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라는 직업
운담 유영준 지음 / 부크크(bookk)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한 것도 못한 것도 모두 호텔리어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저자의 첫 책 <호텔리어로 산다는 것>은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호텔리어 직업 도서로 추천되었다. 게다가 호텔리어를 직업으로 고민하는 분들의 추천도 많이 받아서 호텔리어 직업의 지침서, 필독서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그때 북토크와 강연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독자와의 깊이 있는 대화였다고 한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고 진로를 걱정하는 부모님과 학생들, 취준생, 현직에서 고민하고 있는 호텔리어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책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나오게 되었다.

호텔리어란 좁게는 호텔 관리인이고, 넓게는 호텔의 각 파트에서 일하는 일반 종업원을 말한다. 지배인, 관리자, 부장, 사원 등. 부서도 객실부, 예약부, 조리부, 식음료부, 연회부, 마케팅부 등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다양한 부서가 있었다.

<호텔리어라는 직업>은 제목 그대로 호텔리어가 되려면 꼭 알아야 할 꿀팁에서부터 면접부터 이직과 성장까지 호텔리어로 살아온 저자의 30년의 인생이 담겨 있다. 특히 Q&A는 나도 직장 다닐 때 누가 이런 조언을 해 주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고 도움이 된다.

일례로 입사한 지 일주일인데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싶다는 말에 저자님은 수습 기간만이라도 채우고 그만두길 권한다. 그리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관둬야 한다는 말도 해 주신다. 1안은 1년을 채우고 그만두라는 것. 다른 호텔 입사 시에도 1년 경력이 도움이 되고 퇴직금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아니라면 그때 그만둔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난 이런 경험을 했다고 자신에게도 떳떳하다는 것이다. 2안은 직장 상사에게 면담을 요청해서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것이었다.

너는 일주일 일하고 뭘 제대로 안다고 그만둔다는 말이 나와, 일할 생각이 없는 거지, 남들은 취직 안돼서 난리인데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안 드는가? 나만 이런 생각 하나? 그런데 저자님은 나와 같은 핀잔이 아닌 진심 어린 답변, 내부와 외부에서 도움과 조언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라는 도움 되는 답변을 해 주신다. 이런 마음은 책 곳곳에서도 느낄 수 있다. 서평단 책만 보내주셔도 감사한데, 편지와 예쁜 열쇠고리까지 전하는 마음에 감동 안 할 사람이 있을까?

저자님 딸도 3년 차 호텔리어라고 한다. '딸이 물어보는 호텔리어'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필요한 자격증, 마음가짐, 전망 등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나도 '호텔리어'라는 드라마를 보고 호텔리어라는 직업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호텔리어 되려면 회화를 잘해야 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잘 몰라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호텔리어라는 직업뿐 아니라 삶의 지혜도 함께 배운 것 같다.

나처럼 겉으로 좋아 보여서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호텔리어를 하기 전에 꼭 호텔과 리조트에서 알바나 계절직 사원으로 근무해 볼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저자의 권고에 따라 이렇게 경험해 본 후배들은 경험하기 전과 후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고 한다. 이런 실질적인 조언은 30년이라는 경험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은 짧은 수필 형식의 글과 Q&A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각 제목에 어울리는 글들이 짧고 재밌어서 글자로 된 쇼츠 느낌? 저자분은 30년간 호텔과 리조트 분야에서 일하셨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글솜씨가 좋으셔서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옆에서 그냥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 이런 글은 호텔리어로서뿐만 아니라 틈틈이 책을 많이 읽으셨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갑질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저자의 행동이 너무 멋있었다. 객실에 머리카락이 있다고 대청소를 요청해서 직원이 방문했다. 그런데 계속 이것저것 지적질을 해서 참다못한 직원이 나갔다. 이에 격분한 고객은 객실 관리팀 매니저와 다시 청소하러 온 직원에게 사과하라며 소리소리 지르고 있고, 저자는 직원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본다. 직원들에게 얼마나 갑질을 했는지 직원들은 대역 죄인이 되어 있었다.

저자는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그 갑질 여성 고객과 대면했다. 저자에게도 대뜸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다. 저자는 당연히 사과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더 이상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청결을 유지할 수 없다면 방법은 간단했다. 고객은 객실 청결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당일 객실 요금의 환불과 퇴실을 제안했더니, 그 고객은 바로 짐을 정리해서 나갔다. 이런 사람과 싸우지 않고, 무릎 꿇지도 않고, 정중하게 나가라고 유도한 저자의 행동에 박수!

툭하면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고객들을 볼 때마다 일그러진 그들의 내면을 생각하면 안쓰럽기까지 하다지만 그들의 비뚤어진 사고방식은 고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바뀌지 않는 그들에게 갑질 노노를 외칠 게 아니라 갑질 손님에게는 무릎 꿇지 말고 매니저 불러오겠다면서 정중하게 퇴실을 제안하는 이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음식점에서도 꼭 트집 잡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정중히 환불을 해 주면서 이렇게 나가라고 해야 한다. 나도 낙지 덮밥을 먹는데 머리카락이 나온 적이 있었다. 나는 그냥 머리카락 빼고 먹었다. 그리고 나가면서 알바생에게 보여주고 나왔다. 나도 요리하다 보면 어쩌다 들어갈 수도 있는데 남이 실수하면 절대 안 된다는 공식이라도 있는 건지?

예전에는 아이들이 돌아다니고 뛰고 해서 문제가 많았는데, 애견 동반자들 부주의로 조식 식당에서 애견끼리 한 판 대결이 벌어졌다고 한다. 최소 몇백 명이 애견 싸움으로 식사 중에 고통을 겪었지만 견주는 아무 일도 아닌 듯 식사를 마치고 사라졌다. 아이들의 소란이 그립기까지 하다는 말에 나도 층간 소음이 아이들이 뛰고 공놀이하는 것이니까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꺼이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텔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객실에서 나올 때는 옷을 입고 나오기와 촛불 이벤트 하지 않기다. 전화기도 키도 전부 방 안에 있는데 얼마나 황당했을까. 객실에서 나올 땐 꼭 옷 입고 나오자. 요즘은 객실도 집처럼 도어락 비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바뀌는 추세여서 이런 일이 언젠가는 추억이 될지도 모르겠다. 촛불 이벤트는 집에서도 위험하다. 냄새 제거에 꼭 촛불을 쓰고 싶은 분은 캔들 워머를 사용하자.

호텔에서 일어나는 별별 일들, 그리고 이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는 삶의 철학도 담겨있다. 철학은 철학자들과 지성인들만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누구나 철학을 담으면 철학자가 된다. 그것을 발견해 낸 저자분도 멋있었다.

"손님 거. 손님상에 오른 음식은 손님 거입니다. 그래서 식당은 손대지 않습니다. 남의 것으로 재활용해서는 안 되는 거니까요." (p.162)

"손님 돈. 식당의 재료는 손님의 돈으로 사는 거라서 좋은 재료를 준비합니다. 손님의 돈으로 사는 거니까 아낄 이유가 없습니다."(p.163)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과 정성 없이 기계적인 움직임만 있다면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우리 업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이다. 인성은 정성과 일맥 같은 의미를 내포한다. 음식 준비를 단순히 직업이라서 한다면 그 일을 즐길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부심이나 자긍심이 생기겠는가?"

이렇게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과 인성을 연결하니 나도 앞으로 정성을 담아 식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굳이 호텔리어가 아니더라도 컴플레인 대처 방법은 어떤 직장에서나 유용할 것이다. 한 가지 사례를 가져와 보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 사람은 서서 말하면 다리도 아프고 더 화가 날 테니 일단 앉히란다. 냉수 주면 냉수 먹고 속 차리라고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냉수 말고 따듯한 차를 대접해야 한다. 더 윗사람 불러온다며 성별을 바꾸거나 연장자 직원에게 도움을 구한다. 이거 위기 상황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을 듯?

미디어의 영향으로 호텔리어에 대한 환상을 가진 친구들에게 호텔리어는 죽을 만큼 힘들고, 죽을 만큼 재밌고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호텔리어는 다른 직장 보다 타인을 더 배려하고 이해해야 하는 끈기와 서비스 마인드가 추가로 요구되는 직업이다. 나는 멘탈이 약해서 호텔리어를 하면 안 되는 사람에 속했다.

호텔리어, 뭐부터 해야 하지? 면접 준비는 어떻게? 전공 무관해도 취업할 수 있을까? 평생직장이 아니고 평생직업이라고? 여기저기 검색할 것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대한 것과 전망까지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다. 책장을 덮으며 호텔리어, 꽤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컨설팅 경영 : 강한 영업 편 - 영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이터의 힘을 경험하라 컨설팅 경영
황창환 지음 / 라온북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한 영업으로 삼진 어묵은 1년 만에 순이익 316% 성장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달성했다. 당신의 기업은 돈 버는 능력을 가졌는가?

나는 책 제목부터 생각해 보는 것을 좋아해서 컨설팅 경영의 뜻부터 알아봤다. 컨설팅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사전에는 고객을 상담하고 도와주는 것이라고 나와있다. 기업 컨설팅이라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고 컨설턴트라면 전문적인 조언을 해 주는 해결사다.

만약 학교가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하자. 선생님은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겠지만 컨설턴트는 학교의 교육 방법을 분석하고 시스템과 시설을 정비하는 등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낸다.

회사의 경우를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게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컨설팅은 우리 회사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왜 수익이 안 나는지를 찾아내는 탐정 놀이컨설턴트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를 고치듯이 컨설턴트는 기업을 고친다.

경영(經營)은? 너무 쉬운 말인데 막상 설명하려니 말문이 막힌다. 운영하는 거? 살림하는 거?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활동. 내가 이런 사전적인 정의를 싫어하는 이유는 이해가 확 안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영은 큰 그림 그리는 거. 즉 어떻게 할까?를 정하는 것이고, 운영은 결정한 대로 하는 것이다.

기업의 본질은 '수익 창출'이다. 이 책은 프로 컨설턴트 황창환 저자님의 20여 년간의 현장 경험과 실증된 성과, 그리고 수많은 기업들의 생생한 변화 사례를 담았다. 특히 중소기업이 어떻게 제한된 자원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수익 창출의 핵심은 강한 영업이다. 그리고 강한 영업의 핵심은 고객이다. 그럼 강한 영업이란 어떤 영업일까? 저자가 말하는 강한 영업의 핵심은 디지털, 데이터 그리고 사람이다. 왜 사람이라고 했냐 하면 강한 영업에는 고객뿐 아니라 고객을 관리하는 모든 직원들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1. 강한 영업 = 디지털

강한 영업의 비밀은 단순하다. 현장 경험과 첨단 디지털의 만남이 전부다. 하지만 이 변화가 매출 시장점유율을 2년 만에 3배나 증가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영업의 본질은 사람이다.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건 AI가 할 수 없다. 때로는 고객도 모르는 불편함까지 찾아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이것이 바로 강한 영업의 핵심이다. 아무리 좋은 디지털 도구라도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나는 영업의 본질이 사람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고객과 영업 사원 둘 다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회사는 직원을 직원은 고객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느껴진다.

모바일 시스템은 영업 활동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이제 재고 확인을 할 때도 탭으로 그 자리에서 확인한다. 재고 확인하러 창고로 달려가는 모습은 사라져 가고 있다. 이렇게 디지털은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고객에게 보다 친절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필요한 시간을 늘렸다.

디지털 전환은 도구를 바꾸는 게 아니라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는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다만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성과를 확인하며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점진적 적용을 추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의 니즈 파악과 적절한 솔루션 제시다.

새로운 정보 공유 시스템의 핵심은 오픈 보이스와 오픈 보드다. 여기에 관한 실제 사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내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집단 지성'의 힘이었다. 한 영업사원의 경험이 팀 전체의 자산이 되고 이것이 다시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디지털 역량 강화로 실시간 보고 체계가 확립되자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었다. 나 혼자만의 좋은 아이디어들이 뭉치면 엄청난 지성이 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지털 도구는 3P 전략을 강화하고 기업과 고객의 관계를 공고히 하며 영업팀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한다. 3P 전략에 대해서는 부록에 잘 나와 있다.

2. 강한 영업 = 경험 + 데이터의 조화

데이터는 숫자가 아니라 통찰이다! 데이터는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도우며, 더 강력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무료 협업 도구인 구글 워크스페이스노선의 기본 기능만으로 일정관리부터 성공 사례 공유까지 가능하다. 특히 실시간 문서 공유 기능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가 공유되면서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 책에서는 트렐로, 아사나, 슬랙과 같은 협업 도구도 소개한다.

디지털 영업은 기업의 크기가 아닌 방법의 문제다. 먼저 엑셀로 고객별 구매 이력, 컨택 포인트, 선호 제품 등에 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실제로 일렉트로닉스는 간단한 엑셀기반 대시보드에 모든 영업사원이 같은 형식으로 데이터를 기록하고, 매일 업데이트하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했을 뿐인데도 첫 달 상담건수를 30% 늘렸다.

경험과 데이터가 결합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경력자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AI가 분석한 고객별 구매 패턴이 자신의 30년 경험과 정확히 일치하자 데이터를 통한 깨달음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감으로 하던 영업을 이제는 확신을 가지고 한다는 것이다. 30년 경험이 만들어낸 직감이 데이터로 증명될 때는 짜릿함을 느꼈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자는 마음가짐이, 이제는 오늘은 어떻게 하면 더 스마트하게 일할까를 고민한다.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떨어지더라도 데이터라는 무기가 있으니 전혀 걱정이 없다는 것.

헬시 라이프의 사례도 살펴보자.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기술 중심으로 업무 방식을 바꾸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성과 관리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발전했다. 모든 영업 활동이 숫자와 통계로 기록되면서,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객관적인 성과 측정이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쌓인 데이터 기반의 미래 예측 능력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고객이 다음에 언제, 어떤 제품을 살지 예측하고, 제안을 했는지 보는 것인데, 고객이 필요로 할 때를 미리 파악해서 연락하니 성과가 2배 이상 좋아졌다고 한다. 경험과 노하우는 이미 충분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것을 데이터로 체계화하는 일이다.

디지털 건강 코치 매뉴얼도 맘에 들었다. 매뉴얼과 루틴은 어디서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해석 가이드로는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 습관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해석하는지를, 고객 유형별 상담 시나리오로는 연령과 직업 생활 패턴에 따른 맞춤형 상담 방법을 배운다. 데이터를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기법과 화상 상담, 건강 관리 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이런 매뉴얼이 있으면 초보도 일일이 끼고 가르치지 않아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뛰어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이 있더라도 결국 그것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영업 담당자들은 이런 데이터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분석은 시작일 뿐이다. 데이터는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도구에 불과하다.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객관적인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진정한 데이터 기반 리더십은 고객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고객의 구매 이력 데이터는 단순히 매출 분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발견하고 미리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현장의 상황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닐까 불안한 나는 저자의 앞으로의 영업은 AI와의 협력이 될 거라는 의견에 한 표다.

AI 예측 시스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이는 영업 담당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돕는 도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AI와 인간의 조화로운 협력이 바로 미래 영업의 모습이 될 것이다. (p.13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르크스가 옳았던 이유 - 프로메테우스의 꿈과 좌절
테리 이글턴 지음, 박경장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1년 출간된 이 책은 "만약 카를 마르크스에 대한 익숙한 비판들이 모두 또는 대부분이 틀린 것이라면?"이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르크스가 옳았던 이유>의 내용은 마르크스에 대한 가장 표준적인 비판 10가지를 택해서 마르크스가 옳았다고 반박하는 것이다.

덤으로 마르크스의 사상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주의할 것은 차례에 나오는 각 장의 제목이 반박 주장이라는 것! 예를 들면 '1. 마르크스주의는 끝나지 않았다'는 마르크스주의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이글턴의 반박이다. 어떤 비판들에 대한 반박이냐는 각 장 제목 아래 아주 작은 글씨로 나와 있다.

난 이 제목을 사람들이 마르크스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마르크스 주의가 끝났다는 내용이 나와야 하는데 아무리 읽어도 없길래 알고 보니 각 장의 제목이 모두 이글턴의 마르크스가 옳았다는 주장이었던 것. 즉 그는 마르크스주의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범죄자의 범죄 수법이 지능적이 되었다고 해서 경찰 업무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말도 안 된다고 얘기하는 거였다.

한 가지 더 참고할 사항은 이 책에서 저자가 마르크스라고 할 때는 보통 그의 사상을 발전시키고 대중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엥겔스를 포함하는 말인 점이다. 슬로우 리딩을 해야 하는 책이지만 잘 곱씹으며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마르크스는 통섭의 지성인이었던 것 같다. 철학, 심리학, 역사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서 지난 1000년간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마르크스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던데, 외국에서는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다윈보다 위대한 사상가라고 대접받는다. 나는 마르크스 하면 공산주의만 생각나서 마르크스가 러시아 사람인 줄 알았다는? 독일 사람이다.

마르크스의 저서 중에서는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구호로 유명한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이 가장 유명하다. 그는 실제 역사의 경로를 바꾸었으며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세계를 밝혀냈듯, 우리 생활의 이면을 파헤쳐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실체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계급투쟁의 역사란 이제까지의 역사가 모두 계급투쟁이란 말이 아니라 계급투쟁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근본적이라는 의미다.

마르크스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공산주의다. 공산주의 하면 북한이 생각난다. 북한 하면 빨갱이란 단어가 생각이 난다. 붉은색은 프랑스 혁명 때 급진파들이 붉은색 깃발을 사용한 것에서 유래한다. 구소련이나 중국 깃발을 보면 온통 빨갛다. 북한 깃발에도 파란색보다 빨간색이 훨씬 많다.

그런데 사회주의공산주의는 같은 말일까? 워낙 내가 이런 쪽에 무지하다 보니 AI를 검색해도 잘 모르겠다. 그나마 이해한 것은 사회주의는 착한 아이.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눠주는 아이. 공산주의는 완전 착한 아이. 내가 가진 것을 반띵하는 아이. 이 정도였다.

사회주의는 사회가 함께 사는 곳이니까 정부가 학교 선생님처럼 규칙을 정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며 다 같이 잘 살자는 이론이다. 부자가 조금씩 양보해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 즉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다.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잘 살자는 생각이다.

공산주의는 함께 생산(共産) 하고 함께 나누며 완전히 평등한 세상을 꿈꾼다. 공산주의는 너와 나는 평등하니까 피자 한쪽도 공평하게 똑같이 나누자는 것인데 그깟 피자야 똑같이 못 나눠 먹겠냐 싶다. 그런데 내가 가진 것을 아예 공평하게 반띵 하자고? 내 돈 다 뺏어서 공평하게 나눈다고? 갑자기 우리나라가 공산주의가 돼서 니 빌딩 내놓고 가난한 사람들과 반띵 해야 한다면? 나야 아주 좋다. 하지만 돈이 많은 사람에겐 많이 억울할 것 같다.

그러니까 매우 가난한 사람에게는 공산주의=유토피아다. 하지만 중산층이나 부자들도 그럴까? 으리으리한 내 집 내 놓고 후줄근 한 곳에서 사는 게 유토피아일까? 그래서 저자는 4장에서 마르크스주의는 유토피아를 꿈꾸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마르크스주의는 이상을 제시하지 않는다. 현재의 모순을 드러내고 실천을 통해 현실을 변혁시켜 나가자는 실천 운동이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진정한 평등은 모두 똑같이 대접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각자 다른 필요를 균등하게 돌보는 것이다. 그럼 각자의 재능을 발견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훨씬 더 다양하게 분산되어 예측이 불가능해진다. 이런 사회가 마르크스가 꿈꾸었던 공산주의다.

마르크스는 진정한 부란 인간의 창조적인 잠재력이 절대적으로 발현된 것, 즉 미리 정해진 잣대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인간의 능력의 개발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은 마르크스가 추구했던 것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라는 뜻이 아닐까 한다. 요새 모든 기업들이 모셔간다는 통섭형 인재가 자신만의 창조적인 잠재력을 절대적으로 발휘해서 만든 스티브 잡스 같은 느낌?

옮긴이 박경장 교수님의 말을 읽다가 '자본주의 모순이 극에 달한 이 시대에 왜 마르크스가 소환되지 않느냐는,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 비판으로서만 유용한 것이냐는 말에는 감동의 눈물이 글썽했다.

책의 뒤표지에 있는 '이글턴 특유의 재치와 유머, 그리고 명쾌함'의 의미는 책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느껴진다. 맛보기로 조금만 아래에 가져와 봤다. 계급투쟁이 모든 것을 다 포괄할 수는 없다고 하는 내용이었는데, 체 게바라가 트럭에 치였다면 계급투쟁의 사례로 꼽을 수 있겠지만, CIA 요원이 운전했을 경우에나 가능하다는 말이 재밌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사고일 뿐이다.

시장 사회주의에 관한 설명 : 약간 미친 자본주의 집단이 초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전근대 부족을 기술적으로 세련된 기업가로 변모시키려 한다고 상상해 보라. 뻔히 실패할 것이라는 사실이 자본주의에 대한 정당한 비난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건 걸스카우트가 양자물리학 문제를 풀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다. (p.66)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 : 미래가 공허한 환상이 되지 않으려면 실현 가능해야 하고, 현실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런 미래는 현재를 스캔하거나 엑스레이로 찍어 그 안에 잠재된 미래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한테 헛된 욕망을 품게 할 뿐이다.(p.104) 마르크스의 이상은 여가이지 노동이 아니었다.

다양성 : 마르크스는 평등이란 관념을 경계했으며, 모두가 등에 국민보험 번호가 찍힌 작업복을 입을 미래를 꿈꾸지 않았다. (p.317) 그가 보기를 희망했던 것은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이었고, 보수주의자들보다 더 적대적이었고, 사회주의를 민주주의의 적이 아닌 심화라고 보았다.

마르크스가 경제적인 것에 주목했던 것은, 그것이 인류에게 끼치는 힘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의 유물론은 확고한 도덕적, 정신적 신념과 양립 가능하다. 그리고 사회주의가 중간계급의 위대한 유산인 자유와 시민권과 물질적 번영이의 계승자라고 보았다. (p.318)

나에게는 생소한 단어들이 많아서 AI에게 단어 뜻을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달라고 하며 읽었다. 테리 이글턴은 영국의 문화 비평가이자 문학 평론가로 영국 신좌파의 대부인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제자라고 한다. 올해 82세 양띠. 현재 랭커스터 대학교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게 알려 준 이 책을 통해 나도 저자의 팬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이어드 : 부의 해방일지 - 돈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 파이어족들의 이야기
한정수.강기태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 p.76 Money is a terrible master but an excellent servant.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돈은 가난할수록 목적에 가까워지고 많아질수록 도구에 가까워진다.

FIRED 재정적 독립 : 경제적 지배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뜻이다.

나는 #파이어드 제목만 보고 해고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You are fired!라는 말을 영화에서 많이 봤기 때문이다. "당신 해고야!"라는 슬픈 말이 재정적 독립이라니! 해고되기 전에 재정적으로 독립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이 말 뜻은 안 까먹을 것 같다.

재정적 독립의 뜻은 뭘까? 학교 근처에서 월세사는 아들은 재정적으로 독립한 것일까? 아니다. 아빠가 월세 내 준다. 그러면 혼자서 돈 벌어 쓰면 독립 아닐까? 나는 이게 재정적 독립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일하지 않아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산을 축적한 상태라고 한다. 이 말은 월세 내주는 아빠도 재정적 독립을 못한 것이란 말이다. :(콜론)이 설명이나 강조할 때 쓰니까 FIRED의 뒷부분 경제적 지배로부터의 해방은 재정적 독립을 설명한 말이다.

부제는 부의 해방 일지다. 왜 가난의 해방일지라고 하지 부의 해방일지라고 했을까? 가난에서 해방돼야 하지 않나? 이미 부를 가지고 있는데 왜 굳이 해방을? 돈은 많지만 목표도 즐거움도 없이 사는 것 역시 구속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이미 충분히 부유한데 중독처럼 계속 돈돈돈 하는 사람은 부의 노예일지 모른다. 그래서 이런 부와 함께 나를 억압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자는 의미에서 이 책의 부제가 부의 해방 일지가 된 것 같다.

<파이어드, 부의 해방 일지>는 이미 앞으로 30년간 일할 돈을 다 벌어놓고 6개월 동안 마음껏 즐기다가 허망해진 강기태 작가님과 한정수 작가님 두 분의 부에 대한 마인드셋해방자의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파이어족이 되어 FIRED를 이루었지만 돈이 다가 아니었나 보다. 앞으로 일하지 않아도 평생 살 돈이 있으면 취미생활하면서 매일매일 즐겁게 살 것 같은데 왜 재미가 없었을까? 그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돈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진 이 두 작가님들의 해방 일지를 살펴보자.

부에 대한 마인드셋

돈이 중요함을 인정하고, 개인의 성장을 통해 돈에 대한 철학을 가질 것.

1. 돈의 중요성 인정

나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니 돈이 없으면 살지 못한다. 그런데도 돈이 중요하지 않은가? 매우 현실적이지 않은 발상이었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게 돈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것의 시작이라고 한다. 돈에서 해방되는 첫걸음은 돈을 무시하고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두 분 작가님들은 돈이 없었을 때는 시간이 소중했는데 파이어족이 되니 앞으로 남은 이 수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했다고 한다. 막상 시간의 자유를 얻고 주어진 목표가 사라지니 뭔가 뻥 뚫린 느낌? 게임 속 퀘스트를 전부 해결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튜토리얼이었다는 그 황당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 삶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인 배움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기로 한다. 예전에는 무료 유튜브 강좌로 독학했다면 이제는 많은 돈을 주더라도 최적의 환경을 고를 수 있다. 배움의 속도도 빠른데 배우는 데 들일 수 있는 시간까지 많아졌다.

2. 개인의 성장 먼저

돈에 얽매이던 삶에서 자유를 얻어 파티도 하고 게임도 하며 6개월을 보내고 다시 열심히 살려고 하니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명확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돈보다 개인의 성장이 중요함을 안다. 이제 더 이상 일은 돈 버는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효율을 만들어 냈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 하지만 돈이 생기면 남의 시간을 살 수 있다. 52시간씩 일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고용해 12시간만 일해도 된다면 그 사람은 매주 40시간을 버는 것이다. 돈으로 자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자유시간을 확보한 저자들도 돈을 빼고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하니, 다른 재미와 가치들이 보였다고 한다.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의 경계가 흐려졌다. 돈을 벌든 쓰든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즐겁고 성장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되었다. 일하는 건 돈을 벌며 배우는 것이고, 학원은 돈을 내며 배우는 차이만 있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부에 대한 마인드셋이다.

회사는 돈을 받으면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만약 회사에서 배우는 게 없다면 반쪽짜리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돈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돈을 가장 우선순위에서 배제하고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좋은 점들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 더 즐거운 마음으로 다닐 수 있을 것이다.

3. 돈에 대한 철학

책 속에 '로고가 박힌 명품을 즐겨 입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 없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는 사람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사람들은 졸부거나 돈 없는 사람들의 환상을 노린 사기꾼이니 조심하라고. 명품을 들고 다니지 말라는 게 아니라 돈에 대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 먼저 명품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돈의 결핍을 생각해 보자. 이 결핍은 절대적인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다. 원하는 만큼 돈이 있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 원하는 만큼의 기준은 한도 끝도 없다. 사람은 결코 만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의 결핍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돈의 결핍이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 욕망을 통제하고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돈을 대하는 자세와 돈에 대한 철학이 제대로 잡혀 있어야 한다.

해방자의 삶의 방식

저자분들은 운 좋게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벌게 된 것을 계기로 부자로 사는 삶의 한계를 깨닫고 해방자의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다. 해방자는 돈의 여부와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돈이 많지 않더라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즐겁고 보람되게 일한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한 영향력을 만든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까지 더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면서 스스로 더 행복해진다. 이것이 나를 구속하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운 해방자의 삶의 방식이다.

재밌고 행복한 일을 찾을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리 찾아도 재미있게 할 만한 일이 없다고 느껴질 때는 잘하는 일을 먼저 찾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는 재밌고 행복한 일도 없고, 잘하는 일도 없어서 남들이 독서를 하는 게 좋다니까 내가 좋아하는 걸 찾기 위해 책을 읽고 서평을 썼다. 처음에는 글 쓰는 게 아니고 책 베끼는 훈련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자 내가 생각도 하게 되고 책 읽는 즐거움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해방자는 자기 주도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고 실행한다. 이 말을 뒷받침하듯 구글 시트로 작성한 '인생 현황판 템플릿'도 무료 나눔 한다. 독서를 알차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어떤 것을 얻었는지 정리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래서 무료 템플릿 안에 보면 한정수 작가가 사용하는 독서 관리 시트 샘플도 있다.

나는 읽었던 책을 블로그에 기록해 오고 있다. 정말 이 두 분 작가님 말씀대로 나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책 한 권을 읽고 서평을 남겼을 때 그 뿌듯함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이런 즐거움을 어떻게 돈 주고 살 수 있겠나 싶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을 연료로 삼아,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에너지로 활용하자. 돈뿐 아니라 스스로의 인생을 지배하는 해방자의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키케로 의무론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현대지성 클래식 61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현대지성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말은 제2권 유익함에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키케로는 유익함이란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그들이 우리에게 유익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보았다.

<키케로 의무론>이라는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신호등이다. 우리 모두는 신호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납세와 교육의 의무도 있는데 하필 왜 신호등이 먼저 생각났냐 하면 낮에는 당연히 신호를 잘 지키는데 아무도 없는 한밤중에는?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차들도 다니지 않는데 나 혼자 있다. 빨간불이다. 나는 신호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으니 빨간불인데 기다릴까? 아니면 아무도 없으니 그냥 건널까? 나는 그냥 건널 것이다. 우리란 나를 포함하므로 나에게 빨리 간다는 유익함이 있기 때문이다.

아들 집 근처에 좁은 골목길인데 교차로라 신호등이 있다. 처음에는 신호를 칼같이 지켰는데 지금은 그냥 차가 없고 보는 사람도 없으면 빨간 신호에 건넌다. 사람이 기다리고 있으면 나도 같이 기다려준다. 이것이 내가 찾아낸 유익함이다.

이제껏 기다렸는데 내가 빨간 불에 그냥 막 간다. 그럼 그 사람이 얼마나 어이없고 뭐 저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유연하게 행동하면 나는 욕 안 먹어서 유익하고 기다린 분들은 잘 기다렸다고 생각하게 돼서 유익하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결론이다. 내가 옳다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고전이라 너무 어려울 것 같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아들에게 쓴 편지가 어려워 봤자 얼마나 어렵겠냐 하는 심정으로 읽었다. 그래도 내게는 꽤 어려웠다. 그래서 가장 먼저 맨 뒤에 있는 해설을 읽었다. 일단 워낙 오래전에 사셨던 분이신데다가 나는 역사 지식 0인 지라... 사람 이름들이 길고 낯설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혀서 깜짝 놀랐다. 번역하신 박문재 번역가님이 한국어를 아주 잘하시는 것 같다.

키케로는 자신의 아들에게 요새는 철학자들이 의무에 관해 가르치는 것이 대세라고 한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집안일이든 자신에 관한 일이든 삶의 어느 부분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집안일이라는 말에 나는 큰 며느리라 제사를 지내야 할 의무가 있었다는 생각이 났다. 반드시 아들을 낳아 대를 이어야 할 의무도 있었다. 어휴...

키케로는 의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곳은 스토아학파, 아카데미에 학파, 소요학파뿐이라고 했다. 해설을 보면 키케로는 자신을 아카데미아 학파 소속으로 밝히고 있지만, 그는 당시 활동 중인 소요학파와 스토아학파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나는 모든 학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키케로는 <의무론>을 집필하면서 스토아 철학자 파나이티오스라는 사람의 책을 많이 참조했다는. 그래서 1권과 2권의 핵심 내용은 파나이티오스의 <의무론>에서 가져다 썼고, 3권만 독자적으로 집필했다고 한다. 창작은 모방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이때부터 나온 것은 아닐까?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너무 심플하다. 제1권 도덕적 올바름, 제2권 유익함, 제3권 도덕적 올바름과 유익함의 상충. 이게 끝이다! 목차가 이렇게 심플한 책은 처음 봤다. 책 내용을 전혀 알 수가 없다. 아마 편지 3통의 내용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한눈에 보는 <키케로 의무론>이라는 상세 목차를 본문 핵심 내용에 맞추어 만들어 놓았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목차가 있는데 이 책은 없으니 박문재 님이 이렇게 정리를 해 주셔서 독자의 이해를 도운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나는 독서를 할 때 빠짐없이 꼼꼼히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책에서 보니 어려운 부분은 건너 뛰고, 관심 없는 부분도 패스하고, 내가 읽고 싶은 부분만 읽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목차는 솔직히 책 제목 같아서 읽고 싶은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서 그럴 수도? 이때 이 한눈에 보는 목차를 이용하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밖에 사치가 정당한 경우, 가난한 사람의 감사, 봉사의 기본은 재산이 아니라 인격, 이기심 대 자기희생, 우선순위 기준, 범죄 사기 및 형사 사기와 법률, 신뢰가 늘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해악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을 택하라고 말했다 등 각 권별로 마음이 가는 것을 먼저 읽어도 좋다. 당연히 처음부터 정독하며 2천 년 전의 사람과 소통해 보는 것도 뜻깊을 것 같다.

나에게는 74 페이지에 있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국정을 운영하려는 사람은 플라톤이 제시한 두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첫째 시민들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모든 일을 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둘째, 국가 구성원 중 일부 계층만을 돌보느라 나머지를 소홀히 하지 않고 전체를 돌보아야 한다. 국가 경영은 후견인 역할과 마찬가지로 국정을 위임받은 자들의 이익이 아니라 위임한 이들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148 페이지에 있는 말도 현재 시국과 관련된 것 같아 신기했다. 무려 기원전에 키케로라는 분이 생각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공감이 된다는 것은? 인간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일까? 인간 안 변한다?

대중은 정의롭다고 여겨지는 인물을 국가 최고 통치자로 선택할 것이 분명하다. 만약 그 인물이 실천적 지혜까지 갖추고 있다면 그의 지도 아래 이루어내지 못할 일이 없다고 믿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정의를 함양하고 유지해야 한다. 이는 정의 그 자체를 위해서이고 동시에 우리 명예와 명성을 위해서 이기도 하다.

내가 이래서 고전과 어려운 책을 안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는 건 모른다는 뜻이다. 솔직히 뭔가 좋기는 한데 이해는 못 했다. 그래서 나는 계속 서평단을 할 것이다. 이런 고전이 이해되는 날까지. 그런데 왜 서평단이냐고? 내가 남과의 약속은 잘 지키는데 스스로는 약속 안 한다. 백퍼 안 할 게 뻔하니까. 그래서 마감일까지 꼭 써야 하는 서평단으로 억지로 문해력을 높이는 중이다.

내가 키케로도 의무론을 잘 이해하진 못했지만 내 수준에서 본 이 책의 핵심은 유익함이다. 아마 키케로도 <키케로 유익론>하면 아무도 관심 없어 할 것 같아서 <키케로 의무론>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이상하게도 우리가 남의 이익을 중시하는 것 같은데 유익론이라면 관심이 안 가고 의무론이라면 확 관심이 간다. 이런 느낌을 기원전의 사람이 알았다는 게 신기했다.

키케로는 아들에게 이제까지 본인이 배운 지식을 전하면서 결국 내가 행복하고 나에게 먼저 유익해야 그 풍요로움이 사회로 확산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