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레인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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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작비지원 📚

"나는 슬프면서도 행복해서, 행복보다 슬픔이 더 큰지 아니면 슬픔보다 행복이 더 큰지 모른다. 두 가지 감정이 아름답고, 고통스럽고, 도수가 높은 칵테일처럼 뒤섞여 내 몸 전체를 꽉 채워서 분간할 수 없다." p.168

"개같은 소시민들이 사는 이 개같은 소도시를 향한 분노를, 엄마 노릇도 못하고 파울라 바닐라 초콜릿 푸딩을 사는 대신 술을 마시고 사랑에 빠지기나 하는 엄마를 향한 분노를, 빌어먹을 입 좀 열라고 말하고 싶은 이다를 향한 분노를, 내가 이 개같은 소도시의 엄마 옆에 혼자 내버려둘 수 없는 그 아이를 향한 분노를,
말도 없이 그냥 사라진 빅토르를 향한 분노를, 모든 것을 향한 분노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무 아름답고 너무 좋은 향기를 풍기는 이 숲을 향한 분노를." p.173

#스물두번째레인 #카롤리네발 🫧🩵

무책임한 청소년처럼 행동하는 알코올중독의 엄마와 어린 동생을 보살피는 틸다에게 어느 날 클라인 대학 교수는 베를린의 한 대학교에서의 박사 과정을 추천하게 된다.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면서도 혼란스러운 상황.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되는 틸다에게 남은 기간은 단 5개월,,,

그동안 이다를 전사로 양육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는데.

어린 동생이 괴물같은 엄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며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그 둘을 놔두고 안심하며 떠날 수 있을지, 틸다는 암담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았고.

자신이 보호해야 할 존재로만 생각했던 어린 동생의 성장을 바라보며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되는 틸다는 마침내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사랑도 일도 앞으로 꽃길만 걷길!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가슴을 짓누를 때 수영장 레인을 스물두 번씩 오가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고통스러운 자신의 삶을 감당해내는 틸다의 감정을 들여다 볼 때마다 뭉클했고.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둔 아이들의 상처가 선명하게 와닿아서 함께 울고 싶었다.

어른보다 더 어른같은 소녀 틸다의 일기같이 내밀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몰입감이 컸고,

아름다우면서 슬픈 양가적인 감정에 깊이 매몰되는 느낌으로 읽었던 것 같다. 단 한 권으로 문학계를 사로잡은 기적의 신인이 나타났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은!! 🥹
올가을 영화 개봉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에 아름다운 서사가 어떻게 스크린을 꽉 채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껴두고 읽을 사랑스런 소설이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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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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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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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의 황영미 작가님의 신작이 4년 만에 출간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청소년 아이들의 마음속에 백 번은 들어갔다가 나온 듯한 필력에 감탄을 하며 전작, 체리새우를 읽었는데 신작 역시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페이지터너였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은 의도치 않게 친구들로부터 '허언증 개찐따'로 불리며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주인공 홍지민의 눈부신 내적 성장을 담고 있는 소설로 만남과 이별, 우정과 사랑, 자존감 등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어 많은 공감이 갔다.

자신을 혼급식에서 해방시켜(?) 준 친구와 자율 동아리 <고전을 걷다>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면서
더이상 '허언증'과 같은 험담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성장하는 지민의 모습,

좋아하는 아이한테 고백할 타이밍을 찾아가는 십대만의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들이 녹아들어 있어 흥미진진했는데 :-)

특히 동아리에서 아이들이 나누는 고전에 관한 이야기들, 지민이 인터넷에 털어놓는 속마음과 댓글들이 인상깊었고. 생생하게 표현된 십대들의 언어들이 놀라울 뿐이었다. 십대 자녀를 뒀지만, 책에서 더 많이 배운 듯한 느낌.. 🤭

"따져 봐야 소용없다. 세상 모든 사람의 입을 다 틀어막을 수 없고, 나에 대해 좋게 평가하는 사람만 있을 거라는 기대도 접어야 한다." p.75

"외안은 외부의 시각이나 사회적 관점을 의미하며, 내안은 개인의 내면적 시각이나 자아를 나타낸다. 이 두 개념은 서로 상반되면서도 연결되어,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를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95

"우리는 인생이라는 멋진 축제에 초대받은 사람들이고, 결국 사랑하는 자들이 축제의 주인이 된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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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년시절과 첫사랑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으로 읽었던 소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이었다🌿

청소년들 사이의 미묘한 심리 표현이 생생하게 그려져 몰입감이 컸다. 결국 나 스스로 매력적이고 건강한 내면의 사람으로 자라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 자체가 인생 공부 아니던가.
곧 우리 아이들도 겪게 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짠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눈부신 성장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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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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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식물의 말 - 마음을 회복하는 자연 필사 100일 노트
신주현(아피스토).정진 지음 / 미디어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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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언어를 상상하며 쓴 시인과 오은영소아청소년클리닉 부원장을 역임하셨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진 선생님의 따뜻한 메시지가 어우러진 예쁜 필사집을 만나보았다.

"자연에 대한 글을 필사만 해도 자연을 보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어요." _분문 중

필사하는 것만으로 자연이 주는 심신 안정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니, 흥미롭지 않은가.
싱그러운 풀 잎사귀에서 내뿜는 향기와 흙냄새, 맑은 공기, 마음의 평온함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기분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햇볕 아래 조금만 서 있어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되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이 바로 '자연치유효과'인데,
이 책은 행과 행 사이,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여백을 느끼는 동안 자연이 주는 혜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자연의 모든 존재는 어떠한 경계도 없이 서로 도우며 다만 순환하고 있을 뿐이라는 법륜스님의 글이 책을 덮은 순간에도 떠오른다. 자연을 관찰하고, 식물의 언어를 쓰다보니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책은 식물과 자연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삶의 방향을 찾은 예술가와 사상가, 다양한 분야에서 세상을 바꾼 사람들과 신주현 시인이 재해석한 '자연 필사', 정진 박사님의 해설을 읽어보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어서 더 깊이 자연 필사에 스며들 수 있었다.

중간중간, 산문글과 클로드 모네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건 덤.

자연을 통해 삶을 통찰한 많은 사람들이 남긴 문장 속에서 식물이 우리에 알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졌던 책이었다. 말 없이 우리 곁에 항상 있어주는 자연으로부터 치유의 힘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 '자연 필사'를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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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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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 - KBS <환경스페셜> 김가람 PD의 기후 위기 르포
김가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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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필독서 📕

2024년 호주의 폭염과 대형 산불이 있었고, 미국은 한파로 일주일에 8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얼어붙은 미국과 펄펄 끓는 호주가 있었는 가하면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3년 12월 초, 서울 낮 기온이 16°C까지 올라 여의도에서 개나리 구경을 했을 정도인데 보름새 영하 14°C까지 내려가는 한파를 겪었지 않은가.

이런 이상 기온은 올 봄에도 마찬가지. 첫눈 내리기가 무섭게 초여름 날씨가 반복되는 통에 온가족이 돌아가며 감기를 앓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폭염과 한파, 가뭄과 해안 도시 침수를 동시에 우려해야 하는 이 순간에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으로 책속의 불편한 진실들과 마주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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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구는 없다'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만든 김가람 PD가 발로 뛴 현장에서 가슴으로 느낀 생생한 환경 문제를 고발하고 우리가 몰랐던, 외면했던 것들을 깊이 숙고하게 만들었다.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질문을 던지고, '근거있는 가능성'으로 희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기에 읽는 동안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페트병으로 업사이클링을 해서 옷을 만들 수 있다고 했을 때 나는 그것이 환경에 도움이 되는 줄 알았다. 내가 입은 플라스틱 재질의 비교적 값이 저렴한 옷들이 세탁을 할 때마다 많은 양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농산물의 비료로 쓰여져 우리 식탁으로 되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헌 옷 수거함에 버려지는 많은 옷들과 소비기한이 한참 남아도 폐기되는 음식들,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소각되고 매립되고 산처럼 쌓여가는 가전 제품과 휴대폰을 보니 가슴이 쓰라렸다.

옷을 꼭 사야한다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신중하게 골라 옷을 사는 주기를 최대한 늘리거나 휴대전화 약정 기한을 1년씩만 늘려도 탄소 배출을 확 낮출 수 있다는 데 실천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부유한 1%의 탄소 배출량은 가장 가난한 50%의 배출량을 모두 합한 것의 2배를 넘어서는 게 현실인 점에서 티끌은 모아봤자 티끌이기에, 자신은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그 거대한 태산을 가리키고자 한다는 저자의 의지에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주 한숨을 내쉬고, 멈추어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분명해졌다. 느리지만 우리 사회는 분명히 변하고 있다고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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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무선 키보드의 건전지를 교체하기 위해 근처 다이소에 들렀는데, 비오는 날이라 매장 입구에는 우산 비닐을 씌우는 장비가 세워져 있었다. 단 1~2분 사용하기 위해 그 비닐을 써야한다는 게 꺼림칙했다. 쇼핑을 마치고 스타벅스에 들렀는데 입구에 있는 '친환경 우산 빗물 제거기'가 그렇게 위풍당당해
보일 줄은 몰랐다. 반갑기까지 했다. 이 책을 읽은 후, 바뀐 점이라고나 할까.

최대한 물기를 털고 닦았더니 카페에 있는 동안 빗물이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대만족!) 스타벅스가 하는 일을 왜 그들은 하지 않을까를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친환경 우산 빗물 제거기를 모든 공공 장소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날도 오겠지, 하는 희망을 품었다.

기후 위기로 화성에 이주할 수 있는 돈이 나에겐 없다. 돈이 있어도 탄소 폭탄을 터트리는 전용기는 사지 않을 것이며, 그런 사람을 동경하지 않을 만큼 가치관이 변하고 있는, 지금의 달라진 내가 좋다. 내가 달라지면 내 가족도 달라질 수 있기에.

물론 평범한 다수가 아무리 노력해도 상위 1%가 외면하면 안되는 게 환경 문제라는 것도 안다. 그런 까닭으로 명색이 기후 회의를 하러 모이신 각국의 지도자들께서는 앞으로는 전용기를 타지 않으시길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

지속 가능성을 헤아리기 위해 불편해도 알아야 하는 진실이 이 책속에 가득했다. 저자의 희망대로 이 책의 쓸모가 사라지는 미래가 꼭 오길 바란다. 그때까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과 노력을 해 나갈 생각이다. 그게 티끌처럼 미미할 지라도 조금은, 기꺼이 유난을 떨어보고 싶어졌다.

비닐과 같은 플라스틱 제품은 99%가 화석 연료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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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유전자 라임 어린이 문학 48
김혜정 지음, 인디고 그림 / 라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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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사고팔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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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있으면 다른 사람의 시간 유전자를 이식받아서 노화를 멈추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신의 시간 유전자를 잘라서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어린이 문학 <시간 유전자> 속 이야기다. 😊

수많은 사람들이 타임 스토어를 통해 꿈의 기술을 이용하게 된다는 상상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 지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는데.. ✨️

예나 지금이나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사람들이 있긴 마련이고,,, 시간을 빼앗길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단체인 안티 타임 스토어 또한 존재했기에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인물과 사건들이 얽힌 이야기에 몰입하며 읽게 되었다.

시간 유전자를 팔아서 부유한 삶을 누리고 싶어 하는 엄마, 시간 유전자를 팔고 나서 친구들보다 부쩍 늙어 버린 모습에 회의감이 든 아빠... 💬

엄마의 철통같은 시간 관리 속에서 반려봇처럼 살아가는 지후와 가난해도 시간을 절대 팔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안티 타임 스토어에서 일하는 이모, 아빠를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라서도 시간 유전자를 팔려고 했던 예나 등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

고민은 살짝 했지만, 시간이 유한해서 아름다운 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에 사지 않는 쪽을 나는 택했다.
내가 돈을 주고 시간을 사게 된다면, 다른 누군가의 시간을 가져와야 되는 것이니 차라리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쓸모있게' '잘' 쓰는 쪽을 택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시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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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p.87

"시간은 돈이기 전에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들이니까.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최고의 시간이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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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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