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 여성의 탄생(케이트 커크패트릭 저/이세진 역)'의 '13장 가톨릭 금서, 《레 망다랭》 1950~1958년 “나의 글쓰기가 독자들의 자유에 호소하기를, 그들에게 새로운 상상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를.”'로부터


[네이버 지식백과] 레 망다랭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 1. 15., 피터 박스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76773&cid=60621&categoryId=60621


Simone de Beauvoir By Erol Karacabeyli - Own work, CC BY 4.0, 위키미디어커먼즈




《레 망다랭》의 어떤 부분은 — 올그런이 받은 편지가 보부아르 사후에 공개되고 보니 — 현실과 너무 흡사했다.

《레 망다랭》

"오, 벌써 침대에 누웠군요." 브로건이 말했다. 그는 얼룩 하나 없는 시트를 팔에 안고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시트를 갈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 …… "안!" 그의 억양에 내 마음이 움직였다. 그는 나에게 몸을 던졌고 나는 처음으로 그 사람 이름을 불렀다. "루이스!"

보부아르가 올그런에게 보낸 편지

"내가 거기 자러 갈 때 침대 시트 가는 것 잊지 마세요. 처음에, 그 첫날밤, 당신이 시트를 안고 와서 내가 이미 침대에 누운 걸 보고 당황해하던 그 표정은 영영 잊지 못할 거예요. 나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을 정말로 사랑하게 됐고 결코 멈추지 못하게 된 것 같아요."

편지가 공개된 이후 일단 이러한 유사성이 확인되자 독자들은 또 다른 예들은 없는지 생각했다. 현실과 상상을 연결하는 선을 어디다 그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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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kum - Own work, CC0, 위키미디어커먼즈


떠날지라도 떠나지 못할지라도 https://v.daum.net/v/20170727210607519 2017년 여름의 이 기사에서 소설가 장강명이 보부아르의 '미국여행기'(백선희 역)를 추천했다.


올그런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6a1844a


소설 '결혼의 연대기'(기에르 굴릭센 지음, 정윤희 옮김)로부터





"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을 읽고 있었어. 왜 진작 그 책을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어."

"예전에 읽은 거 아니었어?"

"대충 훑어보고 구석에 처박아 뒀었지,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시몬 드 보부아르는 생명력이 넘치고 자유로움이 가득 찬 글을 썼어. 사랑과 헌신에 대해서 얼마나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는지 몰라. 물론 독자가 아니라 장 폴 사르트르에게 쓰는 글이기는 하지만. 글 전체의 초점이 그에게 맞춰져 있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글들이 대부분이야. 미국에서 쓴 글이 있는데, 그건 넬슨 알그렌을 만났을 때 적은 건가 봐. 당신이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모종의 관계였었거든."

"넬슨 알그렌이 누군지 기억이 안 나."

"그 사람도 작가야. 두 사람 사이의 문제들이 갑자기 사라지기는 했지만, 정확히 둘 사이의 문제가 뭐였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다만 아침 일찍 넬슨 알그렌과 어떻게 관계하게 되었는지를 언급하고 나서부터 상황이 바뀐 것 같아. 아마도 시카

고에 갔다가 오두막 같은 데서 잠자리를 한 모양이야. 그런 상황이 상상이 가? 자신과 부부처럼 지내던 사르트르에게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다고 편지를 썼다니까. 절대 가까워지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넬슨 알그렌과 급작스럽게 다정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전부 다 편지에 썼더라고."

"두 사람 관계는 그런 식이었나 봐?"

"응, 하지만 다른 편지를 보면 두 사람이 서로 질투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야. 서로 질투 같은 건 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글을 보면 그런 감정이 다 드러나 있어.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나머지 한 사람도 사랑할 다른 상대를 찾아 나서게 마련이잖아. 마치 서로를 능가하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들처럼 말야. 하지만 넬슨 알그렌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어. 시몬 드 보부아르가 넬슨 알그렌에게 꽤 깊은 감정을 갖게 되고, 그 관계에서 충만함을 느끼면서 사르트르에게 쓴 편지를 보면 정말로 모든 게 손바닥 뒤집히듯 변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그 관계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지만 그런데도 두 사람 사이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거야."

"그래서 뭐라고 답장을 보냈어?"

"누가?"

"사르트르라는 사람 말이야."

"나도 모르겠어. 그 당시에 사르트르가 보낸 편지는 책에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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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케이트 커크패트릭 저/이세진 역)이 아래 옮긴 글의 출처.

Love - Hope, 1934 - Yiannis Moralis - WikiArt.org


시몬 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https://v.daum.net/v/19991009104000442 '연애편지'  초역본 출간 기사(1999).





1997년에는 미국인 연인 넬슨 올그런(Nelson Algren)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대중은 다시 한번 예상치 못했던 면모에 충격을 받았다. 사르트르에게 편지를 쓸 때보다 훨씬 더 열정적인 밀어를 쏟아내는 다정다감한 보부아르를 본 것이다. - 들어가는 글 - 우리는 보부아르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순회 도시 중 한 곳은 시카고였는데 1박 2일 여정이었다. 거리는 눈에 덮여 있었고 ‘윈디 시티’(시카고의 별칭)는 과연 그 이름값을 했다. 그 도시는 너무 추워서 혼자 돌아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 뉴욕에 있는 친구들이 보부아르에게 넬슨 올그런이라는 소설가를 소개해주었다. 거친 사내 같은 외모에 중독자와 매춘부 같은 미국의 어두운 이면을 주로 글로 쓰는 사람이라고 했다.

보부아르는 세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올그런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서 상대가 번번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결국 어떤 미국인에게 부탁해서 겨우 연락을 했고 그날 밤 두 사람은 호텔 바에서 만났다.

그는 보부아르보다 한 살 어린 서른여덟 살이었고 키가 크고 늘씬했다. 보부아르는 올그런에게 미국의 빛나는 표면은 이제 많이 봐서 지겹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특급 호텔을 전전하면서 만찬, 강연, 바닷가재 요리의 연속이었다고, 진짜 시카고가 어떤 곳인지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올그런은 그럴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는 "홍등가, 싸구려 독주, 가발 쓴 무용수, 다양한 조합의 악덕"으로 유명한 ‘시카고의 보워리(Bowery)’ 거리에 보부아르를 데려갔다. 통속적인 공연을 하는 클럽에도 들렀고, 흑인 클럽에서 재즈도 들었다. 올그런은 프랑스어를 전혀 못했고 보부아르도 아직 영어가 서툴렀다. 하지만 그날 밤이 끝나기 전에 올그런은 자기가 살아온 얘기를 다 했다. 그는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고 시카고 남쪽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스웨덴인이었고 어머니는 유대인이었지만 어느 쪽에도 동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일리노이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후 미국 남부를 기차로 여행했다. 한번은 텍사스에서 타자기를 훔쳐서 감옥살이도 넉 달 해봤다.

군 복무는 프랑스에서 했고 귀국해서는 뉴욕에서 잠시 지내다가 돌아왔다. 그 외에는 시카고를 떠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보부아르가 ‘진짜’ 미국을 봐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헤어지면서 둘은 다음 날 또 보기로 했다. 보부아르는 알리앙스프랑세즈 관계자들과 점심을 먹고 자기를 올그런의 집 앞까지 태워 달라고 부탁했다. 관계자들은 ‘그’ 동네에 볼일이 있다는 말에 적잖이 놀랐다. 빈 판잣집과 버려진 창고가 즐비한 동네였다. 자동차가 웨스트 와반시아 대로 1523번지에 도착했다. 올그런의 집은 너저분했고 신문과 잡동사니가 발에 채였다. 그래도 주방에는 따뜻하게 불이 피워져 있었고 침대에는 알록달록한 멕시코산 담요가 덮여 있었다. 그날은 보부아르가 침대에 가까이 다가갈 일이 없었다. 올그런은 자기 집 주변 동네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들은 매서운 추위를 뚫고 돌아다니다가 따뜻한 음료로 몸을 녹였고, 그 후에 보부아르는 프랑스 영사관의 뻣뻣한 신사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러 가야 했다. - 11장 미국으로 간 파리지앵 1947~1948년 "영원한 여성성만큼 짜증스럽고 거짓된 신화는 없다."

1947년 1월, 미국 뉴욕 방문.

2월, ‘전후 작가의 윤리적 문제들’이라는 주제로 미국 순회 강연을 시작하다. 강연 도시 중 하나였던 시카고에서 소설가 넬슨 올그런을 만나 연인이 되다.

7월, 올그런이 청혼을 하다. 보부아르는 그를 사랑하지만 파리를 떠나 일을 하고 글을 쓰는 삶을 포기하지 못한다고 청혼을 거절했다. -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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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시카고로 ‘대서양 넘나든 사랑’  https://v.daum.net/v/20240525060251561 (연애편지/ 시몬 드 보부아르/ 이정순 옮김/ 을유문화사)


보부아르의 편지를 묶은 '연애편지 -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이  5월 말에 출간된 사실을 발견했다. 역자는 '제2의 성'과 '보부아르의 말'을 번역한 이정순. 종종 가는 도서관에 두 권짜리 구판(열림원)이 있어서 오래 전부터 빌릴까 말까 했었는데 새로 나온 것이다. 보부아르의 연인 넬슨 올그런은 미국 작가. 변광배의 책 '사르트르 vs 보부아르' 의 '제1장 계약결혼' 중 '1. 운명적 만남'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옮겨둔다.


[네이버 지식백과]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 1. 15., 피터 박스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76727&cid=60621&categoryId=60621 이 책의 저자가 바로 넬슨 올그런. 영화화된 소설이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1929년 이후에 해마다 10월이 돌아오면 계약결혼을 기념하곤 했다. 그런데 1939년 여름 어느 날, 그는 그녀에게 결혼계약의 연장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그녀는 이 제안에 놀랐으나 그것을 수용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위기에 봉착했다.

또 다른 위기는 보부아르 때문에 발생했다. 그녀 역시 1947년 미국을 방문하는 기회에 작가 넬슨 올그런(Nelson Algren)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그를 통해 진정한 육체적 쾌락에 눈을 뜨게 된다.

보부아르가 진심으로 ‘남편’이라고 불렀으며,* 그녀의 "인생에 단 하나뿐인 진실로 열렬한 사랑"이라고 불렀던 올그런과의 관계에 대해 사르트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괴로움은 오히려 보부아르의 몫이었다. 그녀는 한때 미국으로 건너가 오직 올그런과 살기 위해 평범한 주부 노릇까지도 받아들이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녀는 사르트르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 시몬느 드 보부아르, 『연애편지』 I, 이정순 옮김, 열림원, 1999, 22쪽(1947년 5월 21일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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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6-20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 972 페이지나 되네요!!

서곡 2024-06-20 15:18   좋아요 0 | URL
편지를 엄청 많이 썼나 봅니다 ㅋㅋㅋ

등대지기 2024-06-20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는 이렇게 자기 연애 편지가 만천하에 공개될줄 몰랐겠지 생각하면 웃음이 🤣 표지도 예쁘고 참 기대되는 책입니다 ㅎㅎ

서곡 2024-06-20 16:01   좋아요 1 | URL
책 소개를 보니 상대방이 그녀에게 쓴 편지들도 있지만 동의가 없어 그 편지들은 안 실렸다고 합니다 ㅋㅋ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케이트 커크패트릭 저/이세진 역)으로부터 아래 옮긴다.



Two Girl Friends, 1946 - Yiannis Moralis - WikiArt.org


보부아르가 친구 자자 이야기를 쓴 자전적 소설이 백수린 작가의 번역으로 5월에 출간되었다. 제목은 '둘도 없는 사이'.





집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졌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달콤한 고독에 견줄 만한 우정이 있었다. 자자는 시몬에게 기쁨과 신뢰를 주었다. 둘은 서로 경쟁하면서 열심히 공부했고 선생님이나 다른 아이들에게 "단짝"으로 통했다.

두 소녀는 관념적인 것을 좋아했다. 시몬은 자자에게 자신의 관심사를 털어놓거나 이런저런 질문을 입 밖으로 낼 수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는 시몬이 늘 일등이었지만 자자는 체육과 음악에서 시몬을 앞섰다. 자자는 성장하면서 점점 예뻐지고 맵시가 났다. 시몬은 얼굴색이 고르지 못했고 몸가짐이 어색했다. 시몬도 열일곱 살 무렵부터는 인물이 살아났다. 하지만 시몬은 그때 이미 자자가 자신과 딴판으로 외모가 뛰어나고 집안도 부유하고 화목하다는 사실을 뚜렷이 의식하고 있었다. - 2장 결혼을 거부한 철학 교사 1916~1928년

보부아르는 아홉 살에 4학년으로 올라가면서 가족은 아니지만 높이 살 만한 외부인을 한 명 더 만났다. 그 친구는 장차 삶과 죽음으로 보부아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터였다. 엘리자베트 라쿠앵(Elisabeth Lacoin), 보부아르가 ‘자자’라고 불렀던 이 친구는 쿠르 데지르에 다니는 밝고 활기찬 여학생이었다. 시몬과 자자는 학교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친구 사이가 되었다. 자자는 시몬을 우정이라는 새롭고 감미로운 삶의 한 부분으로 인도했다.

시몬이 보기에 자자는 경이롭기 그지없는 친구였다. 자자는 피아노를 잘 쳤고, 글씨체도 예뻤고, 여성스러우면서도 "소년 같은 대담성"을 잃지 않았으며, 장 라신을 좋아할 뿐 아니라(당연한 선호) 피에르 코르네유를 싫어하는(당연하지 않은 불호) 배짱도 있었다.* 자자는 사고방식이 전복적이었고, 피아노 연주회 도중에 어머니에게 혀를 낼름 내밀기도 했다. 딸이 그렇게 ‘개성’을 대놓고 드러내도 자자의 어머니는 늘 사랑과 애정이 넘쳤다.

* 장 라신과 피에르 코르네유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극작가다.

그래서 보부아르는 달콤한 우정을 누렸지만 비교라는 씁쓸한 뒷맛도 알게 되었다. 보부아르는 나중에 자기 삶, 자기 어머니를 자자의 경우와 비교한 것이 공정치 않았음을 깨달았다.

"나 자신에 대해서는 안에서부터 느끼지만 자자는 내가 밖에서 바라본 대상이기 때문이다."보부아르가 열여덟 살에 착안한 "내 안에 있는 내 존재와 밖에서 보이는 내 존재 사이에서 자주 관찰되는 이원성"의 구분은 이후 저작들에서도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1장 부르주아 집안의 맏딸 1908~1915년"나의 어린 시절은 끝없는 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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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6-20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수린 작가가 번역도 하는군요. 돌아간 평론가 김윤식 교수가 꽤 총애했나본데 아직 읽은게 없네요.

서곡 2024-06-20 10:15   좋아요 1 | URL
네 불문학 박사더군요 논문 주제가 보부아르...백수린 작가 검색하다가 고 김윤식 평론가가 호평했다는 기사 저도 본 적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