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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지겨움
장수연 지음 / Lik-it(라이킷)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위로 6살 터울의 오빠가 있었기에
또래의 친구들보다
라디오 매체를 좀 더 일찍 접했고
그 라디오의 매력 또한
일찍 알게 되었다.
그렇게 라디오에 대한 사랑 고백을
여중시절 3년, 여고시절 3년,
그렇게 6년을 열열히 매일 밤
사랑 고백을 했던 누군가는
여대생이 되면서 외도를 한다.
그러다 우연히 '컬투쇼'를 통해 다시
라디오로 돌아왔다.
나를 라디오로 이끈 프로그램은
'별이 빛나는 밤에'였지만...
지금 장수연 pd의 이 책을 읽으면서
라디오를 다시 듣기 시작했다.
여전히 배철수 아저씨의 목소리는
반가웠고 그 뒤타임을 이어서
박경의 꿈꾸는 라디오 프로그램도 알게되었네요.
권선징악도 인과응보도 아니라니~
그저 보통 사람들이 시간의 한 토막을
잘라내 만들어 낸 말뿐이라니~
그렇게 삶은 아무 생각이 없다네.....
피디와 매니저의 입장.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일까?
모르긴 몰라도 이거 하나는 정확할듯.
오늘 갑이라고 해서 내일도 갑일거라는 착각.
지금 하지 못한다고 해서
영원히 할 수 없을거라는 착각은 금물.
저자는 피디의 입장에서 을의 매니저를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 인사 무시하지 않기.
- 마주보고 대답하기.
- 거절은 분명하게.
- 지금은 거절하지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주기.
- 거절은 최대한 기분 나쁘지 않게,
부탁하더라도 너무 비굴하지 않게.
(이는 비단 피디와 매니저의 관계가 아니라
모든 사람대 사람으로 대처하는 법이 아닐까?)
참 무심한 삶. 공평한 무심함!
당장 내 심장은 쪼그라들듯 아프고,
내 상태가 어떻든 개의치 않고
오늘은 지나가고야말고, 또 내일은 온다.
(마치,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복학생 선배들이 하던 지겨운 아재 개그처럼~)
저자는 갑상선 암진단의 완치로
인생의 버킷리스트, 아니 삶의 슬로건-
5대 슬로건을 작성했다.
난, 매년 연초에 내가 작성하는
그해의 10대 플랜이 있는데
올해는 그 10개 중 반이라도
달성하는 그런해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박경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들은 한 곡, 원모어타임~
철지난 유행가에 옛날 생각을 떠올리고,
디제이가 들려주는 사연에 공감하며,
이런게 바로 라디오가 선사하는
삶의 '흥을거림'이라고 한다.
나는 내일 또 어떤 삶의 흥얼거림으로
새로운 오늘을 맞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