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블랙박스를 요청합니다
세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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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머릿속에 블랙박스가 들어있는 세상


가까운 미래인 2050년, 인간의 뇌에 이식하면 그 사람의 시각 정보를 모두 저장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기계가 발명된다. 정부는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전국민의 뇌에 이 '뇌 블랙박스'를 이식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는 모든것이 저장되다보니,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찰이 요청만 하면 이 블랙박스를 열람하여 사인을 밝히는 것이 엄청나게 쉬워진다. 이렇게 경찰이 할 것이 있나 싶은 시대에 '진짜 경찰'을 하고 싶은 큰별 형사. 그가 어느 노인의 죽음을 수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범하게 살아온 한 남자가 죽었고, 그의 블랙박스를 요청하는데 돌아오는 건 반복되는 불가 통보이다. 발로 뛰는 형사의 능력을 신타게 발휘하는 큰별 앞에 피해자의 예전 여자친구가 나타나서 둘은 이를 수사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생각보다 큰 세력과 맞서게 된 두명의 주인공과 시스템의 오류를 숨기기 위한 상대편의 전략이 뒤엉킨다.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꽤 흥미진진 해 하면서 읽었다.

이 책이 첫 책인듯한 작가는 고전 중의 고전인 조지 오웰의 1984와 영화 가타카를 오마주한듯한 스토리텔링을 고수한다. 사람의 뇌에 아주 작은 기억저장장치를 심을 수 있을만큼 고도의 과학기술이 발달된 사회, 이런 사회라면 사람들의 직장에서의 일의 진행순서 뿐 아니라 직업의 강도 자체가 달라질 것이고 그에 대한 가치평가도 달라질 것인다. 그런 부분들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기술과 사회가 좀 따로 노는 듯한 부분이 많아서, 작가의 소설을 읽는다기 보다 글을 아주 잘 쓰는 누군가의 습작 노트를 보는 듯한 부분이 많았다. 그걸 신선하다고 해야할지 퇴고의 불충분으로 봐야할지 잘 모르겠다.

재밌게 읽었고,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 싶은 생각에 동의가 되는 책이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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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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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고전, 교과서

유명한 추리소설 시리즈의 독특한 색감을 맛보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이번에 책카페 이벤트를 통해서 알게된 나와 달리,

굉장히 유명한 시리즈인듯 하다.

나온지 30주년 기념판이라니, 그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텐데

나는 그중에 한명이 아니었다.

셜록홈즈, 애거서 크리스티

꽤 많은 고전 추리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또 혼자 자존심에 상처내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수사가 등장하는, 12세기, 아주 오래전 아주 먼곳이 배경인 이야기이다.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잉글랜드 내전을 배경으로 한, 잉글랜드와 그 주변국들과 그 당시의 역사적 사건들이 인물들의 이야기와 뒤얽혀 일어난다. 강직하고 똑똑한, 엄친아적인 주인공 캐드펠 수사는  나라의 존폐를 좌우할 살인사건의 수사를 맡게 되고, 진실을 밝혀낼 수록 더욱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절대 악과 절대선이 아니라서, 진실의 발견이 다가 아닌,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켜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어느쪽을 선택하는 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가지고 움직이는 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이 시리즈가 이랫서 유명한가 싶었다.

역사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나로서는 어디까지가 진짜 일어난 일이고 아닌지를 알기가 어려워 이 부분이 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추리소설에 빠져 지내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 시리즈가 엄청 유행했다고 한다. 근데 나는 왜 몰랐을까? 다시 한번 슬퍼하며, 새로운 감각의 추리소설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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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 모든 판단의 순간에 가장 나답게 기준을 세우는 철학
히라오 마사히로 지음, 최지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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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학을 지나, '인생론'을 배우는 생활철학서


철학서가 요즘 자꾸 눈에 띄인다.

내가 필요해서인지도.

이 책은 윤리학의 정의,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일반적인 도덕적 원리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일반적인 개념만으로는 적용되지 않을 개인이 자신의 생활 속에서, 매일 매일 만나는 일상에서 행동하고, 선택하는 기준이 되는 인생론을 설명한다.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작동원리가 되는 사회정의

의무와 자율을 통해 완성되는 궁극의 해방, 개인의 자유

나의 자유를 완성하는 타인과의 독특한 관계 

이들을 어떻게  구분하고 융합할지를

총 6부, 22장에 걸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풀어내고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인 저자는 자신의 전공을 정말 즐기면서 연구하고, 이를 쉽게 잘 전달하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하는 작가이다.

이제까지 나온 여러권의 철학안내서들이 재미있고 쉽게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둔 입문서였다면, 이 책은 좀 더 묵직하고 진지한 내용으로 철학을 일상에 적용하여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을 좀 더 주체적으로, 좀 더 후회가 덜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한다.

철학서라고 하지만 정말 쉽게 읽힌다.

일본 실용서의 장점이 아닐까 쉽다.

일상에서 만나는 철학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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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부분을 오려내 남기지 못하고 어떤 시절을 통째로 버리고 싶어하는 마음들을 이해한다. 소중한 시절을 불행에게 다 내주고 그 시절을 연상시키는 그리움과 죽도록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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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제가 있어 빛난다 - 과거를 끌어안고 행복으로 나아가는 법
샤를 페팽 지음, 이세진 옮김 / 푸른숲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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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에도 철학에세이라는 말이 있어 어찌 보면 '탈을 쓴'은 너무 지나친 형용사일지도 모르겠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만든다'라는

어찌보면 진부할 수 있는 명언을 차근차근 왜 그러한지 설명 해 주는 책이다.

자신의 생각 또는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다소 가벼운 느낌이 드는(아닌가? 나만 가벼운가?)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엮어냈지만

내용은 더 할바 없이 진지하고 학술적이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 지루하다는 말은 아니다.

각 잡고 읽어야 되는 철학서들에 비해서는 훠얼씬 재밌고 가독성도 뛰어나다.

당연한 진리가 진부한 표현으로만 여겨지는 때가 있다.

그것을 또 다른 단어와 맥락으로 엮어내어

독자의 가슴에 닿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깨달음으로 만드는 것이

작가의 능력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능력이 출중한 작가가 출중한 필력 외에

학술적으로 공부하고 그것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부분이 페이지 곳곳에 숨어있다.

책 한 권을 써 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지는 문장 하나도 잘 못 써내면서 평가는 많이도 하는,

나 같은 진상 독자도 감탄하며 읽게 만들었다.

이 책으로 내 일상이 당장 빛을 내지는 않지만

암흑이 조금씩 걷히게,

오늘의 내가 조금씩 힘을 낼 수 있게,

힘을 주는 철학을 알게 해준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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