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이 인류를 멸망시킨다 - 당질 제한에 대한 생명과학적 고찰
나쓰이 마코토 지음, 윤지나 옮김 / 청림Life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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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전부터 알고 있던 이야기. 즉, 탄수화물(밥이나 밀가루)를 적게 먹어야 건강하고 특히 밀가루는 설탕, 소금과 더불어 아이들이 먹지 말아야할 3가지 흰색가루라고 한다.

막연하게 알던 내용이지만, 현직 외과의사가 스스로 체험을 토대로 다이어트와 영양학 지식을 다루면서 일본 전국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1위를 점령한 책. 그리고 10년째 통번역대학원 입시학원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분이 번역까지 하여 이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40대부터 남자들의 배가 볼록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하루종일 앉아서 컴퓨터에 매달려 업무와 씨름하다보면 꼼짝 없이 운동부족이고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미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진행되어 작년에 시술까지 받은 상태다. 아직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걸리지 않았지만, 부모님 모두 고혈압 환자이고 어머님이 당뇨병환자이기 때문에 나도 위험하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저자는 "당질 제한"(탄수화물과 설탕류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지 않는 다이어트법)을 통해 고혈압 및 고지혈증이 자연치유되었고 점심식사 후 졸음이 사라졌으며 수면시 무호흡증도 치유되고 숙취도 사라졌다고 한다(제1장). 

그런데 대체 당질이란 무엇인가? 당질은 혈당치를높이는 영양소를 말하며 섭취하자마자 바로 혈당으로 바뀌는 것이 당질이다. 당뇨병환자의 경우 혈당을 줄여주는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다 눈의 망막, 신장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고혈당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건강상의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혈당치를 상승시키지 않으면 건강에 해롭지 않기 때문에 혈당치와 관계가 없는 식품은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고 칼로리 섭취량을 계산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먹어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제2장). 

 당질 제한에서 먹으면 안되는 것 당질 제한에서 먹어도 되는 것 
 쌀, 현미, 밀, 우동, 파스타, 빵, 메밀국수  고기, 어류, 달걀
 뿌리채소류(감자, 고구마, 당근, 연근)  잎채소류
 옥수수, 자이언트 옥수수  콩제품(두부, 낫토, 완두콩)
 과당이 많은 과일  버섯류, 해조류, 견과류
 과자, 스낵류  유제품(치즈, 우유), 오일류(마요네즈, 버터, 튀김)
 주스, 탄산음료, 캔 커피, 양조주(맥주, 막걸리)  증류주(소주, 위스키), 와인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자, 스낵류, 주스, 탄산음료 등은 건강에 도움이 안되는 걸로 알고 있지만, 과일은 동의하기 어렵고(물론 많이 먹으면 안되겠지만), 튀김이 좋다는 의견은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다른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오직 당질제한의 관점이라면 타당하다고 본다.

이 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책 표지에 "당질 제한에 대한 생명과학적 고찰"이라고 부제목이 나와 있듯이, 제3장에서 당질 제한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 예를 들면 주식이라는 말을 잊자, 고급 일식 및 본격 중국요리, 이탈리아 요리의 문제, 튀김은 먹어도 괜찮은가? 등을 제시 및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당질 제한은 저자 혼자만의 체험이 아니다. 제4장에서는 당질세이게니스틀의 놀라운 경험담이 정리되어 있다. 나 자신도 당질 제한을 해보고 싶다. 물론 직장인이 점심을 거르지 않지 않은 이상, 당질이 제한된 식사를 집밖에서 하기란 어렵다.

내 불혹의 상징이 이 배와 허리를 감싸는 허리띠 살을 없앨수만 있다면.... 

탄수화물은 필수영양소인가? 기호품일 뿐이다. 저자는 당뇨병 치료법이 이상하다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곡물 생산과 가축, 당질 문제와 식사와 당질, 노동과 당질의 관계를 심도있게 풀어나가고 있다(제5장). 

제6장(음식의 칼로리를 둘러싼 문제들), 제7장(포도당을 통해 본 생명체의 진화와 여러 가지 모습), 제8장(당질에서 바라본 농경의 기원)은 생명과학, 역사학의 시각에서 당질(탄수화물과 설탕)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거나 업무를 심하게 하면, 농담삼아 "설탕을 먹어야겠다"라고 말하며 과자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완전한 자살 행위였다.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탄수화물이나 설탕 섭취를 최대한 자제하여 저자처럼 날렵한 몸매를 되찾고 자신감을 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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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에 대한 거의 모든 것
게리 눌 지음, 김재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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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서 당뇨환자들이 나오면 무섭기도 하고, 우리와는 완전 별개의 딴나라에서나 걸리는 병인줄 알았다.  그런데,  당뇨병이 고혈압과 함께 유전되기 쉽다고 한다.

맞아. 외할머니께서 당뇨로 돌아가셨지.  울 엄마는... 심하지는 않지만 벌써 당뇨병 진단을 받으셨다. 그럼, 그 다음에는 누구 차례?  지금 두살 어린 내 동생은 당뇨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이 한 덩치하기 때문에 우리가족 몸무게 장난 아니다.  나도 앞이 깜깜해진다. 요즘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은듯 싶어 후회가 된다..

인터넷도 뒤지고, 신문도 보곤 하지만. 왠지 한권으로 된 책을 옆에 두고 보고 싶다. <당뇨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기 위해서.

당뇨는 제1형과 제2형으로 분류되는데 제1형은 인슐린 부족을 일으키고 환자가 외부에서 인슐린을 얻어야 하며 아마 매일 평생동안 주사를 해야 할 것이다. 보통 제1형은 환자가 20세 생일이 지나기 전에 증세가 나타난다. 그럼, 우리집 가족들은 제2형이 확실하다. 인슐린이 원인이 아닌 당뇨이거나 성인병 당뇨라고 할려진 제2형 당뇨는 환자수가 어마어마하고 40세가 넘은 성인에서 번번히 나타나며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고 어린 시절의 감염이나 유전적 영향보다 운동부족, 비만,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

아~ 유전보다는 운동부족, 비만,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네....

갑자기 내일부터 운동 열심히 하고, 밥 적게 먹고 싶어진다.

물론, 이 책에서는 전통적 치료법과 자연치료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제2형 당뇨환자는 주사가 아닌 경구투약을 받는다. 인슐린이 약 안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알약은 몸이 만들어내느 인슐린에 더해지는 인슐린이 아닌, 신체가 췌장에서 만들어진 인슐린을 보다 효과적으로 쓰거나 더 원활히 만들게끔 촉진하는 약이다.

전통적인 치료법으로 경구투약을 받는것, 건강한 식단을 차리는 것이다. 탄수화물의 단순체(사탕, 과일, 우유)보다는 복합체(빵, 현미 등)가 건강을 안정시키고 개선한다. 그리고 지방과 단백질은 쥐약이다. 식단에서 육류를 제거하면 신장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 처음 듣는 이야기다. 조심해야 겠네요.

슈퍼푸드란 무엇일까?  슈퍼푸드는 자연식품보다 더 건강에 좋은 자연식품을 말하며 자연식품보다 더 많은 효과가 있다. 슈퍼푸드가 뭐 있을까. 

사과, 살구, 바나나, 블루베리, 브로콜리, 당근, 마늘, 생강, 구기자, 녹차,콩과식물, 녹색잎채소, 버섯, 양파, 오렌지, 고추, 대두, 토마토, 통곡물 등이 있다.

​운동이나 명상도 중요하지만 식단도 중요하다. 특히 당뇨는 먹을 것을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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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두뇌는 희망이다 - 혼란을 넘어 창의로 가는 위대한 힘
대니얼 J. 시겔 지음, 최욱림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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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십대들은 경제발전의 토대위에서 유복하게 살면서도 좁은 땅위에서 숨이 막힐 정도로 심한 경쟁에 살고 있다. 예체능은 물론이고, 영어, 수학을 비롯하여 학원이나 과외를 하면서 공부하지 않으면 뒤떨어진다는 두려움속에 있고, 20대에 대학과정을 지나더라도 또다른 관문인 취업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 십대들을 보면서 어른인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인 두 아이의 아버지이면서 직장생활에 허덕이면서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고민할 수 밖에 없고, 과거에 비해 환경이나 가치관이 달라져 버린 지금, 과거의 우리 때 사고방식으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십대의 두뇌는 희망이다>를 꺼내어 살펴보고자 한다.

책은 총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고 각 part마다 "마인드사이트 도구"가 있다.

​part1에서는 청소년기의 본질을 살펴보고 이 중요한 인생의 측면을 이해해야만 현재와 여생 전반에 걸친 활력을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part2에서는 청소년기동안 뇌가 성장하는 방법을 탐구함으로써 이 시기가 우리에게 허락하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법을 배운다.

part3에서는 관계가 어떻게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타인과 강한 유대관계를 쌓는 방법을 안내한다.

part4에서는 청소년기의 변화와 도전을 최대한 현명하게 헤쳐 나가기 위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벌어지는 상황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청소년기의 내면 심리와 대인관계를 온전히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이미지> 매일 실천하는 7가지 연습- 과학자들은 우리가 7가지 활동을 하면 뇌를 성장의 방향으로 낚아챌 수 잇으며 뇌가 통합되는 방향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뇌를 최적으로 성장시키는 7가지 활동을 '건강한 정신 접시'라고 부른 것 위에 담겨져 있다. (365p)

이 책은 단순히 ​청소년기의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떤 상황이 닥쳐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조언을 주고 있다. part4(변화와 시련속에서 함께 있어주기)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독자들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부분에는 1. 집 떠나기 2. 사춘기, 섹슈얼리티, 정체성 3. 즉석 만남. 4. 로맨스와 첫사랑. 5. 먼저 함께하라. 6. 받아들이기, 기대치 낮추기, 성적 정체성. 7.약물의 사용 또는 남용?. 8. 집으로 돌아오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소년들은 중요한 전세계적인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열정과 독창성을 갖고 있기에 향후 세상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에 출현하는, 기존 생각에 반발하는 마음과 창조적 탐험에 대한 충동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위기의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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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을 팔다 - 다이칸야마 프로젝트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백인수 옮김 / 베가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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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여의도 본사에 근무할 때 1층 로비에 스타박스가 있었다. 비싼 임대료를 주고 커피값이 구내식당 밥 값보다 비싸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사서 마시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고, 심지어 퇴근시간 이후에도 노트북이나 책을 들고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을 보면, 정말 '별다방" 대단하네! 라고 경탄했었다.

이 책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 는 스타박스만큼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일본 최대 규모의 '지知-스토리지'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에서 다이칸야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얻은 통찰력과 기획력을 정리한 유통이야기다.

​이 책은 총 3부, 20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친절하게도 추천의 글, 들어가는 말, 대담, 마치며, 역자후기까지 있어서 읽는 맛이 솔솔하다.

이미지1. <목차 제2부, 제3부>​

이 책의 저저이자 주인공인 일본의 컬쳐 컨비니언스 클럽 주식회사의 CEO 마스다 무네아키는 아주 상식적인 것 같으면서도 선구자적인 시각을 갖고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점포를 창시했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변화하는 일본 시장과 소비자의 추세를 간파하고 그 가운데 변하지 않는 고객가치를 찾아내, 단순한 물건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미지2. 16장에서는 방송국 소재지와 시청률의 특이한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즉, 기획력의 차이가 시청률의 차이를 가져왔고 기획은 정보의 요충지가 있는 곳에서 유리하다.

이 책의 주제는 '고객가치의 창조'다. 고객가치를 고객이 즐겁고 힘이 나고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정의하고 이를 접점 공간에서 구현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즉, 고객관점에서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 것은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 생명력을 잃은 시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 '새로운 업태', '새로운 발상'등은 공급자의 자아도취에 지나지 않는다는 저자의 신념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이 된다.

이미지3. 제12장  온라인에서 체온이 느껴지는가?

마스다 무네야키 대표는 자신의 사고방식이 항상 나선형을 그린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마스다씨는 예전에 자기가 한 말과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지 않나요?"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원의 정반대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하나로 연결된 사고다. 바로 옆에서 보고"비약이 심한 것 같아"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내 입장에서는 분명히 사고의 길을 따라 열심히 걸었고 그곳에 도착했을 뿐이다. 단순하게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나선형의 사고 방법을 나 자신에게 과제로 부여한 것일까? 그 이유는 나선형의 사고 방법을 통해 내린 결론이 직선형의 사고방법을 통해 내린 결론보다 성공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214p~215p)

또한 직원들에게 기획을 배울 때에는 '수(守), 파(破), 리(離)'의 프로세스를 따르라고 조언한다.

1) 수守 : 형태를 모방한다. 기본을 배운다.

2) 파破 : 뒤집어서 다른 형태에 도전해본다.

3) 리: 반복과 축적을 통해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간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 탄생된 사고의 궤도를 추적해보면 당연히 직선이 아니라 나선을 그릴 수 있다고 한다.

직선적 사고는 종종 고객의 가치를 무시한, 매장상황만을 고려한 형편없는 기획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미지4. 대담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 맨 위 나이드신 남자분이 이 책의 저자이다.

' 정리'와 '정돈'의 의미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도 기획을 세우는 사람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리는 필요없는 것을 버리는 것이고, 정돈은 정리해서 남긴 것들 중에 필요한 것을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인덱스를 붙인다는 뜻이다. 이 책은 잘 정돈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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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의 기술 -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전략전술
쿠르치오 말라파르테 지음, 이성근.정기인 옮김, 문준영 감수해제 / 이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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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유럽인들에게 격변의 한 세기였다.  19세기의 제국주의와 식민지 쟁탈 경쟁, 패권주의로부터 촉발된 1,2차 세계 대전, 급격한 산업화와 사회 변화, 전 유럽을 휩쓴 공산주의 혁명과 반동 혁명, 쿠데타의 물결, 배타적 민족주의의 만연과 그로 인한 국가간 갈등, 인종주의의 창궐, 나치의 유대인 학살 만행, 대공황과 2차 대전후의 경제기적으로 상징되는 큰 폭의 경기 변동, 전후 냉전체제와 이데올로기 대립등 수없이 많은 역사적 부침으로 인해 역사가들은 20세기 유럽의 역사를 '암흑의 대륙','극단의 세기'라 부를 정도였다.

이 책은 그러한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한 지식인의 눈으로 본 '20세기 혁명(쿠데타)과 반혁명 현장'에 대한 보고서이자 분석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 까지 2명의 공동번역자와 감수자가 애써 주셨다. 프랑스어 원문과 영어판을 비교하고 이탈리아 판본과 비교, 검토한 뒤 각 장의 개관과  함께 인물 및 사건에 대한 해설과 주석을 붙이고 다시 최종 정리하는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이 책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책 끝부분에는 인물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317p~399p에 걸쳐 있으며 이 또한 20세기 유럽을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저자는 이탈리아 작가로서 <쿠데타의 기술>은 동시대 많은 이탈리아와 서유럽 지식인들의 공감을 얻었고 지금도 전 세계 지식인들이 탐독하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 책을 싫어한다. 나는 내 온 마음을 다해 이 책을 싫어한다. 이 책은 나에게 영광, 사람들이 영광이라 부르는 초라한 것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것은 동시에 내 모든 불행들의 기원이기도 하다. 이 책 때문에 나는 긴 몇 달 동안 교도소에 있었고, 긴 몇 해 동안은 리파리 섬에 유배돼 있었다. 경찰의 박해 역시 치졸하고 잔인했다. 이 책 때문에 나는 친구들의 배신, 적들의 오해, 인간의 이기주의와 악의에 대해 알게 되었다.(1948년판 서문에서)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서문과 맺는 말이 앞, 뒤에 있다. 부록으로 해제1(이탈리아 파시즘 약사), 해제2(쿠르치오 말라파르테의 생애와 문학, 이탈리아 파시즘), 해제3(인물 정보)는  나와 같이 이탈리아와 파시즘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가 된다.

  

​목차에 나와 있는 것처럼, 러시아, 폴란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들의 쿠데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권력을 빼앗고 지키는 다양한 방법들을 분석하면서, 저자의 비판이 위트가 넘친다.

예를 들면, 제5장(나폴레옹-최초의 근대적 쿠데타)에서 나폴레옹에 대한 평가는 이율배반적이다. 도입부에서는 나폴레옹을 근대적 쿠데타의 전범을 확립한 시대를 앞선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으나 정작 브뤼메르 18일 당시 나폴레옹의 행적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나폴레옹을 지나치게 우유부단하고 결단력 없는 인물로 묘사하였다. 그것은 '법의 준수', '의회적 절차'라는 두 단어속에서 나폴레옹의 실수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성공한 쿠데타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로마 진군과 러시아 볼셰비키의 10월 혁명이었다.  이 성공한 두 쿠데타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대중의 지지(정부 전복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를 확보한 뒤 과감한 무력 행사를 통해 기득권 정치 세력을 타도하고 권력을 장악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전복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란 과연 무엇일까. 얼마만큼의 대중적 지지를 그 '합의'로 인정할 수 있을까? 설사 다수 국민이 정권에 적대적이었다 한들 그것이 과연 과반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특정 정치세력이 무력을 동원해 정부를 타도하기 위한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 책에 언급되어 있지 않다. 이성계에 의한 조선왕조 건국도 쿠데타라고 볼 수 있고,  현대에서는 5.16 쿠데타가 해당한다. 소수 세력에 의한 쿠데타였고 국민의 합의가 뒷받침되었다 볼 여지가 적지만, 결국 조선은 초기에 번영의 길로 들어섰고 우리나라도 5.16이후 경제발전으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은 무시하기 어렵다.

과거 유럽에서 쿠데타가 만연하다가, 지금은 후진국인 아프리카나 남미 등지에서 쿠데타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소수에 의한 무력적인 권력쟁취는 국민들의 힘(관심)이 센 국가에서는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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