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되는 커뮤니티는 리더십이 다르다 - 성공하는, 오래가는 커뮤니티의 비밀
조창오 지음 / 라온북 / 2025년 2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더는 운영자가 아니다. 구성원들의 성장을 돕는 큐레이터다. 그리고 변화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6년간 운영해 왔던 독서 커뮤니티 덕분에 퇴사할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의 도움으로 원하는 사업을 하며 살고 있는 저자의 운영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커뮤니티 리더뿐 아니라 처음 커뮤니티를 시작하려는 분,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 조직과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은 리더들을 위해 썼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인 <잘 되는 커뮤니티는 리더십이 다르다>그대로 커뮤니티 부분과 리더십의 두 부분으로 책 내용을 살펴보았다. 어떤 게 성공한 커뮤니티일까? 커뮤니티가 오래가려면? 왜 구성원들이 한두 번 나오다가 말까? 성공적인 커뮤니티 리더란?
잘 되는 커뮤니티는?
이제는 학연, 지연, 혈연의 시대가 아니라 취향의 시대다. 잘 되는 커뮤니티는 독서나 주식 투자 공부 등 뚜렷한 목적과 철학이 있다. 커뮤니티는 각자의 절실함을 채워주어야 한다. 그래서 나한테 맞는 커뮤니티는 많지도 않고 찾기도 힘들다.
나도 일본어 스터디를 운영한 적이 있는데 몇 개월 하다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 원인은 일어를 배워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목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어를 배워서 일본어로 책을 읽으며 내 인생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나눔까지 했더라면 지금도 하고 있을 듯?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것은 가르칠 생각만 했지 애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도 구성원들도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훌륭한 커뮤니티를 만나면 이런 모임을 꼭 만들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받을 수도 있다. 아직 나에게는 뚜렷한 목적과 철학을 가진 커뮤니티를 만나본 적이 없다. 만약약 훌륭한 커뮤니티 모임을 운영할 자신이 없다면, 운영자가 되기 전에 먼저 팔로워로서 내공을 쌓는 것도 좋다. 나의 취향과 관심사가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는 만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즐거울까.
기회는 사람으로부터 온다. 나는 어떤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가? 저자는 독서 모임을 추천한다. 책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으로 읽어내는 것이라 다양한 관점을 경험할 수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게 된다. 직접 도움을 주기도 하고,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커뮤니티를 통해 위안을 얻으며 삶의 위기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저자는 현재 100명이 넘는 '자유와 성장' 독서 모임이라는 자기 계발 커뮤니티를 6년째 운영 중이다. 이렇게 인기 있으면 확장해도 좋을 텐데 저자는 모임의 목적이 매우 뚜렷했다. 본인 스스로가 관계의 깊이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성향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그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참여자들에게 전달되었다. 당장 돈이 되지 않고, 앞으로도 돈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모임을 열게 된 목적과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었다. 목적이 흔들리지 않으면 돈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다. 운영하는 나와, 함께하는 구성원들이 행복하면 그게 최고의 모임이다. 퍼스널 브랜딩도 커뮤니티도 본질은 혼자 빛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운영의 핵심은 만족감과 의미다. 사람은 주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로 내 주변을 채운다면 그것보다 성공과 행복으로 가는 더 빠른 길이 있을까? 저자는 대학생 때부터 여러 소규모 모임을 만들어 운영해 왔는데, 단순한 친목을 넘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함께 성장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까?
그래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모임 참여자들이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발제문을 구성한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도록 단체 토크 시간과 그룹 토크 시간을 분리했다. 또한 구성원들이 스스로 얘기하기 힘든 자랑거리 등을 대신 설명하며 그들이 빛날 수 있게 도왔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빛내는 커뮤니티는 절대 실패할 수 없다.
4장 이후로는 오래가는 커뮤니티의 비밀이다. 회비 운영, 지속성을 유지하는 법, 원칙과 시스템 구축하는 법,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법, 모임 날을 축제처럼 만들고, 모임 하기 전과 후가 달라지게 하는 법 그리고 6년간의 커뮤니티의 성장과 함게 진화하는 비전에 관한 이야기도 담았다.
리더십이 다르다?
내가 배울 사람들을 모을까? 아니면 내가 가르칠 사람들을 모을까? 나는 커뮤니티 리더는 한 분야에 정통하고 리더십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배울 사람을 모은다니. 리더가 배우는 사람이어도 된다는 말이다. 나는 이제껏 내가 가르쳐야 할 사람을 모아야 하니, 리더는 전문가만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따르고 싶어 하는 리더는 가르치고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이고 함께 성장하는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성장하는 커뮤니티 중심에 사람을 연결하는 리더가 있었다. 구성원의 성장과 상호 연결을 도우며 만족과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니즈와 절실함을 충족시켜준다. 나는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효과적인 커뮤니티 유지법? 간단하다.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면 된다.
리더가 영향력이 있고 돈이 많으면 유리한 건 맞지만 저자는 둘 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좋은 분들을 나의 커뮤니티에 모시는 건 쉽지 않기에 진정성을 쌓아갔다. 시간은 걸렸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세상은 그렇게 외롭지 않다.
모두와 친해지려 하지 않는 것, 이것이 저자가 좋은 인연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다. 선택과 집중. 나와 결이 맞고,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사람이 진짜 좋은 사람이다.
좋은 인연을 오래 유지하는 또 다른 방법은 나의 꿈을 드러내는 것이다. 직장에서 내 꿈을 이야기하면 소문이 퍼질 수 있지만 커뮤니티에서는 내 꿈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존중받을 수 있다. 내가 어떤 뜻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야기하면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만난다. 연결은 또 다른 연결을 이어간다. 내가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주면, 그 진심은 반드시 돌아온다.
트레바리, 프립, 문토, 소모임이라는 앱들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넷플릭스를 보는 날엔 연희동에 가야 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된 커뮤니티 넷플 연가라는 곳도 알게 되었다.
커뮤니티 운영이 쉽지 않다고 솔직한 경험을 얘기하는 이 책을 읽으면 커뮤니티 운영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커뮤니티 한 번 만들어볼까?" 생각하는 분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멋있는 리더들이 더 많은 커뮤니티를 만들길 바란다. 건강한 커뮤니티가 많아질수록 사회는 덜 외롭고, 더 행복해질 테니까.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커뮤니티가 많이 생기길 바란다." (p.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