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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적사고 - 세상을 이롭게 하는 연결의 힘
윤재연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기를 위한 수행이 곧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며 남을 위하는 것이 자기의 도를 이롭게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은 무엇인가? 이제는 더불어 잘 사는 삶을 추구해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시대다. 나는 자리이타를 추구해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리이타는 나를 희생하며 다른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나를 가장 먼저 행복하게 해 주라는 말이다. 나 스스로가 먼저 행복이 넘치는 삶을 추구해야 하고, 그 넘치는 행복을 나누어야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 불편을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이타적인 행위는 남을 위한 것 같지만 결국 내 행복의 근원이다.
잇적 사고란?
IT은 그것. 우리가 모두 원하는 그것.
IT은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자. 정보, 방송, 컴퓨팅, 통신망 등 사회 기반을 형성하는 무형의 기술.
잇은 잇는다. IT기술이자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이어준다는 뜻. 세상에 없는 가치를 더하는 일.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하는 잇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잇. 잇이 이익의 준말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익≒잇
<잇적 사고>는 전 태영레저의 대표이자 현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세상을 연결하겠다는 포부로 IT 기반의 플랫폼 기업 (주) 원온을 설립해 글로벌 창업가로서 새롭게 도전하는 여성 CEO 윤재연 님의 인생과 가치관이 담긴 책이다. 기업 경영에 관한 책을 이렇게 재밌게 읽긴 처음이다. 나는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 중 책임과 일에 대해 그리고 기업의 혁신, 컬처핏 면접, 안심에 관한 내용으로 정리해 보았다.
책임
우리에게는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책임이 있다. 엥? 당연히 내가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사는데 무슨 책임까지? 이 책을 통해 나는 '내'가 아닌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 역시 기업을 위해 자신을 내던질 수 있을 만큼의 희생과 헌신을 요구했던 CEO의 자리를 뒤로하고 과감히 회사를 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닐까 해서다. 이제는 일을 통한 성취보다 나의 행복과 내 마음의 평온이 더 중요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도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놀고 있으면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였을까? 생각해 보니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도 없다. 내 생각이 없으니 남들 부탁을 받으면 거절을 못 해 다 들어준다. 내 의견이 없으니 끌려다닐 수밖에. 서평단을 하면서 나도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진다. 어떤 일이든 내 행복 먼저다.
일
나는 왜 일하는가? 일은 나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일을 돈 버는 것으로 정의할 때 우리 삶의 주인은 돈이 된다. 하지만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일이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일의 정의에 질문을 넣어 일을 이렇게 재정의 했다. 그랬더니 할 일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하다못해 휴지통 하나를 놓더라도 어디에 놓아야 편리할지를 찾게 된다. 이제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불편한 문제들이 보인다. "○○을 지금보다 더 기쁘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이것이 나를 가치있게 만드는 일이며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기도 하다.
내가 반했던 건 국세청 세무조사 이야기였다. 과세 0원! 부정하게 이윤을 챙기거나 내 것이 아닌 이득을 취하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내 이익을 얻는 일을 경계한 저자의 투명함의 원칙이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지 않은가?
테이크 호텔 광명 이야기도 감동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방향이 다르다면 과감히 방향이 같은 사람으로 바꾸라고 한다. 반대로 회사의 목적과 방향이 나랑 맞지 않는다면 바꿔야 한다. 회사의 목적과 방향에 나의 목적과 방향을 일치시키는 게 일인데 도저히 일치가 안되면 탈출을 꿈꾸는 것도 본인의 능력이다.
테이크 호텔 후기를 보면 프런트에서 열쇠 받아 가는 게 아니라 그냥 핸드폰에 도어록 비번이 오면 바로 방으로 올라가 집 문처럼 열면 돼서 너무 편리하다는 말이 많았다. 책에서 보니 이것을 '비대면 스마트 체크인 서비스'라고 한다. 프런트가 존재하는 한 고객들의 기다림은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아예 기다림의 싹인 프런트를 없애버렸다. 고객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필요를 발견하고 해결했다.
혁신
'어떻게 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다. 워터파크는 보호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아이들의 행복을 얻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올인클루시브(All-inclusive)제도를 도입한다. 쉽게 올인원 패키지다. 종일권도 파는데 이것도 고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 같아 맘에 들었다. 패키지를 구입하면 구명조끼와 식사까지 포함되어 엄마가 바리바리 안 싸가도 된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대표라는 발상도 혁신적이다. 회사를 대표해서 고객을 만나니까 대표다. 하지만 어떤 책에서 말하듯 직원이란 결국 오너를 위해 일하는 노비일 뿐이다. 그렇다면 똑같은 일을 할 때 마음가짐을 보자. 내가 노비인 것과 대표인 것, 월급은 똑같은데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내가 더 행복할까? 내가 대표라는 생각을 할 때, 승진이 아닌 성장의 기쁨을 느낄 것이다. 승진은 덤이고 그러다 노비가 사장된다.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고객은 곧 직원이고, 직원은 곧 고객이다. 나는 특히 애자일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애자일의 핵심은 Merge(병합)와 Delete(삭제)다.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면 단순한 '채용'이 아닌 '협업'의 가능성을 고민하자.
저자가 추구하는 인재는 솔로프러너(Solopreneur)다. 솔로와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의 합성어로, AI 기술을 활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창출하는 1인 창업가를 말한다. 우리나라도 기업들이 기존 고정 채용 방식에서 벗어나 솔로프러너와 협업하며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문제를 해결한다.
컬쳐핏(Culture Fit) 면접
이 책에서 처음 들어본 면접 방식이다. 지원자가 우리 회사 조직과 잘 맞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기업의 핵심 가치와 인재상을 반영한 120개의 질문으로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한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이것을 활용해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월급루팡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면접이 생겼다고 한다.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인재는 통찰 지능이 높다. IQ(Intelligence Quotient, 지능지수)도 EQ(Emotional Quotient, 감성 지수)도 아닌 IQ(Insight Quotient)가 높은 것이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맥락을 읽어내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정보를 종합해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를 발견할 줄 안다. 그래서 요새 통섭이 대세인가 보다. 대충 하지 뭐, 일 만들지 맙시다 마인드로는 불가능한 지능인 것 같다.
안심
기업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안심을 팔아야 한다는 말이 확 와닿았다. 컬리에서 산 상품은 질이 좋아서 거의 실망해 본 적이 없다. 쿠팡의 가장 싼 두루마리 휴지와 컬리를 비교했는데 역시 컬리가 싸고 질도 좋아서 믿고 산다고 나를 안심시켜 준다.
그리고 쿠팡의 환불이나 반품 처리는 편리하고 빨라서 쿠팡에서는 뭐든 안심하고 살 수 있다. 오이가 얼어서 배송돼서 반품 신청했는데 상품은 버리시라면서 바로 환불 처리를 해 줘서 뭘 사도 안심된다. 실은 안 언 부분은 내가 발라먹었다. 어쩐지 이득 본 느낌이라 불량 채소가 배달되어도 안심이다. 고객 중심의 서비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는 마음도 역시 잇적 사고가 아닐까?
마지막으로는 디지털과 AI 혁신은 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최고의 전략임을 이야기한다. 회사는 인재를 알아보고 개성 넘치는 퍼스널 브랜드를 가진 직원들이 회사를 울타리 삼아 더 큰 꿈을 키워 나가게 해 줘야한다. 인재는 이런 CEO의 마인드를 읽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추월차선을 탄다. 그러려면 모두 연결과 협력의 잇적 사고로 무장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중심으로 뭉쳐 서로를 존중하고 가치관을 공유해야 한다.
작가님은 공식적으로 CEO 직함을 내려놓고 아버지의 후광이 가득했던 기업을 떠났다. 지금까지는 아버지 기업의 조연으로 그 역할을 다했지만, 이제서야 비로소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내 기업의 진짜 주인으로 발판을 마련했다.
이 책을 읽고 윤재연 작가님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아들이 말한다.
"그런 분은 뭘 해도 성공하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