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권함 - 21년 연속 대만대학교 최고 인기 강의
쑨중싱 지음, 김지은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총평 :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서 도움 되지 않았다.
(유익-하, 난도-중하)

대만대학교의 명강의 ‘사랑의 사회학‘을 책으로 엮어냈다.
강의는 훌륭했는지 모르겠지만, 책은 기대 이하였다.

연인 간의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를 학술적으로, 하지만 쉽게 풀어냈다.
‘사회학 이론과 과학적 증명을 통해 밝혀낸 관계의 본질‘이라고 하는데...
너무도 당연하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X 가지 방법/요소/유형/성향/힘/이유‘ 등으로 분류하고 나열한다. 그다지 유익하지 않고 지루하다.

책을 읽다가 인상 깊거나 새로운 내용이 나오면 특정 페이지를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딱 한 군데에서 그랬다.
바로 ‘아서 아론의 36가지 질문‘!
해당 내용은 간단한 검색으로도 나오는데, 이후에 혼자서라도 해볼 생각이다.

사랑/연애에 대한 공신력 있는 인용과 연구와 통계를 참고한 것 외에는, 차라리 괜찮은 연애 유튜브를 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픽업아티스트 유튜브, 특정 성별에 치우친 유튜브, 부정적인 유튜브 제외)

현재 나의 상황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선택했지만, 나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나의 솔로 기간이 길어서, 내가 공감을 못한 걸 수도 있다.)
감정에 파묻혀 객관적인 인지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주의를 환기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또 연애의 ㅇ자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기본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아니지, 설마 내가 사람들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건가? 이런 기본적인 내용도 알려줘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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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 일은 될 대로 되라지! LL 시리즈
미야우치 유스케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총평 : 이슬람, 중앙아시아, 소련, 사막, 민주주의, 연극...
섞어 섞어!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재미-중하, 난도-중하)

아랄해가 매립되고 탄생한 중동의 가상 국가 ‘아랄스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국정 운영 이야기.
신생국가 아랄스탄의 대통령 알리가 피격 사망하면서, 하렘의 여성들이 국가 요직을 맡게 된다. 주변 국가의 외부적 위협뿐만 아니라, 내부의 ‘아랄스탄 이슬람 운동(AIM)‘ 과격파의 분리 독립 요구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가상의 국가와 가상의 상황이지만, 이야기의 초반부에 각종 세세한 설정을 부여하여 현실성을 높여놓는다. 하지만 대통령 피살 이후, 대다수의 의원들이 도주하고 하렘의 인물들이 국정을 이어받는 과정에서 현실성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결정적으로 나쓰키가 국방부 장관이 될 때의 과도한 극적 반전에는 한숨이 나왔다. (현실성 와르르~)

소설 치고는 상당한 참고문헌을 통해 공부한 것인지, 중동의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설 속 등장하는 예언자 탄신 축제의 무대를 위한 극의 내용을 보면, 소련과 주변 국가의 갈등의 역사도 소설 속에 녹이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난잡하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 소설에 넣다 보니까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중간중간에 관련 노래나 시 역시 삽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사족이다.

이야기의 흐름 역시 동화적이다. 극적인 반전도 너무 동화적이다.
현실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몇 마디 말에 사람들이 감화되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급격하게 긍정적인 상황을 이끌어낸다. 물론 주인공들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특히 의원들)은 평면적이고 멍청한 NPC에 불과하다. 퇴장한 줄 알았던, 죽었다고 알려진 인물들(나자프와 이고리)가 재등장하면서 이야기를 망친다.
아니, 그리고 연극 무대를 통해서 주변 국가들에게 인정을 받겠다는 건 무슨...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연극이나 준비하고 있는 걸 보면...

문장 역시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중간중간에 쓸데없는 속마음 대사는 재미있으라고 쓴 것 같지만, 재미없는 건 당연하고 흐름만 망친다.
가독성이 괜찮다는 건 그나마 다행.

불필요한 부분을 싹 걷어내고, 내외부의 위기를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와 각자의 사연과 배경은 꽤 탄탄했지만, 난잡한 이야기 속에 묻혔다.
내 기준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반전 때문에 나오는 한숨이 몇 번 있었다. 예쁜 표지에 기대하고 읽었건만...

˝이 왜 성?˝
‘이게 왜 성운상?‘이냐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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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차창에서
호시노 겐 지음, 전경아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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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과연, 이 시대의 음유시인.
(재미-중상, 난도-하)

너무나 애정하는 ‘호시노 겐‘의 에세이. 2017년 작이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잔잔한 1집 앨범 <ばかのうた>(바보의 노래)를 추천한다!

가사만 잘 쓰는 게 아니다. 글도 잘 쓴다. 팬심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진심으로 잘 쓴다.
호시노 겐의 노래를 들으며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다.
겐 특유의 따뜻함, 훈훈함, 뭉클함, 그리고 선함이 활자를 통해 내 마음에 와닿아 울린다.
사람, 게임, 음악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잔잔바리 에너지를 보내고, 에세이 한편마다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첫 이야기 <생명의 차창에서>부터 내 마음에 파동을 만들어냈다.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피워내서, 내 마음에 안심을 준다. 이유는 모르겠다. 호시노 겐의 마법이랄까.
개두술을 받고 나서, 안경 렌즈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는 걸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귀엽지 아니한가!

형언할 수 없이 거대한 로봇이 된 느낌. 이 둥그런 부분이 윙 소리를 내며 열리는 조종석이라고 생각하면 조그만 내가 ‘나‘라는 로봇을 조종하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 재미있다. 어른이라서 이런 공상만 하는 건 아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봐도 몸이라는 탈것에 ‘호시노 겐‘이라는 정신이 올라타서 조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기적 같으면서도 적절한 감각이 수술을 하고 난 뒤에 더욱 분명하고 생생하게 생겨났다. (9~10쪽)

호시노 겐은 비교적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그 이야기가 다수의 에세이 속에 녹아들어 있다.
성공한 현재와 다소 불우했던 과거의 대조가 감동의 증폭을 이끌어낸다. (그의 음악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뭉클함이다.)

호시노 겐의 팬이라면, 꼭 한 번 일독해 보길 바란다. 이 저서를 통해 그에게 한 번 더 빠지게 될 것이다.
그의 음악에 관한 에피소드도 4편 있으니, 찾아가면서 읽어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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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 남들보다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심리수업
피터 홀린스 지음, 공민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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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내향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따듯하고 부드럽게 근거 있는 조언을 해준다. 제목만 보고 양산형 힐링 서적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유익-중상, 난도-하)

대학교에서 상담을 받고 나서, 상담 선생님한테 받은 책을 드디어 읽어봤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 들었는데, 의외로 위로받았다. 현재 나의 상황에 필요한 책이기도 했다.

(주로) 내향인들을 위한 논리적인 위로와 따뜻한 조언으로 가득한 책이다.
흔하고 흔한 힐링 도서로 오해하면 섭섭하다. 친절하고 따뜻하게 독자에게 근거와 알맹이가 있는 말을 건넨다. 그것도 쉽게!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명문장을 날리면서 내향인들을 위한 위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파티장이라고 가정해보자. 내향적인 사람들은 벽에 기대어 가만히 서 있고, 외향적인 사람들은 무대 중앙을 거침없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며 흑백논리로 구분 지을 수 없다. 스스로 어떤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유형으로 여겨져 왔다고 해도 개의치 말자. 우리는 자신이 가진 고유한 기질이 지닌 특성을 더 깊게 이해해야 한다.

1장에서는 내향인, 2장에서는 외향인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본다.
-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존중하자. 만나자고 했을 때 거절을 당하더라도 섭섭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33쪽, 맞말이다! 외향적인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 내향적이라 그런 것일 뿐 무관심하다거나 악의가 있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34쪽, 상대적으로 더 내향적인 사람을 만난다면, 나도 오해하지 말아야지.)
- 외향적인 사람이 남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소통을 많이 할수록 기운을 더 많이 충전할 수 있다. (48쪽,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한다...)

3장에서는 ‘완전한 내향성과 외향성 사이의 방대한 중간 지점‘에 위치한 양향성(ambiversion)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그렇다. 어떻게 사람이 항상 내향적/외향적이기만 하겠는가.
- 외향성과 내향성 사이를 영원히 왕복하면서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균형을 얻을 수 있다. 넘치는 활력과 자아 탐험 두 가지는 모두 중요하며, 반드시 행동을 보여야 할 때도 반드시 침묵해야 할 때도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자신이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양향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세상을 진정 아름답게 만드는 주체다. (65쪽, 말을 참 이쁘게 한다. 이런 포인트에서 위로받기도 했다.)

<이게 다 뇌 때문이다>
4장의 제목이다. 선천적인 이유, 뇌 속의 화학 물질과 도파민 민감도 차이가 외향/내향을 결정짓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말해준다. 막연하게 그렇겠거니 생각하던걸, 뇌과학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과학에 무지한 나조차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해서 설명해 준다.
-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화학물질의 차이 탓에 생긴다. 선호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두뇌가 그렇게 프로그램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생적인 하드웨어와 호환되는 후천적인 소프트웨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101쪽, 선천적인 것이다. 하지만 운명론적인 자세보다는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맘에 든다.)

5장은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파트이다.
외향인과 내향인 사이의 만남과 관계에 대해 말한다. 관계 발전/개선을 위해서, 아무래도 내향인의 노력을 좀 더 필요로 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맞는 말이라서 할 말이 없다.
외향적인 사람이 확실히 부럽다고 느끼기도 했다. 행복도&성관계 빈도 및 만족도&사회적 선호도가 내향인에 비해서 높다.

6장에서는 행복, 7장에서는 사회(리더십)을 말한다.
외향적으로 행동할 때 행복을 더 느낀다. 그러므로 안정감과 익숙함을 추구하는 내향인들에게 새로운 활동을 해볼 것을 조언한다. + 과거를 자꾸 곱씹지 말고!

사람은 변할 수 있을까. 8장의 제목이다.
저자의 답은 필요에 따라 YES다. 쉽지 않겠지만 강력한 의도/동기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뇌 가소성의 원리에 따라 뇌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9장에서는 내향인들을 위한 작은 조언을 해준다.

리뷰가 너무 길어졌다.
짧게 마무리하겠다.
내향인들에게 추천한다! 상담 선생님이 괜히 선물해 주신 책이 아니다.

이 책에서 알려준 많은 교훈 중 하나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점인데, 이 충고가 제대로 전해졌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기본적으로 바꿀 수 없는 고유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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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고쿠 시대 무장의 명암 - 세키가하라 전투의 배신과 음모
혼고 가즈토 지음, 이민연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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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소설로만 <세키가하라 전투>를 접해본 나에게는, 갈증 속의 게토레이 같은 서적이다. 번역 출간된 사실에 감지덕지.
(난도-중하, 재미-중)

지금껏 ‘세키가하라 전투‘를 메인으로 다루는 대중 역사 서적은 없었다.
책이 출간된 2022년 7월부터 리뷰를 쓰는 지금까지도 이 책이 유일무이하다.

물론 세키가하라 전투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센고쿠 시대에 대한 다른 이야기도 많이 한다.
각 잡고 쓴 전문 서적이 아니다. 작가의 개인적 견해와 연구자로서의 사명을 섞어가며 편하게 썼다는 것을 독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런 만큼 전국시대에 관심은 있지만, 번역 자료 부족 및 일본어 까막눈인 독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책이다.

서문부터 전국3군략(천하3병법) 중 하나인 ‘나오에 가네쓰구‘에게 의문을 표하고, 세키가하라 전투 즈음에 구로다 조스이가 천하를 집어삼키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나타내며, 주로 소설로만 센고쿠 시대를 접했던 독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고바야카와 히데아키를 배신자라고 명명할 수 있는지, 세키가하라 전투 이후 모리 가문과 깃카와 히로이에는 어떻게 되는지, 우에스기 가는 왜 남진하여 이에야스의 뒤통수를 치지 않고 북진했는지 등, 센고쿠 시대 초보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건에 대해 쉽게 설명해 준다.

대다수의 이야기는 충분히 이해를 했는데, 복잡한 인물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도통 알아먹기 힘들었다. (사실 굳이 이해할 의도가 없기도 했지만...) 이름도 비슷한데, 이름이 자꾸 바뀌기도 하니까...;;

나는 역사학을 전공한 것도, 역사에 빠삭한 것도 아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역사 서적이다. 물론 일본어를 할 줄 안다면, 이 정도 퀄리티의 글은 일본 웹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충분히 서칭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난 일본어 가타카나도 읽을 줄 몰라서...^^
간혹 나오는 작가의 사족과 유머가 재미있기도 했다.

아니, 잠깐만, 적나라한 속내를 이야기해보자. 어떤 미녀라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니 모든 남성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자리가 아닌가. 그런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니 도무지 믿을 수 없다. 거짓말이다. 속된 욕망으로 가득한 우리는 여기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추측하지 않을 수 없다.
히데타다, 당신은 사실 배포가 엄청 큰 거물이었던 건가?
(에도 막부의 2대 쇼군, 도쿠가와 히데타다. 왜 호감이지? ㅋㅋㅋㅋ 세키가하라 전투에 제때 도착하지 못하고 나서, 나중에 서군에 속했던 무장들 중 일부를 복권해 주는 것도 뭔가 호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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