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하버드 법대, 젊은 법조인이 그린 법정 실화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 / 책세상

 

 

 

 

 

리키는 이웃에 사는 여섯 살짜리 사내아이 제러미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뒤
담요에 말아 옷장에 넣어놓은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생활한다.
아이 실종 후 경찰이 대대적으로 수색을 펼치지만 종적을 찾지 못한다.
그 와중에 보호관찰담당자가 리키의 아동추행죄 전과를 기억해내
리키가 체포되고 시신이 발견되는데...

 

 

 

 

 

 

알렉산드리아 마르자노 레즈네비치
하버드대에서 법학, 에머슨대에서 미술, 컬럼비아대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The Fact of a Body: A Murder and a Memoir》는
하버드 법대 재학 당시 여름방학 동안 한 로펌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접한
아동 살해범 이야기와 자신의 고통스런 성장담을 써 내려간 실화에세이.
이 작품으로 2018 람바다 문학상, 셔토쿽 문학상, 로나제프작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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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유의미한 살인, 마르세유추리소설대상 수상작

 

 

 

 

 



신의 이름을 빌린 남자, 사랑과 살인을 동시에 고백하다!

 

 

 

 


매일 세 시간이 걸리는 출퇴근길을 고집하는 잔느.
마르세유 경찰서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 신발이며 옷이며 무엇이든 간에 새로운 것은 다 싫어한다.
완벽하지 않은 것과 어림짐작, 근사치도 견디지 못하는 그녀는
출퇴근길 자신의 몸을 감싸주는 기차의 규칙적인 움직에만 편안함을 느낀다.
모든 서랍은 열쇠로 잠가둔 채 열었다 잠갔다 하는 수고마저 감내하는 그녀.
늘 들고 다니는 핸드백도 수시로 들여다보며 닫혀 있는지를 확인한다.
하지만 오늘, 매일 같은 시각 타던 그 기차, 매일 지정석처럼 앉던 그 자리에
잔느의 삶을 뒤흔들 편지가 놓여 있다.

 

당신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잔느.

 

 

 

 

 



편지 속 문장에 잔느의 마음은 요동치고 만다.
편지를 남긴 엘리키우스, 즉 천둥 신의 이름이 그녀의 마음에 천둥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다가온 달콤함은 첫 번째 편지에서 끝나고 만다.
두 번째 편지에서 엘리키우스는 자신이 어젯밤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음을 말하며
'그녀를 죽이는 데 필요한 시간만큼'이라고 살인을 고백한 것이다.

엘리키우스가 '그녀를 죽인' 것은 며칠 사이에 벌어진 연쇄살인으로 판명되고 
난생처음 들었던 사랑 고백에 설렜던 잔느의 마음은 순식간에 공포로 변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편지 속 엘리키우스의 절절한 사연에 점점 동화되는 그녀,
현실 속에서 마음을 끄는 에스포지토 반장에게 살인범을 알고 있다고 말해야 할지를 고민하는데...





그녀의 마음속에도 괴물 같은 존재가 잠들어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와 동질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랑받는 느낌도.
그녀는 누군가에게 빛이자 유일한 지표가 돼주고 있었다.
순진하고 다정하면서 몽상가인 꼬마에게





 



 

 

잔느의 트라우마가 베일에 쌓인 채 이야기가 진행됨으로써

독자에게 첫 번째 덫을 놓은 작가 카린 지에벨.
엘리키우스가 잔느에게 남기는 편지에서는
그녀가 겪었던 일에 대한 복수를 해준다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믿으면 안 된다(이건 스포, 물론 뒤에도 덫이 몇 개 있지만)!

인격이 분열된 듯 또 다른 자신과 끊임없이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잔느는
볼품없다고 생각한 자신에게 아름답다고, 사랑한다고 고백한 연쇄살인범 엘리키우스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고 그를 향해 막연한 연심을 품는다.
하지만 잔느는 경찰서에 근무하고 있고
엘리키우스는 그녀가 현실 속에서 호감을 느끼는 반장과는 절대적 적이다.
잔느가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이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가 정해지는 판국이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선과 악, 정의와 증오, 설렘과 공포 등
절대 섞일 수 없는 것들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동시에 포용하려고 드는 심리가 잘 드러난, 유의미한 살인.
읽는 내내 잔느의 시선이 되어버려 손을 꼭 쥐게 만드는 심리스릴러다.



와우, 이게 작가의 데뷔작이라지.
그 뒤로 발표한 소설이 몇 편 있는데 그중 어떤 소설을 다음에 읽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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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 왜곡과 날조로 뒤엉킨 사이비역사학의 욕망을 파헤치다
젊은역사학자모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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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사이비역사학
역사학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흉내를 내지만 학문의 본령에서는 벗어난 가짜 학문.
유사역사학, 의사擬似역사학, 영어권에서는 슈도히스토리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이비역사학은 쇼비니즘chauvinism과 밀접히 결합돼 있다는 점에서 특히 큰 위험성이 있다.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유를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문자화된 기록이 극히 적고 그나마 드러난 고고학 자료도 극히 적어
역사적으로 입증이 어려운 수수께끼의 나라 고조선.
기원전 108년 고조선이 한 무제에게 패망하고 난 후 설치된 낙랑군 등 주요 정치체의 위치에 대해
젊은역사학자모임은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주장을 그 근거,
즉 《삼국지》와 《후한서》의 기록을 토대로 삼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덕일(!)을 비롯한 사이비역사학자들은 낙랑군의 위치를
한반도의 평양이 아닌 중국 허베이성 일대로 규정함으로써
평양에 있었다는 인식에 식민사학이라는 굴레를 씌운다.
이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선동이었음이다.
이들이 낙랑군을 한반도 밖에 있었던 것으로 주장하는 이유는
고대 한반도 내부에 외부 세력이 설치한 식민지가 존재했다는 것이 싫다는 식민지 콤플렉스와
고조선이 대륙의 일부를 차지했던 아주 큰 나라였다는 영토적 허영심 충족에 있다.

 

 

 

 

 

 

고조선을 비롯해 고구려, 백제, 신라, 발해에 이르기까지
주요 논쟁거리를 다양한 사료와 유물 해석, 연구의 역사를 통해 비교 분석해놓았다.
대학원 과정에 있거나 이제 막 박사학위를 취득한 젊은 연구자들이
사이비역사학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폐해가 크다는 판단하에 나선 것이다.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젊은역사학자모임이
<한겨레21>에 7회에 걸쳐 연재한 글들을 뼈대로 만든 책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일단 역사학자들끼리의 논쟁이 이루어진다 싶어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지레짐작한 것과 달리
아주 술술 읽힌다는 게 장점.

특히 이성호 연구원의 '생존을 위한 전쟁, 신라의 삼국통일' 편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어쨌든 신라는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당시의 생존 전략이었을 외세를 끌어들인 데 대해
신채호 선생의 의도와 관계없이 나는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백제가 혹은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이라는 가정을 고등학생 때부터 해봤기 때문일까.
어머, 너무 멀리 가는 것 같군.
여튼 이 책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국민이 읽으면 참 좋겠다 싶다.

 

 

 

 


쇼비니즘: 사회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는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 광신적인 애국주의나 국수적인 이기주의.
프랑스의 연출가 코냐르(Cognard)가 지은 속요 <삼색 모표>에 나오는,
나폴레옹을 신처럼 숭배한 프랑스 병사의 이름 니콜라 쇼뱅에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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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빨강은 없다 - 교과서에 다 담지 못한 미술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32
김경서 지음 / 창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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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빨강은 없다 / 김경서 / 창비

 

 

 

 

 

교과서에 다 담지 못한 미술 이야기!
미술 교과서만으로는 미술을 제대로 알 수 없음을 깨달은 베테랑 미술교사,
수업 시간에 못다 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냈다.
'아름다움을 경험하다 / 아름다움을 표현하다 / 아름다움을 생각하다'의 3부로 구성,
체험, 표현, 감상이라는 미술 교과서의 기본을 따르면서
미술의 기초 개념, 다양한 재료의 활용과 표현, 여러 가지 비평의 관점을 알려주고 있다.
 

 

 

 

 

 

 

 


김경서
서울 불광중학교 미술 교사.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했다.
동국대학교 동양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미술평론가로 여러 전시를 기획하고 비평 활동을 펼쳐왔다.
《감추기, 드러내기, 있게 하기》 등 미술 비평서와 중고등학교 미술교과서를 집필했다.
《고전은 나의 힘: 예술 읽기》의 편자로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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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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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사랑은 머리가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거야!

 

 

 

 

한 달마다 기억이 리셋되는 전향성 건망증을 앓는 소녀 아키야마 아스나가
과거의 아픔 때문에 친구를 만들지 않고 외톨이로 지내는 소년 '나'에게 왔다.
우리는 내 핸드폰 번호 때문에 친구가 되었다.
중학교 시절 세계 수학 올림피아드에 출전할 정도로 명석한 수학 천재 아키야마가
친화수인 내 전화번호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친화수? 그 개념을 조곤조곤 설명해준 그녀는
자신의 기억이 매달 새롭게 리셋된다는 비밀을 나에게 털어놓고는
우리 둘이 나눈 이야기를 암호로 자신의 일기장에 꼼꼼히 적었다.

 

 

 

 

 


친구가 된 우리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함께 음료도 마시고,
핸드폰 메시지도 주고받고, 멀지 않은 온천으로 나들이도 간다.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는 그녀의 매력을 발견한다.
귀엽지만 단호하고 발랄하지만 고집스런 그녀의 소녀 같은 웃음에
나는 어느새 심장을 저격당한 듯하다.
그녀 덕분에 나는 과거에서 벗어났다.

 

 

 

2는 고독한 숫자거든. 그래서 난 2가 좋아.

 

 

 

소수는 1보다 큰 자연수로, 1과 자신 말고는 나눌 수 없는 숫자다.
무한대로 존재하는 소수 중에 숫자 2만이 짝수라 고독한 숫자라는 거다.
처음에는 아키야마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기억이 매달 리셋될 때마다, 심지어 리셋 주기가 하루씩 줄어들 때마다
나는 고독하고 외로웠다.
2라는 숫자를 알아버린 사람이 1이 되었을 때 말이다.

그녀의 기억 리셋 주기는 매달 하루씩 짧아질 테고
1년도 채 지나기 전에 하루치 기억도 사라질 것이었다.
나에 대한 기억도 사라지겠지.
매일 새로 만난 사람이 되어버리겠지.

 

 


그녀에게는 미래가 약속되어 있지 않다.
영원히 동일한 시간을 살 수밖에 없다.
영원히 같은 날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기에 오늘이라는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다.

 

 

 

심장 수술의 부작용으로 전향성 건망증을 앓게 된 그녀는 또 다시 수술을 준비하고,
 마치 지금 마주한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나를 애타게 하는데...



 

 

 

 

 

 

 

 


친화수, 삼각수, 계승, 라마누잔의 수, 방정식. 일반해, 대수학... 거기에 수학자들까지.
이런 것들은 천재 수학 소녀인 아스나에게 몹시 소중한 것들이었고
시간이 흘러 그녀의 기억이 몽땅 사라진 어느 시점에 '나'에게도 의미를 가지게 된다.

 

서로가 각자의 상처를 인정하고 보듬어주면서 성장해가는 따뜻한 소설,
라이트노벨 《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녀의 일기장을 해독하면서 눈물에 인색했던 '나'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을 흘리는 그 장면에서
나도 어느새 감정이입이 되어버려 찔끔... 팔에 소름이 살짝!
'심장을 울리는 청춘 소설'이라는 카피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구나 싶다.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는 '나'의 이름을 찾으려고 책을 두 번이나 뒤졌다.
나만 못 찾은 건가?

 

봄을 기다리는 벚꽃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한 작가 사쿠라마치 하루의 소개글에
풋, 웃음을 터뜨렸던 나로서는
이 책을 다 읽은 후에야 작가의 소개가 정말 적절했다 싶은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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