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만약에 말이야.
후회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마음에 상처로 새겨져 굳어버린
얼룩 같은 아픔을 지울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해질까?


🫧🫧


세상에서 가장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탁소,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어보았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판타지 소설이라 잔뜩 기대를 했었는데, 기대 그 이상으로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눈물이 흐른다는 건 그동안 맺혀있던 마음의 멍울들이 풀리고 치유되는 것이라고 믿고 싶었고, 와닿는 좋은 글귀들이 많아서 힐링 그 자체인 책이었다!


📖


날개는 없지만 요정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마을이 있었다. 신묘하고 아름다운 능력을 지닌 이들 중 한 부부에게는 예쁜 딸이 있었는데,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그걸 치유하는 능력, 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능력을 타고 난 소녀였다. 이런 강력한 힘을 혼자 터득해야하는 아이는 꿈인 줄 알았는데. 엄마, 아빠가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모두 떠나버리는 악몽이 현실로 나타난 것임을 알고 깊은 절망에 빠져 버린다.


백만 번을 다시 태어나 세상을 헤맸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찾을 수 없었던 소녀는 다시 태어나는 삶을 멈추고 소멸하고 싶은 마음만 간절할 뿐인데. 🥺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을 익힌 후, 꿈을 실현시키는 능력을 발휘한다면 소녀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까.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번 생엔 내적 친근감이 감도는 '메리골드'라는 예쁜 마을을 고르고, 마을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마음 세탁소'를 짓게 되었다. 과연 이곳에 사람들이 들어와서 마음을 회복하고 돌아갈 수 있을까? 소녀의 바람도 이루어지게 될까.


✒️


"일단 살아. 죽지 말고 살아. 의미와 재미 같은 거, 산 다음에 찾아. 그리고 잊지 마. 너는 너로서 충분해. 하늘의 별 말고 네 안의 별을 봐. 어둠 속에서도 너는 빛나고 있어. 기억해. 네가 무엇이건,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아도, 지금 입은 얼룩덜룩한 옷을 입어도 이미 존재만으로도 별처럼 빛나고 있음을." p.124


"이런 말 알아요? 기억이 열이라는 동그란 원으로 이어져 있다면 좋은 기억 하나가 안 좋은 기억 아홉 가지를 덮어준대요. 그래서 하나의 좋은 기억을 늘리는 게 중요하대요." p.209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햇살이 맑으면 따듯함을 즐길 테다. 바람이 불면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를 바라볼 테다. 부족하고 실수하고 방황하고 흔들리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마음의 얼룩을 제대로 흘려보내는 비법이 아닐까?" p.243


🌌


마음이 아프면 꺼내서 얼룩을 지우고 햇볕에 널어 잘 말리면, 다음 날 깨끗하게 마른 마음으로 편안해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탄생하게 된 '마음 세탁소'였다. 🧺 그리고 모두가 잠이 든 깊은 밤, 몽우리에서 꽃잎들이 기지개를 켜듯 건물이 피어났고, 억겁을 살아온 불멸의 존재인 소녀 지은은 세탁소를 찾아온 손님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의 얼룩을 없애거나 주름을 펴주고, 진심으로 치유되기를 빌어주었다. 그런 과정에서 표현되는 여러 판타지적 요소와 삶을 관통하는 무게감있는 메시지가 조화롭게 잘 버무려져, 조금은 유치할 수 있으나 개인적으론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고. 유기적인 사람들의 관계나 인생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가는게 좋았다. 🍃


누구나 인생에서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도, 지우고 싶은 기억도 있겠지만 생의 모든 순간과 모든 삶이 자신의 선택이었으므로 소중함이고 사랑이라는 내용도 깊이 와닿았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상상속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내 마음도 어느새 메리골드에 가 있었다. 왠지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은 좋은 말 제조기를 장착하고 계신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생 명언, 감동 글귀들이 가득해서 좋았다. 😌 '잡화점, 백화점, 편의점'을 잇는 힐링 판타지의 '완결판'✨️으로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여운이 긴 판타지 소설이었다. 꼭 읽어보시길!


"마음의 얼룩을 마법처럼 지워드립니다." 🖌


이 글은 도서를 지원받아서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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