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아 소설집 '눈과 사람과 눈사람'에 실린 단편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는 멜빌의 유작 '선원, 빌리 버드'를 리라이트한 작품이다. 악스트 2020.11.12호의 임솔아 인터뷰로부터 아래 글을 옮긴다.

사진: UnsplashThe New York Public Library


빌리버드 Billy Budd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3895a


2024년 9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선원 빌리 버드'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큐큐출판사에서 고전 리라이팅을 해보라는 청탁을 받아서 읽게 된 소설이었고요. 화자의 관점에 따라 인물의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다르게 조종할 수 있다는 소설의 특징을 그때 좀 더 명확하게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뻔한 세상의 아주 평범한 말투」 완성본 이전에, 여러 버전으로 초고를 써보았어요. 줄거리 자체는 변한 것이 없는데,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이 많은 이야기 중에 결국 제가 선택한 이야기는 하나인 거잖아요. 나머지 이야기들은 제 컴퓨터 파일 속에만 남아 있게 되고요. 그 이후로 배제된 이야기들에 대해 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 임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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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랭의 '이상한 날씨'에 '아이 러브 딕'(크리스 크라우스) 서평이 있다.

사진: UnsplashThe New York Public Library








남자들의 세상, 남성이 "주인인 문화"에서 똑똑하고 야망 있는 여자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특히나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인정받길 바라는 동시에 욕망의 대상으로도 보이길 원하는 여자라면 말이다.

소설이 아닌 척하는 소설, 끊임없이 스스로를 파괴하거나 다른 형식으로 전환하는 소설은 예로부터 계승된 형식이 여성의 삶을 어떻게 왜곡하고 제한하는지의 문제와 분투하고자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다. 시인이자 페미니스트인 오드리 로드Audre Lorde가 주인의 도구로는 주인의 집을 해체할 수 없다고 말한 대로, 크라우스의 손에서 소설의 전통적인 형식은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파괴하며 크리스가 자신의 삶에서 그랬듯 속박을 구조적으로 거부한다.

이 책은 권력, 특히 마초적이고 자각하지 못한 채 은폐하려는 권력을 향한 공격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결국 사랑의 필수 조건인 나약함을 방어한다는 것이다. -《아이 러브 딕》: 크리스 크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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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이 알려준 작년 오늘의 포스트를 보고 이 포스팅을 한다. '아이 러브 딕' - 현재 절판이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 은 일기와 편지가 혼합된 자전소설로서 저자 크리스 크라우스 본인을 포함하여 인물이 실명 등장한다. 아래 글의 실베르는 크리스의 남편이다. (문화이론가라고 한다.) 여성 창작자로서 저자-화자는 남성 지식인들 사이에서 표류하고 방황하며 모험한다. 요점이자 결론은: "이상하고 외로운 여자" 크리스는 존재감을 쟁취 또는 회복하려고 발버둥치는 중이다.

사진: UnsplashThe New York Public Library


이 작품의 딕 - 제목 '아이 러브 딕'의 딕은 1990년대 말 우리 나라에 번역된 '하위 문화' 라는 책의 저자.





"실베르와 크리스를 만났다면서? 어땠어?" 마빈이 기억하는 딕의 대답은 이러했다. "글세, 좀 이상했어." ‘좀 이상했다.’ 이 말을 듣고 크리스는 속이 뒤틀려 구토를 했다.

"아, 서간체 소설은 너무 부르주아적인데." "그래요?" "서간체 장르가 부르주아 소설의 시발점이었다고 하버마스가 말하지 않았던가요?"

문득 크리스는 자신이 이곳의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트 빌리지는 한때 그녀의 본거지였는데 말이다. 어젯밤 조지프의 파티 참석자 명단에 그녀의 이름은 없었고 그녀는 1970년대 뉴욕에서 화려한 생활을 즐겨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엔 그녀의 친구들이 있었다... 대부분 죽거나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고 다른 삶과 직업을 찾아 사라진 친구들. 실베르를 만나기 전까지 그녀는 이상하고 외로운 여자였다. 그러나 이젠 아무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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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정현경 교수가 쓴 '연약함의 힘'에 저자가 케냐의 카렌 블릭센 박물관을 방문하는 장면이 있다.


Karen Blixen – National Museums of Kenya https://museums.or.ke/karen-blixen

Karen Blixen 1959 photo by Carl Van Vechten - Van Vechten Collection at Library of Congress


영화화된 '바베트의 만찬'(카렌 블릭센 / 필명: 이자크 디네센)이 2024년 3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왔다.





벽난로가 있는 거실과 서재, 옹 언덕과 커피 농장이 내려다보이는 침실, 많은 나그네를 먹였을 부엌과 식당……. 집 안은 하얀 레이스와 파스텔 톤의 가구, 곳곳에 듬뿍 꽂아 놓은 생화들로 여성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습니다. 거실에 놓인 사진을 보니, 카렌은 건장한 몸매와 강렬한 눈빛의 소유자였습니다. 사진 속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고마워요. 마음껏 살아 주셔서……. 당신의 삶이 나를 이 언덕까지 오게 했네요. 고통도 많았지만 멋진 삶이었어요. 자신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일과 사랑을 당신 생에서 찾았으니…… 축복된 삶이지요." - 아픈 사랑이 남긴 위대한 유산 / 1. 내가 사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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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에 실린 '이자크 디네센' 편으로부터 옮긴 아래 글 속 핀치해턴은 디네센이 케냐에서 만난 연인으로서 책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동명의 영화에 등장한다.


Karen Blixen's grave in Rungstedlund, Zealand, Denmark By Maukie 덴마크 출신 여성 작가 카렌 블릭센의 필명이 이자크 디네센이다.






그러나 삶 그 자체는 본질도 아니고 만능의 비약도 아니다. 만약 여러분이 인생을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면 인생은 여러분을 희롱할 뿐이다. 걸작처럼 드문 숭고한 열정에 몸을 던질 각오를 했던 것(비록 늦기는 했지만 그녀가 핀치-해턴을 만난 것은 그녀 나이 30대 중반이었다)은 삶의 쓰라린 희롱이라는 체험이었다. 이야기하기는 결국 그녀를 현명하게 만들었지만 그녀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마녀’나 ‘요정’ 또는 ‘예언자’는 결코 아니었다. 지혜는 늙음의 미덕이며, 그것은 어린 시절 현명하지도 신중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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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5-01-20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오늘도 알아갑니다

서곡 2025-01-20 16:35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오늘 마저 잘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