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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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서평‘에 대하여 알아가는 것에 의의를. 서평 쓰는 법에 대해서 세세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유익-중하, 난도-중)

2020년을 기점으로 독후 활동, 즉 리뷰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읽기에 쏠려있던 무게중심을 글쓰기로 조금이나마 당겨왔다. 매번 리뷰 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어찌어찌 시간을 들이면서 써오다가, 이번 기회에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보고자 이렇게 ‘서평‘ 관련 도서를 집어 들었다.

초장부터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설명해 주는데, 나의 리뷰는 지금껏 둘의 차이를 무시하고 있었다. 굳이 비중을 따져보자면, 독후감의 비중이 더 컸다. (독후감 - 정서적, 내향적, 일방적 / 서평 - 논리적, 외향적, 관계적)
애초에 내가 남기는 리뷰의 목적이, 리뷰를 보고 해당 도서를 기억하고 당시의 감상을 언제든 다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다른 감상자들과 감상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즉, 서평의 대상인 잠재 독자보다는, 이미 책을 읽은 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독후감이 아닌 서평을 쓸 용의가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장르에 따라 다르겠지만 선뜻 그렇다고 답하지는 못하겠다. (특히 문학에서는 더 그렇다.)
서평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저자가 서평 쓰기에 대한 목적, 요소, 방법 등 전반적인 설명은 해주지만, <서평 쓰는 법>을 하나하나 떠먹여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문학 서평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는 않는데, 문학이 메인인 내 리뷰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서평이 과연 쉽게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든다. (스포와 감상을 배제하고) 잠재 독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서평을 쓴다면, 지금까지의 내 리뷰의 목적, ‘리뷰를 읽고서 이전의 감상을 상기하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겠다.

그렇다. 아직 잘 모르겠다. 요약을 토대로 하여 평가하는 서평에 대해서, 좀 더 찾아보고 공부해 봐야겠다.
이 책이 나의 리뷰 라이프에 터닝 포인트가 되지는 못 했다.
해당 도서를 통해서는 서평이 무엇인지에 대해 감을 잡은 걸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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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신수길 - 상
시바 료타로 지음, 권순만 옮김 / 에디터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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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미천한 원숭이의 출세를 지켜보는 것이 이렇게나 명랑하고 재미있을 일인가?
시바의 글에는 캐릭터를 애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재미-상, 난도-중)

원제 <신사태합기>.
태합, 즉 다이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한 인물 역사소설이다.
상권에서는, 히데요시의 어린 시절부터 오다 노부나가 휘하의 마쓰나가 히사히데가 난을 일으키기 전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제껏 히데요시가 오다 밑에서 성장하다가 혼노지의 변을 계기로 천하인이 되는 인물 정도로 간단하게 알고 있었는데, 이 소설을 통해 그의 인물 됨됨이와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참 재미있다.

작중에서 한동안 ‘원숭이‘로 불리는 히데요시는 참으로 매력적인 위인이다.
누가 봐도 못난 원숭이 외모를 천의 얼굴로 극복하여 오히려 매력으로 바꿔버리고, 인간의 속내와 성향을 파악하여 맞춤 대응하는 능력을 토대로 뛰어난 연기력과 교묘한 연출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휘잡아버린다. 게다가 천성적으로 밝고 명랑한 성격에 영리함과 예지력,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과 재미난 입담과 포기하거나 주눅 들지 않는 끈기까지, 실로 엄청난 실력자이다.
미천한 출신으로 일본 곳곳을 방랑하며 고생하다가 오와리로 돌아온 이후, 오다 노부나가의 눈에 띄어 성심성의껏 그를 모시며 출세 길을 달리게 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틱 하다. 히데요시의 성격 자체가 밝다 보니, 이야기 자체도 명랑하고 재기 넘친다. 잡일을 맡아하는 심부름꾼에서 오다 오대장 중 한 명이 되어 맹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여간 재미있는 일이 아니다. <나라 훔친 이야기>의 사이토 도산의 입신양명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모시기 힘들기로 소문난 주인 ‘오다 노부나가‘의 밑에서도, 원숭이는 견디고 인내하며, ‘도구‘로서의 역할을 최고로 잘하며 출세한다. 다른 지역에서 온갖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과 오다 가문에서 누리는 풍족함과 권력을 생각하며, 노부나가의 변덕과 폭력을 참아낸다.
그렇게 인정받으며 입지를 쌓아오던 그에게도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타고난 신체적 조건으로 인해 이렇다 할 무공이 없다는 것. 하지만 이조차도 오다 군軍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자처하여 군의 후미를 맡아 적의 추격을 막아내며 위기를 이겨낸 것이다. (가네가사키 전투) 이를 기점으로 무사로도 인정을 확실히 받아내는 결단력과 용기까지 완벽하다.
능력과 인품으로 여러 불량배 집단의 대장 하치스카 고로쿠(마사카쓰), 미노의 전략가 다케나카 한베에 등 걸출한 인물들도 휘하에 두게 된다.
(이 정도 되면,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그의 호색한은 흠도 아니다.)

현시대에 태어났어도 출세 길을 마구마구 달릴 것 같은 명랑한 원숭이의 이야기를, 일본의 국민 작가 ‘시바 료타로‘ 특유의 달필로 읽으니 감칠맛이 난다. 시바 료타로의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이야기의 주요 등장인물에게 애정을 가지게 만드는 서사적 힘이 있다.
하권에서 히데요시가 우두머리가 되어 천하인을 차지하는 모습을 어서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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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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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짧고 쉽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초단편소설 모음집. 작가 특유의 정겨운 맛이 편안하고 구수하다.
(재미-중상, 난도-하)

이걸로 성석제 작가의 소설을 3번째로 접한다.
초단편소설 모음집이다. 그런 만큼 깔아뒀던 복선을 회수하거나 차근차근 빌드 업을 하지는 않는다. 특정 상황 속에서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성석제 스타일의 재담으로 풀어낸다.
그의 스타일이 익숙하지 않다면, ‘이게 무슨 힘 빠지는 이야기냐?‘ 하며 허탈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특유의 정감 가고 친숙하고 일상적인 배경과 이야기가 소소한 즐거움과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준다.

총 55편의 단편들의 맛은 다양하다.
밍밍한 맛, 싱거운 맛, 허무한 맛, 말장난 맛 속에, 웃긴 맛, 따뜻한 맛, 추억의 맛 등 알짜배기 이야기들도 있다.
특별히 좋았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특별히 멋을 내다>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재밌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까지 ㅋㅋㅋ
<우리들의 신부님> 이 이야기도 진심 웃김 ㅋㅋㅋㅋ 현실성 있어서 더 웃겨
<와줘서 가상하구나> 감동의 맛..
<정류장> 정이 가는 이야기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

자극적인 미디어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 이런 밋밋한 이야기가 이렇게 매력 있을 수 있다니.
(욕 아니고 칭찬임. 얼마 전에 읽었던 <지구별 인간>을 마라탕에 비유한다면, 이 소설집은 보리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읽기도 쉽고, 마음도 편하고, 나름 재미도 있다.
이 책과 더불어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와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세트처럼 출간됐던데, 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가벼워서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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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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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이론은 그렇다 쳐, 근데 실천은 장난하냐~ 두루뭉술 얼렁뚱땅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다니.
(유익-하, 난도-상)

현재의 나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읽은 명저 <사랑의 기술>.
하지만 난 모르겠다.
프로이트의 이론과 종교적인 내용을 꾸준히 언급하는 다소 난해한 이론은 그냥저냥 읽었는데, 실천은 뭐 어떻게 하라는 건지... 얼버무리듯이 뜬구름 잡는 해결책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사랑 역시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연습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 방법론이 굉장히 애매하다.
저자가 말하는 ‘사랑의 실천‘을 나의 언어로 쉽게 풀어보자면,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보이고 경청하고 집중하는 것 같다. 참말로 실용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사랑.
사랑에서까지 교환가치와 가성비를 고려하는 현대인들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분리에서 합일로 가는 방법이 바로 사랑이라고, 그 사랑은 먼저 참여하고 주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진실이면 좋겠다.

저자가 이야기했던 ‘합리적 신앙‘에 따라, 당당하게 낮은 점수를 부여한다.
워낙 유명한 저서니까, 다른 2차 창작물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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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인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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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엄마, 이거 사줘🥰˝ 한다고 사주면 큰일 납니다...🤢
(재미-중상, 난도-하)

알록달록 귀엽고 예쁜 표지에 속으면 안 된다.
요 근래 읽었던 소설 중 가장 충격적인 작품이다. 이웃 나라 일본의 현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현실감이 더 느껴진다.

★★★★스포 있습니다★★★★

주인공 나쓰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그녀의 고단한 삶이 펼쳐진다.
가정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겉도는 나쓰키는 스스로를 마법 소녀라고 생각한다. 포하피핀포보피아별 출신의 마법경찰 퓨트(작은 인형)에 의지하며 힘든 현실을 버틴다. 마음이 통한 동갑 사촌 유우에게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유우는 나쓰키를 진심으로 대해준다. 이를 계기로 둘은 사귀기로 하지만, 사건이 터지고 만다.
도와주는 어른 하나 없었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된 나쓰키는 여전히 ‘지구성인‘이 되지 못하고 방황한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남편 도모오미를 만나 계약 결혼을 하는데, 남편은 나쓰키의 말에 감화되어 한술 더 뜬다. 이제는 지구성인이 되어 살고 싶은 나쓰키와 달리, 도모미는 ‘공장‘과 세뇌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이후 둘은 함께 유우와도 재회하게 되는데...

가혹한 현실의 바늘 비를 피하고 견디기 위해서, 나쓰키가 포하피핀포보피아별과 마법에 의지하는 모습에서 과거의 내 모습이 보였다.
나쓰키처럼 충격적인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은 절대 아니지만, 나도 공상과 망상을 하면서 힘든 순간을 외면하고 둘러보던 시기가 있었다. (명왕성과 거상) 중2병이었나..?
아니, 꼭 어린 시절의 나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정도는 다르겠지만 이에 속하지 않을까?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이야기의 연속이다.
가정 따돌림, 가정폭력, 아동 성추행, 근친상간, 살인 등...
위 행동의 피해자 또는 당사자인 나쓰키가 끔찍한 사건들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독서하면서 불쾌감, 안타까움, 역겨움, 슬픔이 공존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소설 후반부, 나쓰키&도모오미&유우가 고립된 마을에서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의 결정체를 보여준다.
지구의 통념과 관습에서 벗어나서 합리적으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생활한다.
꾸준히 ‘공장‘을 언급하며 지구성인들의 정형화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과하지만 딱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인들, 특히 청년들의 내면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
나쓰키만큼은 아니더라도, 근래 한일 양국의 청년들 다수가 ‘공장‘의 규율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산율만 봐도...)

누군가에게 추천하기 꺼려질 정도로 독특하고 쇼킹한 소설이다. (아베 가즈시게 소설의 하드 버전이랄까)
가독성과 필력, 둘 다 훌륭하다. 마법 필터(?)가 씌워진 상태의 어린 나쓰키가 이가사키 선생을 죽일 때의 묘사는, 책 전반부의 피크라고 할만하다.
성인이 되면서 마법의 요소는 사라지지만, 포하피핀포보피아별의 열렬한 신자 둘이 생기면서, 영화나 드라마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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