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만세보』에 연재된 신소설의 대표작 「혈의 누」에서이인직은 다음과 같이 평양 전투를 묘사했다.
"땅도 조선 땅이요 사람도 조선 사람이라. 고래 싸움에새우 등 터지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의 나라 싸움에이렇게 참혹한 일을 당하는가. 우리 마누라는 대문 밖에한 걸음 나가 보지 못한 사람이요, 내 딸은 일곱 살 된 어린아이라 어디서 밟혀 죽었는가. 슬프다, 저러한 송장들은 피가 시내 되어 대동강에 흘러들어 여울목 치는 소리무심히 듣지 말지어다. 평양 백성의 원통하고 설운 소리가 아닌가. 무죄히 죄를 받는 것도 우리나라 사람이요, 무죄히 목숨을 지키지 못하는 것도 우리나라 사람이라. 이것은 하늘이 지으신 일이런가, 사람이 지은 일이런가, 아마도 사람의 일은 사람이 짓는 것이다."
120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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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단발령은 대규모의 정치적 반발이 예상되는 무모한 조치였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은 군대를 동원해서 궁궐을 둘러싸고 단발하지 않는 자는 모조리 죽이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혼란이 당연시되었던 - P152

그렇게 집착했던 것일까요? 오늘날의 의미에서 음모론으로 여가질 수도 있지만, 조선인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으로써 백성들의 반발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된다.
조선 정부를 위기로 볼 수 있었고, 이를 빌미로 더 많은 일본군을 조선으로 보낼 수 있는 구실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발이 이루어지게 되면 머리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옷과 모자 등이 필요할 수밖에있고, 이 물자들은 모두 일본 상인의 판로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단발을 실시했던 또 다른 이유는 조선인들의 상투를 잘라 조선인의 유교적전통과 자존심을 단번에 무너뜨림으로써 패배감을 높이려 했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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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교사 언더우드의 부인이 발간한 책 제목이 『상투의 나라』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조선은 상투의 나라였으며 상투를 감싸기 위해 썼던 모자의 나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인 앙리갈리가 1905년 발간한 『극동전쟁』에서 "한국 모자의 모든 형태를 전부나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 모자의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여약 4000종에 달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지적한 내용은 상투와 모자를 중지했던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 줍니다. 그래서 조선인의 머리카락을지른 것은 조선의 문화적 정체성을 무너뜨린 대사건이 되었고, 우리 근대사에서 최초의 의병을 불러일으킨 동기가 되었습니다.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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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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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상상해보고 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결과만 놓고 잘잘못을 따지는 일이아니라 그 속내와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헤아리는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하게됩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자꾸 갈등이 생긴다면 그 관계는 서로에 대한 몰이해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사정을 모르다 보니 선택을 이해할 수가 없고, - P139

느꼈던 걸까요?
저는 그들이 김일성의 죽음을 슬퍼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경험의 공유‘ 라고 생각합니다. 6·25 전쟁이 끝난 뒤북한은 그야말로 초토화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일성이라는 지도자와 함께 북한 주민들도 일어선것이거든요.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어떻게든 먹고살 만한 나라로 만들었어요. 그 세대의 북한 사람들이 김일성에 대해 갖고 있는 향수는 사실 김일성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역경을 극복한 자신들의 젊은 시절과 그 성공과 연대감에 관한 것이라고 봅니다. 내가 살아온 시대의 지도자 김일성을 부정하는 것은 곧 그와 함께 그 시대를 견뎌온 나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는뜻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142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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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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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수렵채집인이 실제 사용하는 기술 자체가 21세기에 도움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수렵채집인에게서 두 가지 중요한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그들은 자신의 바람에 부합하게 환경을 바꾸기보다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킵니다. 수렵채집인은 줄곧 자신의 힘으로는 환경을 바꿀 수 없는 세상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현대인보다 훨씬 유연성과 적응력이 뛰어납니다. 이것이야말로 평생 변화해야하는 우리가 배워야 할 기술이지요.
둘째, 그들은 자기 몸과 감각에 민감합니다. 수렵채집인은 살아남기 위해 감각을 갈고닦아야 했습니다. 눈으로 항상 주변을 살피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우며 주변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했죠. 하지만 현대인은 가상공간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자기 몸과 감각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현대인이느끼는 소외감은 물리적 세계에서 단절되었기 때문이라고도 볼수 있습니다. 그 해결책은 수렵채집인처럼 자기 몸과 감각에 주의를 더 기울이고 물리적 환경과의 접촉을 늘려나가는 것입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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