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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들을 의심하는 100가지 철학
오가와 히토시 지음, 곽현아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가와 히토시는 이
책에서 “생각하는 힘은 질문에서 시작되며, 철학은 그 질문을 반복하는 태도”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전제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원래 그런 것이다’, ‘모두가
그렇다’는 말이 우리의 판단을 잠식할 때, 사고는 멈춘다. 저자는 이런 당연함에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철학적 태도의
핵심이라고 말하며, 철학이 특별한 학문이 아니라 삶을 깨어 있게 만드는 방식임을 일깨운다.
많은 철학서가 사변적인
담론이나 학문적 해석에 치우치는 반면, 이 책은 일상의 감각에서 시작하여 철학적 사유로 진입하는 ‘실용적 철학 입문서’에 가깝다. 총
100개의 질문은 각각이 독립된 철학적 사고 실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철학자의 이론을 곧바로 삶의 장면으로 옮겨와 사고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철학을 ‘생활의 기술’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기존 철학서와 차별화된다. 또한, 철학을 단순히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유하게 만드는 '사고 도구'로 기능하도록 안내한다.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정리하자면,
요소로 분해하라 – 데리다의 탈구축
저자는 데리다의
‘탈구축’을 통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개념들이 얼마나 많은 전제와 권력 관계 속에 묶여 있는지를 드러낸다. ‘정의’, ‘진리’, ‘성공’ 등
사회적으로 고정된 개념들을 요소 단위로 분해하면, 그 안에 감춰진 위계와 억압이 보이기 시작한다. 철학은 이렇게 구조를 해체함으로써 새롭게
의미를 조립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가치관의 차이는 초월할 수 있다 – 가다머의 지평융합
가다머의 ‘지평융합’
개념은 서로 다른 가치관과 시대, 문화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나와 다른 사람의 견해가 충돌할 때, 단순히 맞고 틀림을 가르려
하기보다, 서로의 이해 지평을 확대함으로써 의미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대화의 기술로서 철학을
제안한다.
현명해지는 데는 한계가 없다 – 헤겔의 절대지
헤겔이 말하는
‘절대지’는 모든 경험과 사고를 통합해나가는 정신의 자기 전개 과정이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철학적 개념으로 보지 않고,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이해, 더 넓은 사고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으로 해석한다. ‘현명해지는 데는 끝이 없다’는 메시지는 자기 성찰과 성장을 끊임없이
추구하라는 철학적 권유로 작용한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자신의 행복이 다른 사람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흔히 개인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행복’조차 사회적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알라의 ‘불요불굴의 낙관주의’에 기반한 이 철학은, 행복을 이기적인 목적이
아닌 타자에 대한 책임과 연대의 감정으로 확장한다. 결국 철학은 나를 위한 질문이지만, 나로만 끝나지 않는 질문임을 보여준다.
『당연한 것들을 의심하는 100가지 철학』은 철학이란 추상적이고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뜨린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생각하는 연습’을 위한 체험형 철학서이다. 빠르게 정답만을 요구받는 시대에 ‘질문 그
자체’를 던지는 일은 더 이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그런 시대에 이 책은 매일 한 페이지씩 읽으며 사고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일종의
‘철학 트레이닝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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