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빌 부부 묘소 By Anthony22,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김석희 역 '모비딕'(아셰트클래식판) 연보에는 멜빌의 '나와 내 굴뚝' 속 화자가 "혼자 사는 남자"라고 나오지만 아래 논문의 내용에 따르면 가족들이 있다.
[“만약 나의 이 굴뚝이 나에게 땡땡치는 일종의 종각의 크기라면, 내 아내와 딸들은 항상 한꺼번에 울리는 한 벌의 종들이거나 매 번 쉴 때마다 서로의 음을 이어 받는데, 내 아내는 그 중 가장 큰 소리를 낸다.”
‘나와 나의 굴뚝’에서 나이 들어가는 화자는 여성 가족 구성원들과, 그 가운데서도 특히 정력이 넘치는 아내와 충돌하는데, 그의 아내는 그 집의 거대한 구식 굴뚝을 무너뜨리고 그 대신 복도와 “현대적이고” “장식적인” 몇 개의 작은 굴뚝들로 대치하여 “건축가”이면서 “대 석공”인 스크라이브씨(Mr. Scribe)의 우아한 현대적인 저택 양식으로 바꾸기를 원한다.
화자는 “나와 내 굴뚝”이라는 어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더욱 자주 굴뚝을 자신의 또 하나의 자아로 대우한다. 처음부터 화자는 굴뚝이 그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화자의 말로 굴뚝은 집을 구성하는 풍경이 되기보다는 집의 “귀족 . . . 단 하나의 위대하고 오만한 물체”이다.
다시 말해, 굴뚝은 단순히 집안의 한 부분이 아니라 집안의 가장인 화자보다 더 우위를 차지하는, 집안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존재로 화자에게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굴뚝을 개조하려는 과거의 노력 때문에 상처를 받고 원래의 높이에서 낮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뚝은 나이 들어가는 남성 화자의 삶에서 여전히 중심적인 관심사로 남아있다.
그가 홀로 그의 굴뚝을 방어하는 것은 멜빌의 잡지 소설에서 작가의 모습으로 나오는 다른 인물들의 고독을 상기시키는데 그 중에 특히 월(Wall) 가의 변호사 사무실이라는 테두리 속에 갇혀 있는 바틀비(Bartleby)의 고독을 상기시킨다.]출처: "잘려나간" 굴뚝과 남성 작가의 좌절: 멜빌의 단편소설 연구 (박연옥) https://academic.naver.com/article.naver?doc_id=288464595
1856년 몇 편의 단편을 발표. 그중 「바틀비」는 걸작 중편으로 평가된다. 혼자 사는 남자가 병적으로 자기 집 굴뚝에 집착하는 「나와 나의 굴뚝」에는 사회체제 순응주의나 효율성, 기술, 진보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세태를 통렬히 비판하며 인간 실존의 문제를 탐구한 멜빌의 고뇌가 묻어 있다. -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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