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시월 첫날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알렉시'(열림원)을 읽기 시작했었다.




사진: UnsplashLāsma Artmane


사진: UnsplashGabi Repaska


[네이버 지식백과] 알렉시‧은총의 일격 (Alexis ‧ Le Coup de Grâce) (세계문학전집시리즈)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57123&cid=41773&categoryId=66732






나는, 일의 결과가 자기 자신하고만 상관 있는 경우, 일을 위해 살 만큼 일을 숭배하진 않소. 분명, 몸을 혹사시키는 것은 몸을 훈련시키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그러나 체력의 고갈은 영혼을 무디게 만들고 마오. 숙고해볼 일은, 모니크, 불안에 젖은 영혼이 마비된 영혼보다 가치가 없는가, 하는 점이오.

침묵은 인간이 쓰는 말들의 무능만을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재능 없는 음악가들에게 악상의 빈곤을 보상한다오. 음악은, 내 생각에, 스스로를 표현하려고 애쓰는 침묵이어야, 침묵의 신비이어야 하는 것 같았소.

예를 들어, 분수를 보시오. 무언의 물이 수로를 채워, 그곳에 모여들어, 그곳에서 넘쳐나고, 그래서 떨어지는 맑은 물방울은 청랑하오. 음악은 거대한 침묵의 범람이어야 하리라 나는 항상 생각해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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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졸라의 '가을'을 들어보자.






가을은 봄처럼 한해의 환절기다. 봄이 여름이 오기 전이라면, 가을은 겨울이 오기 전이다. 봄에는 다가올 날들을 희망하고, 가을에는 이미 지나간 날들을 기념하면서 아쉬워하기 시작한다.

가을은 분명 여러 가지를 점검하는 때이지만,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정원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겨울을 앞두고 옷을 벗는 나무가 떨군 잎들을 모으고, 가지치기하고, 말라버린 꽃부리와 줄기를 치운다.

‘기억의 핵심’이자 ‘봄꽃이 튀어나올 폭탄’인 씨앗과 알뿌리는 파멸의 계절이자 창조의 계절이기도 한 가을의 진정한 상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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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10-01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편안한 휴일 보내셨나요. 저녁에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어요.
내일 아침엔 많이 추울 것 같아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서곡 2024-10-01 20:59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내일은 더 서늘해진다네요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길요 참! 저 오늘 햄버거 먹었답니다 ㅋㅋㅋ
 

오늘은 10월의 첫 날. 이제 올해는 석 달 밖에 안 남았다. 아니다. 석 달이나 남았다...라고 일단 적어보자. '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가을 편에 인용된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시 '10월'로부터 위안을 얻는다.


October Flowers, 1968 - Maria Primachenko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크리스티나 로세티 [Christina Georgina Rossetti]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88346&cid=40942&categoryId=34424





그게 아니야, 힘을 내, 자매여.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옥수수, 클로버와 함께 그 해가 끝난다고 할지라도.

- 〈10월〉, 크리스티나 로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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