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박경리 시집 '우리들의 시간' 중 '2_도시의 고양이들'에 실려 있다.


'돌아온 고양이'는 박경리 작가가 쓴 동화.






대개
소쩍새는 밤에 울고
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

풀 뽑는 언덕에
노오란 고들빼기 꽃
파고드는 벌 한 마리

애끓게 우는 소쩍새야
한가롭게 우는 뻐꾸기
모두 한목숨인 것을

미친 듯 꿀 찾는 벌아
간지럼 타는 고들빼기 꽃
모두 한목숨인 것을

달 지고 해 뜨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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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12-29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경리 작가가 고양이에 대한 책도 쓰셨군요. 대하소설과 같은 유명한 책은 제목을 알지만 이 책은 처음 들어봅니다.
서곡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서곡 2024-12-29 21:42   좋아요 1 | URL
네 원주 박경리문학공원에 있는 작가님 동상 사진을 보니 고양이와 함께 있는 모습이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오늘 일요일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러시아에 우뚝 선 박경리 동상] https://v.daum.net/v/20180620191344910 이 기사에 러시아의 박경리 동상 사진이 있다.


'자전거 타고 문학관 기행 박경리 문학관'(이길호)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박경리문학공원 By [빵이네]캠핑&여행TV, CC BY 3.0  * 원주 박경리문학공원 https://www.wonju.go.kr/tojipark/index.do


cf. 박경리의 시 '삶'은 시집 '우리들의 시간' 수록작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본관 뒤 동양학부 건물 옆에 박경리의 동상이 2018년 6월 20일 세워졌다. 2017년 상반기 상트페테르부르크대 한국학과에 선생의 이름이 들어간 강좌가 개설된 데 이어 국내 작가의 동상이 해외에 세워진 건 매우 이례적이다. 이것은 2013년 11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앞 ‘푸슈킨 플라자’에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동상이 세워진 것에 대한 답례이자 한러 우호를 높이는 문화 교류의 하나로 추진된 것이다. 동상에는 박 작가의 시 「삶」의 마지막 시구인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가 한글과 러시아어로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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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말 - 이 말이 내게로 스며들었다, 살아갈 힘을 얻었다'(김연숙)의 'Ⅱ 질문하는 젊은이를 위하여'로부터 옮긴다. 

사진: UnsplashLászló D.


올해 9월 새로 발간된 박경리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표지의 새들이 날아가고 있다.






연대 원주캠퍼스에 호수가 있어요. 수위 말씀이 밤에 천둥치는 소리가 나서 나가봤더니—얼음이 얼 땐데 철새들이 많이 오거든요. 철새들이 도중에 묵었다가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되도록 여기서 더 묵으려고. 호수가 다 얼어버리면 먹거리를 못 찾거든요—그 밤에 새들이 날개로 얼음이 얼지 않게 변두리를 친다는 거예요. 그 소리가 천둥소리 같다. 그 소리를 듣고 내가 첫마디 한 소리가 ‘참 살기 힘들다’. 그다음 날 현장에 가보니까 아닌 게 아니라 복판에 동그랗게 물이 얼지 않고 얼음바닥에 새들이 쫙 앉아 있어요. 그처럼 산다는 것이, 생명이 산다는 게 다 힘들어요. - 철새처럼, 매일매일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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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12-29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살기 힘드네요 ㅠㅠ
한편 생명이 생존을 위한 몸짓이 천둥소리 같다는 말이 큰 울림이 있습니다.

서곡 2024-12-29 12:28   좋아요 1 | URL
네 이번 연말은 특히나 스트레스가 만땅입니다 ㄷㄷㄷ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올해의 마지막 일요일인 오늘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 '인천'(정진오)의 '제2부_공간의 역사' 중 '강렬하게 타오르고 사라진 도깨비불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으로부터 옮긴다. 저자는 인천 지역에서 언론인 생활을 했다.


사진: UnsplashAnnie Spratt


일제에 항거한 성냥공장 여성 노동자들…인천 동구 ‘조선인촌주식회사’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759193 한국 최초 성냥공장 ‘인촌성냥’ https://v.daum.net/v/20240817080059826


올해 5월 말에 출간된 '의성성냥공장傳 - 경상북도 의성성냥공장 아카이브'란 책을 발견했다. 핀란드 영화 '성냥공장 소녀'도 함께 담아둔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 '인천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의 '13 동일방직공장 - 인천 여성노동운동의 산실' 편에 인천 성냥공장 파업이 소개된다.





한반도에 대규모 성냥공장이 들어선 것은 1917년 배다리에서 문을 연 ‘조선인촌주식회사’가 처음이다. 인촌燐寸은 ‘도깨비불’이란 말이다. 부싯돌을 쓰던 시절 성냥으로 단번에 불을 붙이는 걸 보고서는 다들 깜짝 놀라 그렇게 불렀으리라.

조선인촌주식회사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해방 이후 인천에 새로운 성냥공장을 여러 개 세웠으며 그곳에서 다시 성냥을 만들었다. 1947년에는 성냥 제조업 허가제가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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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슈카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1k3264a


'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부터

Alma Mahler, 1912 - Oskar Kokoschka - WikiArt.org 알마 말러는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구스타프 말러의 부인이었다.


바람의 신부(The Wind's Bride) | 스위스관광청 https://www.myswitzerland.com/ko/experiences/cities-culture/art-culture/art/the-winds-bride/ 스위스 바젤 미술관 소장.






아틀리에에 있는 이젤 위의 바람의 신부 알마는 그렇게 작열하지만, 살아 있는 진짜 알마는 식어가기 시작한다. 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지나치게 신경이 예민한 코코슈카가, 알마가 자기한테서 빠져나가려 한다고, 거리를 두려 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바로 두 사람의 공생의 사랑이 약해졌기 때문에, 예술은 될 수 있어도 사랑의 증표는 될 수 없는 초상화를 그리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알마가 〈바람의 신부〉라는 이름을 얻었을 때, 그가 신부에게 바람의 도피자, 바람의 도망자라고 써넣었을 때 비로소 코코슈카가 그녀의 초상화를 그릴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바람의 신부〉와는 결혼할 수 없다. 그릴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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