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의 독서 - 하루키의 단편 '예스터데이'('여자 없는 남자들' 수록)로부터


By pelican - CC BY-SA 2.0, 위키미디어커먼즈


백수린 작가는 바움쿠헨 이야기와 함께 다와다 요코의 책 '여행하는 말들'을 소개한다. [모국어 바깥으로 떠났을 때 누리는 흥미진진한 모험] 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1810192050025


독문학자 최윤영의 저서 '엑소포니, 다와다 요코의 글쓰기'도 함께 담는다.




"하지만 젊을 때 그런 외롭고 혹독한 시기를 경험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말하자면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으로." "넌 그렇게 생각해? "나무가 늠름하게 자라나려면 혹독한 겨울을 통과해야 하는 것처럼. 항상 따뜻하고 온화한 기후에선 나이테도 안 생기겠지." 나는 내 안에 있는 나이테를 상상했다. 그것은 먹다 남긴 지 사흘은 지난 바움쿠헨처럼 보였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웃었다. - 예스터데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을 깊이 보고 적어내는 작가" (2022년 8월) https://www.daej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9779 성해나 작가의 첫 소설집 제목 '빛을 걷으면 빛'은 차도하의 시 '조찬'의 첫 줄로부터 왔다. https://www.sfac.or.kr/literature/epi/A0000/epiView.do?epiSeq=598 (웹진 비유) '조찬'이 여기 있다. 그리고 고 차도하 시인의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인 '미래의 손'에 수록.


아래 글은 '빛을 걷으면 빛' 뉴페이스북이 출처.



'빛을 걷으면 빛'에 실린, 어머니에 대한 작품 '김일성이 죽던 해'는 이 노래로부터 제목을 땄고. [2010년대 인디음악의 화룡점정, 천용성 '김일성이 죽던 해']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1908271804529150&ext=da






586세대는 독재라는 거악 앞에서 끈끈한 유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런 만큼 MZ세대에게도 유대를 바라고 요구하는 측면이 있는 듯해요. 그런데 신세대는 그런 유대감을 갖기 어려운,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왔잖아요.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버거운 세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일성이 죽던 해인 1994년은 제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고, 여러 참사나 사건이 벌어진 해이기도 하죠. 이 작품을 탈고하던 해가 스물일곱 살이었는데요, 저희 어머니가 저를 낳았을 때와 같은 나이였어요. 그래서 문학이라는 궤를 같이하는 모녀의 이야기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이버 지식백과] 숨은꽃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67877&cid=40942&categoryId=33385


'다시 시작하는 아침--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양귀자의 문학상 수상작' 수록작인 1992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숨은 꽃'으로부터


사진: Unsplash의 Marten Bjork






지금 내 앞에 주어진 미로는 너무 교활하다. 지식과 열정을 지탱해주던 하나의 대안이 무너지는 것을 신호로 나의 출구도 봉쇄되었다. 나는 길찾기를 멈추었다.

나는 이제 나를 포기했다. 나는 과거의 사람이라는 것을 수긍한다. 그래도 미래가 이토록 중요한 것은 자식이 있기 때문이다. 자식은 희망의 담보물이다. 희망이 경매 처분되는 것을 한사코 막아야 하는 것은 자식을 맡겨놓은 인간의 업보다. 내가 『희망』이란 제목의 장편을 펴냈을 때 사람들은 제목의 미미함을 지적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희망이, 자식이, 그런 것이 미미하다면 대체 무엇이 강렬한 것인가.

기차는 자꾸 달린다. 아직도 부옇기는 하지만, 서울에 닿으면 그래도 나는 기계 앞에 앉기는 할 것이다. 나는 아마도 한 거인을 그리려고 덤빌 지도 모르겠다. 와해된 세계의 폐허 어딘가에 숨어 사는 거인, 결코 세상에 출몰하지 않는 거인의 초상. 그리고 숨어 있는 꽃들의 꽃말찾기.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이 세상살이가 돌아가는 이치의 끝자락이나마 만져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영원히 설명되어지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그것은 거인의 초상을 그린 후, 그때 생각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 숨은 꽃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4-06-18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왜 이렇게 예뻐요??
양귀자의 저 문장 속에 제가 두번이나 등장해요ㅋㅋㅋㅋㅋ 제 실제이름도 교과서 문장에서 반복된
적이 있어 반친구들에게 웃음을 줬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서곡님 맑은 날씨만큼 기분 좋은 한 주 보내세용^^*

서곡 2024-06-18 12:01   좋아요 1 | URL
양귀자 님이라 양귀비 꽃입니다 ㅋㅋㅋ (반농반진) 개양귀비꽃일 겁니다 인상파 그림에도 종종 등장하는 / 그러네요 ㅋㅋㅋㅋ 미미 미미 아 큰웃음 주십니다 ㅎ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하지 전 짧은 며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민주화운동 이을호 전 민청련 부위원장 별세] https://www.yna.co.kr/view/AKR20220126174700004?input=1195m (2022년 1월)


양귀자 작가의 이상문학상 수상작 '숨은 꽃'에 고 이을호를 모델로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나와서, 그가 참여한 민주화운동단체 민청련 의장을 지낸 고 김근태에 관해 찾아본다. 


[네이버 지식백과] 김근태 [金槿泰]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81454&cid=40942&categoryId=33385


'당신이 옳았습니다 - 김근태 이야기'(최용탁 지음)로부터 옮긴다. 이근안은 김근태를 고문했던 고문기술자.




김근태기념도서관 https://www.unilib.dobong.kr/contents.do?idx=310






이근안이 감옥에서 나오고 꼭 한 번 서울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길을 가다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퍼뜩 눈에 들어왔다. 뒤를 돌아보니, 뒷모습만으로도 분명 그였다. 뛰어가 등 뒤에서 ‘이근안?’ 하고 불렀다. 돌아본 이근안이 ‘의원님,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근태를 알아보고 피해 가려던 것이 분명했다. 한참 동안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어쩔 줄 모르고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다.

"됐습니다. 가 보십시오."

김근태의 말이 떨어지자, 보이지 않는 사슬에서 풀려나기라도 한 듯 재빨리 멀어져 갔다.

2012년 6월 26일, 인재근은 고문과 국가 폭력 생존자들의 모임인 ‘진실의 힘’에서 수여하는 제2회 인권상을 김근태 고문 대신 수상했다. 케네디 인권상을 받을 때는 감옥에 있는 김근태를 대신하여 수상했는데, 이번에는 하늘에 있는 김근태를 대신하여 받았다. 이날 상을 받으며 인재근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남편이 떠나기 전에 은폐된 고문의 진실을 밝히고 고문의 국가적 사회적 치유에 좀 더 일찍 헌신했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쉬쉬했던 점이 가장 후회스럽습니다. 병을 감추니 병의 원흉인 고문 후유증도 같이 감춰지게 되고, 결국 고문을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말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귀자 작가의 상 받은 작품들을 모은 '다시 시작하는 아침'에 실린 이상문학상 수상작(1992) '숨은 꽃'을 읽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숨은꽃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5087&cid=41708&categoryId=41737


아래 옮긴 부분에 등장하는 '지브란' - 칼릴 지브란 - 이란 별명을 가진 동년배의 지인은 추리하여 검색한 결과 고 이을호가 모델 같다. (1955년 생 동갑 양귀자와 이을호는 둘 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사회의 억압 구조에 분노하는 청춘”…이을호 전 민청련 부위원장 별세, 향년 67세]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1270918001 (2022년 1월)


민주화운동청년연합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68893


철학을 전공한 고 이을호는 철학사(중원문화) 세트 번역발간에 참여했다. 




Magic, 2015 - Bernadette Resha - WikiArt.org


[양귀자, 내 인생의 결정적 순간] https://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7040600237





그가 다시 지브란의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지난 겨울이었다. 나는 그때 무슨 일로 한 화가를 만나고 있었다.

화가와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에 그가 들어왔다. 나는 그때 끝내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도 갈래머리 여고생 시절의 나를 기억할 리 만무했다. 격식도 없이 불쑥 들어온 이 방문객은 화가가 권하지도 않는데 의자 한쪽에 주저앉아 조용히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손님? 아, 그 친구. 괜찮습니다. 사나흘에 한 번씩 와서 저러다 가니까요. 밥이나 한번 사주려 해도 꼭 자기 있고 싶은 만큼만 있다 가는 친구라서 이젠 나도 신경 안 씁니다. 느닷없는 청와대 소리만 빼면 다른 정신은 멀쩡해서 실은 아까운 폐인입니다. 가만 있자, 혹시 모르십니까? 저쪽에선 상당히 유명한 인사인데."

그 다음에 나온 것이 그의 이름이었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시름시름 앓는다는 말은 나도 들었었다.

그는 불사신이 아니었다. 화가의 작업실에서 그를 만난 이후 나는 그를 알 만한 사람들한테 그의 소식을 물었다. 사실이었다.

지브란은 무슨 말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나는 왜 그 말에 무언가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지브란에게서 예언자의 잠언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잠언이 난해하다는 것은 시대가 난해하다는 뜻이다. - 숨은 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