔 샵도 비싸다는 초저가 상품과 가치를 내세운 300엔샵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눈여겨볼 부분이 고소득층의 소비패턴이다. 그들은 과거와 같이 고가의 상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은 소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이는 곧 상품이 자신을 표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택적 소비를 뜻하는 메리하리는 일본 소비문화의 중심적 개념이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소비를 즐기며 가성비를 넘어선 실체적 가치 중심의 소비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영앤리치와 고소득층을 선점하기 위한 외상은 개인소비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하며 소비트렌드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마케팅은 연령별 세그먼트로 구분되었다. 소비자를 연령, 성별, 직업등으로 구분하여 취향과 니즈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주된 방식이었다. 직업은 쉽게 바뀌지 않았고 일반화와 보편화가 중심이었다. 기성복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연령을 구분하는 효율적인 생산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행선이 깨지고 수직적 문화가 형성되며 연령에 상관없는 취향과 덕질, 경험, 좋아함과 같은 가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60대가 아이돌 콘서트를 가고 10대는 전통 장인 공방을 찾는다. 세대의 벽이 무너지고 취향에 따라 소비문화가 교체되었다. 연령별 의미가 희미해진다는 소령화(쇼레이카)는 일본사회의 대표적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다. 소령화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일본의 장기침체에 따른 세대 간의 접근성, 무엇보다 디지털 기기의 확산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다.

 

덕질은 일반적인 소비구조를 더욱 세분화하여 개인 맞춤형 시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보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개인 간의 소비격차가 심해지면서 디테일한 취향이 확산되었고 공유문화의 영향으로 다양한 소비패턴이 진행 중이다. 또한 디지털 문화는 그때그때의 관심이나 기분에 따라 참여수준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한 관계를 선호하는 카이와이 시대를 만들었다. 5개의 횡단보도를 통해 1천명이 동시에 건너는 시부야 교차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소다. 이 중심부에 자리한 츠타야 서점은 대규모 리모델링을 끝내고 콘텐츠가 가득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 층은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에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치장했으며 일본문화를 사랑하는 덕후들의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한 것이다. 실체적인 이익보단 좋아함이란 주제를 통해 일본과 세상을 더 재미있고 즐겁게 만든다는 철학을 표방한 것이다.

 

1인 인구의 증가와 인구 감소는 특별한 주제다. 지역별 편차가 심하고 지자체마다 정책 방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지자체장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 문화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런데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K-POP,K-CULTURE, K-FOOD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산중이다. 세상은 끝없이 변화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며 언제나 새로운 흐름이 세상의 중심이 된다. 도쿄 인사이트엔 타인의 시선에 예민한 일본인만의 특징이 서술되어있다. 다행이라면 한국인은 타인에 그리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는 경제적 요인만으로 풀이되지 않는다. 삶의 정체성과 문화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트렌드는 바꿀 수 없지만 내용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도쿄 인사이트를 통해 소멸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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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 -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텔링 설계법
마크 에드워즈 지음, 최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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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CEO들은 저마다 제 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고 있다. 물론 그들은 잡스보다 젊고 부유하며 폭넓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잡스와 같은 생각이다. 잡스는 새로운 디지털 기기나 아이템을 세상에 제공한 것이 아니다. 그는 세상에 스토리를 제공했다. Think Different는 잡스가 위기에 빠진 애플에 복귀한 뒤 곧바로 시작된 신념 캠페인이다. Think Different는 기존의 마케팅과는 전혀 다른 설정을 요구한다. 즉 소비자가 직접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직접 체험해보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라는 의미다. 이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체험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반영한 것이다. 결국 Think Different는 세상을 바꾼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

 

스토리는 왜 필요한 것일까? 스토리는 인류의 정체성과 맥을 같이해 왔다. 인류는 크고 작은 다양한 스토리를 통해 사건을 인식하고 예측하며 계획을 세워 목표를 성취해왔다. 스토리는 또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주된 동인이 되었다. 스토리는 여전히 인간의 삶에 가장 강력한 구속력을 행사한다. 상대와의 관계는 스토리를 통해 형성된다. 같은 이야기에 매료된 사람들은 공동의 소속감을 느끼며 정체성을 확인하고 서로에 의지한다. 인간은 스토리를 통해 공동체의 일원임을 각인한다. 스토리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방향을 규정한다. 스토리는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거의 모든 것이다. 인간은 스토리를 통해 대부분의 상황을 인식하고 자기행동을 실행하며 결정을 통제한다.

 

같은 물건이이라도 스토리를 공유한 물건은 왠지 정감이 간다. 뭔가 자신을 위해 일 해줄 수 있을 것 같고 물건을 공유하게 된 스토리를 통해 일체성을 느끼기도 한다. 스토리가 비즈니스와 결합한다면 어떤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까? 지식과 철학이 스토리로 전해졌듯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품의 의미를 스토리로 전달한다면 그 어떤 논리나 설득력보다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것이다. 본 책은 개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는 무엇이 다를까란 주제를 통해 실체적인 스토리텔링 설계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SUPERB 스토리텔링 설계법을 통해 인간이 본능적으로 끌리는 이야기의 구조를 비즈니스 언어로 재해석하는 6단계 프레임을 제시한다.

 

뇌는 수치와 사실을 좋아하지 않는다. 논리력 추론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스토리를 듣는데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인간이 스토리에 집착하는 이유는 복잡한 과정을 싫어하는 뇌의 기능적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비즈니스나 토론, 회의에선 스토리보단 논리가 우선적이다. 많은 이들이 설득의 주요 도구로 논리적 주장을 활용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청중은 당신의 논리나 디테일한 자료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 논리적 주장은 상대의 즉각적인 방어를 일으킨다. 타인의 설득에 대한 개인의 반응은 위협에 가깝다. 마치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선택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하며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설득의 메시지가 강할수록 상대의 반발도 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한다. 합리적인 이유와 원인이 없다면 즉각적인 반발이 형성되지만 의미를 깨닫게 되면 질서를 만들어낸다. 결국 뇌는 스토리를 통해 의미를 찾는다. 또한 의미를 형성한 스토리는 강한 기억을 형성하며 좋은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어야할까? 저자는 선화시대부터 이어온 스토리텔링의 절대법칙을 소개한다. 위대한 소설엔 나름의 구조가 형성되어있다. 스토리는 주인공+곤경+구출시도라는 동일적인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스타워즈로 최고의 감독반열에 오른 조지루카스는 비교종교학 교수인 캠벨의 책을 읽으면서 영웅의 여정이라는 스토리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스타워즈의 신화가 탄생된 순간이다. 캠벨의 이론은 시나리오 분석가 크리스토퍼 보글러에 의해 영화 성공의 공식이 되었다. 주인공의 일상에서 시작되는 스토리 구성은 영화, 드라마, 연극, 소설의 핵심적 형식으로 사용 중이다.

 

본 책은 스토리텔링이 인류에 미친 영향력을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증거를 통해 살펴본다. 또한 과거를 통해 스토리에 대한 이론과 정의를 분석한다. 그리고 SUPREB 모델을 통해 비즈니스를 비롯한 대양한 상황에서 스토리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얕은 관계가 지속되는 현실에서 스토리는 개인의 감정뿐만이 아니라 상대를 설득하는 데 가장 강력한 역할을 수행한다. 인간은 논리를 중요시하지만 결국 당신이 원하는 것을 들려달라는 목소리를 전달할 뿐이다. 우린 스토리에 익숙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에 다소 서툴다. 스토리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자기인식뿐만이 아니라 전략적 관계에서도 특별한 메커니즘을 가져다 줄 것이다. 본 책의 스토리텔링 기법과 SUPERB모델은 목적을 달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오늘은 어떤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싶은가?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 설계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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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를 지키는 고독의 힘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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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증가, 빠르고 신속한 정보전달, 관계의 연속성에 대한 질문이 숙제로 다가온다. 혼자 있다는 것이 자유를 의미할까? 자유에 대한 생각은 타인으로 부터의 자유일까? 혹 타인의 시선이 주는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것일까? 하지만 외롭다. 본능적으로 관계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인간은 소외를 죽음과 같은 공포로 느낀다. 결국 생존하기 위해서 관계가 필요하다. 관계는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인 동시에 서로를 연결하는 가지와 같다. 우린 그 가운데 잎을 열고 꽃을 피운다.

 

모든 생명이 성장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관계 역시 성숙하기 위한 시간이 요구된다. 시간은 개인의 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SNS는 보다 폭넓은 관계 형성이라는 의미를 두고 시작됐지만 결국 허무함과 공허, 자책, 타인의 시선이라는 불필요한 감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개인은 좋아요, 댓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율한다. 사진, , 동영상은 실시간으로 감정을 부추기며 개인은 자신을 잃어버릴까봐 매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결국 SNS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개인의 감정을 통해 유지된다. 깊은 관계를 두려워하는 현실에 맞선 SNS의 가상현실은 얕은 관계를 통해 심각한 인지부조화를 만들어 온 것이다.

 

왜 우리는 외로울 권리를 포기하고 있는가? 저자는 급격한 SNS의 발달이 깊은 사고의 시간을 빼앗아 같다고 말한다. 이젠 어디를 가든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고개를 숙이며 눈을 떼지 않은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개인을 상징하고 개인은 스마트폰에 의해 하루를 유지한다. 스피디한 콘텐츠는 쉬운 감각을 사용하기에 특별한 감정이나 감흥 없이 순간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콘텐츠의 생명력은 단 몇 초에 불과하다. 뇌는 실시간으로 도파민을 분비하며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를 찾아다닌다. 결국 한계에 부딪힐 때 공허함과 무료함, 죄책감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는 비단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령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현상이다. 고적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불필요한 시대. 산업구조의 혁신이 결국 인간에 주어진 느림의 미학을 파괴하고 급격한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때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있다는 것은 외로움을 덮어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시간이다. 무료함을 시간낭비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SNS가 어떤 위기감을 전해주고 있는지 되물어보고 싶다. 사고와 창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공간 속에서 일어난다. 빠른 정보가 빠른 시대를 반영할지 모르지만 인간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가 디지털 문화를 힘들어하는 이유도 내재된 속성이 여전히 느리기 때문이다.

 

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SNS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이보다 더 좋은 디톡스는 없는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어려운 것은 시대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존심일 지킬만한 자아가 부족해 타인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자는 실시간 관계라는 얕은 속성이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라고 강조한다. 관계는 서로의 신뢰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어야 믿음이 생긴다. 댓글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순간이 반복된다면 관계가 아니라 고통에 가깝다. 이를 위해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야한다.

 

시간은 빠르게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빠른 사회가 필요이상의 효율성을 자져다 주었지만 반면에 적지 않은 고통도 안겨주었다. 이젠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SNS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생각이 사라지고 상상력이 무의미해진다면 우린 무엇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현대인은 스마트폰이 인간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바꿔왔는지 실체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상상이상으로 인간의 내외면적 삶의 구조를 바꾸어놓을 것이다.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은 각인된다. 결국 인간에 주어진 자유와 독립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인가? 이젠 기꺼이 외롭다는 감정을 수용하자. 그리고 자신에 주어진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사고를 키울 때다. 외로움과 고독은 수시로 삶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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