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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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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묻습니다. “왜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쓰죠? 그냥 인권옹호자 같은 말로 표현하면 안되나요?” 왜 안 되느냐 하면, 그것은 솔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페미니즘은 전체적인 인권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인권이라는 막연한 표현을 쓰는 것은 젠더에 얽힌 구체적이고 특수한 문제를 부정하는 꼴입니다. 지난 수백년 동안 여성들이 배제되어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척하는 꼴입니다. 젠더 문제의 표적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꼴입니다. 이 문제가 그냥 인간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콕 집어서 여성에 관한 문제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꼴입니다. 세상은 지난 수백년 동안 인간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그중 한 집단을 배제하고 억압해왔습니다. 그 문제에 관한 해법을 이야기하려면, 당연히 그 사실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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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웃음소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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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과거에 눈을 얼마나 적게 사용했는지 깨닫고 경악했다―그 색채들이 너무 모호한 배경을 가로질러 움직이고, 윤곽들은 묘하게 번져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때 살았던 곳의 풍경을 기억한다고 할 경우, 떡갈나무나 장미 외에는 식물의 이름을 단 하나도 말할 수 없었고, 참새와 까마귀 외에는 새 이름을 단 하나도 말할 수 없었다. 심지어 이런 것들조차 자연이라기보다는 어떤 문장紋章에 가까웠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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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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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동안에도 혹시 내가 잘못하는 건가라는 생각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고 딱히 불안을 느낀 적도 없습니다. ‘실제로 나는 이렇게밖에 쓸 수 없는데 뭐, 이렇게 쓰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잖아. 그게 뭐가 나빠?’ 하고 모른 척 넘어가버렸습니다. 아직은 불완전할지도 모르지만 나중에는 좀 더 제대로 된 수준 높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쯤에는 시대도 변화를 달성할 것이고 내가 해온 일은 틀리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증명될 것이다, 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어째 좀 낯 두꺼운 소리 같습니다만.
그것이 현실로 증명되었는지 어떤지, 지금 이렇게 주위를 빙 둘러봐도 나 자신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문학에서는 뭔가 증명되는 일이라고는 영원히 없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거야 어찌 됐든, 삼십오 년 전에도 지금 현재도 내가 하는 일이 기본적으로 잘못되지 않았다는 신념에는 거의 흔들림이 없습니다. 앞으로 삼십오 년쯤 지난 다음이라면 다시 새로운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르지만, 그 전말을 내가 지켜보는 건 연령상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이든 내 대신 잘 지켜봐주십시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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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차일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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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판사에 글을 보내는 방법을 전혀 몰랐다. 어리석게도 도서관에서 글쓰기에 대한 쓸모없는 책들만 뒤졌다. 그러다가 버려진 <작가>지 한 부를 발견했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잡지였다. 그 잡지를 본 나는 다른 호를 더 찾으러, 그리고 다른 잡지들을 더 찾으러 도서관으로 돌아갔다. 그런 잡지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나는 금세 소설을 어떻게 보내는지 알아냈고, 내 소설은 바로 우체통에 들어갔다. 몇 주 후에 나는 첫 번째 거절 통보를 받았다.
나이가 더 들어서 나는 거절 통보를 받는 것은 당신 자식이 못생겼다는 말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화가 나고 한 마디도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세상에 출판되어 멀쩡하게 나가고 있는 그 모든 못생긴 아이들을 보라!
p.268-269 <긍정적인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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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반양장) 믿음의 글들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 홍성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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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이라가 그 자신과 같은 나약한 자를 한 사람이라도 더 늘리려고 한 것은 고독과 나약함을 서로 나누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 그는 자기 자신을 배신했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나약함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까지도 그 안으로 끌어넣으려고 했다.

- 엔도 슈사쿠



인용구는 작가 본인의 태도를 잘 말해주고 있다.
나약함까지 정직하게 말하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본인이 나약하다고 해서 `너도 다를 바 없어`라는 식으로 작품을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적당한 타협주의로 신앙을 변질시키고 자신의 나약함에 안도한다. `너희들은 나를 비겁하다 하겠지만 하나님은 아니라는 걸 알아!`라는 식인데, 그렇게 자기 편한 식으로 해석하는 걸 우리는 `이단`이라고 부른다.

(사진은 먼나라 이웃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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