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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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구름과 같다. 형체도 다양하고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간다. 가만히 있으면 어느 순간 다른 곳으로 뛰쳐나가고 은근슬쩍 친구 등에 기대어 자취를 감춰버린다. 바람이 불면 순식간에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내 마음도 구름과 같다. 형체를 알 수 없지만 마치 뭔가 존재하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이 감정을 일으키고 몸을 움직인다. 생각은 자신이 선택한 결과 앞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가끔 생각도 휴식이 필요하다.

 

소소한 흔적들이 나를 일으킨다. 작은 움직임이 마음을 동요시킨다. 반복적인 일상은 오래된 시간을 흠모하고 어느 순간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지금 바라보는 것은 오래된 시간이다. 런던은 이유 없이 좋은 곳이다. 아니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좋아하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수많은 오브제와 거리들, 그들을 기억하면 익숙했던 시간보다 느린 시간을 만나게 된다. 미세한 진동이 우주를 가로지르듯 우리의 삶도 아주 작은 진동으로부터 시작되지는 않았을까?

 

다양한 모습과 생각들,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걸까? 같은 모습을 당연시 여기는 사회 속에서 자기 존중을 찾기 어렵다. 다르게 태어나 자기답게 다르게 살아가는 일, 너무나 당연한 것인 줄 알고 있는데도,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료는 생각 없는 생각을 통해 세상에 갇힌 나를 찾아 나선다. 베이글과 베이커리, 카페 하이웨스트와 레이어드는 그녀가 선택한 삶의 흔적들이다. 그녀만의 이야기를 만나고 숨 쉬며 시간과 공간을 이어가는 곳이다.

 

우연히 들른 몬머스에서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삶의 모습을 엿보았을까?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주길 바라는 소심한 마음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투영했던 소소한 오브제들이 떠오른다. 존재의 실존, 현재에 다가선다는 것, 모든 이들이 가슴에 담긴 삶의 모습이지만 왜 순간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것일까? 잔뜩 부풀린 시간 속엔 진실이 없다.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는 것,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시간이 아닐까?

 

료의 생각 없는 생각 속엔 료만의 시간과 공간이 존재한다. 하루의 의문이 질문이 되고 호기심이 삶이 된다. 우린 어떤 삶에 익숙해지는 것일까? 나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녀만의 시간 속에 비친 얼굴, 수많은 오브제와 글들은 그녀가 살아가는 의미를 투영한다. 나로 살아간다는 것, 쉽지 않지만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기에 당연함을 받아들이고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 시간이 쌓이면 축적된 나의 모습을 누군가는 봐주지 않을까? 료의 진솔한 생각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나무는 숲에서 성장한다. 수많은 동료들과 수분을 나누고 햇빛을 경쟁한다. 틈사이로 작은 생명이 태어나고 그들은 살기위해 투쟁한다. 하지만 화분에 갇힌 나무는 자기의지가 없다. 물을 주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수분을 가져올 수 없다. 나무의 생존은 주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우리의 삶도 나무와 닮지 않았을까? 나를 찾아가는 여정엔 수많은 언덕이 앞을 가로막지만 때때로 디딤돌이 되어 큰 도약을 이루기도 한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타인의 모습이 자신을 대신할 수도 없다. 오직 자신의 생각, 자신의 한걸음이 자신을 만들어갈 뿐이다.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은 정처 없는 마음이 떠오른다. 방황하는 것도 자유다. 인생이 방황 아니었던 적이 있었던가? 인생에 소중하지 않은 시간은 없다. 누군가의 삶이 아닌 자신이 되라는 그녀의 외침이 가슴 깊이 울려온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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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2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영훈 엮음, 최기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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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정치의 부활, 민주주의는 다수 의결에 따라 정책이 정해지고 구속력을 지닌다. 법률은 소속집단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자유 범위를 결정한다. 안정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다수의견을 존중해야하고 개인의 자유를 한정 짓는 규정과 규칙이 필수적이다. 이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전제되어야할 조건이다. 그런데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질수록 개인이나 소수집단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과거의 규정과 규칙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 어느 시기보다 강한 권력을 지닌 사회공동체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구속할 수 있는가? 자유에 대한 담론은 민주주의를 추종하는 국가들의 민감한 주제다. 자유에 대한 생각에 따라 개인의 삶의 방식과 의미,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9세기, 기존의 삶을 뒤흔든 산업혁명은 밀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공리주의를 최선의 철학으로 여겼지만 그가 마주한 세상은 모순과 오류로 가득했다. 특히 산업자본주의 성장이 가져다준 인간의 질적 저하는 개인의 자유침해로까지 이어지며 인간존재 의미에 의문을 제시하게 된다. 자유는 생존을 위한 투쟁의 역사다. 개인에게 자유가 주어진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며 지위와 계층, 세습이라는 사회구조는 인류 역사의 대부분 시간을 장악해왔다. 밀의 자유론을 통해 기계문명화가 만들어낸 사회공동체의 권력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가 우선적으로 꺼내든 것은 다수의 횡포다.

 

급격한 사회변화의 중심엔 거대한 사회 권력이 있다. 밀은 여기에 도덕, 관습, 보이지 않는 기대, 법과 제도등을 덧붙인다. 이들은 도덕적 비난, 집단적 압박, 배제등과 같은 수단으로 공동체의 생각과 방식을 따르라고 강요한다. 사회 권력이 성장할수록 개인의 자유가 축소된다. 밀은 관습이나 도덕적 판단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오류가 존재하며 소수 의견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수의견을 침묵시키려는 시도는 꾸준히 일어난다. 다수에 기대어 자기구속을 가진 이들은 스스로의 판단을 바꾸려하지 않는다. 다수는 공동체가 믿는다는 사실하나만으로 개인의 믿음이 진리인양 받아들인다. 이런 견해는 지금도 대다수의 공동체를 통해 나타난다. 정당정치의 한계는 소수의 판단이 배제된다는 것이며 자신만이 정답이란 모순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의사표현의 자유,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이 없다면 민주주의가 존재의미는 무엇인가? 자유는 사회구조와 결을 같이한다. 밀은 표현의 자유가 실천의 자유로 이어져야한다고 말한다. 관습은 생각을 얼어붙게 만들고 다른 생각을 배제한다. 표현적 자유는 진실을 투영한다. 설령 오류가 있더라도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하며 어떤 의견이 참이고 진리인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난다. 자신이 결코 그릇될 수 없다는 무오류성은 자신만이 진리라는 편견에 갇혀 세상을 올바로 보지 못하며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의견의 자유를 위해선 공정한 토론이 필요하며 표현방식은 타인의 경계를 넘지 않아야 한다. 밀이 시종일관 강조하는 자유는 타인의 권리 침해다.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등 어떤 자유든 개인의 의지로 이해할 수 있지만 타인에겐 어떠한 해도 기지지 않아야한다는 전제조건을 강조한다.

 

자유론은 읽기 어렵다는 고전으로 알려져 있다. 본서는 고전적 사유를 현대인의 눈높이로 재해석하며 자유론을 친근하게 가져다 놓았다. 자유에 대란 담론으로부터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적 권력, 진리에 다가가기 위한 표현의 필요성, 그리고 인간의 개성에 담긴 자유의 본질에 대한 심도 있는 철학적 고찰을 소개한다. 기업적인 측면에선 소수의 천재성을 이야기하고 정치적인 측면에선 여론의 자율성을 꺼내든다. 여론이다름을 억압하면 문명은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밀의 선견은 현시대 여론정치의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밀이 가짜뉴스를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다. 또한 정보의 범람화가 진실을 가로막고 오류와 모순을 반복한다면 사회 권력의 강화가 더욱 필요하진 않을까? 그럼에도 표현과 의사의 자유는 지속되어야한다. 밀은 세상의 흐름에 저항하라고 말한다. 관습은 생각을 굳혀 행동을 멈추게 만든다. 자유는 각자의 이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밀의 해석이 전부 맞을 리 없다. 하지만 그의 자유론은 인간에 대한 심원적인 성찰을 가져왔다. 개인의 자유를 위해서 타인을 구속할 수 있는가? ‘인류가 개인이든 집단이든 타인의 행동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목적은 오직 하나, 자기보호뿐이다.’밀은 자유가 지닌 한계와 책임의 역할을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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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7가지 무기
가바사와 시온 지음, 최수영 옮김 / 다산에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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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워낙 예민하고 감정적이어서 혹 잘못 말하면 분위기마저 망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방관만 하고 있기엔 속이 상하고 답답합니다. 헌데 부모는 진정 아이의 속마음을 모르는 것일까요? 아이의 행동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 구속된 조언을 하려는 것은 아닐까요?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듯이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알고 싶습니다. 누구나 겪었던 사춘기가 아이에게만은 예외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리숙한 자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이었습니까?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무기가 있다면 무엇을 추천해주고 싶습니까?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학교교육은 예전보다 훨씬 치열해지고 복잡해졌습니다. 공부부터 직업선택까지 선택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기회가 많아진 만큼 선택에 필요한 요구사항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교육내용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수준 높은 학문적 성취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삶에 필요한 부분은 여전히 갖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도한 IT기기의 범람이 청소년시기의 의미를 상실하게하고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하며 타인에 의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인생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할까요? 본서는 7가지의 무기를 제안합니다. 저자는 정비하기, 연결하기, 행동하기란 세 가지의 큰 주제를 중심으로 좌절을 극복하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내적, 외적 인생의 성공법칙을 소개합니다. 정비하기는 준비단계입니다. 고민이 많다는 것은 뭔가 일이 잘 풀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이 풀리지 않는데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대부분 몸과 마음이 지쳐 피곤한 상태일 경우가 많습니다.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있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모든 일이 지겹고 힘들어집니다. 고리가 반복되면서 짜증이 일어나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결국 감정이 예민해져 부모님의 잔소리가 자신을 억압하는 소리로 들립니다. 관계가 틀어지고 부정적인 상황이 반복됩니다. 피로의 원인을 찾아야합니다. 저자는 스마트폰과 게임 중독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과도한 스마트 폰 사용이 뇌를 잠식한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특히 잠자는 시간에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것은 체내시계를 무너뜨려 신경세포의 성장을 저해하고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생성을 방해합니다. 저자는 첫 번째 정비력으로 수면을 강조합니다. 질 좋은 수면은 공부 1시간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지금 10대들은 권장수명을 거의 포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수면이 필요합니다. 특히 뇌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10때의 수면습관은 전전두엽 피질을 최적으로 활성화시킵니다. 기억력, 사고력, 감정 통제등 삶의 전반을 통제하는 전전두엽 피질은 수면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청소년기는 성장기의 골든타임입니다.

 

100번 실패하기를 바라는 부모가 있을까요? 다행스러운 건 100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기가 청소년기입니다. 100번을 실패했다는 말은 100번 시도했다는 다른 표현입니다. 부모가 100번 실패한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회복탄력성은 저자가 선정한 가장 중요한 무기입니다. 마음의 유연성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실패나 좌절을 받아들이고 자기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실패는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한 단계 성장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보다 강한사회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정비력, 회복탄력성, 제어력, 대인관계력, 독해력, 호기심, 아웃풋 능력, 저자가 소개하는 7가지의 무기입니다.

 

특히 저는 어웃풋을 주목하고 싶습니다. 아웃풋은 6가지의 무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능력으로 인풋-아웃풋-피드백 과정을 거치며 자기성장의 최고의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아웃풋 사이클은 공부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읽기, 보기, 듣기의 인풋을 통해 말하고 쓰며 행동하기의 아웃풋을 실행하고 되새겨보기, 다시보기, 수정하고 반성하는 피드백과정을 반복합니다. 독해력을 위한 독서도 인풋(읽기)와 아웃풋(쓰기)가 필요합니다. 저자는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을 3:7로 설정합니다. 책의 내용과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독서가 인풋이라면 아웃풋은 자기성장의 디딤돌이 되어줍니다. 물론 피드백과정을 통해 다시 인풋을 활용합니다.

 

20대가 되면 고민이 사라질까요? 그토록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를 거쳐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면 모든 상황이 뒤바뀔까요? 아마도 부모가 가장 답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인생은 오류투성이고 예기치 않은 사건이 수시로 발생합니다.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정비력은 평생 배우고 수련해야할 능력입니다. 회복탄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모든 것엔 원인과 결과가 뒤따릅니다. 어떤 인풋이냐에 따라 아웃풋이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피드백이 없다면 반복되는 좌절에 익숙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이 주어진 세상 같지만 어느 것도 공짜는 없습니다. 청소년기는 삶이란 여정을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어려운 학업, 예기치 않은 교우관계,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 이 모든 것은 동일하게 진행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7가지 무기는 사회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여러분은 그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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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강박 -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
올리버 버크먼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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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공감, 감동 우리 마음을 따뜻하고 평온하게 해주는 단어들이다. 그리고 따뜻한 단어를 통해 행복을 전달받는다. 만족과 기쁨, 행복하기 위한 조건이다. 나의 바람과 소망이 이루어져 만족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런 마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고 전달하고 싶다. 가슴 가득한 사랑과 평온이 온 몸을 휘감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온다. 우린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직업을 얻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권력을 추종하는 것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그런데 행복을 결과로 생각할 때 예상치 않았던 문제들이 발생한다. 행복은 삶의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이자 감정이다. 또한 순간적이고 일회적이다. 무엇보다 주관적이며 특별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행복해야 해. 아마도 친구나 가족, 지인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일 것이다. 이 말속엔 우리의 바람과 욕구가 숨겨있다. 주관적인 행복을 타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받아들이는 이도 크게 차이를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행복은 사회의 변화와 무관하다. 오히려 행복의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의 발전이 개인의 행복을 가로막기도 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행복해진다는 발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복잡하고 빠른 관계가 행복의 상상을 더욱 멀어지게 한다. 그런데 멀어질수록 행복에 집착한다. 내가 고생하는 것은 모두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야. 우린 행복의 주체를 잃어가고 있다. 또한 행복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정말 중요한 현재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행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긍정적 태도와 낙관론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긍정론자들의 의견을 수용한다. 삶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바라보면 안정되고 평온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론의 여지는 별로 없다. 하지만 긍정론에 조그만 함정이 있다. 긍정적 이데올로기에 몰입하면 할수록 자신의 생각에 갇힌다는 것이다. 낙관론도 다르지 않다. 낙관론자들은 불가능이란 말을 배제하라고 말한다. 스스로가 통제하지 못할 것은 없다란 말을 서슴지 않게 주장하며 모든 것은 본인이 원하는 데로 이루어 질것이라 주장한다. 안타까운 건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며 조건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낙관론과 긍정론은 행복의 일부분일 뿐이다. 행복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이 요구된다.

 

흰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자꾸 흰곰이 떠오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면 부정적 생각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아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에 관심을 집중해야한다. 그런데 부정적인 생각을 행복한 생각으로 덮으려하면 더욱 부정적이 된다. 행복에 집착할수록 행복하지 않는 자기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저자의 논지는 긍정적 추구를 그만두고 부정적 경로를 따르라는 것이다. 그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통해나쁜 일 미리 상상해 보기를 제안한다. 제논에 의해 창시된 스토아철학은 통제할 수 있는 것만 받아들이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수용하라는 자기 한계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전달한 이론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면 불안할까? 행복에 대한 강박 또한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조건들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본서는 행복하기 위해 한곳에 치우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사상과 철학은 마치 구름과 같아 언제든 모양을 바뀌며 쉽게 변형되고 사라져 버린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도 바람과 욕구가 수시로 변형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이론은 무척 다양하다. 특히 불교의 집착을 통해 인간이 지닌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사회는 복잡할수록 다양한 불안을 만들어낸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할 수 있을까? 행복은 미래에 있지 않다. 미래는 우리의 통제권 밖이다. 현재의 불안과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긍정론이나 낙관론에 의지한다면 미래 역시 같은 상황을 반복할 것이다. 결국 행복은 현재 이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 될 것이다.

 

논 픽셔니스트인 저자는 외면하고 싶은 주제들을 선정해 진실 여부를 파헤친다. 사실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그는 불편한 진실 수집가다. 행복강박도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행복에 강박이란 말이 어색하다면 그만큼 우리의 생각이 행복이란 단어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 안정과 평화로운 삶에 대한 의문, 왜 인간은 그토록 실패를 두려워하는가에 대한 이유, 저자는 일반적인 생각을 벗어난 질문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은 실패를 통해 어려움을 인정하고 삶의 고통을 이해한다. 저자는 죽음을 받아들여 란 뜻의 메멘토 모리를 통해 삶의 기준을 제시한다. 누구에게나 공통적이고 필연적인 미래의 실상은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의미와 가치의 집합체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과잉시대,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은 무엇일까? 행복과잉을 통해 해결책을 미리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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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법칙 - 일, 관계, 인생에 자신감이 생기는 말하기 기술 40가지
신경원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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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여론조사의 프레이밍이 화제가 되곤 합니다. 질문의 구도와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산출되기 때문입니다. 언론이나 미디어, 간혹 정부에서도 범위를 한정 짓는 프레이밍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프레이밍에 빠지면 다른 생각을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일상의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분법적이고 폐쇄적인 질문에 익숙합니다. 이는 빠른 사회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또한 즉답을 원하는 sns의 질문과도 상응합니다. 익숙하다는 것이 진실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난제를 만들기도 합니다. 소통은 항상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준만 갖춘다면 보다 나은 대화의 물꼬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대화를 편하게 하는 사람들에겐 몇 가지의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자기 주도적인 대화에 익숙합니다. 누군가 의견을 물어볼 때 안정이나 필요치 않은 오해를 불러오기 싫어서 자신의 의견을 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지 않으면 타인의 기대에 갇히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가치관과 기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저자는 3가지 질문법을 제시하며 말하기 방법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말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지금 누가 나에게 말하고 있는가?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진짜 무엇을 원하는가? 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요구합니다. 예와 아니오 사이엔 수많은 대답이 존재합니다.

 

상대의 어떤 모습을 기억하십니까?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모습을 인식합니다. 특히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상대의 생각까지 가늠하기도 합니다. 말보다 중요한 것이 말투입니다. 말투는 말의 표정입니다. 감사하는 말도 말투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말투는 대화의 진실성을 이끌어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실제적으로 상대는 말투나 표정, 몸짓과 같은 시각적 요소를 통해 신뢰를 확신하게 됩니다. 같은 말이라도 따뜻하고 공감이 가는 말투가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한걸음 더 나가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대화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방적인 소통이 주는 메시지는 자신의 말을 들으라는 표현이며 경청은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대화의 주제와 성격이 판이하게 구분됩니다. 누구나 자신의 말을 끊거나 무시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직장 내라면 이런 관계는 더욱 현실적으로 표현됩니다. 말은 자신의 의견을 전달함과 동시에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입니다. 많은 말도 좋지 않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무시당하는 기분이 듭니다. 말에 대한 선택이 참 어렵고 난해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말이나 표정, 태도가 있다면 상대도 똑같은 감정일 것입니다. 관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선 위로와 존중의 대화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없을까요? 침묵은 말보다 훨씬 강력한 의사전달 능력이 있습니다. ‘3초만 참으면 나의 평판이 바뀐다.’자신의 의견을 끊고 급하게 끼어든 동료의 무례함, 3초간의 침묵은 상황의 흐름을 바꾸고 대화의 판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말을 빨리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간혹 침묵이 더 큰 울림을 전합니다. 반박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3초간 침묵 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면 전혀 다른 전개를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간혹 중대한 발표를 할 때 멈춤은 상대의 시선을 사로잡고 기대를 부풀게 합니다. 무엇보다 대화의 주도권이 자신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참 어려운 것이 부탁에 대한 거절입니다. 친한 관계일수록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부탁하는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자는 부탁과 거절의 균형을 강조합니다. 부탁이 부담으로 들리지 않게 하려면 결정권이 상대에 있음을 먼저 표현합니다. 또한 무조건적인 거절보단 거절하는 이유를 솔직하게 전달합니다. 마지막으로 부탁과 거절을 주고받는 흐름으로 만들어 갑니다. 감사함에 대한 보답을 지키는 것은 다음번을 기약하는 것이며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신뢰를 쌓을 수 있습니다. 대화의 솔직함과 진실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본서는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대화법, 관계의 거리를 좁히는 따뜻한 대화법, 호감을 주는 대화법, 가치를 올리는 대화법, 현명한 대화법, 5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40가지의 대화법칙을 소개합니다. 모든 것을 한 번에 이룰 수는 없지만 하루 하나씩 대화법칙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보다 나은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13번째 공감의 법칙은 상대에게 필요한 따뜻한 한마디를 선물하라 입니다. 기분 좋은 말 한마디는 기억에 남는 대화를 만듭니다. 이에 저자는 예쁜 말과 다정한 말, 친절한 말을 이야기하며 말에도 감정의 결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예쁜 말은 듣는 순간 기분이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다정한 말은 상대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말입니다. 친절한 말은 배려가 중심입니다. 많은 말보다 세 가지 말만 기억해도 좋은 대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상대도 듣고 싶어 합니다. 어떤 대화를 원하십니까? 대화의 법칙을 통해 만나길 기대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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