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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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자아정체감과 진로 탐색은 바늘과 실과 같은 관계이다. 청소년기에 중점으로 다뤄야 할 과업이자 이후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연구들을 보면 자아정체감과 진로 탐색, 혹은 삶의 만족도 등을 연관해서 다루고 있다. 자아정체감이 자신에 대한 확신, 신념, 평가라면 진로 탐색은 자신에 대한 평가를 미래 진로에 접목하는 활동이다. 학문적인 용어로 ‘진로정체감’이라고 부르는 이 개념은 개인이 자신의 흥미, 적성, 동기를 마음에 드는 직업 역할과 연결 짓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구상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진로 탐색이 중요한 화두가 된다.

진로탐색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학교생활을 포함해서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많이 할수록, 부모,교사,친구 등의 사회적 지지와 교육적 관여가 많을수록, 청소년 자신이 진로에 관한 자율적 결정을 많이 할수록, 진로효능감과 결정 수준은 높아진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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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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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교육제도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권, 자아실현, 교육받을 권리보다는 경쟁을 통한 선별 기능을 주로 수행한다. 연우는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길 바랐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특성화 고등학교에 갔다. 부모님이 특별히 학력경쟁에서 뛰어나지 못하면 인문계 고등학교는 전망이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현석도 성적에 맞춰 선생님이 가라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갔는데, 학교가 완전 양아치 같았다고 했다. 특성화 고등학교는 진로를 중심으로 나눠진다기보다는 대학 갈 아이들을 위해 ‘양아치’를 한 번 걸려내는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 이뤄지는 이 선별작업은 청소년들의 생애에서 큰 전환점을 만든다. 청소년들은 이 선택의 과정에서 수없이 고민하지만 대부분은 그 누구도 진지하게 그 고민을 함께하거나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특히 학교체계에서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대부분의 빈곤층 청소년들은 학교 선생님으로부터도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들이 가족 자원이 취약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체계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주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학교체계는 빈곤층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을 위한 과정에서, 이들을 도와주고 이끌어야 할 전문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경쟁과 계층에 따른 선별 기능 외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빈곤은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수준의 대처와 처방이 없다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빈곤 대물림을 끊어내기 위해 교육자본론을 도입해서 교육비 지원을 한다는 것은 아주 작고 단편적인 방책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빈곤 대물림은 사회 전반의 불평등과 구조를 개혁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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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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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환경에 처한 청소년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지금까지 교육 정책에 포함하거나 청소년 정책으로 분류해왔다. 빈곤 청소년이란 빈곤가정 안에 포함된 구성원이고, 빈곤한 가정은 보통 가구주의 노동 가능 여부와 관련이있으므로 빈곤 청소년을 정책 이슈로 따로 다루기는 어렵다. 교육 정책 안에서 청소년을 다루려고 하면 청소년보다는 ‘학생‘이라는 정체성이 크기 때문에 정규교육이나 학습의 틀에서 바라보는 편향성이 생긴다. ‘학생‘이 아닌 ‘청소년‘을 독립적으로 다루려고 하면 학생이 아닌 청소년을 선별해서 낙인을 찍어버리는 문제가 생긴다. 학생인 청소년을 모두 포함해서 논의를 하려고 해도 ‘학생‘이라는 ‘신분‘의 구심력이 강해서 교육 정책과 중복되거나 독자성을 찾기 힘들다. 현재 청소년 복지정책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기에 빈곤한 환경에 처한 청소년 정책을 따로 고민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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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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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은, 특히 세대를 이어 빈곤이 대물림되는 문제는 사회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노동 가치보다 자산 가치가 훨씬 높은 불평등한 경제구조를 기반으로, 50퍼센트에 육박하는 나쁜 일자리가 임금 불평등을 형성하면, 경쟁과 선별 위주의 교육 제도가 계층 이동의사다리를 걷어차고, 부실하고 편협한 복지 제도가 안전망으로서의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데서 빈곤 대물림은 구조화되고 있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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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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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탈학교했던 청소년들은 20대가 되어 독립을 한다. 이들은 가정환경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빨리 독립해서 나오려고 한다. 그러려면 우선 정신적으로 원가족으로부터 독립해서 자신만의 가구를 형성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어야 한다. 집을 마련하고 생계를 꾸려가고 미래를 계획하는 실천력이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경제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것에 돈을 지출하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구상해야 한다. 하지만 탈학교 후 거리를 해매던 청소년들은 이러함 힘에 대한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 생활은 무절제하고 전망과 계획은 전무하다. 10대 시절의 또래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시시비비에 휘말린다.
이들은 10대 시절에 했던 아르바이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영위하기에는 너무 빠듯하다.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뭔가를 배우고 여가를 즐기고 저축을 할 정신적, 경제적 여유는 더욱 없다. 아동학대 사건이 이런 20대 부부들이 꾸린 가정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다순히 우연이 아니다.

가족환경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체계가 매우 부실하다. 학교 밖 청소년이나 청년이 대상인 정책으로 자립 지원, 주거 지원, 생활지원 등이 있지만, 이들은 사회제도에 잘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체계를 이들과 연결시키는 일이 어렵다. 정책 자체가 빈곤층을 특화해서 정책 대상으로 상정하지 않았고 학교 밖 청소년들은 교육체계나 사회복지체계에 일괄적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발굴하고 지원책을 홍보해서 연계해주는 일이 시급하다.

가난한 가정의 학교 밖 청소년들은 과도기에 있으므로 충분한 돌봄과 관심을 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성장기 내내 믿음과 애착을 주는 돌봄이 부족했다면, 그래서 가정과 학교 밖에서 방황했다면, 청년기에 그런 요구를 표현하면 받아줄 사회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의 잘못이나 과오, 실수에 대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다시 힘을 내볼 수 있는 용기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할 역할이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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