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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차가운 눈가혹하게 해석한다는 사나의 실패를길로 바라보며실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일에서 실패를크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의 물질적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세상이 실패를 바라보는 냉정한 태도,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지목하는 집요한 경향에 대한두려움 때문에 더 심각해진다. ‘패배자‘라는 말은 졌다는 의미와 더불어 졌기때문에 공감을 얻을 권리도 상실했다는의미까지 담고 있는 냉혹한 말이다. - P230

비극은 죄 지은 자와 죄가 없어 보이는 자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는 시도이며, 책임에 대한 통념에 도전하고, 인간이 수치를 당한다 해도 자신의 이야기를할 권리까지 상실하지는 않는다는 점을존중하면서 그 사실을 심리학적으로 세련되게 표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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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인간을 그 자신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우리는 말을 하면서 더 높은 차원의 다른 말을 향해서 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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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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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를 혐오하거나 피하고, 그에 무심하거나 편견을 갖고 그것을 욕망하는 모든 일은 단순하고 1차원적인 반응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신체에 대한 혐오야말로 그 존재에 대한 진정한 부정이고 그에 대한 무심함이야말로 그 존재에 대한 완전한 무시가 아닐까? 장애인이나 병에 걸린 사람들이 우리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며 성금을 보내고 구세군에 거금을 투척하면서도 막상 그 신체와 5분도 같이 앉아 밥을 먹지 못하고, 그 신체가 버스에 올라타는 잠깐의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그 신체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를 짓는 일에 반대한다면 그 자체로 혐오이며 다른 해명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 P266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진다는 것은 그저 장애인을 배려하라는 말이 아니라, 장애인이 그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가지고 오랜 기간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존중하라는 요구와도 같다. 따라서 합리적/정당한 편의 제공은 장애인이 사회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서 자원분배를 평등하게 하는 정의 실현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정의만이 문제라면 계단이 10개 있는 회사에 장애인이 다니게 되었을 때 동료직원들이 그 장애인을 번쩍 안거나 업어서 사무실까지 옮겨주는 것만으로도 ‘정당한 편의’ 제공이 성립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은 ‘정당한 편의 제공’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런 방식은 장애인을 사무실로 들어가게는 하지만, 그가 휠체어를 자기 몸의 일부로, 일종의 ‘스타일’로 삼아 오랜 기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으로서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왔다는 점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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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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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는 서로의 삶이 존중받을만하고 아름다울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투쟁 속에서 어느 순간 강인한 투사의 모습이 아니라면 결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외로운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좋다. 장애를, 예쁘지 않은 얼굴을, 가난을, 차별받는 인종, 성별, 성적 지향을 지낸 채 살아가면서도 모든 것을 당당히 부정하고 자신의 결핍을 실천적으로 수용하고 법 앞에서 권리를 발명하는 인간으로 설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게 서야만 우리가 존엄하고 매력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수용하고 돌보려 노력하지만 결코 완전하지는 못할 이 취약함이야 말로 각자의 개별적 상황과 다른 정체성 집단에 속해 있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분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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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장애의 관점에서만 이해할 내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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